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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님의 서재입니다.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연재수 :
2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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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5
추천수 :
373
글자수 :
836,773

작성
22.09.1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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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시리즈1 킹덤 : 전쟁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103화

똑똑하네, 아니다, 이건 상식적인 거잖아, 난 와사등(瓦斯燈)이 가스등이라는 걸 모를 정도로 무지몽매(無知蒙昧)한 거고... 나는 설벽(雪壁)에 머리를 쑤셔 박았다. 아 창피해, 쥐구멍이라도... 설벽이 보기보다 딱딱해서 잘 들어가지 않았다. 머리만 숨긴 장끼가 되고 싶었는데...

오오기사와에서 구로베댐까지는 전기 트롤리 버스를 타고 이동했고, 구로베댐에서 구로베다이라까지는 케이블카 형식의 산악열차를 탔고, 구로베다이라에서 다이칸보까지는 로프웨이 방식의 케이블카를 탔다, 다이칸보에서 정상인 무로도 까지는 전기 트롤리 버스로, 무로도에서 비조다이라까지는 고원 버스로, 비조다이라에서 다테야마역까지는 다테야마 케이블카로 불리는 산악열차를 타고 이동한 뒤 다테야마 역에서 정상까진 버스로 이동했다. 눈앞의 설원(雪原)이 경이적인 광경을 연출했다. 설원은 엄청나게 내리는 눈으로 계속 덮여갔다. 예년(例年)보다 일찍 시작한 눈은 온천지를 덮었다. 신비한 설원은 또 다른 세계였다. 명실상부 설국(雪國)이었다. 눈 속을 뚫고 버스는 달려 다테야마 정상 휴게소에 도착했었다.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 눈 앞에 펼쳐진 설벽의 웅장한 광경을 보고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갔었다. 설벽은 어지간한 몇 층 높이의 건물보다 높았다.


- 니들 일본인들 또 우리나라를 침략하려고 그러는 거지, 우리에 대해서 너무 잘 아는 거 보니 그런 생각이 갑자기 뇌리를 스치네, 호전적(好戰的)인 거 그거 좋은 거 아니야,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말이 있잖아, 평화를 사랑해야지. 정한론(征韓論) 그런 거 믿지 마, 주여, 이 불쌍한 민족 굽어살피소서, 으흠~


나는 억지로 몽니를 부렸다. 괜한 트집이었다. 오히려 내가 타이르는 꼴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낯이 뜨거웠다. 한국 사람인 나는 모르는데 외국 사람인 친구들이 우리나라 시인에 대해서 잘 알다니 부끄러웠고 창피했다. 나랑 실력이 백지(白紙)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한 쥰페이도 꽤나 알 정도면 내가 무식하긴 무식했다. 근데 사실 노무라 쥰페이 지적 수준은 나보다 훨씬 높았다. 상상을 초월하는 영민(英敏)한 미녀 삼총사나 다이히토와 비교해서 실력 차이가 날 뿐 나랑은 비교가 되지 않았다. 나는 한 마디로 쥰페이에게 조족지혈(鳥足之血)이었다, 새 발의 피였다.


- 의기소침하기는? 일본인 대부분, 아니 우리 나이 또래 젊은이들은 거의 김광균 시인에 대해 몰라, 우리만 알뿐이지, 니가 한국인이고 우리 절친이니까...

- 공부한 거야?

- 응...


미나미가 사실을 고백하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야, 애들 진짜 무섭네, 뭐고?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다, 그거냐? 그래도 되는 거니, 친구 사이에?


- 너도, 우리나라 작가 알잖아?

- 나쏘메 소세키? 달이 아름답다는 사랑한다는 뜻이다...


이번엔 유리나가 나를 위로하려고 했다. 나쏘메 소세키를 내가 어떻게 알겠나, 우리 동네 문학소녀, 성제에게 능욕을 당하고 수치심에 자살한 동네 누나한테 빠져 한 1년간 문학 공부하러 다닐 때 귀동냥한 거였지, 나쏘메 소세키에 대해서도 달이 아름답다는 사랑한다는 뜻이라는 걸 그 구절이 귀에 박혀서 알 따름이었다. 사실 김광균도 그때 들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았었던 거였다.


- 그래, 일본인들 특히 젊은 사람 중에 나쏘메 소세키 모르는 사람 많아... 달이 아름답다가 사랑한다는 뜻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더 적고...

- 알아, 날 생각 해주어서 눈물겹네, 무식한 건 부끄러운 게 아니야 단지 불편할 뿐이지, 히...


내 입장이 잘못하면 묘해질 거 같아 유리나가 내 편에 서서 적극적으로 이해시키려고 해 나는 농담으로 은근슬쩍 받았다. 심각하게 받을 이유도 없고, 모르는 거 물어보는 거 자존심은 좀 상할지라도 나쁜 건 아니잖아... 아버지도 그랬고 엄마도 그랬다 모르는 건 무조건 물어라, 나쁜 게 아니라 좋은 거라고... 옷에 붙은 검불 같은 자존심 내세우다가 패가망신한다고 하셨다.


- 그럼, 너의 매력은 바로 그 긍정적인 마인드야.

- 매력으로 끝내, 관심은 가지지 말고.


아야코가 나에 대해 유리나가 가졌던 좋은 인상이 거슬렸던 거처럼 냉랭하게 말했다.

물론 둘 사이의 대화는 농담이고 장난이다.


- 나도 쥰페이 있어.

- 누가 뭐래? 둘한테 다 혹하니까 그러지, 나쁜 기집애, 흥...


유리나 말에 아야코가 펄쩍 뛰었다. 아무리 농담이고 장난이래도 그런 식으로 질투심을 나타내니까 아야코가 더 예뻐 보였다. 어머니, 곽세린 여사 정말 이 아들 여친 하나 잘 만난 거 같소, 으하하하~ 과분하지만 우짜겠소, 나 아니면 안 된다는데 나 또한 그렇고, 이히히히... 아이고 민망해라...


- 아니, 내가... 그럼, 두 남자에게 양다리 걸치면 안 되는 법이라도 있니? 법

에 저촉돼?

- 머리카락 뜯는다?

- 뜯어, 뜯어, 돈 많으면 뜯어?!

- 우리 맥주 마실까?

- 푸하하핫~


장난으로 아야코와 유리나가 싸우는 게 재밌고 귀여워서 내가 시간차(時間差) 공격하듯 엉뚱한 소릴 던졌다. 절묘했다.

근데 터지는 건 엉뚱한 데서 터졌다. 듣는 듯 마는 듯 그 조용하던 다이히토가 내 말이 우스운지 넘어갔다. 배꼽을 잡았다.


- 나는 말이야, 의외로 다이히토가 쉬울 거 같아.

- 뭐가?


불쑥 내뱉은 내 말에 쥰페이가 호기심을 보였다.


- 부는 거.

- 부는 거?

- 응, 고문했을 때 자백...

- 왠, 뜬금없이?

- 한 번씩 멍 때리며 생각한 게 있는데, 내가 만일 적한테 잡혀가면 어떡할까? 고문하기 전에 바로 이실직고(以實直告)할 거야, 난 고문은 질색이니까, 근데 의외로 다이히토가 나보다 먼저 불지 않겠나 싶어.

- 어째서?


다이히토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 황당한 얼토당토않은 내 말이 기가 차서 물었다.


- 금방, 푸하핫 배꼽 잡고 웃었잖아, 이런 애들이 의외로 다루기 쉬워.

- 이론적 근거는?


다이히토가 따지듯 재차 물었다.


- 니가 말하는 그 이론적 근거 때문에... 너에게 그럴싸한 이론적 근거를 대면 넌 넘어간다는 거지, 의심을 안 한다는 거지, 구체적으로 말하면 보이시피싱 같은 거, 여기 황실인데 천황께서 갑자기 쓰러져서 금고 안에 있는 우황청심환을 꺼내려고 하니까 열쇠가 어디 있는 줄 몰라 금고 전문가를 부르려니 출장비가 없어 그렇다고 극비라 아무나 잡고 말할 수도 없고 해서 평상시 천황과 친밀한 황위 계승 7위 당신에게 전화한 거다. 빨리 10만 엔만 붙여라, 계좌번호가 뭐, 뭐다, 급하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한다, 1초가 아깝다, 붙여라...

- 푸하하핫!~


나의 장광설(長廣舌)에 다이히토가 참다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아야코는 못 들은 척하고 나머지 친구들도 웃음을 참는다고 키득댔다.


- 황사비 키코...

- 뭐?!


툭 내뱉은 내 말이 다이히토에겐 청천벽력이었다. 이 경악할 말이 왜 나왔지, 하는 표정이었다. 눈가까지 떨었다. 침착하기로 소문난 다이히토가 이렇게까지 놀라운 반응을 보일지 나는 몰랐다. 일본의 신격화된 황실의 종묘사직이 흔들리는 것도 아니고 너무 과도한 거 아냐?


- 왜, 놀래? 우연히 들었어, 숙모와 작은아버지랑 이야기하는 걸, 보이시피싱 한 자를 잡아서 개패 듯이 패고 다시 돈을 돌려줬다더라, 다이히토 니가 알았든 몰랐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모른척해.


아야코는 늘 그렇듯 무표정이고 나머지 친구들은 놀란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아야코 눈치를 봤다.


- 한 번 고민해 볼게, 내가 진짜 그 정돈지, 암튼 고마워, 나를 돌아보게 해줘서... 라고 할 줄 알았지? 내가 왜 그런 고민을 해, 내 수중에 10만 엔이 없을뿐더러 정작 필요하면 몽에게 빌려달라 하면 되지, 이런저런 이유로 필요하다, 그러면 몽이 들어보고 보이시피싱이다, 신고할 거잖아, 그러면 끝, 긴가민가하면 쥰페이에게 몽이 물어볼 거구, 보이시피싱이다, 하거나 해결이 안 되면 미나미, 유리나, 아야코 순으로 묻지 않겠어? 아무리 완벽한 보이시피싱이라도 이런 촘촘한 그물을 빠져나가겠어?

- 무지막지하게 야구방망이나 쇠파이프로 때리고 인두로 지지고 손톱 뽑고 귀를 물고 대꼬챙이로 쑤시고 허벅지를 꼬집고 하면?

- 철옹성은 열어도 내 입은 못 열걸? 넌?


자긴 염려 붙들어 매라고 한 뒤 다이히토가 내게 물었다.


- 나는 아까 말했잖아, 바로 불어버린다고, 다이히토가 시킨 거다,

아니면 다이히토가 우리 대장이다.

- 우리는 황실 규정에 의해 민간단체장을 못 맞게 되어 있어, 궁내청에서 절대로 허락 안 할걸? 그래서 대장이 될 수 없어.

- 반정부 지하 비밀단첸데 무슨 허락?


내가 발끈했다.


- 니가 대장인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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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07 31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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