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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님의 서재입니다.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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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6,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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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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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1 킹덤 : 전쟁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100화

- 이보쇼 손자, 할아버지의 짓궂은 재기발랄(才氣潑剌)을 그런 식으로 폄하(貶下)하 면 안되지.

- 나와 혼다 유리나 사이를 뻔히 알면서 그런 식으로 폄훼(貶毁)하면 안 되지요, 노무 라옹?

- 제삿밥도 못 얻어먹냐?

- 그뿐 아니라 살아생전 생신 밥도 못 얻어 드실걸요, 잘 생각하십시오, 순간의 선택이 10년이 아니라 평생을 좌우합니다.

- 되로 주고 말로 받았냐?

- 할아버지 생각을 끝까지 밀고 가시면... 요즘 신세대 손주며느리가 아무리 하해(河海) 같은 아량을 가졌더라도 그냥 넘어가겠습니까?

- 은근히 협박 같다.

- 양자택일이죠.

- 아, 고민되네, 아까운데 이시하라 유우... 그럼, 혼다 유리나로 기울까...


노무라옹은 그때, 손자 쥰페이가 혼다 유리나에 대한 일편단심(一片丹心)을 보았다. 한번 떠봤는데 넘어가지 않는 손자의 확고한 사랑에 기분이 좋았다. 자신도 혼다 유리나가 손주 며느리가 되었으면 했기 때문이었다. 정략적(政略的)이 아니라서 더 좋았다. 그러나 그것도 손자 쥰페이의 뜻에 따를 뿐이었다. 손자가 첫눈에 반해서 대시했고 그게 통해서 사귀었고 지금까지 사랑하는 사이로 잘 지내고 있는 게 너무 대견했다. 노무라옹은 정략적으로 맺어진다를 제일 경멸했다. 특히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집안을 위해서 어쩌구저쩌구 같잖은 이유로 헤어지며 싸구려 눈물을 뿌리는 비인간적인 처사는 구역질이 난다고 했다. 노무라옹은 치질 때문에 항문 전문외과 병원에서 같은 환자로 만난 지금의 쥰페이 할머니를 열렬히 사랑해서 결혼했다. 노무라옹은 수치질이고 쥰페이 할머니는 암치질이었는데 엉거주춤한 자세로 인상을 찌푸리며 서로 무슨 치질인지 물어보다가 호감이 가서 사귀었고 좋아하게 되었고 사랑하게 되었다. 한참 쥰페이 할머니가 좋아서 어쩔 줄 모를 때 쥰페이 할머니를 항문병원에서 만나기로 하고 병원에 갔는데 갑자기 쥰페이 할머니가 죽었다며 의사와 간호사가 들것에 쥰페이 할머니를 싣고 나오는 것을 보고 노무라옹은 너무 놀라 까무러칠 정도였다. 겨우 정신을 수습하며 들것의 시신을 잡고 대성통곡(大聲痛哭)을 하는데 쥰페이 할머니가 비명을 지르며 일어나 노무라옹 따귀를 날렸다. 경황이 없어 쥰페이 할머니 가슴을 잡았던 거였다. 따귀는 맞았지만, 그 일로 노무라옹은 쥰페이 할머니와 결혼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그 당시는 남자 손만 잡아도 임신이 된다, 그래서 결혼해야 된다가 처녀들 사이에서는 통하는 상식이었다. 쥰페이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결혼식장에 들어갈 때까지 서로 집안에 대해 함구했다. 서로에 대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으로 색안경 끼고 보는 사랑이 될까 봐서였다. 쥰페이 할아버지 노무라옹이 누구냐, 장난하면 둘째가라 하면 서러워할 분 아니냐, 그날 쥰페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결혼식 올리는 날 일은 터졌다. 쥰페이 할아버지가 1층 청실 결혼식장인데 2층 홍실 결혼식장의 신랑으로 서서 신랑 입장을 하고 있었다. 1층 청실 결혼식장에서 기다리던 신랑 신부 측에서 뒤늦게 그 사실을 알고 한참 결혼식 중에 신랑이 바뀌었다며 신랑을 끌고 내려오고 아니다 내 신랑이다, 서로 싸우고 어지간한 쥰페이 할머니도 결국 혼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 모든 걸 노무라옹이 짠 거였다. 통쾌한 복수였다. 지금은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당시에는 가능한 일이었다. 당시에는 여염집 처녀, 총각은 집안끼리 이야기가 되면 서로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결혼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노무라옹이 그것을 노린 거였다. 여장부 쥰페이 할머니의 혼절 이유도 거기서 찾을 수 있를 것이다.

결혼 해프닝이 끝나고 노무라옹과 쥰페이 할머니 집안에 대해 서로 알게 되었다. 쥰페이 할머니의 집안은 뒤에 도쿄 은행이 되는 1880년에 설립된 요코하마쇼킨은행(横浜正金銀行) 창업자의 증손녀였다. 인연은 우연이었지만 참 끼리끼리 만난다는 말들이 많았다. 그래도 노무라옹은 남녀의 만남엔, 또는 사랑엔 조건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게 지론(持論)이었다.

어쨌든 손주 며느리가 될지도 모르는 혼다 유리나를 비롯한, 한 배속에 나오지 않았지만, 쌍둥이 형제나 매한가지인 조몽대, 재계의 절대 지존에 가까운 대그룹 스에마쓰 그룹의 후계자 스에마쓰 아야코, 손자 쥰페이와 절친인 황족 다이히토, 손부(孫婦)가 될 혼다 유리나의 절친 사카모토 미나미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건 역린(逆鱗)이었다. 속된 말로 간이 배 밖에 나온 거라, 생각했다. 웃기지도 않은 야쿠자 아베 노부스케(安倍信介)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몰랐다는 게 치가 떨렸다. 거기에다 긴 뿔 괴어 이토우 역을 잘해준 일각고래의 죽음은 가슴을 후벼팠다. 이기심에 의해 빚어진 비극이라 자신이 미웠다. 넓은 바다에 잘 놀고 있는 순진무구한 일각고래를 장난의 도구로 이용한 개인적 일탈 행위에 뼈저린 후회가 막심했다. 한 마리는 절명해 장례를 잘 치러주었고, 한 마리는 치명적인 중상에 고통스러워하며 사경을 헤매다 끝내 죽었고, 한 마리는 심각한 중상이라 치료 중이고, 나머지 두 마리는 입은 상처가 경미(輕微)해 치료한 뒤 바다에 돌려보냈다. 그 뒤로 쿠시로 습원에는 긴 뿔 괴어 이토우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그냥 이토우도 발견되지 않았다. 쿠시로 습원에 살아있는 전설이 사라졌다고 모두 서운해했다. 신화가 사라진 쿠시로 습원은 심드렁해져 찾는 사람들이 확 줄었다.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쿠시로 습원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보다도 일어났었다는 과거의 전설을 향한 향수와

추회(追懷)를 되새김질하며 먹고 살았다. 당시 관광객이 핸드폰으로 찍은 몇 장의 긴 뿔 괴어 이토우 사진을 어렵게 기증받아 우려먹는 곰탕처럼 크고 작은 사진으로 뽑아내 여기저기 붙여 홍보하거나 사방 곳곳 토산품의 트래이드 마크로 사용했다. 심지어 긴 뿔 괴어 이토우 라멘도 있었다. 우리나라 칼국수와 수제비를 라멘에 넣어 생선 국물로 만든 거였다. 긴 뿔 괴어 이토우와 도저히 매치가 되지 않았지만, 맛은 있었다. 도쿄의 신오쿠보역 부근 한국요코쵸(保韓国横丁)에서 만들어 쿠시로에서 유명해진 라멘이었다. 두 나라 민족성이 그대로 드러내는 거 같아 피식 웃음이 나왔다.

현편, 메탈 마녀, 금속 마녀, 숙모는 대대적인 전쟁을 계획했다. 생사가 달린 거라 사생결단이었다. 실패하면 끝이었다. 그래서 철저하게 전략을 짰다. 먼저 친다는 거였다. 선방을 놓아 전의(戰意)를 상실(喪失)시켜 절치부심(切齒腐心)을 못 할 정도로 야마구치구미 세력을 미미(微微)하게 만든다는 복안이었다. 도쿄 마츠리 날을 D-데이로 잡았다. 엄청난 폭죽도 준비했다. 보통 도쿄의 마츠리는 한여름에 열렸는데 이번에는 겨울에도 열었다. 겨울 마츠리는 나의 숙모 메탈 마녀의 구상이었다. 스에마쓰 아야코가 블루 아워에서 아베 신타로 눈을 애꾸로 만들 때부터 계획한 전략이었다. 그때, 두 조직 간의 항쟁(=전쟁)은 불가피하다고 직감(直感)했다. 전쟁은 필연이라 생각했다. 그러려면 이겨야 한다. 지면 끝장이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야쿠자 세계에서는 의미가 없다. 바로 조직의 와해(瓦解)다. 특히 4~5위 세력을 가진 야쿠자 조직의 운명은 그렇다. 또한 전남편에 대한 복수이기도 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신주쿠 이세탄(伊勢丹)백화점 앞에서 딸 카나 선물을 사 오던 숙모의 전남편이 야마구치구미의 아베 노부스케로부터 습격(襲擊)을 당해 전 남편과 3명의 조직원을 잃었다. 그때,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유일하게 살아남은 중간 보스며 운전을 했던 지금의 숙모 남편인 내 작은아버지였다. 작은아버지는 마쓰 바카이(松葉會)의 보스인 숙모의 전남편을 보호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총탄과 칼에 난자(亂刺)를 당했다. 작은아버지의 치명적 상처를 보고 다들 죽는다고 했으나 작은아버지는 수술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났던 거였다. 그 사건은 이세탄의 칼부림, 크리스마스이브의 피의 향연, 등등 헤드라인을 달고 신문과 방송에 대서특필(大書特筆) 되었다. 마쓰 바카이(松葉會)는 일순 조직이 무너졌지만, 작은아버지와 숙모의 피나는 노력 끝에 재건되었다. 마침 운 좋게도 아베 노부스케가 살인교사(殺人敎唆) 혐의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었기에 가능한 얘기였다.

40여 일 전부터 마츠리로 가장(假裝)하여 야마구치구미와 아베 노부스케(安倍信介)를 친다는 것은 누구도 상상을 못 했다. 일본 최고의 부촌(富村) 덴엔초후(田園調布) 마츠리는 아베 노부스케도 구청과 환경연합회, 상가 진흥조합으로부터 협조해달라는 요청(要請)받고 승인한 마츠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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