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깔깔앵무의 글공간

엘프세계에 떨어진 한식 요리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퓨전

깔깔앵무
작품등록일 :
2019.08.19 00:23
최근연재일 :
2019.10.19 08:05
연재수 :
72 회
조회수 :
82,844
추천수 :
1,845
글자수 :
279,473

작성
19.10.05 09:00
조회
676
추천
23
글자
9쪽

43화. 징조(4)

DUMMY

“《윈드 킥》.”


그러자 의문의 적은 오른발에 바람의 기운을 담아 화살을 쳐냈다.

그리고 시위를 빠르게 당겼다.


“《래피드 샷》.”


수많은 화살들이 날아왔다.

연사속도가 어마어마해 나무기둥에 가시가 박히는 것처럼 마법의 화살이 촘촘히 꽂혔다.


“《호크 아이즈》 + 《래피드 샷》.”


아마릴리스 누님이 두 가지 기술을 사용했다.

누님의 활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우리에게 오는 유효화살들을 전부 누님의 화살로 맞부딪혀 튕겨내는 게 아닌가.

대체 평소에 어떤 퀘스트를 하길래 이런 경지인 것일까 궁금해졌다.


“대, 대단합니다, 누님.”

“칭찬은 나중에. 일단은 여길 벗어나는 것부터 생각해야 해. 저 녀석, 로브 때문인가 마력량이 가늠이 안 돼. 크윽.”


누님은 왼쪽 어깨가 움찔했다.


“괜찮아, 언니?”

“스친 것뿐이야. 괜찮아.”


우리는 그대로 나무와 나무 사이를 빠르게 오가며 점차 마을에서 멀어져갔다.

누님은 뭐가 위화감을 느꼈다.


“근데, 이상해.”

“뭐가 말입니까?”

“놈이 지금 쏘고 있는 화살의 속성이 〈마비〉야.”

“괜찮겠어요, 언니?”


릴리 누님이 중간에 마비로 쓰러질까봐 걱정했다.


“아직 마법저항력이 있어서 버틸 수 있어.”


큰 누님이 뒤의 적을 요격하면서 계속 설명했다.


“아무튼 전에 안성진, 그 인간을 공격했을 때도 마비 속성의 화살을 쐈댔지?”

“예.”

“왜 하필 마비 속성이었을까? 죽이는 게 목적이라면, 독 속성이나 회전 속성을 썼으면 그때 더 확실하게 죽였을 텐데. 지금도 그렇고.”

“그건 그러네요.”

“내 느낌인데, 이 방식은 마치 고기를 얻으려고 육식 동물을 사냥하는 방식이랑 비슷한 것 같단 말이지.”

“그게 무슨 말입니까?”

“육식동물을 사냥할 때 독이나 회전 속성을 쓰지 않는 이유는 고기가 상하기 때문이란 말이야.”


나는 누님의 말에 뭔가 무서움을 느꼈다.


“놈은 단순히 인간을 죽이는 게 목적인거 같지 않은 것 같아.”


누님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



한편, 적은 더 큰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호크 아이즈》로 적중률을 올려 유효타만 걷어낸 거군요. 어린놈이 실력이 대단하네요. 그럼 나도 살짝 본심을 내볼까요?”


우리를 추격하는 엘프의 머리 위에 활 세 개가 생겨났다.


“더러운 종속을 심판하는 세 개의 활. 《트라이던트 보우》!”


진녹색의 거대한 활 세 개가 그의 근처를 둥둥 떠다니며 활을 장전했다.


“관통 속성 추가. 바람 속성 추가. 회전 속성 추가. 마비 속성 추가. 《디스차지》.”


그 말을 끝으로 거대한 화살 세 개가 우리를 덮쳤다.


“피해!”


-콰광!


누님들은 나를 업은 상태에서 나무줄기를 박차 땅으로 내려왔다.


“말도 안 돼···.”


위를 올려다보자 그 커다란 나무들에 구멍이 뚫려있었다.

화살의 궤도상에 있던 모든 나무들이 관통되어버렸고, 화살은 땅에 박혔다.

모두 넋이 나가 릴리 누님이 날 자연스럽게 땅에 내려주었다.


“맞았으면, 그대로 죽을 뻔했네요.”

“일부러 비낀 거예요. 일부러.”


꺼림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큰 누님은 그에게 버럭 화를 냈다.


“엘프면서 숲을 소중히 할 줄 몰라? 나무가 크게 다쳤잖아!”

“얼마 안 살아서 모르나 본데, 자연은 이정도로 죽진 않는 걸요.”

“그게 무슨 말장난이야.”


인간 사냥꾼은 살짝 짜증난 어투로 말했다.


“좋은 말 할 때, 어서 인간을 내려놓으시죠. 그럼, 당신들 목숨은 살려드리겠어요.”

“누가 우리 아저씨를 넘겨준대?”

“누가 누굴 보고 살려주니 마느니 말하는 거예요?”

“누님······.”


류금수는 살짝 감동 받았다.


“아저씨는 저리 피해있어요. 여긴 우리가 맡을게요. 언니, 가자.”


류금수는 그 말을 듣고 거목 뒤편으로 숨어 상황을 지켜봤다.

릴리는 주머니에서 장갑을 꺼내 오른손에 껴 활을 전개해 시위를 당겼다.


“결국 해보겠단 건가요?”

“두 말하면 잔소리.”


릴리 누님은 시위를 놓았다.


“《가이디드 애로우》!”


화살이 날아갔다.

그는 가볍게 고개를 까닥여 피했다.


“조준이 엉망이네요.”


로브에 후드를 쓴 엘프는 이어서 거대한 활을 장전했다.


“《디스차지》!”

“크윽!”


거대한 화살 세 개가 땅으로 날아왔다.

누님들은 땅을 박차올라 공격을 피하고, 땅에 박힌 거대한 화살이 만들어낸 충격파에 마치 지진이 일어난 것 같아 류금수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엘프 자매와 인간 사냥꾼은 《윈드 워크》로 공기를 박차며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수많은 화살들이 오고가고, 서로 빠르게 이동하며 공격을 피해나갔다.

전투 중 인간 사냥꾼이 엘프 자매에게 물었다.


“당신들은 어째서 인간을 감싸는 거죠? 그 더러운 인간의 어디가 그리 좋은 거죠?”

“아저씨가 오고 나서 우리 생활이 많이 바뀌었거든.”

“처음으로 돈도 많이 벌고, 여행도 갔다 왔어요.”


엘프 자매는 당당히 소리쳤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저씨의 음식은 맛있거든!”

“마을 사람들도 모두 아저씨의 음식을 좋아해요!”


엘프 자매의 당당한 대답에 그는 어이가 없었다.


“···고작 그런 이유로?”

“아저씬 나쁜 인간이 아냐. 힘들어 하는 엘프가 보이면 도와주기도 하는 착한 사람이라고! 너 같이 배배 꼬인 놈은 몇 번을 알려줘도 모를걸?”

"사람을 좋아하는 데, 큰 이유가 필요하나요?"


아마릴리스는 나무기둥을 타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시위를 당겼다.


“《래피드 샷》!”


그녀의 손이 보이지 않았다.

빠른 연사수로 수많은 화살이 인간 사냥꾼을 덮쳤다.


“《윈드 월》!”


두꺼운 바람의 장벽이 그 수많은 화살들을 막아냈다.


“웃기지 마요. 인간은 본디 더러운 족속. 당신들은 그저 그의 겉모습에 속고 있는 거라고요!”


이어 그는 마력소모량이 심했는지 《트라이던트 보우》를 집어넣고, 자신의 활을 꺼내들었다.

그때였다.


“《피어싱 샷》!”

“《아이언 샷》!”


엘프자매는 서로 관통력이 상당히 높은 스킬을 사용했다.

날카로운 릴리의 화살과 두껍고 묵직한 아마릴리스의 화살이 바람의 장벽을 비집고 박혀 들어갔다.


“크윽. 제법이지만, 이딴 건 날려버리면 그만이죠! 《윈드 익스플로전》!”


인간 사냥꾼은 《윈드 월》을 폭파시켜 그 폭풍(爆風)으로 엘프 자매의 화살을 튕겨냈다.


그러나 엘프 자매는 이 순간을 기다렸다.

장벽도 공격도 없는, 이 찰나의 무방비한 상태를 말이다.

단 한 번의 찬스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


“걸렸다.”


그 순간 그는 뒤에서 기척이 느껴져 재빨리 위를 쳐다봤다.

화살이었다.


‘유도화살?’


릴리가 처음 쐈던 화살은 궤도가 크게 틀어져 다시 그에게로 향했던 것이었다.


“내가 고작 이런 작전에 당할 줄 아나요?”


인간 사냥꾼은 재빨리 유연한 몸놀림으로 공격을 피했다.

유도화살은 그대로 나뭇가지에 박혔다.


“응. 작전대로야. 《시드 바인드》!”


그의 발이 큰 나무줄기를 밟자마자 아마릴리스는 웃으며 외쳤다.


“?!”


그의 발밑의 씨앗들이 빠르게 발아하여 발목을 꽁꽁 감쌌다.

그는 그 씨앗의 줄기로 발이 꽁꽁 묶여 벗어날 수 없었다.

힘도 조금씩 빠져갔다.


“언제 이런 걸? 설마······!”


그는 머릿속에서 전투 중 릴리의 이동 경로를 재확인했다.


‘저 동생이 뛰어다니면서 씨앗 함정을 설치했단 건가?’


아마릴리스 누님이 그대로 재빠르게 그의 밑으로 파고들었다.

그러곤 몸을 힘껏 돌려 수직으로 발을 뻗었다.


“피할 수···, 없어······!”

“《어퍼킥》―――!”


큰 누님의 수직차기에 의문의 적은 턱을 맞아 하늘로 날아올랐고, 그대로 로브의 후드도 벗겨져 땅에 쓰러졌다.


-털썩.


“겨우 제대로 한방 먹였네.”

“쓰러뜨렸나요?”

“턱을 제대로 강타해서 당분간 못 일어날 걸? 아!”


아니나 다를까. 인간 사냥꾼이 천천히 몸을 털고 일어났다.

이건 마치 엘프 자매의 말을 농락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엘프 자매는 다시 일어났다는 사실 때문에 놀란 게 아니었다.

그들은 인간 사냥꾼의 얼굴을 보고 놀랐다.


“그 얼굴은······?”

“엘프 맞아?”


새빨간 피부에 파란 머리, 그리고 시커먼 눈에 노란 홍채.

뾰족귀를 가지고 있지만, 엘프라고 하기엔 너무 이질적인 모습이었다.


“결국, 내 모습을 봐버렸네.”


그의 목소리와 말투가 바뀌었다.

어둡고 내리깔아 무서웠다.


“넌, 대체 누구야?”


아마릴리스의 물음에 새빨간 엘프는 입을 열었다.


“폴른 엘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그런 족속이지.”


작가의말

정체는 다름 아닌 폴른 엘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엘프세계에 떨어진 한식 요리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43화. 징조(4) +4 19.10.05 677 23 9쪽
43 42화. 징조(3) +4 19.10.04 702 20 8쪽
42 41화. 징조(2) +4 19.10.03 755 23 8쪽
41 40화. 징조(1) +5 19.10.03 792 21 8쪽
40 39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3) +5 19.10.02 903 25 8쪽
39 38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2) +5 19.10.01 966 20 13쪽
38 37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1) [1권 분량 끝] +6 19.09.30 996 25 8쪽
37 36화. 바다에서 생긴 일(7) +6 19.09.29 1,007 30 11쪽
36 35화. 바다에서 생긴 일(6) +7 19.09.29 966 27 12쪽
35 34화. 바다에서 생긴 일(5) +6 19.09.28 968 25 10쪽
34 33화. 바다에서 생긴 일(4) +4 19.09.28 1,026 24 8쪽
33 32화. 바다에서 생긴 일(3) +4 19.09.27 1,029 23 8쪽
32 31화. 바다에서 생긴 일(2) +6 19.09.27 1,089 27 9쪽
31 30화. 바다에서 생긴 일(1) +7 19.09.26 1,200 28 9쪽
30 29화. 뒷풀이 +8 19.09.25 1,298 32 9쪽
29 28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3) +5 19.09.24 1,350 28 11쪽
28 27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2) +4 19.09.23 1,305 30 8쪽
27 26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1) +4 19.09.22 1,341 30 10쪽
26 25화. 된장, 간장, 그리고 고추장 +4 19.09.22 1,296 35 7쪽
25 24화. 메주 만들기(2) +6 19.09.21 1,304 31 13쪽
24 23화. 메주 만들기(1) +4 19.09.21 1,316 34 9쪽
23 22화. 야채볶음면 +5 19.09.20 1,385 31 8쪽
22 21화. 찻집에서 지난길을 되돌아보다. (수정) +5 19.09.19 1,467 26 11쪽
21 20화. 납작샌드와 누룽열매 수프 (수정) +5 19.09.18 1,510 29 10쪽
20 19화. 마늘 코다리강정과 폭탄계란찜 +6 19.09.17 1,536 31 9쪽
19 18화. 지인 소개 +6 19.09.16 1,531 31 11쪽
18 17화. 맥주와 통삼겹살 구이 +7 19.09.12 1,623 34 9쪽
17 16화. 드워프의 영역 +7 19.09.11 1,623 33 8쪽
16 15화. 호황 +6 19.09.10 1,635 34 10쪽
15 14화. 장사 준비 +6 19.09.09 1,654 33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