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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의 글공간

엘프세계에 떨어진 한식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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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
작품등록일 :
2019.08.19 00:23
최근연재일 :
2019.10.19 08:05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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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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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9,473

작성
19.09.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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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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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글자
8쪽

27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2)

DUMMY

릴리 누님은 심사위원들에게 차례로 접시를 서빙 했다. 심사위원들은 처음 보는 식재료에 궁금증을 참지 못했다.


"이게 뭐지?"

"두부 샐러드예요."

"두부――?"


내가 요리를 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두부는 콩으로 만든 음식입니다. 제 고향 세계에서 주로 먹는 음식이죠."

"콩으로?"


심사위원 일동은 콩으로 이런 재료로 가공할 수 있단 사실에 놀랐다.


"콩을 갈아 걸러내 콩물을 만들고, 그 콩물을 응고시켜 만든 게 바로 두부입니다. 단백한 맛이 일품이지요. 영양도 좋고요."

"오오~."


심사위원들의 반응과 함께 큰 누님이 나를 불렀다.


"아저씨, 밥이 자글자글 끓기 시작했어요!"

"네, 그럼 불을 끄고 다시 뚜껑을 덮어 뜸 들여 주십시오."

"네~, 네!"


큰 누님은 인덕션의 불을 끄고, 돌솥위에 다시 뚜껑을 덮었다.


뚜껑을 열면 그 물기 때문에 질척질척 해져 맛없는 밥이 될 것이니 주의해야한다. 그리고 뜸을 들이면서 밥알이 고슬고슬 해질 것이다.


나는 누님이 뚜껑을 덮는 사이에 된장찌개를 준비했다. 아랫줄 인덕션 불을 겨고, 그 위에 뚝배기 대용의 작은 냄비를 올렸다.


그 냄비 마다 쌀뜨물을 붓는다. 다시마, 멸치 같은 육수용 재료가 없으니 그 대용품으로 사용했다. 여기에 깍둑썰기 한 무를 넣어 시원함을 더한다.


그렇게 끓인 다음 된장을 푼 뒤, 고춧가루, 마늘, 설탕으로 간을 맞추고, 한입크기로 손질해둔 감자(누룽열매), 양파(알봉초), 두부, 대파(봉초), 애호박(꼬마모스챠), 표고버섯(흉터버섯)을 넣어 끓인다. 여기에 칼칼한 맛을 더하기 위해 고추(캡시컴)를 아주 조금만 썰어 고명으로 넣어준다.


그 와중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귓가에 들려왔다. 일단 두 엘프와 양족은 매우 흡족한 모양이다.


"냠냠. 맛있다, 메~."

"이 샐러드 드레싱, 처음 먹어보는 건데 맛이 좋네요."

"네, 이 짭조름하면서 시큼한 맛이 식욕을 돋우는 것 같은데, 시큼한 건 시몬(레몬)같지만 짭조름한 건 뭘 쓴 건진 모르겠어요. 바다씨(소금)인가? 아까 그 검정색 소스 때문인 것 같은데···."


난 요리를 계속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아까 그 검정색 소스는 간장이라고 합니다."

"간장?"

"간장은 콩, 보리, 밀, 쌀 같은 곡식으로 만드는 발효식품 중 하나죠. 이 짭조름한 맛이 샐러드에도 매우 잘 어울리는 재료인지라, 이 간장에 참기름을 섞어 '오리엔탈 드레싱'을 만들어낸 겁니다."

"그렇군. 이 소스를 '오리엔탈 드레싱'이라고 하는 군."


그렇게 말한 드워프가 평을 이어갔다.


"거기에 이 훈제 두부, 마치 고기 같은 식감을 가지고 있어서 좀 놀라웠다. 진짜 고기 맛은 아니지만."

"이게 고기 같은 맛이라고요? 어디 한번."


두 엘프는 포크로 찍어 훈제두부를 처음으로 입에 가져다 넣었다.


"맛있어."

"맛있다!"


궁중요리사가 평을 이어갔고, 이어 엘프 마담도 입을 열었다.


"이 훈제 두부. 그냥 두부도 소스와 어울려 담백하고 상큼해서 맛있지만, 이 훈제 두부는 쫀득쫀득하고 담백한 식감을 가지고 있어서 더 맛있어."

"고작 전채 요리로 이 정도 레벨이라니. 인간이지만 제법 요리를 하는구나."


드라이어드는 말없이 식사를 했고, 관중들은 먹고 싶어 군침을 흘렸다.


"으아아······. 맛있겠다."

"엄마, 나 배고파."


릴리 누님이 돌아오고, 큰 누님과 함께 미리 준비해둔 밑반찬을 꺼내 준비했다. 참기름과 된장을 이용한 각종 나물무침과 한정식에서 절대로 빠져선 안 될 김치였다.


내가 만든 김치는 배추김치다. 크리샌스 씨가 떠나고 만들었는데, 3일간 숙성시켜 갓 만든 김치보단 맛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 집 장독 하나엔 배추김치가 가득 차있고, 이 김치는 그 중 일부를 가져온 것이다.


나는 누님들에게 상을 내어가라고 부탁했다.


"이제 밥이 다 되었으니 서빙카트에 담아 심사위원님들께 전해주십시오."

"네, 알겠어요."

"맡겨만 둬."


뚝배기 집게를 《스미다》 마을에서 사둔 덕분에 화상없이 돌솥을 안전하게 옮길 수 있었다.


이제 된장찌개와 돌솥흑미밥, 그리고 밑반찬 준비가 다 되어가니, 서빙 하는 사이에 '두부전'과 '누룽지 탕수육'을 만들기로 했다. 바삭한 누룽지는 미리 만들어뒀으니 소스만 만들어 올리면 된다.


두부전은 그냥 두부를 큼직하게 썰어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하고 기름에 부쳐주면 되니 너무 간단했다.


-탁탁탁탁탁탁탁탁탁


그리고 나는 재빠르게 미리 불려두었던 목이버섯(쭈글버섯)과, 당근(캬로), 오이(큐컴), 양파(알봉초), 양배추(요람슈), 표고버섯(흉터버섯)을 먹기 좋게 썰었다.


그 사이에 나머지 요리들은 서빙 되어 심사위원들의 식탁에 세팅되어 갔다.


"이렇게 많은 요리를 짧은 시간에 다 해냈다고?"

"몇몇 개는 미리 다 만들어서 올려둔 것 같지만요."

"허허. 정말 굉장합니다."

"맛있겠다, 메~."

"이 와중에 요리를 계속 하다니. 한상에 몇 개의 요리를 올릴 생각인 거지?"


드워프는 의문이었다.


그러든 말든, 난 묵묵히 요리를 할 뿐이다. 이제 남은 제한 시간은 단 10분.


굴소스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 굴소스는 그 드워프 주방장의 비전 소스인 모양인지 상점에서 팔지 않았다. 그래서 없는 대로 탕수육 소스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큼직한 프라이팬에 물, 식초, 설탕, 간장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소스 베이스를 만들어 끓였다. 끓기 시작하면 썰어둔 채소, 버섯을 넣어 익혀준다. 채소 육수를 뽑는 것 마냥 이 재료들로부터 맛을 끌어낼 것이다. 탕수육 소스를 만들면서 두부전을 뒤집어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하지만 이대로 끓기만 한다면 그냥 탕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녹말물을 조금씩 넣어서 점성을 맞춰주는 것이다.


소스가 걸쭉해졌으면, 마무리로 식초와 설탕으로 간을 맞추면 탕수육 소스, 완성! 이걸 누룽지에 얹으면 누룽지 탕수육이 되는 것이다.


다 익은 두부전과 누룽지 탕수육을 누님들에게 부탁해 심사위원들에게 서빙시켰다.


이걸로 메인요리는 다 만들었다. 남은 건 후식이다.


한편, 한정식 한상이 완성되자 구경하던 엘프들이 침을 꼴깍 삼키며 허기를 축이고 있었다.


"와, 저게 한정식 풀코스야?"

"메인 요리가 정말 푸짐하게 나오네."

"냄새 진짜 맛있겠다···."


심사위원들이 전채요리에 이어 메인요리 시식에 들어갔다.


"다시 생각해도 정말 엄청난 양이군."

"그래야 한정식이죠."


드워프의 말에 답하니, 양족 메르고가 물었다.


"근데, 이 큰 그릇은 뭐야, 메~?"


나는 먹는 방법을 설명해주었다. 심사위원들은 내가 설명해주는 대로 따라했다.


"먼저 돌솥 뚜껑을 열고 안에 있는 밥을 그 큰 그릇에 덜어 넣습니다. 그 다음, 그릇에 취향대로 반찬의 나물들을 얹고 소스를 뿌려 비벼 드시면 됩니다."

"소스? 비빈다고?"


그렇다. 비비는 요리다.


"모두에게 각자 드린 소스 3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된장 양념장, 하나는 고추장, 하나는 간장입니다. 된장은 구수하고, 고추장은 맵고, 간장은 짭조름하니, 취향 것 좋을 대로 골라 비비고 드시면 됩니다."

"이 요리의 이름이 무엇이지?"


마담 엘프가 묻자 나는 후식 준비를 하며 곧장 대답했다.


"이렇게 비벼서 먹는 제 고향 세계 요리를 '비빔밥'이라고 한답니다."

"비빔밥?"


작가의말

아, 비빔밥 나왔네. 


그리고 공지했지만, 프롤로그 ~ 2화를 깡그리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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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3화. 징조(4) +4 19.10.05 678 23 9쪽
43 42화. 징조(3) +4 19.10.04 702 20 8쪽
42 41화. 징조(2) +4 19.10.03 756 23 8쪽
41 40화. 징조(1) +5 19.10.03 793 21 8쪽
40 39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3) +5 19.10.02 905 25 8쪽
39 38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2) +5 19.10.01 966 20 13쪽
38 37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1) [1권 분량 끝] +6 19.09.30 998 25 8쪽
37 36화. 바다에서 생긴 일(7) +6 19.09.29 1,008 30 11쪽
36 35화. 바다에서 생긴 일(6) +7 19.09.29 966 27 12쪽
35 34화. 바다에서 생긴 일(5) +6 19.09.28 968 25 10쪽
34 33화. 바다에서 생긴 일(4) +4 19.09.28 1,026 24 8쪽
33 32화. 바다에서 생긴 일(3) +4 19.09.27 1,030 23 8쪽
32 31화. 바다에서 생긴 일(2) +6 19.09.27 1,090 27 9쪽
31 30화. 바다에서 생긴 일(1) +7 19.09.26 1,201 28 9쪽
30 29화. 뒷풀이 +8 19.09.25 1,298 32 9쪽
29 28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3) +5 19.09.24 1,350 28 11쪽
» 27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2) +4 19.09.23 1,306 30 8쪽
27 26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1) +4 19.09.22 1,341 30 10쪽
26 25화. 된장, 간장, 그리고 고추장 +4 19.09.22 1,297 35 7쪽
25 24화. 메주 만들기(2) +6 19.09.21 1,304 31 13쪽
24 23화. 메주 만들기(1) +4 19.09.21 1,318 34 9쪽
23 22화. 야채볶음면 +5 19.09.20 1,386 31 8쪽
22 21화. 찻집에서 지난길을 되돌아보다. (수정) +5 19.09.19 1,467 26 11쪽
21 20화. 납작샌드와 누룽열매 수프 (수정) +5 19.09.18 1,510 29 10쪽
20 19화. 마늘 코다리강정과 폭탄계란찜 +6 19.09.17 1,537 31 9쪽
19 18화. 지인 소개 +6 19.09.16 1,532 31 11쪽
18 17화. 맥주와 통삼겹살 구이 +7 19.09.12 1,623 34 9쪽
17 16화. 드워프의 영역 +7 19.09.11 1,623 33 8쪽
16 15화. 호황 +6 19.09.10 1,637 34 10쪽
15 14화. 장사 준비 +6 19.09.09 1,655 3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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