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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님의 서재입니다.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연재수 :
2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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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73
추천수 :
373
글자수 :
836,773

작성
22.08.1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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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시리즈1 킹덤 : 전쟁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87화

- 왜, 노숙해? 안 받을게, 내가 노무라 쥰페이가 물려받을 상속을 내가 안 받는 다고, 그럼 노숙할 필요가 없잖아, 쥰페이, 제발 니가 받은 재산 나에게 주지 마, 골치 아파...


미나미 한마디가 날 긁었다. 실현 불가능한 말로 내 심기를 건드리냐, 그래서 욱하는 마음에 짜증스럽게 주절댔다. 그런데 나중 알았지만, 애들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 노숙할까?


이번엔 혼다 유리나다. 그래, 경험상 해봐라, 하층민들의 생활을 알아봐라, 그래야 경영에 도움이 되고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이라고 했나,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했나, 괜히 울컥 치민다. 상류층에만 살다 보니 서민들 생활이 우습냐, 장난으로 일관하게... 몽, 흥분하면 지는 거다.


- 이제, 그만하자, 나중엔 유리나와 미나미 가문도 내가 후계자가 되어야 하고, 궁극엔 천황 계승 후보 1순위로 오르겠다. 한국 사람이, 쥰페이... 쿠시로 습원(濕原) 다음엔 설국의 나라로 가자, 다테야마, 설벽에 머리를 박고 머리가 아리도록 머리를 식히고 싶다.


결국 나는 기진맥진해 투덜댔다. 그런데 왜 그래? 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아야코 눈은 진지했다. 아무래도 쥰페이 엄마식 장난 같은데 아야코가 워낙 진지해서 의심이 가다가도 진심처럼 보였다.


- 내가 황위를 양보하려는 사람에게 주면 받은 사람이 황위 계승이 되는지 천황께 알현해서 물어볼게...

- 야!~ 다이히토 너 마저, 기꺼이 니놈 칼을 받고 죽어주마, 으하하하! 아, 인간들...


그런데 다이히토는 웃지도 않았다. 흥미진진(興味津津) 해했다. 그래, 심심한 일본 사회를 발칵 뒤집어라, 재밌는 꺼리가 없어 하품만 하는 일본 사회에 눈알이 튀어나오는 뒤통수를 쳐라, 아 따분한 일상이여... 화제를 돌려야 하는데...


- 조몽대 아니니? 너 몽대지?


나는 뒤를 돌아봤다. 안면이 있는 얼굴이었다. 일본인 친구들과 나가려다가 나를 발견한 거 같았다. 단정하게 옷을 입었지만 제법 처녀티가 났고 볼륨이 있었다. 미녀 삼총사와 어울리다 보니 눈이 높아져서 그렇지 얘도 미모에 눈 돌아갈 정도는 됐다.


- 누구... 어... 너?

- 누구시죠? 난 몽 여친인데...


그럼 그렇지 아야코가 가만히 있겠냐, 한국말로 하는 아야코의 말투가 쌀쌀했다.


- 아, 네, 저... 한국에 있을 때 같은 학교 잠깐 같이 다녔어요.

- 아, 그래, 성제에게 대든... 이름이?...

- 아영, 정아영...

- 맞다, 여기서 다 보네...


정아영은 고1 때 성제가 나를 학폭히자 홀연히 나서서 급우를 괴롭히지 말라고 대들다가 성제에게 치마가 걷어 올려지는 성추행을 당한 뒤 이런 엉터리 학교 못 다니겠다며 다른 학교로 전학 갔던 잠깐 같은 반이었던 학우였다. 늘 미안했는데,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 아영아, 그때 정말 고마웠다, 많은 남학생도 있었는데...

- 아냐, 널 좋아했기에 그랬어, 큭...


얘가 왜 이러나 당황스럽게... 아야코 앞에서 그런 말 한다는 건 어지간한 용기가 없으면 못 하는데...


- 유학 왔어?

- 응, 원래 게이오가 목표였는데, 미리 앞당겨 고등학교부터 다니기로 했어...

- 아니, 초면에 이런 말 하면 될는지 모르겠는데... 그럼, 원조교제(遠眺交際)라도 하겠다는 말이에요?

- 못 할 것도 없죠.

- 그럼, 한발 늦었네요, 몽은 저하고 원조교제(遠眺交際)하고 있어요.


아야코의 상상을 초월하는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말에 아영의 대답도 갑자기 땅이 내려앉는 거대한 싱크홀 같았다.

쥰페이, 유리나, 미나미, 다이히토가 아야코의 충격적인 말에 넋이 나갔다.

그 말에 관련된 나는 당황스러움을 감당하지 못해 좌충우돌도 못 해 멍하니 서 있었다. 정아영은 원조교제(援助交際)라는 말뜻을 아는 것 같았지만 아야코는 사전적 의미만 아는 것 같았다.


- 아영아, 다음에 보자, 나 가쿠슈인 다녀...


빨리 정아영을 보내야 할 거 같아 정말 싸가지없는 짓을 했다. 나를 위해 악과 맞닥뜨린 선인(善人)을 말이다.


- 아, 그래? 가깝네, 난 시부야 교육학원 마쿠하리 중고등학교(渋谷教育学園幕張中高等学校)에 다녀, 니 여친 자체 발광 아우라가 장난 아니다, 나도 나름 이 동네에선 깡년인데 더 있으면 감당이 안 될 것 같다, 다음에 밥 한번 먹자.

- 그래, 그래, 내가 꼭 연락하마, 밥 한번 내가 살게, 잘가...


아영이도 내 마음을 읽었는지 같이 온 일본 친구들과 일본말로 나누며 나갔다.

십년감수,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옴마니반메훔...

근데, 어떻게 밥을 산다 말이야, 핸드폰 번호도 따지 않고서...

그만큼 나는 당황했다. 원조교제라는 말 때문에...


- 너 원조교제란 말뜻 아니?


미나미가 조심스럽게 아야코 눈치를 보며 물었다.


- 원조교제? 알지... 원조(遠眺), 멀리 바라보다, 교제(交際) 사귄다, 멀리 바라보며 사귄다, 가까이 있지 않더라도 SNS로 사귄다, 이 말 아냐? 옛날 펜팔 같은 거?...

더 나아가면, 다가가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며 짝사랑하는 거, 쥰페이 사랑도

짝사랑에서 시작한 거잖아?, 뭐 문제 있어?


우리는 서로 번갈아 쳐다보며 어이가 없어 했다.


- 넌?

- 난,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사랑?... 큭...


그 말 하고 쑥스러운지 아야코가 콧잔등을 찡그리며 내 팔에 얼굴을 묻었다.

그래, 니가 뭘 알겠니? 세상 밖으로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세속에 첫발을 디딘 선녀는 미래가 얼마나 불안하고 두려울까?


- 아, 한국말을 왜 그렇게 잘해?

- 그래? 그 정도면 잘하는 거야?


내 물음에 아야코의 말이 사이다 거품처럼 튀었다.


- 언제 배웠어?


쥰페이가 물었다.


- 몽 병실 앞에서... 이틀 동안...

- 뭐?!


나는 놀라 소스라쳤다. 그러나 나머지 친구들은 대단하군, 정도의 반응이었다.

처음엔 얘들이 질투하나, 사촌이 논 사니까 배 아프냐, 했다. 뒤에 차차 아야코에 대해 알아가고부터는 친구들 반응을 이해하게 되었다. 아야코가 가진 무한한 뛰어남에 비해 이틀 동안 한국어를 마스터한다는 건 조족지혈(鳥足之血), 새 발에 피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우리가 흔히 쓰는, 이 사회에서 쓰는, 널리 통용되는... 음 원조교제는...


나는 계속 말을 중언부언하면서 애들 눈치를 봤지만, 누구도 내 눈과 마주치려고 하지 않았다.


- 미나미가 얘기할 거야...


미나미에게 폭탄 돌리기를 했다. 미나미가 내게 눈을 살짝 흘겼다.


- 아야코, 음... 나중 우리 둘 아니 유리나까지 우리 삼총사만 있을 때 말하면 안 될

까? 좀 구체적으로 말을 해야 니가 이해할 거 같아서...

- 니가 하는 거야? 다이히토랑 원조교제?


미나미가 폭탄을 받아 힘들게 조심스럽게 내려놓으려는데 아야코가 냅다 폭탄을 가로챘다.


- 안 되겠네, 빨리 설명해줘야겠다.

- 남친이 하는 게 맞는 거 같은데...


내 말에 미나미가 자신 없다는 듯이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미나미도 순백의 도화지에 뭘 칠하든 뿌리든 순(純)을 빼는 거 같아 부담스러워했다.


- 몽, 할 말 없어? 언제까지 니 해명을 기다려야 해?


아야코가 나를 보며 약간 냉랭한 듯 한마디 툭 던졌다.


그래, 이젠 니가 공격할 차례지... 기다리고 있었다.


- 쥰페이, 내가 그때 말했지?


쥰페이를 내 편으로 끌어들이면 방어하기도 쉬울 것 같았다.


- 아니, 무슨 말?...


나쁜 놈, 불리하면 오리발이야... 쥰페이가 시치미를 딱 잡아뗐다.

저렇게 안면몰수(顔面沒收)로 나오니 내가 말 안 했나? 하는 착각이 들었다.


- 내가 성제라는 인간쓰레기한테 학폭을 당할 때, 아까 그 친구가 혼자 나서서

그러지 말라고 대들었다고...

- 아니, 처음 듣는데...

- 고맙네, 그 친구... 내가 그 친구한테 너무 표독스러웠지?


쥰페이는 오리발을 내밀었지만, 아야코는 괘념치 않고 정아영의 의로운 행동을 고마워했다.


- 다음에 같이 가, 마쿠하리 고등학교에, 몽 여친인 내가 정중히 감사의 인사를 드려 야지.

- 그럴래?


나 혼자 가도 되는데 하려다가 참았다. 그 말 했다간 나를 노려보는 아야코의 그 큰 눈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잽싸게 화제를 돌렸다.


- 니들 말이야, 여행 갈 때 자가용 비행기 타고 헬기 동원하고 그러지는 않겠지? 우 리 가는 곳마다 환영한다고 환상적인 불꽃놀이 하고 말이야.


미나미 집안의 북오프(Book off) 점에서 사원들이 미나미를 대하는 태도를 보고 갑자기 생각난 듯 내가 부자라고 과시하지 말라고 미리 엄포를 놓았다. 그런데 애들이 나를 왠 뜬금없는 소리냐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 여행 경비는 각자 저금통 칼로 배를 갈라야 할걸? 무전여행은 아니지만, 특혜, 이런 것도 없어, 얄짤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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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10 38 1 9쪽
85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09 34 1 9쪽
84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07 31 1 9쪽
83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05 34 1 9쪽
82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04 32 1 9쪽
81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02 33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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