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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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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작품등록일 :
2016.01.05 18:34
최근연재일 :
2016.02.24 22:0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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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725
추천수 :
11,876
글자수 :
140,163

작성
16.02.18 22:00
조회
6,617
추천
225
글자
8쪽

필드의 사기꾼 40화

DUMMY

<※본 글은 소설이며 단체명이나 이름 등은 사실이 아닙니다. 작가의 상상에 의한 순수 창작물입니다.>



필드의 사기꾼 40화



“저기 얼빵한 표정을 하고 있는 알렉스가 블루스의 주축 간부라고 하면 믿겠어?”

“우와, 정말 대단해요.”

“저기 봐.”

안영우가 펍의 한쪽 벽을 가리킨다.

그곳에는 축구공을 비롯해 축구화, 유니폼 등 여러 축구 용품들이 진열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수십, 수백 장의 사진들도 붙어 있었다.

“저기 보여? 내 유니폼이지.”

등번호 9번의 유니폼이다.

9라는 숫자 위에는 ‘An’ 두 알파벳이 적혀 있을 뿐이다.

안영우가 자랑스럽다는 듯 말을 한다.

“이곳 블루스에 유니폼이 걸려 있는 사람이 서른 명이 넘지를 않아. 그중 한 명이 나라고.”

1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명문 클럽.

그중 서포터즈가 뽑은 최고의 선수들 중 한 명으로 꼽혔다는 것만으로 영광스러울 것이다.

민선이 부럽다는 듯 벽에 걸린 안영우의 유니폼을 바라본다.

“멋지지?”

“네, 선생님. 환상적이에요. 저도 나중에 선생님처럼 될 수 있을까요?”

안영우가 맥주를 단숨에 비우고는 소매로 입가를 스윽 문지르며 말을 한다.

“당연하지. 네가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그렇게 될 선수는 한 명도 없을 거야.”

안영우의 극찬에 민선이 부끄럽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다가는 맥주를 홀짝인다.

“벌써 이만큼이나 커서 함께 맥주도 마시고 좋네. 한국 나이로 성인이 되면 내가 근사한 클럽을 소개해 주지.”

“하하, 약속 하신 거예요.”

술 자체를 즐기지는 않지만 술을 마시는 분위기는 좋아한다.

가끔 바레세 선수들의 파티에 초대를 받을 때면 아주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가 있었다.

맥주를 한 잔씩 더 시켜 마시고 있을 때 문이 열리며 두 사람이 들어왔다.

“와아-!”

“정말 왔잖아! 헤이, 조셉. 요즘 어떻게 지내?”

“바브, 덩치가 여전하네.”

체구가 아담한 백인과 정반대로 덩치가 남산만 한 흑인이었다.

두 사람은 펍에 모인 손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안영우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영우! 잘 지냈어?”

“당연하지. 설마 잘 못 지내길 바라기라도 한 거냐?”

“그럴 리가 있나.”

체구가 작은 사내, 조셉 크루소가 웃으며 안영우의 어깨를 툭 친다.

“헤이, 브로!”

고릴라라는 별명을 가진 바브 드피에가 주먹을 내밀자 안영우가 주먹을 맞대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포옹을 한다.

가벼운 인사를 나눈 안영우가 민선에게 두 사람을 소개해 주었다.

“나와 함께 첼시에서 뛰었던 동료들이야. 여기 작달 만한 친구가 다람쥐 조셉 크루소, 여기는 고릴라 바브 드피에.”

“안녕하세요. 선생님 제자 강민선이라고 합니다.”

“오우- 제자? 연락이 없더니 이런 음흉한 일을 꾸미고 있었던 거야?”

조셉 크루소가 특유의 해학적인 표정을 지으며 안영우의 옆구리를 푹푹 찌른다.

“제자를 키우는 일이 음흉한 일이라면 전 세계 코치와 감독들은 모두가 음흉한 사람이겠군.”

“아쉽게도 넌 코치도 감독도 아니거든?”

조셉 크루소가 안영우가 농담을 거는 사이 바브 드피에는 민선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나이가 어떻게 되지?”

“열여덟 살이요.”

“오우, 동양인 치고는 키도 크고 덩치도 좋은데? 누구와는 다르게 말이야.”

안영우를 두고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기에 민선이 킥킥 대며 웃는다.

피렌체 유소년 클럽의 파울로 로시 이후로 안영우에 대해 이렇게 말을 하는 사람을 처음 만난 것이다.

그만큼 이들이 안영우가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어느 팀에서 뛰고 있지?”

“이탈리아 세리에 B에 속해 있는 바레세에 속해 있어요.”

“포지션은?”

“스트라이커요.”

바브 드피에가 의외라는 듯 민선을 바라본다.

“영우가 가르쳤다길래 미드필더일 줄 알았는데 말이야.”

“바브는 어떤 포지션에서 뛰셨어요?”

“후후, 너와 같은 포지션이지.”

“와-! 대단해요.”

아쉽게도 민선은 바브가 뛴 경기는 본 적이 없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안영우는 자신이 뛴 경기는 민선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다.

“저기 다람쥐 녀석이 좌측 윙포워드였고 영우가 공격형 미드필더였지. 당시에 상대팀 서포터들은 우리들을 최악의 삼각편대라고 불렀어.”

“왜요?”

“자기들이 응원을 하는 팀을 초토화시켰거든. 하하하.”

바브 드피에와의 대화는 유쾌했다.

그는 최전방 공격수가 가져야 될 소양과 자신의 경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런 이야기들은 민선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이었다.

“바브에게 많은 것을 배우도록 해. 생긴 것은 둔해 보이지만 한때 프리미어 리그에서 톱3에 들던 스트라이커니까.”

“칭찬을 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바브 드피에가 안영우를 향해 장난스럽게 인상을 쓴다.

“영국에는 왜 온 거야?”

“바레세의 전지훈련 때문에 왔지. 챔피언십 팀들과 친선 경기를 치르고 있어.”

“기회가 되면 보러가야겠군. 네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작은 영웅의 실력도 볼 겸해서 말이야.”

“기왕이면 영국에 머무는 동안 민선의 훈련을 도와주었으면 좋겠는데?”

“내가 그렇게 한가해 보여?”

“이봐, 영우. 나도 바쁜 사람이라고.”

두 사람이 동시에 한마디씩을 하자 안영우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흔든다.

“너희들 요즘 매일 파티 벌이고 있는 것 들어서 알고 있거든? 알폰소가 벌써 다 불었어.”

“크흑, 그 배신자 녀석. 자기도 함께 파티를 벌였으면서.”

“오랜만에 필드의 추억을 만들어 보자고. 나쁘지 않잖아.”

“스케줄 확인 좀 하고. 아, 알았다고 그런 무서운 표정 짓지 마. 난 네 태권도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

바브 드피에가 덩치에 맞지 않게 어깨를 움츠리자 펍 안의 손님들이 일제히 크게 웃는다.

민선은 이런 흥청이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그리고 한때 축구계에 한 획을 그었던 대단한 선수들 사이에 자신이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다.

언제고 자신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을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


힘겨웠지만 알찼던 전지훈련이 끝이 나고 시간이 지나 드디어 8월이 되었다.

유럽의 축구 리그들이 일제히 개막을 하는 순간이 된 것이다.

바레세 선수들은 개막전을 US 라티나 칼초를 홈으로 불러들여 치르게 되었다.

개막전은 중요하다. 한 시즌의 시작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시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각 팀의 감독들은 개막전만큼은 자신의 팀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엔트리로 선수들을 구성한다.

바레세에는 다니엘 프란코와 리카르도 디몬테, 민선, 파울리뉴 바테라는 공격 자원이 있다.

숀 브라운 감독의 선택은 민선과 파울리뉴 바테였다.

전지훈련 기간 동안 친선 경기에서 민선과 파울리뉴 바테는 엄청난 피지컬을 보여주며 숀 브라운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또한 영국에 체류를 하는 동안 안영우의 동료들이었던 조셉 크루소와 바브 드피에가 바레세의 훈련에 도움을 주었다.

물론 그 도움이 민선에게 집중이 되는 경향이 있기는 했지만 다른 선수들 역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래저래 얻은 것이 많은 전지훈련이었다.

영국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민선과 파울리뉴 바테가 개막전 선발 출장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경기장에 입장을 해 상대팀 선수들과 인사를 하고 각자의 진영에 자리를 잡았다.

민선은 파울리뉴 바테와 함께 센터 서클 앞에 서서 심판의 호각을 기다렸다.

삐익-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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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필드의 사기꾼 16화 +7 16.01.17 11,158 290 7쪽
16 필드의 사기꾼 15화 +7 16.01.16 11,059 31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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