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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국추영 님의 서재입니다.

그날부터 에디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파사국추영
작품등록일 :
2023.09.08 11:24
최근연재일 :
2023.10.01 12:06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8,637
추천수 :
274
글자수 :
457,967

작성
23.09.08 11:25
조회
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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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그날부터 에디터 1화

DUMMY

그날부터 에디터 1화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편의점, 내 직장이다.


“수고하셨습니다.”


평일 야간~새벽 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오전 7시, 다른 사람들은 출근 준비를 하거나 출근 하는 시간이다.


“씁, 좀 쌀쌀하네”


3월 초, 아직은 아침 공기가 쌀쌀하다. 곧 해가 완전히 뜨면 햇빛 덕분에 따뜻해지지만, 해가 뜨기 전에 부모님이 보증금을 마련해준 내 보금자리인 작은 원룸에 들어간다.


삑-삑-삑-삑- 철컥-


밖보다는 따뜻한 작은 원룸, 처음에 보이는 것은 작은 주방이다. 주방 바로 옆에는 미닫이 문이 하나 있고, 그걸 열고 들어가면 서랍장 하나에 옷장 하나, 컴퓨터가 있는 책상 하나, 365일 1년 내내 깔려 있는 이불이 날 반겨준다.


“아, 1시간만 자자”


옷도 갈아입지 않고 그대로 이불 속에 들어가 잠이 들었다. 잠들기 전에 전기장판을 켜 놓는 것은 잊지 않는다.


위이잉- 위이잉-


방금 눈을 감은 것 같은데 9시가 되자 미리 설정해 놓은 알람이 울렸다.


“아, 아으아......”


알람소림에 짜증을 내며 일어나서는 화장실로 가서 대충 샤워를 하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컴퓨터 앞에 앉는다.


“어? 뭐야?”


조금 연식이 된 컴퓨터가 켜지지 않는다.


“아 진짜, 돈도 없는데, 뭐가 문제야?”


책상 아래로 기어 들어가 컴퓨터 본체와 멀티탭을 살폈다.


“이상 없는데?”


또르륵-


덜 말린 머리에서 물방울이 흘러 떨어지는 것이 느껴지더니 눈에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


뚝- 뚝-


“앗, 물이.......”


재수 없게도 물방울이 멀티탭으로 떨어져 들어갔다. 급하게 코드를 잡아 뽑았고, 그 이후 눈을 뜨니 낯설고 하얀 천장이 보였다.


“뭐야?”


머리가 어질어질 했다. 왼손이 무언가 따끔따끔하고 오른손은 화끈화끈 거렸다.


“어우”


저절로 통곡이 나오며 일어나니, 길게 생각할 필요도 없이 병원이었다. 왼손에는 주사바늘, 링거가 꽂혀져 있고, 오른손은 붕대가 감겨져 있다. 무언가 끈적한 액체에 들어가 있는 듯 느낌으로 손가락들의 감각은 느껴졌다.


“이단아”


내 몸을 살피고 있는 사이, 커튼을 걷어내며 익숙한 얼굴이 내 이름을 불렀다.


“어, 엄마?”

“어이고 이놈새끼, 엄마는 알아 보냐?”


퍼억-


엄마의 사랑이 담긴 등짝 스매싱이 날아왔다. 등이 제일 아팠다. 그렇게 한번 소란이 지나고 왜 내가 병원에 있는지 듣게 되었다.


“감전에 화재경보?”


마지막 기억이 떠올랐다. 물이 들어간 멀티탭, 그걸 뽑다가 거기에 감전 되었고, 전기가 역류하면서 내가 사는 원룸 전체에 퍼져서 건물 전체가 정전이 되었다. 그리고 그게 계기가 되어 화재 경보기가 오작동 되고, 문제 해결을 찾기 위해 찾아 왔던 관리사무소 직원에 의해 내가 발견 되었다고 한다.


“이놈아 불이 안 나서 다행이다. 네 손이랑 전기 코드만 조금 탔다.”


엄마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방 사진을 보여 주었다. 멀티탭이 녹아서 흘러 내려 바닥에 늘러 붙어 있었다.


“내 컴퓨터는?”

“이놈이!”


퍼억!


“이 상황에 컴퓨터가 걱정이냐! 몰라!”


사랑의 등짝 스매싱에 또다시 등이 화끈 거린다. 컴퓨터야 아침부터 상태가 안 좋았으니 이번 사건으로 죽었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고 보니 나 병원에 온지 얼마나 됐어?”

“몇 시간 됐다. 점심은 지났어.”

“아 다행이다아?”


다행이라고 말하려다가 내 오른손이 눈에 들어 왔다. 멀티탭 상태를 보니 붕대에 쌓여 있는 내 손이 멀쩡할 것 같지는 않다.


“알바 어쩌지”

“어쩌긴 쉰다고 해야지, 엄마가 네 핸드폰은 챙겨 왔다. 빨리 연락해”

“아 미치겠네, 쉬긴 뭘 쉰다고 해, 짤리겠네”


엄마에게 핸드폰을 받아 들고 한숨만 길게 쉬었다.


“아 진짜......”


불편한 왼손으로 문자를 보내기는 어려워 일단 전화 통화를 먼저 시도 했다. 다행스럽게 점장님은 전화를 받아 주셨고, 상황을 이야기 하니 알바비는 빠르게 정리해서 챙겨 줄테니 몸조심하라고 답변이 왔다.


“나 집은?”


불이 날 뻔 했으니 피해 보상이라던가 걱정이 되었다.


“바닥 탄 거 말고는 괜찮아, 정전도 일시적인 거고 건물에는 문제 없덴다.”

“쫓겨나지는 않지?”

“그런 말은 없었어. 그보다 3일은 입원해 있어야 한다는데, 혼자 있을 수 있지?”

“어 그럼 괜찮아. 퇴원 할 때만 와줘”

“그래 알았다. 퇴원 하는 날 연락 줘라”

“어 엄마, 조심해서 가”


엄마를 보내고 나서 몇 시간 후 담당의사가 와서 몇 가지 상담을 했다. 다행스럽게 피부만 조금 탔을 뿐 손 기능에 문제는 없다고 한다. 날씨가 덥지 않은 것도 다행이라고 했다. 여름이라면 덧나기 쉬울 거라고 말이다.


“아, 오른손을 못 쓰니 불편하네”


남은 왼손도 링거 때문에 쓰기 힘들었다. 밥 먹는 것은 괜찮았지만 핸드폰이 문제다. 심심해서 게임이라도 하고 싶은데 불편한 왼손 하나 가지고는 단순하게 터치 버튼 누르는 것이 전부다.


“아 뽑기 돌리는 것도 왜 이렇게 안 나와?”


띠링-


“응?”


갑작스럽게 귀에 경쾌한 종소리와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나타났다.


“뭐야 이거?”


반투명한 창은 지금 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표시와 숫자 등등은, 마치 이 모바일 게임의 에디터 프로그램 같아 보였다.


“이거......”


꿈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양손의 통증이 선명했다.


“어......”


잠시 생각하다가 머릿속이 펑하고 백지가 되고, 나는 주변을 살폈다. 병실은 7인실로 다른 환자들도 여럿 있지만, 모두 커튼으로 가려져 있다.


톡-


조심스럽게 오른손으로 만져보니 무언가 단단하게 있었다. 허상이 아니다.


“이 손으로 터치는 안 되네”


붕대를 감은 오른손으로 만질 수는 있지만 버튼 같을 것을 누를 수는 없었다. 조심스럽게 왼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을 오른손에 올리고, 자유로워진 왼손으로 화면의 창에서 아이템이라고 쓰여 있는 칸을 눌렀다.


스르륵-


아이템 칸을 누르자, 플레이 하고 있는 게임에서 존재하는 아이템 목록들이 간단한 아이콘과 함께 나타났다. 그중에서 고민할 필요도 없이 레어 아이템을 찾아 누르고, 누르자 자세하게 아이템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이게 끝?”


단순하게 아이템에 대한 자세한 설명 따위를 위해 이 이상한 현상이 나왔을 리가 없었다.


쭈욱-


잠깐 고민 하다가, 아이템 이모티콘을 누른 채로 움직였고, 움직였다. 그리고 그걸 그대로 핸드폰에 있는 화면으로 옮겼다.


“들어갔다......”


반투명한 창은 그대로 있었다. 하지만 분명하게 이동시킨 아이콘이 핸드폰 화면으로 들어간 것을 느꼈다. 확인을 위해 게임 속 아이템 창을 열어보자, 방금 전 이동시킨 레어 아이템이 들어가 있었다.


“사용은?”


캐릭터의 장착 아이템이다. 곧바로 캐릭터에게 적용시키니 착용이 되었고, 아이템의 효과 역시 캐릭터 상태창에 적용되었다.


“그렇다면......”


단순한 표기뿐만 아니라 실제로 게임에서 적용 되는지 플레이를 해보았고, 실제로 아이템의 효과도 게임 플레이에 적용이 되었다.


“진짜 이기는 한데, 아이템 복제로 걸릴까?”


이런 이상한 현상이 아니더라도,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루는 사람들 중에는 게임을 복제해서 아이템을 만들어 내거나 에디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 경우 얼마 지나지 않아 게임 개발사에서 알게 되어 패치를 한다. 그러면 다시 막히고 아이템이 사라지고 캐릭터는 정지당하거나 삭제된다.


“걸려도 크게 상관은 없지......”


어차피 게임이다. 걸려서 캐릭터를 삭제 된다고 해도 다른 게임을 하면 그만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다른 레어 아이템들과 게임머니를 만들어내며 여러 가지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퇴원하는 날 까지 플레이를 해도 아무런 문제도 없었고, 정기점검 날 인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게 모바일 게임만 적용이 될까?”


병원 안에 다른 전자기기, 즉 컴퓨터가 있기는 하지만 내가 만질 수는 없다. 집 컴퓨터가 있지만 켜질까 그게 걱정이다. 일단 멀티탭과 전원 선들이 타버렸으니 컴퓨터를 하려면 그것부터 새로 사야 한다.


“일단 집에 가봐야 더 실험을 할 수 있겠네, 엄마는 아직 인가?”


어제 저녁 퇴원 한다는 소식을 엄마에게 전했다. 슬슬 오셔야 할 시간인데 아직 이다.


“이단아 엄마 왔다.”


병실 문 앞에서 기웃거리는 저 멀리 복도에서 엄마가 날 부르며 다가 왔다. 한손에 짐이 가득인데, 일단은 내가 갈아입고 갈 옷이다. 곧바로 엄마에게서 짐을 받고 옷을 갈아입었다.


“다른 거는 뭐야 엄마?”

“엄마가 밥하고 여러 가지 해왔어. 집에 가서 이걸로 밥해먹고, 생활비는 괜찮니? 알바는 그만 두었잖아 괜찮겠어?”

“괜찮을 거 같아”


3일 입원해 있는 동안 알바비가 정산되어 들어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상한 능력이 생겼다. 잘만 이용하면 알바보다 유용하게 돈을 벌수도 있다. 그렇게 퇴원을 하고 3일 만에 온 집에서는 조금 고무탄내가 난다.


“엄마가 청소를 했나 보네”


타버린 멀티탭과 전선들이 없어졌고, 바닥에만 탄 자국이 조금 남아 있다.


“여기도 새로 갈았나 봐?”


콘센트가 새거다. 어쩌면 내 머리에서 떨어진 물이 문제가 아니라, 이 콘센트 자체가 문제가 있어서 감전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든다. 내 과실이 100%라면 피해보상과 방을 빼라고 할 테니 말이다.


“조금 낡은 집이지......”


깊게 생각하지 않고, 일단은 엄마가 준 음식들부터 냉장고에 넣었다. 텅텅 비어 있던 작은 냉장고가 가득 찼다.


“그럼 이제, 뭘 사오지?”


일단은 새로 멀티탭과 타서 버려진 파워코드들을 사야 했다. 그리고 컴퓨터, 컴퓨터가 정상적으로 작동할지 미지수 이고,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해도 내가 생각한 일이 될지도 미지수 이다. 거기에다가 새 컴퓨터를 산다는 큰 지출은 하기 어렵다.


“일단은 피씨방인가?”


병원에서 커튼으로 가려져 있던 공간에서야 괜찮았지만, 피씨방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누군가 보고 있을 수가 있다.


“그 자리인가”


커플석이라고 이름 붙여진 자리는 2자리가 커튼으로 가려져 있다. 굳이 커플이 아니라고 해도 한사람이 컴퓨터 2개를 쓰고 싶을 때 2인 요금을 내고 사용하기도 한다. 내가 쓴다면 거기다.


“가보자”


병원비에, 잘린 알바, 지출이 컸고 수입은 이제 제로다. 하지만 그정도는 투자 할 만한 능력이 생겼기 때문에 피씨방으로 가서 돈을 더 내고 커플석을 빌렸다.


“역시 피씨방 컴퓨터가 좋기는 좋네”


빠른 부팅에 만족해하며, 즐겨하던 게임을 켰다. 그리고 핸드폰 게임에서 하던 것처럼 에디터 창을 만들어 냈다. 병원에서 실험한 결과 내가 강하게 생각하면 만들어지고 사라진다.


“된다.”


컴퓨터에 실험 결과 핸드폰 게임에서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적용 되었다.


“그러면 이것도 기다려 볼까?”


컴퓨터 게임도 모바일 게임처럼 걸리지 않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때문에 일단 에디터를 이용해 게임을 즐기기만 했다. 그렇게 4일후 게임 정기 점검이 있었고, 모바일 게임도 여전하게 걸리지 않았고, 컴퓨터 게임 역시 걸리지 않았다.


“좋아 그럼 해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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