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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룡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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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취룡
작품등록일 :
2012.08.20 01:36
최근연재일 :
2012.08.20 01:36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613,456
추천수 :
8,501
글자수 :
520,281

작성
12.07.21 23:59
조회
5,203
추천
85
글자
6쪽

Chapter 23.

DUMMY

파라켈수스는 동료들과 함께 절망의 안개를 막아낼 방도를 연구하였다.

인류의 생존이 걸린 문제였기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연구에 매달렸다.

하지만 파라켈수스는 절망의 안개를 막아낼 방법을 연구하지 않았다.

애당초 그런 것이 존재할 리가 없으니까.

파라켈수스는 망원경을 통해 절망의 안개를 보았다.

절망의 안개.

실로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



아메리카 대륙에 완전히 접근하지는 않았다. 예상한 포인트에는 미군 함대가 도열해 있었다.

본토 침공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 발뭉은 노틸러스 호를 멈추었다. 제네시스를 살폈다. 멀리 있지 않았다.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다와 하늘엔 SG 1억 7천만 마리가 함께하고 있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였다. 그 압도적인 밀도의 집단 앞에서는 노틸러스 호도 작아 보였다.

발뭉은 입안이 마르는 것을 느꼈다. 아스칼론에게 물었다.

“이 정도 거리면 가능한 거니?”

‘육체 약탈’을 시전할 수 있는 거리. 아스칼론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륙까진 무리야. 하지만 연안과… 저 함대는 가능해.”

발뭉은 고개를 끄덕였다. 패널을 조작해 파라켈수스에게 통신을 넣었다.

“아버지, 준비되셨나요?”

유니온 시리즈들과 함께 밤새도록 연성진을 준비한 파라켈수스는 경쾌하게 답했다.

“언제든지.”

발뭉도 웃었다. 다시 통신을 닫고 메인 스크린을 보았다. 명령했다.

“적함을 친다.”

노틸러스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중거성 제네시스의 갑판 위에 선 이들은 자신들쪽으로 기수를 돌린 노틸러스 호를 보았다.

예상대로의 움직임이었다.

거창을 거머쥔 티르는 미간을 찌푸렸다. 노틸러스 호보다는 그 뒤를 따라 움직이는- 실로 거대한 군집체를 보며 질린 목소리를 토했다.

“…잡졸이라 해도 저건 너무 많은데?”

“길만 열면 돼. 쫄지 마라, 티르.”

진이 낮게 말하자 티르는 불만스럽게 얼굴을 구겼다.

“내가 언제 쫄았다고.”

“그럼 다행이고.”

진은 티르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그런 두 사람 곁에 서 있던 시안이 천마 메데이아 쪽을 돌아보았다.

“그래도 너무 많은데… 그 전술핵이라는 걸 쏘는 게 낫지 않아요?”

전술핵이 제대로 몇 방 터지기만 한다면 정말 시원하게 놈들을 지워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천마 메데이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동 중일 때 실험삼아 쏴봤는데…. 소용없더군. 마법은 아닌, 뭔가 우리가 모르는 기술로 손쉽게 막아내더군.”

7시간 전, 천마 메데이아는 회수했던 핵미사일 가운데 두 발을 노틸러스 호를 향해 발사했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보는 바와 같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핵미사일은 어느 순간 추진력을 잃고 추락했고, 그걸로 끝이었다.

현대 병기로는 안 된다. 직접 맞서야 한다.

로드 카시리온이 손뼉을 쳤다.

“모두 주목.”

모두의 시선이 모일 때까지 잠시 기다린 로드 카시리온은 명랑하게 말했다.

“작전은 단순해. 길을 열고, 시현과 세진과 미호클레스가 적의 수뇌 팔 인을 상대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 현아가 적함을 파괴한다. 참 쉽지?”

마지막 추임새에 모두가 쓴웃음을 지었다.

이번 작전의 핵심은 누가 뭐라 해도 시현과 세진, 현아와 아라, 그리고 미호클레스였다.

노틸러스 호와 SG들이 다가왔다.

티르는 으르렁거리며 거창을 세웠다. 진은 어둠의 이빨 앙그라의 숨겨진 어금니인 흑염을 일으켰다. 시안이 두 주먹을 쥐었다. 장화 신은 고양이가 용사의 검을 뽑아들었다. 메르헨이 호흡을 골랐고, 전설의 사냥꾼이 마총 레전드를 들어올렸다.

천마 메데이아가 마법을 준비했다. 마왕 롤랑드가 적들을 노려보았다. 더스트가 날개를 폈다. 현아가 용의 날개와 머리를 소환하였다. 아라가 마왕 롤랑드의 어깨를 두드렸다. 시현이 두 자루 천검을 손에 쥐었다. 세진이 세류, 라므와 함께 그레이트 라므클레스로 화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모두는 한 곳을 보았다. 미호와 롤랑드와 시온 알테미스가 서있었다.

바로 지금이었다. 이제는 싸울 시간이었다. 그러니까-

“으으윽….”

미호는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며 신음을 흘렸다. 어서 빨리 합체하라는 모두의 시선이 너무나 부담스러웠다.

“딴 데 보고 있을까?”

로드 카시리온이 짓궂게 물었다.

“그만 좀 부끄러워해요! 두 시간 동안 이미 볼 장 다….”

앨리스의 말이 도중에 끊겼다. 천마 메데이아가 ‘개인 프라이버시는 소중한 법이지’라고 속삭이며 윙크를 보냈다.

미호는 부끄러워 죽을 것 같았다. 개인 프라이버시가 소중하면 감시 카메라를 끄라고 좀! 두 손으로 얼굴을 덮고 헉헉거리고 있자니 롤랑드가 부드럽게 어깨를 감싸 안았다.

“합체합시다.”

롤랑드가 미호를 바로 세웠다. 미호가 다른 이가 아닌 자신만을 보게 하였다. 귓가에 나직이 속삭였다.

“결혼식 예행연습이라 생각하시오.”

미호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하지만 고개를 숙이는 대신 용기를 냈다. 롤랑드만을 보았다.

“그럼 신부 하나에 신랑이 둘인가?”

시온 알테미스가 슬쩍 끼어들었다. 미호는 결국엔 웃었다. 자포자기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감정이 섞여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부끄러워하는 대신 롤랑드의 목을 끌어안았다.

롤랑드도 미호의 허리를 안았다. 바짝 끌어당기며 얼굴을 가까이했다. 입술을 맞추기 전에 나직이 속삭였다.

“사랑하오.”

모두가 보는 가운데 입술을 맞추었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였다. 순백의 빛, 그리고 이어 터지는 황금빛 섬광.

삼위일체, 미호클레스-!

황금빛으로 빛나는 아홉 개의 꼬리가 넘실거렸다. 천호 이랑 이래 가장 강력한 요호가 세상에 섰다.

롤랑드가 듀렌달을 움켜쥐었다. SG들을 노려보았다. 지면을 박차 올랐다.

“가자!”

세상 월광,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자들.

남는 자는 누구인가.

최후에 서는 자는 누구인가.

세상의 운명을 건,

단 한 번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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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후주곡 +14 12.07.22 5,615 7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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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Chapter 22. #2 +46 12.07.21 5,141 10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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