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취룡 님의 서재입니다.

SG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취룡
작품등록일 :
2012.08.20 01:36
최근연재일 :
2012.08.20 01:36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613,465
추천수 :
8,501
글자수 :
520,281

작성
12.07.23 13:19
조회
5,303
추천
69
글자
6쪽

SS #2 그 시각 쫑파티

DUMMY

SS #2 그 시각 쫑파티



결혼식이 파하고 하객들은 저마다의 숙소로 돌아갔다. 하지만 샤를마뉴 대왕 일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친한 사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술판이 벌어졌다.

“흑흑흑… 내가 어떻게 키웠거늘….”

척 봐도 얼굴이 새빨간 것이 술에 잔뜩 취한 전설의 사냥꾼이 테이블에 엎드려 통곡했다. 옆자리에 앉아 맥주를 홀짝이던 메르헨이 눈썹을 꺾었다.

“아니, 다 큰 거 3년 정도 가르친 게 다잖아.”

십대 후반이면 뭐 거의 다 큰 거지 사실상. 거기다 기간도 3년 밖에 안 되잖아?

메르헨의 핀잔 아닌 핀잔에 전설의 사냥꾼은 벌떡 고개를 들었다. 메르헨을 똑바로 쳐다보더니 단번에 맥주잔을 뺏어들었다. 한 번에 원샷하고 소리쳤다.

“자고로 스승은 말이야! 스승은… 스승은… 크흐흑 미호야… 도로시야….”

전설의 사냥꾼이 다시 통곡했다. 아무래도 도로시에 이어 미호까지 해괴망측한(?) 결혼식을 치루니 그간 쌓인 한이 폭발한 모양이었다.

메르헨은 전설의 사냥꾼의 등을 두드렸다. 잡아당겨서 자신의 품에 안았다.

“ok, 알았어. 다 이해해. 이 누나 품에 안겨 울으렴.”

“으흐흐흑.”

전설의 사냥꾼은 메르헨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메르헨은 등을 토닥이며 아이고-한숨을 쉬었다. 건너편에 앉아 그 같은 모습을 지켜보던 장화 신은 고양이와 라푼젤은 각자의 술잔을 들어올리며 평했다.

“취했네.”

“취했어.”

그럭저럭 알고 지낸지가 벌써 천 년인데 저렇게 망가진 모습은 처음 봤다. 술잔을 내려놓은 라푼젤이 돌연 생각났다는 듯 박수를 짝하고 치더니 가방을 뒤적였다.

“뭐해?”

장화 신은 고양이의 물음에 라푼젤은 해맑게 웃었다. 일전에 구입한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사진 찍어둬야지. 나중에 놀리면 재밌을 거야.”

장화신은 고양이는 동의했고, 메르헨은 좀 더 재밌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 킥킥 웃으며 자세를 바꾸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전설의 사냥꾼은 메르헨의 가슴에 매달려 통곡했다.

그리고 그다지 멀지 않은 테이블. 한국인답게 맥주 대신 소주잔을 나눠든 스승과 제자는 짠하고 잔을 부딪혔다.

단번에 쭉 들이킨 데이비드 킴이 붉어진 얼굴로 중얼거렸다.

“저는 이런 엽기적인 결혼이 실제로 성사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롤랑드랑 미호가 잘되가는 거야 뭐,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다. 시온이 미호를 좀 과하게 좋아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셋이 합동결혼식을 올리다니.

백무원은 초탈한 표정으로 술잔을 바라보았다. 제자에게 진리를 전수해주었다.

“상관이잖냐. 까라면 까야지.”

데이비드 킴은 납득할 수밖에 없는 자신에게 놀랐다. 그리고 스승의 지혜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다시 술잔을 보았다.

“…첫날밤은 제대로 보내긴 할까요?”

상상이 가지 않았다. 아니, 그보다는 두 마리 맹수 사이에 떨어진 윤미호가 걱정되었다. 데이비드 킴은 술잔을 채웠다. 연이어 스승의 잔을 채워주기 위해 술병을 들었다가 멍한 얼굴로 물었다.

“뭐하세요?”

백무원은 눈을 꾹 감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술에 취해 조는 것 같지는 않은데?

“윤미호에게 묵념.”

백무원은 낮게 말했고 데이비드 킴은 동의했다. 이내 스승을 따라 묵념했다.



“훔쳐보고 싶다! 훔쳐보고 싶어! 으악! 궁금해! 겸둥이 보고 싶어, 겸둥이!”

클레어가 두 손 두 발을 마구 흔들며 앙탈(?)을 부렸다. 맞은편에 앉아있던 롤랑드가 키득 웃었다.

“워워, 자제하라고 여왕. 개인 프라이버시란 게 있잖아?”

“당신이 그런 소리 할 입장은 아닌 것 같은데요?”

아라가 옆구리를 쿡 찌르며 말하자 롤랑드는 고개를 숙이며 침묵했다. 클레어는 갑자기 왜 그러냐는 듯 고개를 갸웃 기울였고 아라는 몰라도 된다며 웃었다.

메데이아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쏠린 시선들을 마주하며 말했다.

“뭐, 그럼 살짝 엿볼까?”

장난스런 목소리에 클레어가 눈을 크게 떴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메데이아느님, 엿볼 방도가 있나이까.”

메데이아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타고나간 비공정도 제네시스의 일부니까. 내가 마음만 먹으면 만사가 형통이지.”

“오오 메데이아, 오오 메데이아!”

클레어가 메데이아를 찬양했고, 마왕 롤랑드도 살짝 끼어 함께 그 은공에 감사했다.

“크, 클레어….”

시현이 질린 얼굴로 낮게 중얼거렸지만 소용없었다. 아니, 애당초 이런 상황에서 시현이 뭔가를 막은 역사 자체가 없었으니까.

잔뜩 기가 산 얼굴로 오호홋 웃으며 클레어와 롤랑드의 찬양을 만끽한 메데이아는 손을 들어올렸다. 쇼맨십을 잔뜩 부리며 손가락을 튕겼다.

“어랏?”

메데이아는 다시 손가락을 튕겼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클레어가 급히 물었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아니, 앨리스 그 깜찍한 꼬맹이가 전파 방해를 하네. 이게 어디서 감히!”

메데이아는 으르렁 거리며 손가락 두 개를 동시에 튕겼다. 그러자 술판이 벌어지고 있는 회관 천장에 커다란 영상 하나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 영상에는….

백무원과 데이비드 킴은 술잔을 떨어트렸다. 클레어는 입을 크게 벌렸고 마왕 롤랑드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시현의 얼굴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처럼 붉어졌다.

그리고 1초, 2초.

“모, 못 본 걸로 하자!”

재빨리 영상을 제거한 메데이아가 바보같이 웃으며 그리 말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으아아아악! 다 죽여 버리겠어!”

전설의 사냥꾼이 마총 레전드를 들고 일어섰다. 천장을 향해 발포했다.

“마, 말려!”

그야말로 아비규환.



밤이 깊었다.








꼐속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SG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0 SS 어떻게 +20 12.08.20 7,001 65 6쪽
99 SS 밤이 온다 +10 12.08.19 4,383 63 5쪽
98 SS -후에 +8 12.08.19 4,216 58 11쪽
97 SS #14 절망의 날 +10 12.08.12 4,474 57 9쪽
96 SS #13 취중야담 +4 12.08.12 4,165 32 1쪽
95 SS #12 별의 이름으로 +24 12.08.09 4,090 56 7쪽
94 SS #11 별의 아이들 +13 12.08.02 4,533 62 17쪽
93 SS #10 안녕하세요 +47 12.08.01 4,455 65 14쪽
92 SS #9 사자와 호랑이의 록 & 롤 -2 +12 12.07.30 4,382 59 14쪽
91 SS #9 사자와 호랑이의 록 & 롤 -1 +18 12.07.30 4,345 56 10쪽
90 SS #8 사자와 호랑이의 집지키기 +11 12.07.28 4,688 52 14쪽
89 SS #7 오크 형부와 여우 처제 +7 12.07.26 5,738 35 1쪽
88 SS #6 그리고 그들은 +6 12.07.26 4,237 59 10쪽
87 SS #5 악마를 보았다. +26 12.07.25 4,658 64 17쪽
86 SS #4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18 12.07.25 5,422 70 15쪽
85 SS #3 추랑 - 도망 신랑을 쫓다 +21 12.07.24 5,123 72 21쪽
» SS #2 그 시각 쫑파티 +16 12.07.23 5,304 69 6쪽
83 SS #1 사자와 호랑이와 여우의 첫날 밤 +9 12.07.23 5,746 42 1쪽
82 용어 해설 #9 +14 12.07.22 5,591 42 11쪽
81 연대기 각 시리즈 보는 법 +11 12.07.22 9,872 37 1쪽
80 숨겨진 이야기 #1 +14 12.07.22 5,869 60 3쪽
79 후기 +26 12.07.22 5,551 63 3쪽
78 후주곡 +14 12.07.22 5,615 71 8쪽
77 최종악장 '별의 아이' +15 12.07.22 6,112 79 9쪽
76 SG Chapter 23. #2 +25 12.07.22 6,048 88 14쪽
75 Chapter 23. +22 12.07.21 5,204 85 6쪽
74 용어 해설 #8 +15 12.07.21 6,422 57 7쪽
73 Chapter 22. #3 +34 12.07.21 5,384 95 16쪽
72 Chapter 22. #2 +46 12.07.21 5,141 102 8쪽
71 Chapter 22. +31 12.07.20 5,306 9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