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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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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작품등록일 :
2016.01.05 18:34
최근연재일 :
2016.02.24 22:0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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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816
추천수 :
11,876
글자수 :
140,163

작성
16.02.06 22:00
조회
7,690
추천
270
글자
7쪽

필드의 사기꾼 36화

DUMMY

필드의 사기꾼 36화



알폰소 람브룬기의 패스는 상당히 수준급이다.

두 명의 수비수를 달고 뒤를 지키고 있는 또 다른 수비수들 사이로 찔러주는 쓰루 패스는 정말이지 일품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수비수들 사이에서 공을 지키는 능력도 좋고, 넓은 시야도 좋다. 하지만 발이 빠르지 않다. 그렇기에 알폰소 람브룬기의 양질의 패스를 받기 위해서는 그의 느린 발을 감안해야만 한다. 그렇다 보니 민선이 생각하는 것보다 항상 반 박자 정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발이 빠른 미드필더라면 그의 속도에 맞춰 침투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알폰소 람브룬기의 주력에 맞춰 침투를 해야 하기에 이미 두 명의 수비수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발밑으로 전해지는 공을 깔끔한 퍼스트 터치로 떨군 후 곧장 몸을 돌렸다.

수비수들이 몸을 움찔한다.

공을 우측으로 패스를 하려는 듯 뒤로 뺐다 아웃사이드로 차려는 시늉을 하니 수비수 한 명이 황급히 패스 루트를 차단한다.

뻗어가던 민선의 발이 방향 전환을 한 것은 순식간이었다.

허공에서 발을 틀어 인사이드로 공을 툭 치고는 앞으로 나서려 한다.

남아 있는 수비수가 앞을 막아선다.

왼발 인사이드로 공을 컨트롤 하여 방향 전환을 하려하자 수비수가 반응한다.

민선은 다시 한 번 오른발로 공을 반대로 보내며 수비수를 끼고 깔끔하게 턴을 한다.

짧은 순간 몇 번의 페인팅으로 두 수비수를 벗겨낸 후 측면에서 중앙으로 쇄도를 하는 윙 포워드 다미아노 보체티에게 짧은 쓰루 패스를 연결해 준다.

뻥-

다미아노 보체티의 깔끔한 프론트 슛이 골망을 가른다.

“나이스 패스!”

“나이스 슛!”

달려오는 다미아노 보체티가 민선의 앞에서 가슴을 앞으로 내민 채 살짝 점프를 한다.

민선 역시 그에게 다가서며 점프를 하니 두 사람의 가슴이 맞닿는다.

민선의 목을 감싸고 머리를 흩트려 놓은 다미아노 보체티가 웃으며 말을 한다.

“직접 슛을 할 수도 있었잖아.”

“벌써 두 골이나 넣었거든요. 해트트릭을 해서 시모네에게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아요.”

팀 자체 청백전에서 상대 팀의 골키퍼를 맡은 이는 팀의 주전 골키퍼 시모네 키엘리니였다. 세리에 B에서 탑5에 들어가는 골키퍼로 바레세의 골문을 7년째 지키고 있는 수문장이다.

“크크, 시모네의 뒤끝이 장난 아니기는 하지. 그리고 너는 이미 미운털 박혔어. 이미 늦었다고.”

“하아, 그런가요?”

“감독이 청백전을 할 때 마다 시모네를 네 반대편에 넣는 이유를 아직도 몰라? 요한은 네 슈팅을 절대 막을 수가 없어.”

“숀이 잘못 했네요.”

“어쭈, 감독한테 이른다?”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다미아노 보체티가 어깨를 으쓱한다.

“개막전에서 이런 패스 해준다고 약속하면 비밀을 지켜 주도록 하지.”

“약속할게요.”

“좋아. 나도 약속하지.”

삐익-

후반을 종료하는 호각과 함께 바레세의 선수들이 센터 서클로 모여든다.

“오늘 수고 많았다. 가볍게 몸 풀고 해산하도록.”

코치의 외침에 선수들의 얼굴에 웃음 꽃이 피어난다.

몇몇 선수가 민선의 주위로 모여든다. 크게 원을 그리고 서로 패스를 하며 몸을 푼다.

훈련이 끝이 나 로커로 돌아가는 길.

누군가 뒤쪽에서 어깨를 강하게 부딪치며 지나간다.

“하아-.”

민선이 한숨을 내쉰다.

상대의 유니폼이 보인다. 10번. 팀 내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을 하고 있는 다니엘 프란코였다.

그는 오늘 청백전에서 민선과 반대팀으로 뛰어 한 골도 기록을 하지 못했다.

다니엘 프란코는 민선을 싫어한다. 누가 봐도 그렇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니 민선이 오해를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가 민선을 싫어하는 이유는 바로 포지션 경쟁 때문이다.

어느 팀을 가도 그렇지만 같은 포지션을 가진 선수들의 경쟁은 굉장히 심하다.

상대보다 더 나은 기량을 선 보여야 감독이 선발로 기용을 하는 것이다.

민선은 바레세에 올 때부터 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인터 밀란이 주시를 하는 역대급 루키가 민선이다. 바레세는 민선에게 있어 그저 거쳐 가는 팀일 뿐이다. 들리는 말로는 이미 인터 밀란에서는 민선이 합류 했을 때를 대비해 엔트리를 구성하고 작전을 세워 두었을 정도라고 한다.

그런 민선이기에 바레세의 코칭스태프들의 관심 역시 지대하다.

지금이야 나이 제한 때문에 선수들과 함께 훈련만 하고 있을 뿐이지만 당장 이번 시즌부터는 정식으로 바레세의 일원이 될 것이다.

다니엘 프란코가 불안을 느끼는 당연한 결과다.

그 불안감이 미움으로 바뀌어버렸고 그는 사사건건 민선에게 시비를 골고 있었다.

심지어는 인종차별 발언을 하기도 했다.

팀 내의 기대를 받고 있는 민선이기에 직접적인 인종차별은 하지 않았지만 중국과 일본을 깎아 내리며 대한민국, 즉 아시아인들 모두를 욕을 하고는 했다.

그것도 감독의 경고에 의해 지금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튼 다니엘 프란코는 조금 전과 같이 민선에게 툭하면 시비를 건다.

네 명이 동시에 걸어도 여유가 있을 정도로 넓은 복도에서 일부러 민선의 어깨를 부딪친 것이다.

“참아.”

중앙 수비수이자 팀의 주장인 모미니코 가우디오가 민선과 나란히 걸으며 말을 한다.

“다니엘도 나름대로 팀을 위해 헌신을 한 녀석이야. 하지만 네가 팀에 온 이후로 감독을 비롯한 모든 스텝들의 관심이 너에게로 향했지. 그가 느끼는 상실감과 박탈감도 이해를 해주어야 한다.”

“당연하죠.”

민선 역시 다니엘 프란코가 자신에게 시비를 거는 이유를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가 어떤 행동을 해도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면 맞서거나 하지 않는 것이다.

“그나저나 계약은 한 거야?”

“내일 하게 될 것 같아요.”

“오호, 드디어 쏠레가 정식으로 우리 바레세의 일원이 되는구나.”

바레세의 팀원들은 민선을 쏠레라고 불렀다.

쏠레는 이탈리아어로 태양이라는 뜻이다. 민선을 팀원들이 그렇게 부르게 된 동기는 감독인 숀 브라운 때문이다. 숀 브라운은 민선의 이름 중 ‘선’이 영어로 태양이라는 이유로 이름을 부르기 보다는 선이라고 불렀다.

팀의 태양이 되어 달라는 뜻이었다.

숀 브라운이 민선을 선이라고 부르고, 그 의미를 알게 된 팀원들이 민선을 쏠레, 즉 태양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함께할 이번 시즌이 너무 기대가 된다.”

“저도 그래요, 도미니코.”

도미니코 가우디오가 웃으며 말을 한다.

“이번 시즌은 꼭 우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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