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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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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작품등록일 :
2016.01.05 18:34
최근연재일 :
2016.02.24 22:0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443,765
추천수 :
11,876
글자수 :
140,163

작성
16.02.0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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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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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글자
8쪽

필드의 사기꾼 31화

DUMMY

<※본 글은 소설이며 단체명이나 이름 등은 사실이 아닙니다. 작가의 상상에 의한 순수 창작물입니다.>




필드의 사기꾼 31화



민선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몸이 달아오르고 있었다.

선수들의 거친 호흡이 느껴지는 듯하다.

성인 클럽의 경기를 경기장에 와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유소년 클럽의 아이들이 펼치는 경기와는 차원이 다른 환상적인 움직임이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근육들과 선수들 사이를 오가는 공.

한마디로…….

‘환상적이야.’

정신없이 경기에 빠져 든 민선을 보며 설명을 하던 안영우가 빙그레 웃음을 짓는다.

이런 반응일 거라고는 대충 짐작을 했지만 예상보다 반응이 더 뜨겁다.

‘재미있지? 저들과 함께 뛰고 싶지? 그런 욕망이 네 축구 실력을 살찌울 거야.’

민선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고- 올!”

마크를 하고 있는 수비수들의 머리를 살짝 넘기는 마틴 미체르노의 환상적인 로빙 크로스를 크린드 요한슨이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민선의 외침에 안영우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민선의 팔을 잡아 아래로 내려 끌며 한마디를 한다.

“민선아, 여긴 홈팀 응원석이야.”

주변의 분위기가 싸늘하다. 민선은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고는 어색하게 웃으며 사방팔방으로 고개를 숙인다.

“네가 어리기 때문에 그냥 넘어간 거야. 이탈리아의 축구팬들은 험악하기로 유명하다고.”

“네, 죄송해요.”

“하하, 모르고 그런 것이니 괜찮아. 다음부터 조심하면 되지. 대신 오늘은 조용히 경기 관전만 해야겠다.”

안영우가 주위의 따가운 눈초리에 목을 움츠리고 있는 민선이 귀엽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


툭-

길게 공을 차고 달려가 공위를 밟으며 턴을 한다. 근사한 마르세유 턴이었지만 민선은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인상을 찌푸린다.

“이게 아닌데.”

며칠 전 경기장을 찾았을 때 선수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떠오른다.

그들의 플레이를 보고 나니 자신의 발재간이 썩 대단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연습을 해도 그들과 같은 움직임이 나오지 않았다.

또래에 비해 피지컬이 뛰어나다지만 아직 성장기에 있는 민선의 여린 근육으로는 성인 선수들의 움직임을 따라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혼자 공을 가지고 맹훈련을 하는 민선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었다.

“저 녀석 왜 그래?”

“글쎄. 무슨 일 있나? 마법사에게 혼난 건 아닐까?”

“민선이 혼날 일이 뭐가 있어. 저렇게 잘하는데.”

“전담 코치가 마법사라고. 마법사의 눈에는 대단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겠어?”

“그것도 그러네. 그런데 저렇게 훈련하다 부상이라도 당하는 것 아니야? 당장 이틀 후가 경기라고. 줄리오, 가서 좀 말려 봐.”

“내 말을 들을 것 같아? 조르지오. 네가 말려 보던가.”

“하긴…….”

줄리오 실바와 조르지오 피엘라가 민선을 보고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원래 팀 내에서 훈련량이 가장 많은 민선이 요 며칠 동안 훈련량을 더 늘려버린 것이다.

“그런데 몸은 괜찮아?”

줄리오 실바의 물음에 조르지오 피엘라가 당연하다는 듯 발을 휘두른다.

“멀쩡해.”

AS 로마와의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던 조르지오 피엘라였다.

그 경기를 포함해 세 경기나 출장을 하지 못하고 재활 훈련을 하고 있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었기에 다음 경기부터는 출장이 가능했다.

“벌써 몸이 근질근질하다고.”

“그건 네가 씻지 않아서 그런 거고.”

“어쭈. 나이도 어린 녀석이 말을 막하네?”

줄리오 실바보다 세 살이 많은 조르지오 피엘라가 나이를 들먹거리며 장난스럽게 인상을 쓴다.

“나이 많아서 좋겠어.”

“뭐라고?”

투닥거리는 두 사람의 다가서는 사람이 있었다.

“훈련이 별로 안 힘든가 보네.”

“어, 감독님.”

줄리오 실바가 어색하게 웃는다.

“누구는 평소보다 더 힘들게 훈련하고 있는데 잡담을 늘어놓고 있는 거야?”

“죄송합니다.”

“너희들이 항상 주전일 것 같지? 주전 자리 노리는 아이들 많아. 나는 실력도 중요시 생각하지만 노력도 크게 평가한다.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다음 주전을 약속할 수 없어.”

“네, 감독님. 죄송합니다.”

아이들이 고개를 푹 숙인다. 파울로 로시가 몸을 돌리자 둘이 서로를 바라본다.

“다 민선 탓이야.”

“맞아. 민선 때문에 우리가 혼난 거야.”

“훈련 끝나고 괴롭혀 주겠어.”

“좋아! 잔인하게 괴롭혀 주자.”


***


좌측을 바라보는 시선에 마주 서 있던 수비의 시선이 자신도 모르게 따라간다.

그 순간 민선이 움직였다. 공을 살짝 오른쪽으로 찬다. 수비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황급히 몸의 중심을 왼쪽으로 돌린다.

툭-

거짓말처럼 민선이 공을 인사이드로 컨트롤해 왼쪽으로 방향 전환을 해 수비의 곁을 스쳐 지나간다.

뒤쪽에서 지켜보던 또 다른 수비가 달려든다.

“줄리오!”

좌측 라인을 따라 빠른 속도로 쇄도를 하는 줄리오 실바를 부르는 민선.

수비가 저도 모르게 민선과 줄리오 실바 사이를 차단한다. 하지만 민선은 애초에 줄리오 실바에게 공을 줄 생각이 없었다.

열린 중앙으로 공을 몰고 들어간다. 자신이 속았음을 깨달은 수비가 민선에게 달려들며 태클을 시도한다.

“엇-!”

충분히 피할 수 있는 태클이었음에도 민선이 수비의 발에 살짝 걸리며 넘어진다.

삑-

주심의 호각이 울리며 파울이 선언된다.

태클을 한 수비수가 억울하다는 듯 양팔을 들어 올리며 호소를 하였지만 주심은 냉정하게 공을 높을 위치를 손으로 가리킬 뿐이다.

‘좋았어.’

속공으로 전개가 된 공격이었기에 수비수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반면에 상대 진영으로 침투를 해온 공격수의 수는 자신과 줄리오 실바뿐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상대의 반칙을 유도하는 것이다.

공을 놓고 준비를 하는 사이 피렌체 선수들이 상대 진영 곳곳에 자리를 잡는다.

프리킥의 위치는 골대에서 좌측으로 치우친 18미터 정도의 지점이다.

어린 나이의 민선에게는 먼 거리일 수도 있지만 그간 프리킥 훈련을 괜히 한 것이 아니다.

“직접 찰 거야?”

“네가 찰래?”

민선이 오기 전까지 팀의 전담 프리키커였던 조르지오 피엘라가 고개를 흔든다.

“네가 차.”

민선이 프리킥 훈련을 많이 한 것을 잘 아는 조르지오 피엘라였다. 파울로 로시 감독 역시 민선이 프리킥을 차려는 데 별다른 지시를 하지 않는다.

상대팀이 벽을 쌓고 골대 앞에 자리를 잡자 주심이 프리킥을 차도 좋다는 신호를 준다.

뒤로 몇 걸음 물러서 골대를 응시하던 민선이 빠르게 달려간다.

뻥-

골대의 우측을 향해 날아가는 공.

골키퍼가 황급히 골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이동한다.

“으악-!”

그런 골키퍼를 비웃기라도 하듯 수비벽을 넘기 무섭게 공이 좌측으로 휘기 시작한다.

삐익-

그물을 흔드는 공.

그리고 울려 퍼지는 호각 소리.

동료들이 달려든다. 또다시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싶지 않은 민선이 달려드는 동료들을 요리조리 피하며 달린다.

“거기 서라!”

동료들이 분하다는 듯 민선의 뒤를 쫓는다. 민선은 해맑게 웃으며 자신을 향해 엄지를 세우고 있는 안영우를 향해 양팔을 벌린다.

이탈리아 중부 지역 움즈리아 주의 페루자 유소년 클럽과의 리그 8라운드 경기는 민선의 1골 1어시스트로 종료가 되었다.

피렌체 유소년 클럽은 8라운드까지 7승 1무를 거두며 AS 로마와 함께 승점으로 공동 1위에 랭크가 되었다.

다만 골득실에서 2점이 밀려 종합 순위는 2위를 기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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