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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의 글공간

엘프세계에 떨어진 한식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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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
작품등록일 :
2019.08.19 00:23
최근연재일 :
2019.10.19 08:05
연재수 :
72 회
조회수 :
82,846
추천수 :
1,845
글자수 :
279,473

작성
19.10.03 12:00
조회
755
추천
23
글자
8쪽

41화. 징조(2)

DUMMY

@@@


한편 피케아와 크리샌스는 이번 당직 근무라 마을 일대 순찰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오른손에 《플래시》 마법을 걸어 말 그대로 손전등을 사용하며 숲 외진 곳까지 둘러보고 있었다.


"새벽에 마을 외곽을 순찰하는 건 역시 으쓱하네. 귀신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아."

"그런 말 하지 마, 피케아. 말이 씨가 된다고."


그렇게 순찰하던 중 자그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람 살려!)"

"(정령 살려!)"


두 엘프는 귀를 쫑긋 세웠다.


"크리샌스 이 소리 들었어?"

"어, 들었어. 저쪽 방향인 것 같은데?"


두 경찰이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몸을 돌리니, 이어서 환한 빛이 저 멀리서 보였다.


"빛?"

"뭔가 있는 거 같아. 어서 가자."


피케아와 크리샌스는 빛이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


한편, 라이트닝은 전신에서 빛이 뿜어 그 일대를 환하게 비췄다.


"잔재주를······!"


너무 눈부셔서 시야가 확보가 안 되었는지 화살 공격이 잠시 멈췄다.


"좋아, 라이트닝!"


작전이 통해 기뻐한 순간, 무언가 날아와 안성진의 배를 꿰뚫었다.


-푹!


"어?"


마법의 화살이었다.


"으아아아악!"

"작전은 좋았는데, 그럴 거였음 목소리를 내선 안 됐어요. 보이지 않는다면 소리를 듣고 찾으면 그만이잖아요?"


의문의 적은 그대로 화살 두 개를 더 쏴 안성진의 배를 맞췄다.


"안성진!"

"으아아아아아악!"


라이트닝의 몸에서 빛이 사그라들었다.

고통스러워하는 인간을 보며 보이지 않는 적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어때요? 되로 사냥당하는 기분이?"

"어딨어! 어딨는 거야? 대체 왜 이러는 거냐고!"


라이트닝이 적의 위치를 찾고 싶었지만 깊은 어둠 속에선 보이지 않았다.


"더러운 인간을 사냥하는 것뿐이에요. 그러니 다치기 싫으면 비키세요, 꼬마 정령 씨."

"싫어."

"크, 크으윽···."


안성진은 상처를 움켜잡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설마 〈칠성대전〉 때문에 그러는 거야? 이 인간은 이계인이야. 전쟁과 전혀 상관없다고! 난민 허가도 정식으로 떨어졌단 말이야."

"이미 알고 있어요."

"?"

"어차피 똑같은 인간이에요. 그런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어요."


라이트닝의 설득에도 보이지 않는 적의 목소리는 냉랭하기 짝이 없었다.


"다시 기회를 주겠어요, 꼬마 정령 씨. 어서 비켜요. 안 그러면 한패라고 생각하고 같이 쏘겠어요."

"······."

"셋을 셀 때까지 안 비키면 그냥 쏘겠어요. 다른 한 놈도 잡아야 하니까."

'다른 한 놈? 설마 그 아저씨를 말하는 건가?'


인간 사냥꾼은 시위를 팽팽하게 당겼다.


"셋."

"거기 아무도 없어요? 살려주세요!"


라이트닝은 다급히 도움을 요청했다.

깊은 숲속에 도와줄 엘프가 있을 것 같지 않지만,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치지 않았다.


"둘."

"제발 도와주세요!"


그때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찰입니다. 거기 누구 있습니까?"


다급하게 달려오는 크리샌스의 목소리였다.


"쳇. 방해꾼인가요."

"여기에요, 여기! 살려줘요!"


라이트닝은 간절한 목소리를 크게 높였다.


"뭐, 기회가 이번만 있는 것도 아니니. 다음을 기약해야겠군요."


경찰의 등장에 인간 사냥꾼은 다시 《그림자》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안성진은 그렇게 경찰들에게 구조되어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


안성진의 말이 끝나자 우리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인간 사냥꾼?"

"그래서 적의 모습은 봤나?"

"아니. 어두워서 못 봤다고, 늙은이."

"근데 어떻게 범인이 엘프라는 걸 아는 겁니까, 경관님들."


경찰들은 내 질문에 답해줬다.


"마법의 화살은 엘프들이나 쓰거든요. 마법의 활과 화살을 다루는 종족은 엘프니까."

"그리고 당시 확인했던 그 화살의 속성은 〈마비〉였습니다. 진짜 인간 사냥을 하고 있던 모양이었어요."

"화살에 지문 같은 건?"


피케아 경관은 내 말에 고개를 저었다.


"마법의 화살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응축된 마력이 풀려서 사라져버리니···."

"일대 나무의 족적도 확인해봤는데, 고수인지 흔적을 남겨두지 않았어요."

"그렇습니까?"


피케아와 크리샌스 경관은 말을 이었다.


"근데 그 《그림자》라는 말이 신경 쓰이는군요. 무슨 비유일까요? 본거지라던가."

"그보다 나는 이미 놈이 두 인간 모두 정식 난민으로 인정되었다는 걸 알았다는 게 더 수상한데?"

"왜요?"


릴리 누님이 묻자 피케아 경관이 답을 이어갔다.


"두 분은 정식 난민으로 인정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냥꾼은 어떻게 두 분이 정식 난민으로 인정되었다는 걸 알고 있었을까요?"

"아!"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건 황궁 시스템 체계에 접근할 수 있는 저희 같은 공무원이나 대놓고 난민 인정받았다는 걸 아는 마을 사람들뿐이에요."

"심지어 이 인간은 남쪽 정령의 영역, 《아니마움》쪽 시골 마을 《루베나》에서 난민 자격을 얻었어요. 서쪽에 주로 사는 엘프가 어떻게 남쪽 일을 알았을까요?"

"거기다 류금수 씨도 알고 있는 듯한 말도 있었죠."


피케아 씨와 크리샌스 씨의 말을 듣고 보니 그랬다. 나는 서쪽 엘프의 영역의 시골 마을에서, 이 녀석은 남쪽 정령의 영역에서 난민 심사를 치렀다.

그런데 인간 사냥꾼은 두 곳에서 일어난 일을 모두 알고 있는 듯했다. 이건 상당히 수상쩍었다.


"그럼, 황궁 시스템 체계에 내통할 수 있는 자라던가."

"아니면 조금 큰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는 걸지도 몰라요."


큰 누님과 작은 누님이 의견을 제시했다.


"확실히 일리는 있습니다. 인간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 있을 수도 있고, 단순히 인간에 원한을 품은 공무원 측 엘프가 그랬을 수도 있고요."

"근데 그러면 용의 선상이 너무 많아지는데······."


두 경찰관은 뭔가 곰곰이 생각하더니 발걸음을 옮겼다.


"일단 저희는 수사를 계속 진행할 테니. 뭔가 기억나는 게 있으면 연락하세요."

"안성진 씨 경호원도 곧 보내드리겠습니다."


피케아 경관은 밖으로 나가려다 잠깐 멈춰 섰다.


"아, 류금수 씨."

"예?"

"범인은 당신도 노리고 있는 듯 한데, 류금수 씨도 경호원을 붙여줄까요? 혹시 모르잖습니까."

"아, 그래 주면 감사하죠."


피케아 경관은 알겠다며 다시 돌아섰다.


"그럼 저흰 가보겠습니다. 바로 서류 처리해서 경호원 붙여줄게요."

"예. 감사합니다."


두 경찰관은 그대로 수사를 진행하러 병실 문 밖으로 나섰다.


"그나저나 엘프가 인간 사냥꾼이라니. 아무리 싫어도 그렇지 대체 어떤 엘프야."

"엘프의 긍지는 어디에 버린 걸까요."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을 해할 만큼 우리 요정들은 몰상식하지 않아. 그치 아저씨?"


두 누님의 한탄에 나는 얼떨떨하며 대답했다.


"그, 그렇죠, 누님. 다들 제 상황을 알면 그래도 이해는 해주었고. 차별은 조금 있었지만, 해코지는 하지 않았으니까요."


――잠깐. 근데 생각해보니, 떡 돌릴 때 뭔가 이것저것 날아왔던 거 같은데···.


"그 엘프가 이상한 거야, 아저씨. 누군지 잡히기만 해봐. 혼쭐을 낼 거니까."

"마음은 고맙지만 진정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누님."


아마릴리스 누님이 좀 흥분해서 얼굴이 빨개진 것이 눈에 보여 진정시켰다.

그러자 안성진이 피곤한 눈으로 입을 열었다.


"병실에서 떠들 거면 좀 나가줬음 좋겠어."

"아, 미안. 금방 나갈 걸세."

"당신은 나와 달리 늙어서 상처 생기면 그대로 끝이니 밤길 조심하라고. 큭큭."

"넌 말버릇 좀 고쳐라. 너 같은 놈은 평생 병실에 누워있음 좋겠군."

"잘 가, 아저씨. 몸조심해."

"잘 있어요. 정령 씨. 가볼게요."


우리는 그 말을 끝으로 병실을 나갔다.


인간 사냥꾼.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릴 습격했다.


작가의말

범인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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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3화. 징조(4) +4 19.10.05 677 23 9쪽
43 42화. 징조(3) +4 19.10.04 702 20 8쪽
» 41화. 징조(2) +4 19.10.03 755 23 8쪽
41 40화. 징조(1) +5 19.10.03 793 21 8쪽
40 39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3) +5 19.10.02 903 25 8쪽
39 38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2) +5 19.10.01 966 20 13쪽
38 37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1) [1권 분량 끝] +6 19.09.30 996 25 8쪽
37 36화. 바다에서 생긴 일(7) +6 19.09.29 1,007 30 11쪽
36 35화. 바다에서 생긴 일(6) +7 19.09.29 966 27 12쪽
35 34화. 바다에서 생긴 일(5) +6 19.09.28 968 25 10쪽
34 33화. 바다에서 생긴 일(4) +4 19.09.28 1,026 24 8쪽
33 32화. 바다에서 생긴 일(3) +4 19.09.27 1,029 23 8쪽
32 31화. 바다에서 생긴 일(2) +6 19.09.27 1,089 27 9쪽
31 30화. 바다에서 생긴 일(1) +7 19.09.26 1,200 28 9쪽
30 29화. 뒷풀이 +8 19.09.25 1,298 32 9쪽
29 28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3) +5 19.09.24 1,350 28 11쪽
28 27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2) +4 19.09.23 1,305 30 8쪽
27 26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1) +4 19.09.22 1,341 30 10쪽
26 25화. 된장, 간장, 그리고 고추장 +4 19.09.22 1,296 35 7쪽
25 24화. 메주 만들기(2) +6 19.09.21 1,304 31 13쪽
24 23화. 메주 만들기(1) +4 19.09.21 1,316 34 9쪽
23 22화. 야채볶음면 +5 19.09.20 1,385 31 8쪽
22 21화. 찻집에서 지난길을 되돌아보다. (수정) +5 19.09.19 1,467 26 11쪽
21 20화. 납작샌드와 누룽열매 수프 (수정) +5 19.09.18 1,510 29 10쪽
20 19화. 마늘 코다리강정과 폭탄계란찜 +6 19.09.17 1,536 31 9쪽
19 18화. 지인 소개 +6 19.09.16 1,531 31 11쪽
18 17화. 맥주와 통삼겹살 구이 +7 19.09.12 1,623 34 9쪽
17 16화. 드워프의 영역 +7 19.09.11 1,623 33 8쪽
16 15화. 호황 +6 19.09.10 1,635 34 10쪽
15 14화. 장사 준비 +6 19.09.09 1,654 3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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