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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의 글공간

엘프세계에 떨어진 한식 요리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퓨전

깔깔앵무
작품등록일 :
2019.08.19 00:23
최근연재일 :
2019.10.19 08:05
연재수 :
72 회
조회수 :
82,855
추천수 :
1,845
글자수 :
279,473

작성
19.10.02 09:00
조회
903
추천
25
글자
8쪽

39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3)

DUMMY

@@@


라이트닝이 그 동안의 일을 설명을 마치자 우리는 이 상황이 이해 갔다.


"그렇게 된 거였군."

"그나저나 우유 없이 치즈라니 대단하네요."

"에이. 우리 아저씨라면 그 정돈 쉽게 만들었을 걸. 그치 아저씨?"


아마릴리스 누님이 나에게 기대감 넘치는 눈빛으로 쳐다보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못 합니다, 누님."

"응? 아저씨 정도면 할 수 있을 거 같았는데."

"할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는 겁니다."


안성진, 그는 퓨전 한식 레스토랑, [한식만찬]의 오너 셰프였던 만큼, 그런 채식 분야도 잘 꿰뚫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근데 이 녀석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던 거 같던데요?"


릴리 누님의 말대로, 나에게 다짜고짜 칼을 꺼내 든 놈이니···.


"기대도 안 했습니다, 누님. 그럴 성격도 아닌 애새끼니까."

"그건 내가 대신 사과할게. 얘가 사과한다고 했었는데, 거짓말이었나 봐. 정말 미안해."


빛의 정령 씨가 공손히 사과했다.


"근데, 정령 씨. 이놈이 내가 여깄다는 건 어떻게 안 거야?"

"아, 그거?"



@@@


난민 심사 통과 직후의 일이었다.

궁중요리사 위드는 안성진과 따로 할 말이 있어 그를 불렀다.


-짝, 짝, 짝, 짝


"난민 심사 합격 축하해, 인간."

"어이 엘프. 지금 놀리는 거야?"


안성진은 뭔가 기분이 나빴다.


"아니. 내가 합격을 줬는데, 놀릴 이유가 있나. 그리고 난 궁중요리사 위드라고 해."

"그래서 용건이 뭐야?"


그는 인사를 신경 쓰지도 않고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고자 했다.


"심사부터 정말 까칠한 인간이네. 뭐, 인간이란 게 이런 놈들이니. 됐나."

"맘에 들어 하지도 않으면서 합격을 준 거냐?"


위드는 그를 비웃듯 실소를 내비치며 말했다.


"맘에 든 게 없긴. 난 네 레시피가 맘에 들었다고. 정말 놀라웠어. 우유 없이 만드는 치즈라니. 이것만 있으면 만백성들이 치즈요리를 가볍게 즐길 수 있을 거야. 그래서 난 그 레시피의 파급력을 생각해서 합격을 준 것 뿐이야."

"할 말은 그게 전부야?"

"난 네가 이대로 썩는 걸 원치 않거든. 네 머릿속의 레시피를 좀 더 세상에 공표해줬음 해. 그래서 이걸 받았으면 좋겠어."


위드는 안성진에게 한 편지봉투를 건네줬다.


"이 고급스런 편지는 뭐지?"

"〈황실요리경연대회〉 자격증."

"대회?"


안성진은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웠다.

그러자 위드가 그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1년에 한 번, 가을이 시작될 무렵, 이 나라에선 대대적인 요리경연대회를 열어. 그게 바로 이 〈황실요리경연대회〉. 요정황 오베론님께서 주최하시는 대회지."

"그래서 여기서 내 레시피를 전부 보여 달라. 이런 말인가?"

"넌 다행히 바보는 아닌 모양이네."

"난 바보를 보면 짜증나는 성격이라. 내가 바보였다간 자살했을 걸?"


위드가 능글맞게 입을 열자, 안성진도 적당히 받아쳤다.


"물론 이 대회는 황실에서 주최하는 만큼 규모가 있기 때문에 어중이떠중이가 올 대회가 아냐. 그래서 이미 검증받은 100명의 실력자들에게 각각 자격증 1장씩 돌리고, 각자 원하는 인재를 선택해 대회에 내보내는 거지."

"네 선택은 바로 나란 소리군."


그는 차분히 말하면서도 자신의 능력이 이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했다.


"우승하면 커다란 명예와 1만 리프, 거기에 궁중요리사가 될 자격까지 주니까 너에게도 손해는 없을 거야."


안성진이 좋아하는 말의 연속에 그는 흥미가 생겼다.


"명예? 돈? 거기에 궁중요리사라 구미가 땡기는 군. 좋아. 나가주겠어."


그러자 위드는 뜻밖의 말을 꺼냈다.


"네가 이 정도인데 이쯤 되면 저쪽 이계인의 실력도 궁금해지는 걸?"

"잠깐. 뭐라고 했어? 이계인?"


안성진은 또 다른 이계인의 소식에 깜짝 놀랐다.


"아, 선배님이 서쪽 엘프의 영역, 알브헤임에 있는 이계인을 심사해야한다고 출장 가셨거든. 너 말고도 한 명 더 있나봐."

"알브헤임? 정확히 어딘데?"


안성진은 다급해지며 위드의 어깨를 붙잡았다.


"이거 좀 놓고 말하지?"


그러자 안성진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붙잡았던 어깨를 놓았다.


"아, 미안. 됐으니까 빨리 말해줘."

"성격도 급하셔라. 인간은 참을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건가?"

"됐으니까, 빨리!"


그의 재촉에 위드는 천천히 기억을 떠올렸다.


"흠. 꽤 시골이었는데, 《올그레스》 마을이었나."

"어떻게 하면 그곳으로 갈 수 있지?"



@@@


"――그래서 그 궁중요리사가 《엘도라스 스카이포트》쪽으로 오면 된다고 해서 이렇게 찾아왔지. 돈은 치즈 팔아서 마련했고. 아마 그때 당신이 여기에 있다는 걸 직감한 거 같아."

"정말 입이 싼 엘프네요. 후우."


릴리 누님이 고개를 저었다.


"나중에 그 위든가 아래든가 하는 궁중요리사를 잡으면 입단속 하라고 혼쭐을 내야겠어."

"그런 성격의 엘프면 왠지 '헤헷. 미안.'하면서 패고 싶게 윙크할 것 같은데 말이야."


나와 누님의 주먹이 울었다.

그 순간 나는 그가 궁중요리사에게 자격증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자, 잠깐, 라이트닝 씨. 그래서 저 녀석도 요리대회에 출전한단 거요?"

"어, 그럼 너도?"

"이런 편지를 그 녀석도 받았단 말이죠?"


나는 아네모네 씨가 건네줬던 편지봉투를 보여줬다.


"어, 그거야. 맞아!"

"하아."


이건 악연이다. 저 쓰레기를 여기 와서도 얽히게 될 줄이야.


"그럼, 대회에서 저 인간하고 아저씨랑 싸우게 되겠네."

"하지만 아저씨라면 어떻게든 해낼 거야."


―아마릴리스 누님. 그건 저도 확답을 못하겠습니다요.


그런 말을 속으로 삼킨 나는 한숨을 쉬었다.

상대는 인성이 더럽다 한들, 미슐랭 3스타를 받은 초엘리트 셰프다.

과연 내 연륜만으로 그를 이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머리 아프구먼."

"아저씨. 대회는 언제부터야?"


아마릴리스 누님이 내게 물었다.


"몇 주 안 남았습니다. 다음 달이면 개최되겠죠."

"그게 엘리시온의 수도, 《실바디온》에서 한 댔죠?"

"다음 달? 어, 그럼 공존의 축제 기간이네? 처음으로 축제에 가볼 수 있겠다!"


큰 누님은 기뻐하는 것 같았다.


"공존의 축제는 뭡니까?"

"아, 아저씨는 모르겠구나."

"공존의 축제는―"


그 순간 라이트닝이 말을 가로챘다.


"공존의 축제는 요정황이 살고 계시는 실바디온에서, 이 땅에 생명력이 충만해지는 시기에 열리는 가장 큰 축제예요. 자연과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한다는 사실을 마음속에 되새기는 의미로 시작한 축제죠. 농작물 수확량이 가장 많아지는 시기에 열리는 축제라 다양한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있대요. 이 축제를 즐기려고 동서남북 수많은 요정들이 수도에 몰리기도 해서 인파가 어마어마하대요!"


그러자 누님은 심기가 불편했다.


"이봐, 빛의 정령. 엘프가 말을 하고 있는 데 끊는 게 어딨어!"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그만."


큰 누님이 화를 내자, 빛의 정령은 머쓱하며 식은땀을 흘렸다.


"돈 열심히 벌어야겠습니다. 대회 가서 누님들 축제도 즐기려면 말이죠."

"당연하지!"

"어서 돌아가서 내일 장사 준비나 해요."

"그럼, 잘 있어요. 정령 씨."

"어, 안, 안녕."


그렇게 우리는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그렇게 정령은 혼자 남게 되었다.


"근데, 얘를 어떻게 데려가야 하남."


그렇게 라이트닝은 쓰러진 안성진의 후드를 작은 팔로 잡아들어 낑낑대며 끌고 갔다.


작가의말

이제 요리대회가 시작된드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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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3화. 징조(4) +4 19.10.05 677 23 9쪽
43 42화. 징조(3) +4 19.10.04 702 20 8쪽
42 41화. 징조(2) +4 19.10.03 756 23 8쪽
41 40화. 징조(1) +5 19.10.03 793 21 8쪽
» 39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3) +5 19.10.02 904 25 8쪽
39 38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2) +5 19.10.01 966 20 13쪽
38 37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1) [1권 분량 끝] +6 19.09.30 997 25 8쪽
37 36화. 바다에서 생긴 일(7) +6 19.09.29 1,007 30 11쪽
36 35화. 바다에서 생긴 일(6) +7 19.09.29 966 27 12쪽
35 34화. 바다에서 생긴 일(5) +6 19.09.28 968 25 10쪽
34 33화. 바다에서 생긴 일(4) +4 19.09.28 1,026 24 8쪽
33 32화. 바다에서 생긴 일(3) +4 19.09.27 1,029 23 8쪽
32 31화. 바다에서 생긴 일(2) +6 19.09.27 1,090 27 9쪽
31 30화. 바다에서 생긴 일(1) +7 19.09.26 1,200 28 9쪽
30 29화. 뒷풀이 +8 19.09.25 1,298 32 9쪽
29 28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3) +5 19.09.24 1,350 28 11쪽
28 27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2) +4 19.09.23 1,305 30 8쪽
27 26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1) +4 19.09.22 1,341 30 10쪽
26 25화. 된장, 간장, 그리고 고추장 +4 19.09.22 1,296 35 7쪽
25 24화. 메주 만들기(2) +6 19.09.21 1,304 31 13쪽
24 23화. 메주 만들기(1) +4 19.09.21 1,317 34 9쪽
23 22화. 야채볶음면 +5 19.09.20 1,385 31 8쪽
22 21화. 찻집에서 지난길을 되돌아보다. (수정) +5 19.09.19 1,467 26 11쪽
21 20화. 납작샌드와 누룽열매 수프 (수정) +5 19.09.18 1,510 29 10쪽
20 19화. 마늘 코다리강정과 폭탄계란찜 +6 19.09.17 1,537 31 9쪽
19 18화. 지인 소개 +6 19.09.16 1,532 31 11쪽
18 17화. 맥주와 통삼겹살 구이 +7 19.09.12 1,623 34 9쪽
17 16화. 드워프의 영역 +7 19.09.11 1,623 33 8쪽
16 15화. 호황 +6 19.09.10 1,635 34 10쪽
15 14화. 장사 준비 +6 19.09.09 1,654 3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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