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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룡 님의 서재입니다.

SG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취룡
작품등록일 :
2012.08.20 01:36
최근연재일 :
2012.08.20 01:36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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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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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1
글자수 :
520,281

작성
12.07.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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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글자
8쪽

후주곡

DUMMY

노틸러스 호의 잔해는 SG들의 시신들과 함께 바다에 추락하였다. 열 명의 유니온 시리즈는 파라켈수스와 함께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시온 알테미스는 자신의 배다른 자매들을 위해 홀로 눈물 흘렸다.



&



클라우 솔라스와 일곱 자루의 검들은 별의 힘을 잃었다. 그들의 세상은 끝났고, 그들의 세상에 닥쳤던 위기도 끝났다.

그들은 아버지라 믿었던 사람을 잃었다. 삶의 목적이었던 아버지들 또한 잃었다. 고향이지 집이었던 노틸러스 호도 잃었다.

클라우 솔라스는 일곱 자루의 검들을 안아주었다. 모든 것을 잃었다 생각하는 그들에게 아직 서로가 남아 있음을 일깨워주었다.

일곱 자루의 검들은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유일하게 울지 않았던 다인슬레프는 편지 한 장만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다른 검들과 달리 다인슬레프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죽였다. 다른 검들 또한 미호를 납치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유사 드래곤을 풀어 수백이 넘는 사람들을 죽이긴 했지만 다인슬레프와는 여러모로 처지가 달랐다.

자신이 없는 게 그나마 남은 검들의 처우에 나으리라.

레바테인은 또 울었고 다른 검들 또한 슬퍼했다.

클라우 솔라스는 남은 여섯 자루의 검들을 이끌고 투항했다.



&



루이 베르팡은 도대체 왜 프랑스를 떠나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며 툴툴거리다가 프랑스로 돌아갔다. 동방의 마왕 바이 진은 다시 티벳으로 향했다.

인류를 신비로부터 수호하던 조직은 무너졌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시온 알테미스는 조직을 재건하였다. 데이비드 킴과 백무원은 새로운 십인중의 일원이 되었다.

사바스는 계약 기간을 갱신하려 했지만 끝내 상사에게 뒷목이 잡혀 마계로 끌려가고 말았다.

세계가 진정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바닥에 빠진 1억이 넘은 SG들의 시신을 건져내는 작업도 보통이 아니었고, 통제자를 잃고 세계 각지로 퍼진 2억에 달하는 SG들을 처리하는 것은 거의 전쟁에 가까운 일이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작렬하던 태양은 가을바람에 누그러졌고, 겨울이 오자 하얀 눈이 세상을 물들였다.

그리고 공중거성 제네시스에서는,



&



공중거성의 주인이자 세상 일광에 존재하는 모든 흡혈귀들의 흠모의 대상인 붉은 왕 클레어 데스필드가 결혼식을 올렸던 중앙광장은 각지에서 몰려든 하객들로 북적였다.

성기사들과 함께 공중거성에 오른 샤를마뉴 대왕은 불안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죽은 줄 알았던 총애하는 성기사 롤랑드의 친필 서한을 믿고 여기까지 오긴 했지만 아무래도 적응이 안 되었다. 모여든 이들 모두의 인종과 종족이 제각각이었고 옷차림도 차이가 심했다. 더욱이 뭐랄까, 왠지 이 자리에서는 위대한 프랑크 왕국의 제왕인 자신도 한 수 물러야만 할 것 같은 기운이 감돌았다.

“그래도 미녀가 많네요.”

아스톨포가 헤벌쭉 웃으며 말했고 올리비에가 그런 아스톨포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샤를마뉴 대왕은 못 본 척 하고 롤랑드를 기다렸다.

“이야, 여기들 계셨군요! 그 친구 말대로 참으로 멋지십니다!”

검은 머리칼의 남자가 갑자기 나타나 샤를마뉴 대왕에게 친한 척을 했다. 샤를마뉴 대왕이 눈을 가늘게 떴다.

“롤…랑드?”

닮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남자는 키득 웃었다.

“제 이름도 롤랑드이긴 하지만 대왕의 기사는 아닙니다. 대왕의 기사는 저쪽에 있죠.”

마왕 롤랑드가 가리킨 방향을 따라 시선을 돌리자 과연 말쑥하게 차려입은 롤랑드가 손님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샤를마뉴 대왕은 성기사들을 이끌고 그리로 향했다.

“롤랑드!”

아스톨포가 제일 먼저 외쳤다. 그리고 그 외침에 롤랑드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아스톨포! 올리비에!”

거의 1년만에 보는 친우들의 모습에 롤랑드는 활짝 웃었다. 그리고 자신의 주군이신 위대한 샤를마뉴 대왕의 앞에 무릎 꿇었다.

“성기사 롤랑드, 대왕을 뵙습니다.”

“무사한 모습을 보니 좋구나.”

샤를마뉴 대왕은 껄껄껄 웃으며 롤랑드를 일으켜 세웠다. 감히 왕인 자신에게 먼 길을 - 사실 천마 메데이아가 열어준 포탈 타고 왔기에 그리 먼 길도 아니었지만 - 오르게 한 롤랑드의 괘씸함을 탓하기 앞서 그의 무사함에 감사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들어야 할 것 같구나. 그런데 결혼이라니, 느닷없으면서도 반가운 이야기구나.”

롤랑드가 얼굴을 붉히며 웃었다. 아스톨포가 롤랑드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청첩장 보니까 신부가 둘이던데? 이야, 대단한구만!”

성기사들과 샤를마뉴 대왕도 웃었다. 하지만 롤랑드는 순간 어색한 표정을 짓더니 주저주저하다 겨우 입을 열었다.

“에… 그러니까 신부가 둘이 아니라….”

“신부가 둘이 아니라?”

롤랑드는 어깨를 늘어트렸다. 자포자기 한 얼굴로 말했다.

“신랑이 둘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이상해! 이상하다고!”

신부 대기실. 귀여움과 청순함을 강조한 미니스커트 웨딩드레스를 입은 미호는 거울을 보며 발버둥을 쳤다.

미호의 것과 달리 화려하고 전통적인 웨딩드레스를 입은 시온 알테미스가 그런 미호의 어깨를 내리눌렀다.

“아기 고양이. 이제 와서 그래봐야 소용없단다. 이미 다 끝난 이야기인데 왜 갑자기 앙탈이니.”

미호도 시온이 좋았다. 거의 롤랑드만큼 좋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셋이서 합동결혼이라니!

“…난 이 결혼 반댈세.”

신부대기실 구석 자리에 앉은 전설의 사냥꾼이 얼굴을 구겼다. 메르헨이 까르르 웃으며 그런 전설의 사냥꾼의 허리를 팔꿈치로 찔렀다.

“좋은 게 좋은 거잖아?”

“애제자 둘이 죄다 합동결혼이라니….”

도로시의 결혼식을 떠올린 전설의 사냥꾼은 답답해 죽겠다는 듯 가슴을 두드렸다. 엄밀히 말해 그쪽은 쌍쌍 결혼식이었지만 겉으로 보면 이번과 다를 게 없었으니까.

“그래도 양손의 꽃이잖아?”

“퍽이나….”

전설의 사냥꾼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객석 제일 앞줄에 앉은 세류는 두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누가 이걸 그냥 몰래카메라라고 말해줘, 제발.

“괜찮아. 서로 조, 좋아하잖아?”

세진이 어색하게 말했고 세류는 으아아아악 소리를 질렀다. 라므는 그저 곰방대만 태웠다.



겉으로만 보면 아름답기 짝이 없는 한 쌍인 두 명의 ‘신랑’이 신부를 기다렸다. 주례 자리에 선 로드 카시리온은 그저 재미있다는 듯 얼굴 한가득 미소를 그렸다.

스피커에서 사회자의 목소리가 울렸다.

“자, 사랑스럽고 귀엽고 깜찍한- 미남 미녀를 한번에 꿰찬 우리 앙큼한 신부님 입장입니다!”

앨리스의 명랑하다 못해 괴악한 소개에 미호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미호의 아버지 역할을 대신한 전설의 사냥꾼은 그런 미호의 팔을 단단히 잡아주었다. 미호와 함께 발맞추어 나아갔다.

롤랑드와 시온이 나란히 서서 미호를 기다렸다. 그 둘에게 미호를 데려가는 전설의 사냥꾼은 왠지 금이야 옥이야 키운 토끼같이 귀여운 딸을 웬 호랑이 두 마리에게 넘기는 기분이 들었지만 애써 미소 지었다.

“울리면 죽는다. 둘 다.”

살벌한 웃음에 롤랑드와 시온은 맹수의 미소로 답해주었다.

롤랑드와 시온 사이에 미호가 섰다. 두 사람은 서로의 지분 싸움을 하듯 잽싸게 미호의 팔을 하나씩 끌어안았다.

미호는 얼굴을 붉히며 울상을 지었고, 그 귀여운 모습에 참지 못한 로드 카시리온은 미호의 뺨을 꼬집었다. 롤랑드와 시온은 즐거이 웃었다.

식이 거행되었다. 롤랑드와 시온이 미호의 양손에 각자의 반지를 끼워주었다.

이상했다.

정말로 이상했다.

어떻게 봐도 이상했다.

하지만 미호는 결국 두 사람 모두를 끌어안았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빨개진 얼굴로 로드 카시리온의 물음에 대답했다.

푸르고 맑은 하늘 아래,

미호는 미소 지었다.







<SG 끝>



후기와 SS, 숨겨진 이야기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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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숨겨진 이야기 #1 +14 12.07.22 5,869 60 3쪽
79 후기 +26 12.07.22 5,549 63 3쪽
» 후주곡 +14 12.07.22 5,615 71 8쪽
77 최종악장 '별의 아이' +15 12.07.22 6,112 79 9쪽
76 SG Chapter 23. #2 +25 12.07.22 6,048 88 14쪽
75 Chapter 23. +22 12.07.21 5,202 85 6쪽
74 용어 해설 #8 +15 12.07.21 6,419 57 7쪽
73 Chapter 22. #3 +34 12.07.21 5,381 95 16쪽
72 Chapter 22. #2 +46 12.07.21 5,141 102 8쪽
71 Chapter 22. +31 12.07.20 5,305 9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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