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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님의 서재입니다.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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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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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6,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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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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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1 킹덤 : 전쟁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90화

- 야한 건 빼고... 가만, 오빠 날 놀리는 거지?


아이코 공주가 얼굴이 발개진 채로 뭔가 야로가 있다는 생각에 다시 물었다.


- 그러니까, 널 배제하는 거야,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 성인이 되면 얼마든지 공유하마, 동영상까지도, 으하하하.


다이히토 말에 얼굴이 발개진 아이코 공주가 뾰루퉁 해 뭐라고 대답을 못 찾고 씩씩댔다. 진퇴양난이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아무리 공주라도 10살짜리 꼬마가 너무 성숙했니, 세속에 물들었니, 말들이 많을 게 뻔해서였다. 아이코 공주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최소한 되바라졌다는 소리는 안 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키히토 천황이 둘을 번갈아 보며 재미있어했다. 자로 잰 듯한 황실의 생활에 젊은이들은 새로운 활력소를 일으키는 신선한 바람이었다.

아키히토(明仁) 천황이 일본 정부로부터 받는 매달 생활비를 아껴서 모은 비자금 중 일부를 다이히토에게 하사(下賜)했다. 그 하사금은 귀한 돈이다. 패전 후 헌법을 제정하면서 기존 황실의 막대한 자산을 다른 나라 왕처럼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고 모두 국유 재산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일본 천황은 돈이 없다. 궁에서 나가라면 노숙자가 되는 꼴로 만들었다. 궁내청에서 모든 걸 관리했다. 떠받들 땐 아라히토카미(現人神)라 추켜세웠지만 그건 표면적으로 그렇고 안으론 서커스단 코끼리 취급이었다. 코끼리 하루 먹어 치우는 사료가 장난이 아니기에... 황실에서 쓰는 돈에 국민부터 불만이 많았다. 순전히 들리는 말인데 매달 생활비 영수증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다이히토에게 물었더니 검다 희다 말하지 않고 회피했다. 어떻게 보면 황실이 동물원의 원숭이 취급이라 불쌍했다. 정부가 불리한 건 황실에 다 떠넘기면서 말이다. 전쟁은 군부가 일으켜놓고 2차대전 항복 선언은 히로히토(裕仁) 천황이 하지 않았는가... 한 나라의 상징적 존재치곤 다른 나라의 상징적 왕보다 헐값 취급이었다.

어쨌든 다이히토는 그 하사금을 황공하게 받아서 여행 경비를 냈다. 남은 돈으로 우리에게 실컷 맛있는 것을 대접했고 몰래 미나미에게 앙증맞은 선물도 줬다. 아야코에게 들은 얘긴데 그 앙증맞은 선물이 뭔지 미나미가 아야코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 말을 미나미가 대수롭지 않게 ‘앙증맞더라’ 라고 무미건조하게 아야코에게 툭 던졌다고 했다.

아, 미나미 가시나 그렇게 찍어대면 넘어가 주면 안 되나? 다이히토가 측은했다.

우리들의 아지트 ‘블루 아워’는 시끌벅적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조용하지도 않았다. 같은 또래의 하이틴(highteen)들이 어른 흉내를 내거나 교복을 입은 채 앉아서 수다를 떨었다.


- 나만 주면 다 받았지?


내가 내 것과 아야코 여행 경비를 유리나에게 건네며 말했다.


- 알바 해서 번 고래 심줄 같은 돈 아냐?


노무라 쥰페이가 내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까 떠보는 것 같았다.

자식, 한국이 일본하고 같은 줄 아냐...


- 숙모가 용돈 준 거야.

- 알바 해서 번 돈이 아니구?


내 솔직한 말에 아야코가 미안한 얼굴로 물었다.


- 한국은 일본하고 문화가 달라, 집안일을 도와줬다고 해서 알바라고 하지 않고

집안일을 해줘서 돈을 줘도 용돈을 줬다고 하지, 알바비를 줬다고 하지 않아. 일본 은 기브 앤 테이크 개념이 강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아. 가족적 개념이 강해

그런데 알바비를 줬다, 서로 찝찝한 거야.

- 그럼, 만일 노무라 증권의 재산을 너에게 넘겨도 그렇게 고마워하지 않겠네?


쥰페이가 이해하기가 힘든지 재차 따지듯 물었다.


- 당근, 그냥 밋밋하게 고마워, 정도... 속으론 어떨진 모르지만...

- 다음에 그만큼 아니 그 이상 해주면 되니까.


다른 친구들은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아야코는 내 말을 이해했다.


- 빙고, 그래서 내가 중고자동차 매매상을 너한테 준다고 했잖아, 큭...


나는 농담으로 말했는데 쥰페이는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 마음의 크기를 생각해.


아야코도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아, 이 순진한 것들 농담도 분간 못 하고... 친구들은 정말 순진무구했다. 내가

세속에 물들었나?


- 나에게 보이려고 그랬던 건 아니지?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서 내가 조금 모험적으로 나왔다. 아베 신타로 한쪽 눈을 애꾸로 만든 거 때문에 아야코에게 물은 거였다. ‘블루 아워“ 때 사건은 도쿄 의대 의술을 최대한 활용하면 실명(失明)은 피할 수 있었는데 이번엔 완전 실명이라고 숙모가 귀띔해준 게 있어서 물은 거였다.


- 얘는 원조교제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데 거기까지 생각이 미칠까?


미나미가 아야코 편에 서서 거들었다.


- 잔인해 보였어?

- 조금은...


아야코가 물어서 내가 작은아버지와 숙모 생각이 나서 솔직하게 대답했다.


- 더 큰 일을 막기 위해서야.


아야코의 대답이 의외였다. 곰곰이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아 내가 눈을 멀뚱멀뚱했다.


- 야쿠자들은 잔혹한 족속들이야, 빌미를 주면 언제 칠지 몰라.

- 죽이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지.


아야코의 설명에 유리나가 말을 덧붙였다.


- 독버섯이 쉽게 없어질까?

- 니 말에 찬성, 그러나 당분간은... 조용할 걸, 지들끼리 치고받는다고.


내 의문에 유리나가 나름 자기 생각을 피력했다.

나는 정말 벽창호라서 그런지 그때는 몰랐다. 바둑으로 치면 몇 수 앞을 몰랐다는 거다. 숙모나 아야코가 나를 위해서 그랬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니까 아베 신타로 한쪽 눈을 아야코가 영원히 실명(失明)시킨 건 나한테 나 이런 여자야, 난 체하려고 한 게 아니었다. 나를 위한 거였다. 따지면 나는 아무것도 없었다. 내세울 만한 것부터 머리가 영민한 거 그리고 집이 부자라는 거 등등... 이보다 만만한 게 어디 있나? 나는 무방비의 타켓이었다. 그리고 쳐서 깨졌다 하면 이보다 더한 효과도 없었기에 그렇다. 바둑으로 치면 나는 외통수였다. 야쿠자가 건드릴 수 있는... 그래서 숙모가 나를 사생결단 보호하기 위해 먼저 야쿠자 전쟁을 일으킨 것이고 아야코는 어떻게 보면 정리(情理)에 맞지도 않는 잔혹함을 보였는지 모른다. 아 띨띨한 인간...


- 아이코가 너 한번 안 오느냐고 묻더라.

- 아이코?


유리나에게 왜 지들끼리 치고받는지 물으려는데 다이히토가 다른 곳으로 화제를 돌렸다.


- 아이코가 들으면 섭섭하겠다, 도시노미야 아이코 내친왕(敬宮愛子内親王)...

- 아, 천황 손녀...

- 아이코 공주...


천황 손녀라는 말에 다이히토가 약간 거슬렸는지 아이코 공주라고 했다.


- 미안, 마마 미안하옵니다, 천황 손녀라고 해서...

- 손녀니까 손녀라는데 왜 미안해?


미나미가 삐딱선을 탔다. 미나미는 한 번씩 급진적 진보색(進步色)을 띠었다. 성소수자 문제에 적극적으로 자기 생각을 드러냈고 도쿄 길 한가운데서 벌어지는 퀴어 시위에도 참여했다. 내가 언젠가 미나미에게 물었다. 그땐 아야코와 다이히토가 없었고 아야코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쥰페이와 유리나, 미나미만 있었다. 내가 키쓰할래? 하면 어쩔래? 하니까 그래 해, 할 거라고 했다. 아야코 남친인데? 상관없어, 했다. 뒷말에 정나미가 떨어졌다. 아무런 느낌이 없을 거니까, 나무 판자때긴데 뭐... 나쁜 계집애 아무리 그렇더라도 체지방 7%의 몸매를 자랑하는 나를 나무 판자때기가 뭐냐?...


- 넌, 그러면 동물적 본능도 없냐?

- 없어!


눈물을 그렁거리며 미나미가 나를 노려보고 쏘아붙였다.

앗 뜨거라 싶었다.

친구끼리 그런 질문은 본래 킥킥거리며 하는 거 아닌가?


- 나만?

- 쥰페이도 마찬가지야, 그러는 걸 경멸해.


나는 주눅이 들어 물었다. 나는 쳐다보지는 않았지만 내 사타구니 중앙에 자리 잡은 늑대에 신경이 쓰였다. 사실 일본 오기 전에 엄마가 해준 강장제(强壯劑)로 인해 가끔 의도와 상관없이 팬티에 배설한 몽정(夢精)이 죄처럼 느껴졌다. 저 큰 눈에 눈물이 맺히니까 더 이상하네, 야, 경멸까지라...

그럼, 다이히토가 그래도 그래, 아무런 느낌이 없어? 물으려다가 참았다. 다이히토가 비참해질 거 같아서 그랬다. 그 대답을 들었다면, 물론 그 자리에 다이히토가 없었지만 미나미를 짝사랑하는 다이히토의 무너지는 심정은 얼마나 아플까 해서다.

그날은 그렇게 흐지부지 넘어갔다.


- 너 공산주의자니?


미나미의 천황 손녀니까 손녀라는 데에 대한 뜬금없는 내 질문이었다.


- 아니, 공산주의하고 아무 상관 없어, 할아버지 손녀를 손녀라는 게 뭐가 문제 있냐,

그 말이야. 이름 뒤에 붙이는 미사여구 빼고 말하면 안 되는 이유가 뭐지?

- 몰라, 나는 일본인이 아니니까, 그렇지만 나는 아이코 공주를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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