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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의 글공간

엘프세계에 떨어진 한식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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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
작품등록일 :
2019.08.19 00:23
최근연재일 :
2019.10.19 08:05
연재수 :
72 회
조회수 :
82,871
추천수 :
1,845
글자수 :
279,473

작성
19.09.22 09:00
조회
1,296
추천
35
글자
7쪽

25화. 된장, 간장, 그리고 고추장

DUMMY

@@@


3일 뒤. 다 말린 메주들에 발효 촉진 마법가루를 솔솔 뿌린 뒤 볏짚으로 묶어 공터 나뭇가지에 매달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니 마치 몇 주 발효시킨 것 마냥 메주 겉면에 곰팡이가 잘 슬었다. 곰팡이를 보자 작은 누님이 깜짝 놀랐다.


"이거 망한 거 아니에요?"

"오히려 잘 된 겁니다."

"네?"


메주의 겉면에 있는 곰팡이가 발효를 도와 메주 속은 풍부한 영양소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메주들을 집에 가져와 문 앞 통로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이제 메주로 장을 담가야하니 메주 겉면의 곰팡이를 박박 닦아줍니다."

"으으···. 이거 손으로 일일이 하니 팔이 아픈 걸?"


큰 누님이 메주를 닦으며 앓는 소리를 했다.


"다 닦았으면 이제 하루 꼬박 말립니다. 하지만, 누님? 부탁드리겠습니다."

"맡겨 둬. 《드라이》!"


건조 마법으로 메주를 말끔히 말려냈다.


"이 다음은?"

"미리 열탕처리해서 소독을 끝낸 장독에 담아둡니다."


이렇게 장독 3개에 메주들을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이제 물을 넣습니다."

"《크리에이트 워터》!"


릴리 누님의 마법으로 장독에 물이 가득 찼다.


"이제 여기에 소금을 넣어 녹여줍니다."

"아저씨, 소금은 얼마나 녹여야 해?"


소금을 한 바가지씩 녹이며 넣던 큰 누님이 물었다.


"그건 이 계란으로 알 수 있습니다."

"계란? 그거 어디서 난 거야?"

"지난 번 여행에서 드워프 마을에서 하나 샀습니다. 수인족의 계란이라고 하더군요. 이거 안 깨뜨리려고 얼마나 노심초사 했는 줄 아십니까?"

"아, 그랬구나."


나는 장독에 계란을 퐁당 빠뜨렸다. 계란이 반쯤 물위로 고개를 들었다. 딱 적당했다.


"이정도면 됐습니다. 이제 3일간 말려둔 고추와 대추를 넣어줍니다."

"이 캡시컴하고 주바열매 말하는 거지?"

"다 넣었어요."


이 고추와 대추는 어머니께 들었던 거지만 잡귀를 물러나게 하기 위해 빨간 것을 넣는 거라고 한다. 물론 고추와 대추에서 장맛이 어느 정도 우러나오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스미다》 마을에서 산 장인의 숯을 달궈 넣어줍니다. 아마릴리스 누님. 집이 타지 않게 조심스럽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좋아. 〈크리에이트 파이어〉!"


큰 누님 손에서 불꽃이 나와 숯을 소독 겸 살짝 태웠다. 숯이 회색빛에서 검정색 모습을 되찾았다.


"이 숯을 넣어주면 정화 작용을 할 뿐더러 미생물들이 살 터전이 되어 발효를 도와준답니다."

"오오~."


나는 장독에 맞는 대나무대를 X자로 교차해 안에 끼워 넣었다.


"이건 왜 끼우는 거야?"

"메주가 물 밖으로 나오면 나중에 된장을 만들 때 주무르기 힘들어져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막대로 메주가 소금물 밖으로 나오지 않게 막는 거죠."

"음~. 지식이 하나 늘었어.


이제 마지막 단계다.


"마지막으로 여기에 마법가루를 두 스푼 씩 넣어주면 끝입니다."


이것으로 된장과 간장을 만들 준비는 끝났다.


그렇게 1주의 시간이 흐르니, 장독 속의 간장이 검게 우러나왔다.


"오오. 간장 색을 보니, 몇 달은 숙성한 것처럼 되었습니다."

"이 검은 게 간장이야?"


릴리 누님은 처음 보는 간장을 신기해하며 장독을 들여다보았다.


"네. 이게 바로 간장입니다. 이제 간장을 퍼 올려서 따로 보관해 둡니다. 이 간장이 있으면 정말 다양한 소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정식의 핵심 재료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안에 있던 고추와 대추, 그리고 숯을 모조리 건져내고, 간장을 걸러내 한 장독에 모아 담았다.


"이 남은 메주로 된장을 만드는 거야?"

"네, 그렇습니다."


걸러서 남은 메주 찌꺼기로 된장을 만든다.


"간장을 걸러내고 남은 메주 찌꺼기를 대야에 담아 부숴줍니다. 절굿공이로 부수니 잘 되는군요."


덩어리져있는 메주 찌꺼기를 부수고 여기에 간장으로 점도와 맛을 맞춰준다. 다 부순 메주찌꺼기와 간장을 섞어주니 보기 좋은 된장이 되었다.


이제 이걸 누님의 도움으로 아까 담았던 마법으로 장독을 씻고, 건조시키고, 열소독 시킨 후 담아놓았다. 이제 장독 1개에는 간장이, 장독 1개에는 된장이 담겨졌다.


"이제 된장도 준비되었으니 고추장을 만들어봅시다."

"고추장?"


릴리 누님이 물음표를 띄웠다.


"한식의 특징 중 하나가 매운 맛인데, 그 매운 맛을 담당하는 중요한 소스입니다. 그럼 시작해보죠."


누님들은 옆에서 지켜보고 나는 도마를 꺼냈다.


-탁탁탁탁


도마에서 표고버섯, 양파, 무가 육수를 우리기 좋게 썰려나갔다.


먼저 야채 육수를 우려낸다. 끓는 물에 표고버섯(흉터버섯), 양파(알봉초), 무(뿌리슈)를 넣고 우려낸 이 육수를 실온에서 식혀준다.


"이제 이 식은 육수를 된장과 2 : 1 비율로 섞어 갈아줍니다."


'왱왱왱' 하는 소리와 함께 믹서기(싸이클론)가 돌아갔다. 믹서기가 작기 때문에 여러 번 나누어서 갈아주었다.


"이제 이 혼합물에 조청, 고춧가루, 매실청을 넣고 섞어줍니다."


고춧가루는 미리 말려서 갈아둔 것이고, 매실청은 드워프 영역으로 여행 갔을 때 사왔다. 조청은 흑미조청으로 된장을 만드는 사이에 흑미꿀떡을 팔면서 만들어 둔 것이다.

이렇게 다 섞어주면 내가 평소에 봤었던 고추장의 모양새가 나온다. 여기서 조청의 양이 매콤달콤한 맛을 결정한다.


"다 섞었으면, 마지막으로 소금을 적당히 넣어주면 됩니다. 소금이 다 녹을 때 까지 저어주면 고추장이 만들어지죠."


이렇게 간장, 된장, 고추장이 완성되었다.


"한번 맛보겠습니까? 이 세계에서 이 세 장을 맛보는 건 누님들이 최초일 겁니다."

"오, 그럼 어디 한 입만."

"나도 그럼 한 입만."


아마릴리스 누님과 릴리 누님이 손가락으로 간장을 찍어 맛보았다.


"오. 이건 짭조름하네. 아저씨, 이걸 두부와 찍어먹으면 맛있다고?"

"네. 밍밍한 맛을 보완해 주니 그렇습니다."


누님들은 다음으로 된장을 맛보았다.


"뭔가 구수하면서 짜네요."


조금 찍어 먹은 고추장 맛평가는 이렇다.


"매콤달콤하네요. 조청을 많이 넣어서 그런감?"

"많이 맵진 않다. 으으, 아니네. 뒷맛이 좀 매워."


이제 가장 중요한 소스 세 개가 만들어졌으니 한정식 풀코스 요리를 만드는 건 머지않았다.


그 때 한 엘프가 우리 집 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경찰이었다. 비룡을 타고 온 엘프는 다름 아닌 크리샌스 순찰관이었다.


"오, 크리샌스 씨. 오랜만입니다."

"안녕하세요, 류금수 씨? 이건 뭡니까?"


크리샌스 경관은 처음 보는 장독을 보고 신기해했다.


"옹기입니다. 제 고향 세계에서 장류를 담그거나 뭔가를 숙성시키는 데 사용하죠."

"오, 신기하군요."

"그나저나, 크리샌스 씨. 여긴 어쩐 일입니까?"

"아, 맞다. 순간 까먹었었네요. 다음 주에 이제 얼마 뒤 열릴 난민심사 때문에 찾아왔습니다. 준비는 잘 되고 있는지 확인 차 왔습니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네. 준비는 순조롭게 잘 되어가고 있습니다. 심사위원님들께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겁니다."

"그거 저도 포함되었으면 참 좋겠는데. 심사가 어떻게 진행될 지 설명해주겠습니다."

"네. 궁금하니 말씀해주십시오."


작가의말

투베..., 한 번만이라도 들고 싶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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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2화. 징조(3) +4 19.10.04 702 20 8쪽
42 41화. 징조(2) +4 19.10.03 756 23 8쪽
41 40화. 징조(1) +5 19.10.03 793 21 8쪽
40 39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3) +5 19.10.02 904 25 8쪽
39 38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2) +5 19.10.01 966 20 13쪽
38 37화. 네가 어떻게 여기에?!(1) [1권 분량 끝] +6 19.09.30 997 25 8쪽
37 36화. 바다에서 생긴 일(7) +6 19.09.29 1,008 30 11쪽
36 35화. 바다에서 생긴 일(6) +7 19.09.29 966 27 12쪽
35 34화. 바다에서 생긴 일(5) +6 19.09.28 968 25 10쪽
34 33화. 바다에서 생긴 일(4) +4 19.09.28 1,026 24 8쪽
33 32화. 바다에서 생긴 일(3) +4 19.09.27 1,029 23 8쪽
32 31화. 바다에서 생긴 일(2) +6 19.09.27 1,090 27 9쪽
31 30화. 바다에서 생긴 일(1) +7 19.09.26 1,201 28 9쪽
30 29화. 뒷풀이 +8 19.09.25 1,298 32 9쪽
29 28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3) +5 19.09.24 1,350 28 11쪽
28 27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2) +4 19.09.23 1,305 30 8쪽
27 26화. 이게 한정식 풀코스다, 심사위원들아!(1) +4 19.09.22 1,341 30 10쪽
» 25화. 된장, 간장, 그리고 고추장 +4 19.09.22 1,297 35 7쪽
25 24화. 메주 만들기(2) +6 19.09.21 1,304 31 13쪽
24 23화. 메주 만들기(1) +4 19.09.21 1,317 34 9쪽
23 22화. 야채볶음면 +5 19.09.20 1,385 31 8쪽
22 21화. 찻집에서 지난길을 되돌아보다. (수정) +5 19.09.19 1,467 26 11쪽
21 20화. 납작샌드와 누룽열매 수프 (수정) +5 19.09.18 1,510 29 10쪽
20 19화. 마늘 코다리강정과 폭탄계란찜 +6 19.09.17 1,537 31 9쪽
19 18화. 지인 소개 +6 19.09.16 1,532 31 11쪽
18 17화. 맥주와 통삼겹살 구이 +7 19.09.12 1,623 34 9쪽
17 16화. 드워프의 영역 +7 19.09.11 1,623 33 8쪽
16 15화. 호황 +6 19.09.10 1,635 34 10쪽
15 14화. 장사 준비 +6 19.09.09 1,654 3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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