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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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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작품등록일 :
2016.01.05 18:34
최근연재일 :
2016.02.24 22:0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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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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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0,163

작성
16.01.2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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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
글자
9쪽

필드의 사기꾼 23화

DUMMY

<※본 글은 소설이며 단체명이나 이름 등은 사실이 아닙니다. 작가의 상상에 의한 순수 창작물입니다.>




필드의 사기꾼 23화



‘라고 스꾸올라 쁘리마리아.’

라고는 이탈리아어로 호수라는 뜻이고 스꾸올라 쁘리마리아는 초등학교라는 뜻이다.

민선이 다니는 초등학교가 바로 라고 스꾸올라 쁘리마리아, 한국어로 하면 호수 초등학교였다.

한 반에 스무 명 정원으로 두 명의 교사가 수업을 진행한다. 대한민국의 초등학교와는 사뭇 다른 풍경인 것이다.

민선은 3학년에 편입을 하였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이라고 해봐야 대한민국이나 크게 다른 것이 없었다. 다른 점이라면 대한민국만큼 교육열이 뜨겁지 않다는 정도였다.

오전 수업이 끝이 나고 교실을 벗어난 민선이 학교 정문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린다.

잠시 후 몇몇 아이가 민선에게 다가온다. 그들은 민선과 함께 피렌체 유소년 클럽에 있는 선수들이었다.

몇몇 선수는 중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이곳에 재학 중이었다.

잠시 후 피렌체 유소년 클럽의 문장이 선명하게 그려진 노란 버스 한 대가 다가온다. 클럽에서 아이들의 데려가기 위해 클럽 버스를 운용하는 것이다.

버스에 탄 민선이 가장 뒷자리로 간다. 그 주위로 친한 아이들이 모여든다.

“민선, 오늘 어땠어?”

“늘 그렇지 뭐. 수업은…….”

“따분해!”

아이들이 한 목소리로 외친다.

“빨리 훈련하고 싶다.”

줄리오 실바가 몸이 근질거린다는 듯 말을 하자 옆에 있던 수비형 미드필더 가브리엘 산체스가 킥 하고 웃는다.

“왜 웃어?”

“줄리오는 훈련 중독이야. 우리 아빠가 그랬어.”

“그게 무슨 말이야? 나는 절대 훈련 중독이 아니야. 축구를 사랑하는 것뿐이야.”

피렌체 유소년 클럽에는 브라질 국적을 가진 선수가 세 명 있다. 줄리오 실바와 가브리엘 산체스, 그리고 사비오 빌바오였다.

앞의 두 사람과는 달리 사비오 빌바오는 주전이 아닌 서브 선수였다. 그래서인지 평소 줄리오 실바와 가브리엘 산체스는 농담도 많이 주고받고 서로 장난도 많이 친다.

“다음 상대가 누구지?”

“산마리노.”

“오우, 산마리노. 작년의 설욕을 해줄 때가 드디어 왔군.”

친구들의 나누는 대화를 들으며 민선이 묻는다.

“잘하는 팀이야?”

“항상 중상위권에 있는 팀이지. 5년 전인가에는 중부 지역 우승도 했다던데.”

“대단하네.”

이탈리아 유소년 지역 리그 중 가장 치열한 곳은 북부 리그다.

유벤투스 산하 유소년 클럽과 두 밀란의 유소년 클럽, 그리고 세리에 A의 구단 산하 유소년 클럽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부 리그가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리에 A의 강자인 AS 로마가 있고 SS 라치오 등이 있는 곳이 바로 중부 리그다.

그런 중부 지역 리그에서 세리에 A 산하의 유소년 팀이 아닌 클럽이 우승을 하였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과거의 영광이지. 작년에는 4위 했어. 그래도 무시할 수 있는 팀은 아니지.”

설명을 해주는 이는 우측 풀백인 다니엘 그로소였다.

“산마리노가 아무리 잘해 봐야 우리 피렌체의 4연승 제물이 될 뿐이다. 하하하!”

줄리오 실바가 어른들을 흉내 내 말을 하자 모두가 크게 웃는다.

피렌체의 초반 성적은 매우 훌륭했다. 개막전을 시작으로 3연승을 기록 중이다.

민선은 세 경기 모두 선발로 출장하여 4골과 3어시스트를 기록하여 팀 내 최고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었다.

중부 지역 유소년 리그에서 득점 선두는 AS 로마 유소년 클럽의 스트라이커인 질라니 나탈레로 3라운드까지 진행이 된 현재 6골을 기록하고 있었다.

민선이 바로 2위로 4골을 기록하고 있다.

“산마리오건, 로마건, 라치오건 다 오라고 해. 우리는 무적의 피렌체다.”

“우리는 무적이다.”

아이들이 흥이 나서 버스가 떠나가라 외친다.


***


안영우가 자전거를 타고 어두운 거리를 달리고 있다. 그 옆에는 민선과 이동수가 달리고 있다. 저녁 식사를 한 후 체력 단련을 하기 위해 달리기를 하는 중이다.

“헉…… 헉…….”

민선의 호흡이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은 데 반해 이동수는 거칠게 숨을 토해내고 있다.

“그러니까 왜 함께 한다고 그래요.”

“나도, 헉…… 멋진…… 여자, 헉…… 만날…… 말 시키지 마……. 죽을 것 같아.”

이동수가 민선의 체력 단련에 동참을 하게 된 이유는 이탈리아 여자와 썸을 타고 싶기 때문이다.

남자의 로망은 백X라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워 몸짱이 되어 이탈리아 여자들에게 어필을 한다며 불타오르고 있었다.

안영우는 축구의 기술도 중요시 하지만 기초 체력을 굉장히 중요시 하는 사람이다.

체력이 뒷받침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기술이 좋은 선수도 후반전에 깜짝 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조커 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안영우에게 훈련을 받기 전에도 민선의 체력은 좋은 편이었다. 집에서 학교까지의 먼 거리를 항상 공을 드리블 하며 뛰어다니곤 했었다.

그랬던 민선이 안영우를 만난 후 체력이 더 좋아졌다.

지금만 봐도 알 수 있다. 벌써 한 시간이 넘도록 달리고 있지만 호흡이 평온하다.

삑-

안영우가 입에 문 호각을 불며 페달을 밟는 속도가 빨라진다. 민선 역시 속도를 높인다.

일정 구간은 느린 속도로, 다음 구간은 조금 빠르게, 마지막에는 전력 질주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이 된다.

흔히들 말을 하는 인터벌 훈련법이다. 인터벌 훈련법이 민선에게는 당연한 것이지만 이동수에게는 들려오는 호각 소리가 저승사자의 호통처럼 들려온다.

결국 이동수는 다시 한 번 호각이 울릴 때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

체력이 아주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평범한 체력으로 한 시간 이상을 훈련에 동참한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었다.

민선은 그로부터 한 시간을 더 달린 후에야 체력 단련을 마칠 수가 있었다.

체력 단련이 끝이 났다고 해서 훈련이 끝이 난 것이 아니다.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피렌체 유소년 클럽으로 이동을 했다.

안영우가 공이 잔뜩 담긴 바구니를 들고 온다.

“시작하자.”

골대에서 2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선 민선. 안영우는 골대와 민선의 사이에 장애물을 설치한다.

뻥-

민선이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달려가며 공을 힘껏 찬다. 인사이드로 감아 찬 공이 꽤나 멋진 아치를 그리며 골문으로 향한다.

데엥-

하지만 아쉽게도 골대의 좌측 크로스바에 맞고 위로 튕긴다. 아쉽다는 듯 인상을 찌푸린 민선이 다시 자세를 잡는다.

뻥-

이번에는 아웃사이드다.

뻥- 뻥-

민선은 쉬지 않고 공을 골대로 차 보냈다. 달릴 때도 호흡이 고르던 민선이 공을 차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슴이 들썩인다.

슛을 한다는 것이 그만큼 힘이 든 것이다. 공을 차기 직전 근육에 걸리는 부담이 결코 적지 않은 것이다.

“경기를 보면 프리킥 상황이 많이 연출되는 것이 후반 30분 이후다. 왜 그럴까?”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니까요. 그러다 보니 파울이 많이 나오게 돼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훈련이 필요한 거야. 체력이 고갈된 순간 프리킥을 차야하는 일이 많아. 힘이 든 것은 킥을 차는 키커만이 아니야. 벽을 쌓아야 하는 수비수도, 또 골을 막아야 하는 골키퍼도 똑같아. 이번엔 저쪽에서 차 보자.”

위치를 바꾼 후 다시 프리킥을 차는 훈련을 한다.

“이 한 번의 프리킥이 경기의 승부를 결정한다는 생각으로 전념을 다 해라. 한 번을 차더라도 제대로 차란 말이야.”

뻥-

발등에 제대로 얹힌 공이 직선으로 쭉 뻗어가 골대의 우측 상단에 꽂힌다.

“좋아. 바로 그거야. 완벽한 선수는 없어. 누구나 실수를 하지. 좋은 선수와 나쁜 선수의 차이는 실수를 얼마만큼 줄이느냐 하는 거야.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깨닫고 고치면 실수는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되어 있어. 프리킥을 찰 때 네가 어떤지 분석을 해. 제대로 된 슛이 나왔을 때와 그러지 못 했을 때의 차이를 찾아내는 거야.”

뻥-

“덜 감겼다. 설마 고작 이 정도 훈련에 다리가 풀린 거냐?”

“아니에요.”

“그러면 다시 차!”

뻥-

“그래, 진작 그렇게 찼어야지. 그래야 강민선답지.”

연신 호통을 치고 있지만 안영우의 입에는 미소가 떠날 줄을 모른다.

‘어쩌면 나는 지금 전설과 함께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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