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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님의 서재입니다.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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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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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6,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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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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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1 킹덤 : 전쟁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102화

그러나 5분여 뒤 작은아버지와 숙모의 명령에 따라 마츠리 공연단이 순식간에 마쓰 바카이 조직원으로 탈바꿈했다. 거대한 수레 야마보코 4대가 아베 노부스케 저택을 동서남북으로 포위하고 수레 속에 있던 마쓰 바카이 조직원들이 교묘하게 숨겨 뒀던 무기를 들고 단숨에 담을 뛰어넘어 들어가면서 흉기를 휘둘렀다. 마치 시물레이션을 한 거 같아 아귀가 맞았다. 동시에 따라왔던 대부분의 구경꾼들도 마쓰 바카이 조직원들이라 무기를 들고 이미 열어진 대문이기에 아베 노부스케 집 안으로 몰려 들어갔다. 진짜 구경꾼들은 진짜 헷갈려했다. 너무나 실감나게 싸우는 게 진짠지, 연기하는 건지, 그럼, 야쿠자의 전쟁이냐, 아니면 마츠리냐? 어사무사했다. 그래서 박수도 신나게 치지 못했다. 마츠리 제목도 풍신수길(豐臣秀吉)의 조선침략(朝鮮侵略) 아닌가? 마츠리 공연단원들은 아베 노부스케 담벼락에 올라서서 물 샐 틈 없이 포위했다. 졸지에 아베 노부스케의 야마구치구미는 독 안에 든 쥐 꼴이 되었다. 아베 노부스케 부하들이 A.I가 아닌 이상 싸워봤자 승패는 결정 난 거라 전의를 상실했는데 제대로 실력이 나올 수가 없어 대충 몇 대 얻어맞고 죽은 듯이 쓰러져 있었다. 그렇게 엄살을 떤 자가 4분의 3은 되었다. 결과는 뻔했다. 아베 노부스케의 완패였다. 전략의 부재였다. 작전의 실패였다. 아베 노부스케는 마츠리 축제 공연단이나 구경꾼들이 마쓰 바카이 조직원들로 대부분 채워질 거라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던 거였다. 두 조직이 똑같이 덴엔초후(田園調布) 마츠리 축제를 이용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여담(餘談)이지만 마쓰 바카이가 힘들었던 건 야마구치구미와의 항쟁(=전쟁)이 아니라 진짜 마츠린 줄 안 시망스러운(짓궂다) 실제 구경꾼이나 관광객들이 야마보코 수레에 올라오거나 아베 노부스케 담벼락에 올라서서 두 조직 간의 전쟁을 관람(觀覽)하려는 끊임없는 시도 때문이었다. 만일 진짜 구경꾼이나 관광객들이 다치거나 혹은 죽거나 하면 숙모와 작은아버지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마쓰 바카이 조직원들은 항쟁하랴, 구경꾼들을 설득시켜 안전지대로 보내랴, 여간 골치가 아프지 않았다고 했다. 어떤 구경꾼은 칼을 맞고 쓰러져 있는 야마구치구미 야쿠자에게 옷에 피가 슴배는 것을 보고 물감이냐? 확 치미는 피 냄새에 잘 만들었다, 진짜 피 같다고 물어보기도 했다. 숙모와 작은아버지의 마쓰 바카이가 벌인 덴엔초후(田園調布) 마츠리 축제 전쟁은 마쓰 바카이의 완벽한 승리였다. 이 모든 전략은 숙모의 머리에서 나왔다. 금속처럼 차가운 metal witch(금속 마녀)의 냉철함은 얼음 궁전을 깨고도 남았다.

돈 주고 산 중국청부폭력배 40여 명은 경시청에 구속되어 있지, 사방 곳곳에 숨겨 두었던 야마구치구미 조직원 1,000여 명은 정보가 미리 새 마쓰 바카이 조직원들에게 급습당해 꽁꽁 묶여있지, 아베 노부스케는 진퇴양난(進退兩難)이었다. 거기에다 전략가 와카가시라(부두목)는 힘도 제대로 써 보지 못하고 절명(絶命)하지 않았는가? 그렇다고 자신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이너 서클이 도울 일이 만무하고, 다른 야쿠자 조직에게 도움도 요청할 수 없었다. 약육강식의 냉정한 야쿠자 세계가 친목 단체도 아니고 도와주는 건 천부당만부당(千不當萬不當)했다. 아베 노부스케의 야마구치구미는 완전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할 수 있는 일은 딱 하나 항복을 선언하고 목숨을 구걸한 뒤 살아남아 와신상담(臥薪嘗膽) 후일을 도모할 수밖에, 얍삽한 아베 노부스케는 작은아버지 앞에 끌려 나오자 바로 아리가도 복지부동(伏地不動)했다. 일부 야마구치구미 간부들은 아베 노부스케가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존심에 할복자살할 거라는

지레짐작에 아베 노부스케 목을 치기 위해 야마구치구미 가보로 내려오던, 일본도(日本刀) 특유의 무늬인 '하몬(刃文)'을 넣은 보검(寶劍)을 준비했다가 아베 노부스케 눈총을 받고 부리나케 치우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 오야붕, 우리가 졌소, 항복이오.

- 야마구치구미와 모든 관련 단체는 마쓰 바카이((松葉會) 세력하에 둔다.


아베 노부스케는 묻지도 않았는데 패했다고 선언했다. 작은아버지는 숙모와 간부들과 상의한 대로 근엄하면서도 건조하게 말했다.


- 좋소, 얼마든지, 도장 찍을까요?

- 야마구치구미가 관리하던 나와바리도 마쓰 바카이 주도하에 새로 짠다.

- 여부가 있겠소, 우리가 졌으니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요, 헤...


작은아버지 말에 아베 노부스케는 굽실굽실 머리를 조아리며 조직을 넘기더라도 자기 살 궁리만 했다. 아베 노부스케를 바라보던 야마구치구미의 일부 간부는 아베 노부스케의 비굴함에 굴욕감을 느꼈다. 그 후 야마구치구미는 세포 분열하듯 여러 갈래로 찢어진다.

그때, 금속 가면을 쓴 숙모가 들고 있던 장검(長劍)을 뽑아 아베 노부스케를 내리쳤다.

찰나였다.

아베 노부스케 오른쪽 팔이 달아났다.

피가 솟구쳤다.

어깨와 잘린 팔에서 잘린 호스의 물처럼 피가 쏟아졌다.

잘린 오른팔을 보더니 그제야 으악!~ 비명을 지르고 아베 노부스케가 혼절을 했다.

그리고 숙모는 따르는 여성 친위대를 끌고 유유히 사라졌다.

후일담이지만 아베 노부스케의 일부 간부들은 그때 속이 후련했다고 했다.

작은아버지는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려 혼절한 아베 노부스케와 잘려 나간 오른팔을 차에 싣고 마쓰 바카이가 관리하는 병원에 데리고 가라 했다. 마쓰 바카이 연합세력이 일본 야쿠자 세계를 명실상부 천하통일 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대충 전해 들은 덴엔초후(田園調布) 마츠리 전쟁의 전모(全貌)였다. 우리가 10여 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쥰페이가 할아버지 노무라옹으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했던 거였다.

이젠 마음 편하게 여행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승합차 기사의 말이 새삼 떠올라 마음이 착잡했었다. 승합차 기사가 그 말을 할 땐 마스 바카이와 야마구치구미가 한창 전쟁 중이었지만 마쓰 바카이가 이길 거라 확신한 거 같았다. 승합차 기사 말대로 그 뒤로 우려했던 괴한들의 습격은 없었다. 그 뒤로 야마구치구미는 권력투쟁 끝에 사분오열(四分五裂) 갈기갈기 갈라졌다. 아베 노부스케의 야마구치구미와 갈라져 나간 고베 야마구치구미가 쌍벽을 이룰 정도의 큰 규모였을 뿐이었다. 나머지는 도토리 키재기 정도로 고만고만한 규모로 꼬시래기 제 살 뜯어 먹기식 아귀다툼으로 버티며 생존했다. 그리고 잽싸게 아메바처럼 합종연횡을 밥 먹듯이 일삼으며 세력을 키워 나갔다. 생존엔 의리도 예의도 없었다.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었다. 도시는 너무나 평온한데 이상하게도 신원불명의 시체들이 강이나 바다에서 떠올랐다. 경시청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언론은 정부와 손잡고 좋은 게 좋다고 홈리스나 노숙자로 얼버무렸다.


-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설국(雪國)이 그냥 써질 거 같다, 야, 이 설벽(雪壁) 봐라...

- 한국은 뜨거운 열대(熱帶)의 나라냐? 감동 식이나...

- 우리나라도 눈이 오지, 저 위쪽은, 그러나 내가 살던 부산은 눈 내리는 정도, 쌓이는 건 보기 힘들어.

- 그래?


내 흥감이 새삼스럽다는 듯이 반응하던 쥰페이가 내 설명을 듣고도 머리를 갸우뚱했다.


- 눈사람 만들고 눈싸움할 정도의 눈이 쌓이기를 기다리려면 하늘에 기도라도 올려야 돼, 음... 몇 년에 한 번 될까 말까, 하늘에서 하얗게 눈이 내리면 너나 할 거 없이 모두 뛰쳐나가 동심의 세계에 빠지지...

-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김광균 시인이 ‘설야(雪夜)’ 라는 시에서 눈 내리 는 모습을 보고 읊은 시귀(詩句)야, 이 공감각적(共感覺的)인 표현이 너무 아름답지 않아?


내 말에 아야코가 살을 붙였다.


- 공감각이 뭐야? 왜? 표정들이 왜 그래? 그래 나는 무식하다, 나는 무식하면

안 되냐? 무식한 건 불편할 뿐이지 죄가 아냐?! 그래, 잘났다, 모르면서 아는 척하 는 거보다 낫잖아? 안 그래, 아야코?

- 그럼, 니들 몽을 비웃는 거니?

- 응, 비웃기는 하는데 무식한 거 비웃는 게 아니라 무식한 거 자랑처럼 떠드는걸

비웃어, 메롱~


믿었던 쥰페이가 놀렸다.


- 너 그럼, 우리나라 시인 김광균 시인의 ‘설야’인가 뭔가를 알아?

- 응, 알고 말고 김광균 시인은 모더니즘 시인이며 1930년대 한국에서 활동했던 분이고 와사등(瓦斯燈)이라는 시집을 냈지, 청각조차 시각화하는 기이한 재주를 가졌다고 해서 무형적인 것을 유형화하는 시풍(詩風)이 회화적 이미지를 근거로 하는 모더니니즘에서 출발했다고 하지, 이 정도밖에 몰라...

- 와사등(瓦斯燈)이 뭐야?

- 가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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