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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의 글공간

엘프세계에 떨어진 한식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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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
작품등록일 :
2019.08.19 00:23
최근연재일 :
2019.10.19 08:05
연재수 :
72 회
조회수 :
82,781
추천수 :
1,845
글자수 :
279,473

작성
19.09.29 12:30
조회
1,005
추천
30
글자
11쪽

36화. 바다에서 생긴 일(7)

DUMMY

@@@


그저께 다일타나 아주머니의 포장마차를 철거하려 했던 공무원들이 다시 《엘로리다 해변》을 따라 걸어가고 있었다.


"그 가게, 보나마나 파리만 날리고 있겠죠."

"오늘 후딱 정리해버립시다."


그렇게 공무원 엘프들은 아주머니의 가게를 향해 걸어갔다.


"근데, 저쪽에 엘프가 많네요. 줄이 뭐 저리 길어?"

"저 방향, 딱 그 아줌마 가게 같지 않아?"

"잠깐···, 설마?"


공무원 엘프들은 멀리서 수많은 엘프들이 한 가게에 줄을 서있는 것을 보았다.

그 인기 가게가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그 가게로 빠르게 걸어갔다.


"아, 아니. 이게 뭐야?"


그들이 목격한 것은 인산인해로 가득 찬 그 아주머니의 가게였다.


입구 뒤로는 매우 긴 줄이 이어져있었다.

가게 안은 매우 행복한 표정으로 엘프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정말 맛있당."

"이런 관광지에 이런 가성비 맛집이라니."

"사진 찍어서 〈아웃스타포토〉에 올리자."


손님들의 음식 삼매경에 공무원 엘프들은 매우 당황했다.


"이, 이게 어떻게···?"

"이틀 전 까지만 해도 망하기 일보직전이었던 포장마차가···!"


그들 중 한 명이 줄을 서 있는 한 엘프에게 말 좀 물어봤다.


"아니, 여기서 줄을 서는 이유가 뭡니까?"

"아저씬 《아카이브》 안 쓰세요? 여기 엄청 맛집이라고 소문 다 났어요."


대답한 엘프가 척 하고 자신의 〈미라클폰〉 화면을 보여주었다. 


"이, 이건···!"


공무원 엘프가 본 것은 한 맛집 리뷰 글이었다.



[~요정미식가협회 리뷰~]


[엘로리다 비치 속 숨겨진 맛집?! : 해물철판볶음 전문점]

[종합 별점 : ★★★★☆]

[엘로리다 비치의 해변가를 따라가다 보니 한 숨겨진 맛집을 발견했다.

이 포장마차는 해물철판볶음 단 한 메뉴만 파는 철판요리 전문점으로

한 메뉴만 파는 만큼 맛에 자부심이 있는 듯 해 보인다. (중략...)]



"이거 보고 다들 먹고 싶다고 여기까지 찾아온 거라고요. 아, 빨리 〈페어리북〉에 인증샷 올리고 싶다."


그 글을 보자마자 공무원 엘프는 자신의 〈미라클폰〉을 꺼내 해당 게시물을 검색했다.


고작 작성한지 몇 시간 안 된 따끈한 리뷰글이었지만, 순식간에 조회수 1만을 돌파했다.

그는 내용을 계속 읽어나갔다.



[먼저 해물철판볶음을 시키면 다양한 반찬이 차려지는데, 이 반찬의 맛이 매우 기가 막혔다.

주요 반찬은 두부톳무침, 바지락 미역국, 다시마야채쌈 등이 나오며, 이것보다도 내 이목을 사로잡은 것은 이 집만의 독특한 소스, '초고추장'이다.


초고추장은 고추장이란 매운 소스에 식초를 넣은 매콤새콤한 소스로, 이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다시마야채쌈은 그야말로 별미다. 다시마의 뭉텅스러운 오독함과 속야채의 아삭함, 그리고 매콤새콤한 초고추장의 조화가 당신의 입맛을 돋아줄 것이다.


거기에 두부톳무침은 당신에게 새로운 맛의 세계로 인도해 줄 것이다.


이 음식엔 두부란 독특한 재료가 사용되었는데, 콩으로 만든 새로운 재료다.

이 재료는 이계에서 건너온 음식으로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중략...)


해물철판볶음을 먹고 나면 반드시 볶음밥을 시켜 먹자. 철판에 볶은 볶음밥은 그 약간의 바삭한 식감과 맛이 매우 좋으니까.


여기에 가격은 해물철판볶음이 1인분에 1리프 50시드, 볶음밥이 30시드로 주변 가게보다 훨씬 저렴하고 착한 가격을 제공한다.


이 구성에 이 가격이라니. 정말 착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 쌈채소는 무한리필이 가능하며, 서비스의 질도 중간 이상은 했다.


그래서 제 평가는


맛 : ★★★★☆

서비스 : ★★★☆☆

가격(가성비) : ★★★★★


너무 맛있는 나머지 사진을 찍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작성자 : 아네모네]



글을 다 읽고 작성자가 눈에 들어오니 공무원 엘프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이 아줌마가···!"


댓글 반응들은 완전 폭발적 이었다.



[BEST]

― 투리틀토커 님 : 아네모네 언니의 리뷰면 믿고 가겠어요! ㅇㅅㅇ!  (추천 : 3029)

― 베리뀨리 님: 아니, 어떻게 사진을 깜빡할 수 있어요! 《로드 이미지》 마법이면 바로 찍을 수 있었을 텐데!  (추천 : 2870)

― 좀먹는백수요정 님 : 이계의 재료? 정말 흥미롭네요. (추천 : 1983)

― 재주없는난쟁이 님 : 저기 근처 놀러 가는데 한 번 가봐야지. (추천 : 1749)

― 밥먹고폭풍설사 님 : 사진이 없다니, 진짜 맛있었나 보다. ㅠㅠ (추천 : 1398)

― 요리요정 님 : ㄴ 아니 닉넴 실화냐? 토 나오네 ㅋㅋ (추천 : 985)



한편 다일라타는 테이블에 해물철판볶음을 만들랴 볶음밥 만들랴 매우 분주했다.


'가끔 생각날 때마다 남은 재료 체크해야합니다. 앞으로 받을 수 있는 인수를 확인하고 대기인원 잘라야 해요.'


다일라타는 류금수가 말해줬던 말이 생각났다.

그녀는 곧바로 남은 재료를 눈대중으로 확인했다.


"···, 19, 20. 앞으로 20인분이면 끝날 거 같네? 아들아!"

"예!"

"이제 20인분 정도 밖에 안 남았다."

"네, 줄 서 계신 손님 자를게요!"


모레이는 가게 밖으로 나가 재료상 받을 수 있는 손님을 잘랐다.

애써 기다린 손님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내일 찾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아, 기껏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죄송합니다. 다음에 좋은 서비스로 대접하겠습니다."


모레이는 그런 손님들을 달래고 돌려보냈다.


"꽤 장사가 잘 되지 않습니까?"

"당신은···! 그때 그···!"


공무원 엘프들 앞에 류금수가 나타나 인사를 건넸다.


"밀린 세금은 아마 오늘 좀 많이 갚을 수 있긴 할 겁니다."

"어떻게 그 아줌마를 구워삶았는지 모르겠지만, 별의 별 수법을 다 쓰는 군."

"절박하면 수단과 방법은 안 가리는 게 좋죠."


류금수는 덤덤하게 공무원 엘프에게 대답했다.


"게다가, 아네모네 씨는 단순히 맛을 보고 그걸 솔직하게 적은 것뿐입니다. 제가 막 무슨 짓을 한 게 아닙니다. 그랬다면 손님들의 반응도 완전 꽝이었겠죠."

"크윽···."


류금수는 고개를 돌려 지평선의 노을을 바라봤다.


"영업이 끝나려면 좀 시간이 남았으니 차라도 마시는 건 어떻습니까?"

"아니. 끝날 때 쯤 다시 오겠다. 가자, 얘들아."


'예' 하는 소리와 함께 공무원 엘프들은 다시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다.



@@@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마지막 손님을 보내고, 영업이 끝났다.

마감을 끝내고 가게를 나와 다일타나는 공무원 엘프에게 자릿세를 넘겼다.


"진작에 안 밀렸으면 좋았을 것 아니야. 이걸론 자릿세를 다 갚은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해보라고."


공무원들은 그 말을 남긴 채 밤늦게 퇴근했다.


"아저씨의 활약으로 사건은 일단락되었네."

"우리의 휴가가 좀 날아갔지만요."


아마릴리스 누님과 릴리 누님이 말했다.


"그래도 오늘은 같이 잘 쉬지 않았습니까? 하하하."


나는 대충 웃음으로 넘기려고 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 지···."


다일라타는 내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감사 인사는 고맙지만, 그 이상은 좀 부담스러웠다.


"다일라타 아주머니, 너무 마음 쓰진 마십시오. 앞으로 저와 계약 하나 하게 될 거니까요."

"양념··· 말이군요."

"네. 앞으로 양념은 저한테서 사셔야 합니다. 매출의 1%도 주셔야하고요. 괜찮죠?"

"그럼. 자, 사인해 주십시오."


나는 미리 준비해둔 마법의 계약서를 건네 아주머니의 서명을 받았다.


"이걸로 계약은 유효합니다. 잘 부탁드릴게요."

"저희야 말로 잘 부탁드려요."

"잘 부탁드립니다."


엘프 모자와 나는 계약이 성사된 것에 서로 악수를 했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은 이 옆의 아네모네 씨에게 해주십시오. 리뷰글을 써서 오늘 장사가 잘 된 것 아닙니까?"

"난 그저 내 맛평가를 그대로 칼럼으로 옮긴 거예요. 내가 내 표현을 했을 뿐입니다. 이게 제 일이고요."


아네모네 씨는 고고한 말투로 내숭 떨었다.


"사실 제가 부탁 안 해도 써줄 생각 이었잖습니까."

"내, 내가 언제요?"


내 말에 아네모네 미식가님이 당황했다.


"당신도 그 정도의 위치면 잘 알 테니까요. 거대한 홍보가 없으면 역전 따윈 불가능하단 걸. 그래서 제 제안을 받고, 리뷰글을 올려줄 심산이었던 것 아닙니까?"

"누, 누가 그러던가요? 난 그저 내 직업병에 변덕심으로 해준 것뿐이에요. 더 이상할 말이 없으면, 난 먼저 실례하겠어요."


미식가는 그대로 자리를 떠나려고 했으나 다시 뒤를 돌아 멈춰 섰다.


"맞다. 류금수 씨."

"예?"

"요리대회에 참가할 생각 없으신가요?"

"요리대회 말입니까?"


나는 처음 듣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

아네모네 씨는 가방에서 편지봉투 하나를 꺼내 건네주었다.


"이건 추천서입니다. 〈황실요리경연대회〉 출전 자격증이지요."

"〈황실요리경연대회〉······."


내가 추천서를 받자 큰 누님이 대단하다며 축하해주었다.


"엄청나네. 역시 아저씨야. 여기서 유명해지기만 하면 앞으로는 인간이라고 차별받지 않을 거야. 그치?"

"그러네, 언니. 이건 아저씨에게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거야."


거기에 작은 누님이 한 마디 더 얹어주었다.

생각해보니 이 대회에서 유명해지면 굳이 일일이 난민 신분의 인간이라고 설명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귀찮음이 덜어지는 것이다.

이건 매우 좋은 소식이었다.


"그리고 우승하면 왕실요리사 자격증과 상금 1만 리프를 드릴 겁니다."

"일, 일만 리프씩이나 말입니까?"


마담 엘프 씨의 말에 나는 입이 떡 벌어졌다.


1만 리프. 환산하면 약 1억 원! 우승해서 거금을 거머쥘 기회였다.

1억 원이면 개인 가게를 차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지금보다 더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됐죠? 그럼 이번엔 진짜 갑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보자고요."


그렇게 아네모네 씨는 이번에야 말로 자기 갈 길 가버렸다.


"감사합니다!"

"감사해요, 미식가님."


엘프 모자의 인사에 그녀는 쿨하게 뒤를 돌아보지 않고 손을 적당히 흔드는 것으로 인사했다.

자존심이 있어서 그런지, 참 시원한 인사였다.


"그럼, 저희도 이만 가보겠습니다. 바다는 실컷 즐겼으니 돌아가봐야죠."

"안녕히 계세요, 아주머니."

"기회 되면 또 올게요."


우리는 그렇게 인사를 하고 집에 돌아왔다.


내일은 쉬고, 그 모레부턴 다시 장사를 해야 하니 열심히 쉬어둬야지.


그나저나 요리대회라니. 내 가슴은 벌써부터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땐 몰랐다. 이 요리대회가 어마어마한 사건으로 커져 버릴 줄은······.



@@@


한편 정령의 영역, 《아니마움》의 한 공항, 《아르카나 스카이포트》에 누가 봐도 수상한 자가 비행선에 올라탔다.


그는 고동색의 낡은 후드를 쓰고 있어 얼굴이 보이지 않았고, 그 옆에 빛의 하급 정령을 데리고 다녔다.


"이게 엘프의 영역, 《알프헤임》행 비행선 맞지, 라이트닝?"


그의 물음에 빛의 정령이 대답했다.


"응. 이제 곧 만날 수 있을 거야. 너와 비슷한, 또 다른 이세계인을."


작가의말

이걸로 바다 에피소드가 끝났네요.

다음편으로 1권 분량도 끝나고, 길고 긴 연참대전도 끝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요리배틀물로 전환이 되겠네요.

완결까지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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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2화. 징조(3) +4 19.10.04 700 20 8쪽
42 41화. 징조(2) +4 19.10.03 754 23 8쪽
41 40화. 징조(1) +5 19.10.03 791 21 8쪽
40 39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3) +5 19.10.02 902 25 8쪽
39 38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2) +5 19.10.01 965 20 13쪽
38 37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1) [1권 분량 끝] +6 19.09.30 995 25 8쪽
» 36화. 바다에서 생긴 일(7) +6 19.09.29 1,006 30 11쪽
36 35화. 바다에서 생긴 일(6) +7 19.09.29 964 27 12쪽
35 34화. 바다에서 생긴 일(5) +6 19.09.28 967 25 10쪽
34 33화. 바다에서 생긴 일(4) +4 19.09.28 1,025 24 8쪽
33 32화. 바다에서 생긴 일(3) +4 19.09.27 1,028 23 8쪽
32 31화. 바다에서 생긴 일(2) +6 19.09.27 1,088 27 9쪽
31 30화. 바다에서 생긴 일(1) +7 19.09.26 1,199 28 9쪽
30 29화. 뒷풀이 +8 19.09.25 1,297 32 9쪽
29 28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3) +5 19.09.24 1,349 28 11쪽
28 27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2) +4 19.09.23 1,304 30 8쪽
27 26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1) +4 19.09.22 1,340 30 10쪽
26 25화. 된장, 간장, 그리고 고추장 +4 19.09.22 1,295 35 7쪽
25 24화. 메주 만들기(2) +6 19.09.21 1,303 31 13쪽
24 23화. 메주 만들기(1) +4 19.09.21 1,315 34 9쪽
23 22화. 야채볶음면 +5 19.09.20 1,384 31 8쪽
22 21화. 찻집에서 지난길을 되돌아보다. (수정) +5 19.09.19 1,465 26 11쪽
21 20화. 납작샌드와 누룽열매 수프 (수정) +5 19.09.18 1,509 29 10쪽
20 19화. 마늘 코다리강정과 폭탄계란찜 +6 19.09.17 1,535 31 9쪽
19 18화. 지인 소개 +6 19.09.16 1,530 31 11쪽
18 17화. 맥주와 통삼겹살 구이 +7 19.09.12 1,622 34 9쪽
17 16화. 드워프의 영역 +7 19.09.11 1,622 33 8쪽
16 15화. 호황 +6 19.09.10 1,634 34 10쪽
15 14화. 장사 준비 +6 19.09.09 1,653 3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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