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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님의 서재입니다.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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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연재수 :
2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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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36,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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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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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1 킹덤 : 전쟁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89화

- 금붕어도 아니고 금방 까 먹냐?


쥰페이가 아베 신타로의 심기를 긁었다.

애꾸 눈 잭도 아니고 안대를 한 아베 신타로가 쥰페이와 우리를 째려봤다. 내가 안대를 잡아당겨 놓았다. 퍽! 했다. 아팠을 것이다. 아픈 거 떠나서 이런 수모가 없어서 치가 떨렸을 거다. 야쿠자 두목 아들답다고 해야 하나?... 아베 신타로가 그런 치욕 등 모든 것을 참으며 미동도 없이 우리를 노려봤다. 뭐지? 타이밍을 노리는 걸까? 뭔가를 바라는 건지 기대를 하는 건지 하여튼 뭔가를 기다리는 눈치였다. 그러나 아베 신타로의 기대는 일순에 무너졌다.

그때였다.


- 와장창!!


요코쵸(横丁) 들어오는 현관문이 부서졌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한 무리의 야쿠자가 식당 문을 싸안고 넘어졌다. 그들을 쓰러뜨린 또 다른 무리의 야쿠자가 시퍼런 칼을 들고 쓰러진 야쿠자 앞에 섰다. 쓰러진 야쿠자가 겁에 질려 떨면서 벌벌 기었다. 아베 신타로가 그때서야 상황을 파악하고 무릎을 꿇었다. 우리가 싸우다가 밖으로 피해 나오면 일시에 무너뜨릴 생각으로 또 다른 야쿠자 100여 명을 요코쵸(横丁) 문밖에 대기시켜놨던 거였다.

내가 밖을 쳐다봤다. 멀리 베이지색 바바리코트를 입은 숙모 같은 사람이 보였다. 저 바바리코트 눈에 익은데 하며 다시 쳐다보는데 바바리코트는 구경꾼들 속으로 사라지고 없었다.

동시에 피가 뚝뚝 떨어지는 시퍼런 칼을 든 또 다른 무리들도 안개처럼 사라졌다.

아베 신타로가 기대한 건 문밖에 숨겨 놓았던 또 다른 야쿠자 100여 명인데 정보를 미리 입수한 숙모가 부하들을 데리고 습격하여 괴멸(壞滅)시킨 거였다. 처절한 혈투는 상황이 종료되었지만, 반면에 그 사건으로 인해 거대한 야쿠자의 조직끼리 항쟁(전쟁)이 시작된 거였다. 사실 200여 명의 아베 신타로 패거리와 숙모 부하 100여 명이 부딪쳤다는 것은 하루종일 각종 뉴스매체의 톱을 장식할 뉴스거리였다. 이렇게 대규모 야쿠자 항쟁(전쟁)은 20세기, 21세기 통틀어 거의 드문 일이기 때문이었다.

아야코가 들고 있던 전주비빔밥 놋쇠 그릇으로 아베 신타로의 아킬레스, 안대를 한

눈을 향해 힘껏 휘둘렀다. 아이언맨이 놋쇠 그릇을 휘두른 것같이 일말의 인간성은 보이지 않았다. 겁에 질린 아베 신타로가 비명을 지르고 쓰러졌다. 함몰된 눈에서 피가 쏟아졌다. 움푹 파인 안와골절(眼窩骨折)이었다. 이럴 땐 아야코가 독해 보였다. 인정사정없이 마무리했다. 나를 비롯한 거기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기가 질렸다. 이렇게 생각하는 나는 아직 덜 여문 건지 모른다. 인정에 약한 마인든지 아니면 인간적인 건지 모르지만... 칡넝쿨의 뿌리는 땅속 8M까지 내려간다고 했던가, 그때 뽑았다고 생각했던 칡넝쿨이 살아나자 이번엔 발본색원(拔本塞源)하듯 뿌리를 뽑아야겠다는 아야코의 심사(心思)가 작용한 것 같았다. 아베 신타로 부하들이 우리 눈치를 보며 혼절한 아베 신타로를 부축하고 재빠르게 도망갔다. 두고 보자 이런 것 없이 줄행랑을 놓았다. 보통 이럴 땐 신발 밑창에 붙은 자존심이라도 세우려고 하는데 전혀 그런 것 없이 목숨을 부지하는 것만이라도 큰 선심을 얻은 듯 달아났다. 자기들끼리 이리 부딪치고 저리 부딪치는 좌충우돌이었다.

그 야쿠자들에게 시달렸는지 식당 주인들이 우레같은 박수를 쳤다. 우리는 그 박수를 뒤로 하고 황급히 그곳을 빠져나왔다. 아니 밀려서 나왔다. 싸움 때문에 기물이 파손되어 피해가 막심할 텐데 어떻게 보상해야 하나 물으니 식당 주인들이 앓던 이를 빼준 것만도 고마운데 무슨 소리 하냐며 한사코 손사래를 치며 우리를 등 떠밀어 요코쵸(横丁)에서 내보냈던 거였다. 끈질긴 야쿠자 야마구치구미 조직은 그 사건을 계기로 수면 밑으로 완전히 숨어들었다. 아니 은밀하게 말하면 작은아버지와 숙모를 위시한 연합조직과 야마구치구미의 아베 노부스케(安倍 信介)를 정점으로 한 통합 야쿠자 조직 간의 물밑 전쟁이 벌어졌던 거였다. 어떻게 보면 나로 인해 벌어진 사건인데 나는 세상모르고 코 골며 잤다. 내가 둔한 것도 있지만 그만큼 두 야쿠자 조직 간의 전쟁은 쥐도 새도 모르게 은밀히 벌어졌다. 한 번은 어느 날 오줌이 마려워 화장실 갔다가 목이 말라 2층인 내 방에서 내려와 냉장고에서 탄산수를 꺼내 마시고 동생들 방문을 열어 잘 자는지 확인하고 작은아버지 방에 불이 켜져 있고 열려 있어 어젯밤 늦게 안 온 거 같아 인사나 하려고 들어갔다가 놀라자빠질 뻔했다.


- 어, 숙모...

- 아, 몽...


하늘하늘한 부드러운 속치마 겸용 아이보리색 슬립 원피스에 소문이 무성했던 문제의 그 단검을 허벅지와 엉덩이 만나는 부분 다리 양쪽에 차고 있었다. 슬립 원피스는 온통 붉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방금 들어와서 바지를 다리 밑으로 내리는 중이었다. 숙모는 나를 보자 반사적으로 몸을 두 손으로 감추고 숙였다. 숙모의 아름다운 반나(半裸)의 모습이 내 머리에 강렬하게 각인되었다. 잠깐 머뭇거리다가 문을 닫고 말했다.


- 죄송해요, 숙모...

- 아냐, 그럴 수 있지, 난 다 자는 줄 알고, 미안해하지 마...


나는 어떻게 뛰어 올라왔는지 내 방에 들어가 있었다.

한동안 멍해 있었다. 숙모의 반라의 모습 때문이 아니라 숙모가 칼을 차고 피에 물든

원피스용 슬립을 입어야만 했던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그랬다. 그 이유가 뭘까? 끙끙거리다가 코 골고 잤다. 그날 아침 여느 아침처럼 숙모는 가족들에게 밥을 차려주었고 우리는 맛있게 먹고 떠들었고 숙모는 잔잔한 미소를, 작은아버지는 피곤한 얼굴이지만 호탕하게 웃었다. 그리고 여느 일상처럼 별다름이 없는 일상이 시작되었고 나는 친구들과 여행 간다는 부푼 꿈에 젖어 그날 새벽의 몽유(夢遺) 같은 일은 잊어버렸다.


- 마마 다이히토의 천방지축을 지금 엄벌을 내리지 않으면 앞으로 무슨 큰일을 저지를지 모릅니다.


다이히토(大仁)가 일본인들이 천황을 보고 인간의 탈을 쓴 신이라는 의미인 아라히토카미(現人神)이라고 추켜세우는 일본 천황인 쓰구노미야 아키히토(継宮 明仁) 일본 제 125대 왕의 부름을 받고 황실의 접견실에 들어가자 궁내청 고위 간부가 다이히토를 힐끔 보며 들으라는 듯이 아키히토 천황에게 고자질하고 있었다.


- 짐이 잘 타이르리라.

- 알겠습니다, 그럼, 만수무강 하십시오.


궁내청 고위 간부가 거만하게 나갔다.


- 심려를 끼쳐드려서 면목이 없습니다, 폐하...

- 뭔 면목?

- 네, 마마?


다이히토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천황을 올려봤다.


- 황실의 면목을 이번처럼 확실하게 세운 것도 없다. 네가 진정 덴노 헤이카⦋てんのうへいか(天皇 陛下)⦌핏줄이다.


아키히토 천황이 다이히토에게 손짓으로 가까이 오라고 했다.

다이히토가 아키히토 천황 얼굴 가까이 얼굴을 내밀었다.


- 야쿠자 새끼가 어디서 감히 지적질이야, 기도 안 찬다, 잘했어, 다이히토.

- 황공하옵니다, 궁내청 간부가 야쿠잡니까?

- 야쿠자보다 더한 새끼야, 바퀴벌레 같은 놈, 야쿠자에게 빌붙어 치부하는 놈이잖아.


신오쿠보(新大久保)역 부근 한국 음식점 요코쵸(横丁)에서 일어난 일을 야마구치구미와 부적절하게 엮어져 있는 궁내청 고위 간부가 다이히토의 활약상을 전해 듣고 천황에게 따지러 왔던 거였다.


- 나가서 뒤통수라도 올려붙여도 되겠습니까?

- 냅둬, 이용할 때가 있느리라. 야쿠자 몇 놈 손모가지하고 발모가지가 날아갔다며?

- 네, 어쩔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살려다 보니,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어쨌든 미우나 고우나 폐하의 백성인데...

- 손모가지하고 발모가지하고 댕강, 잘려 나갔어?

- 아닙니다, 칼 등으로 쳐 부러졌을 겁니다.

- 그런데, 자슥이 날아갔다고 게거품이야, 부러졌다고 하면 될 것을... 어디서 공갈 협박이야, 신발끈...

- 송구하옵니다, 마마...

- 아냐, 몇 명의 야쿠자에게 보인 본보기로 황실의 기상(氣像)이 올라간 것이 더 뜻깊어.


아키히토 천황은 다이히토와 친했다. 둘이 있을 때는 말투도 시정잡배들이 쓰는 말로 엄밀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주위 눈치를 보며 바꾸었다.


그때 황태자 나루히토(徳仁)의 딸 도시노미야 아이코 내친왕(敬宮愛子内親王)이 들어왔다. 아키히토 천황에게 큰절했다.


- 웬일인가 공주?


아키히토가 시치미 떼고 근엄하게 물었다.


- 문안 인사드리러 가야겠다 미적대다가 다이히토 오빠가 있다고 해서 지금 바로 부리나케 왔습니다.

- 왜? 그냥 미적대면 되지...


다이히토가 물었다.


- 몽 오빠 언제 또 같이 와?

- 물어볼게.

- 고마워, 오빠.

- 마마 나가보겠습니다.

- 그래, 재미 있는 거 있으면 같이 공유하자꾸나...

- 네, 알겠습니다, 마마.

- 오빠, 나도.

- 넌, 어려서 안 돼.

- 죽을래?


아키히토 천황이 하얗게 웃었다.


- 야한 건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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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04 32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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