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ke****** 님의 서재입니다.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연재수 :
200 회
조회수 :
8,141
추천수 :
373
글자수 :
836,773

작성
22.08.18 13:29
조회
33
추천
1
글자
9쪽

시리즈1 킹덤 : 전쟁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91화

- 도시노미야 아이코 내친왕(敬宮愛子内親王)... 이렇게 이름을 길게 붙이는 건

무슨 의도일까?


나나 미나미나 어느 쪽 편을 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아야코가 중얼거렸다.


- 아이코는 내 동생 카나 같아 친근감이 가...

- 내 일이 아니니까, 마음대로...

- 다이히토, 너 왜 이런 차가운 여자를 좋아해?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처럼 너도 나쁜 여자를 좋아해?


내가 노골적으로 미나미를 디스하고 다이히토 심사를 긁었지만 다이히토는 씩 웃기만 했다. 사실 그 말은 미나미 니가 그렇게 잘났냐? 였다. 미나미가 나를 노려볼 만도 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아유, 눈보라 몰아치는 겨울왕국 분위기에 입이 얼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북극곰처럼 유빙(流氷) 하는 얼음 더미에 앉은 것 같았다.

아야코는 알갱이가 있는 오렌지 쥬스는 다 마시고 얼음만 든 크리스털 컵에 대형 빨대를 꽂아 얼음을 짜서 내듯 없는 물을 주르륵 주르륵 거렸다.


- 방은? 나하고 몽하고 자는 거야?


얘가 또 왜러나? 아야코가 우리를 뜨악하게 만들었다. 뜨악으로 그쳤다. 아야코를 조금 알게 되니까 그 정도였다. 그래도 나 말고 다른 친구들을 뜨악하게 만든 건 충격파가 있었다. 특히 쥰페이, 다이히토는... 유치원 아니 유아원 때부터 줄곧 붙어 다녔던 미녀 삼총사, 미나미와 유리나에겐 이마에 콩 쥐어박힌 정도의 강도는 있었다.


- 넌 남자하고 자 본 적 있니?


아야코에 대해 나보다 잘 아는 유리나가 거기에 걸맞게 물었다.


- 없어...


얼굴이 발개지는 부끄러움이 아니었다. 남자랑 안 잔 게 크게 잘못한 것처럼 아야코가 풀이 죽어 대답했다.

당연히 없어야지, 아야코야, 왜 풀이 죽어... 정말 옛날 우리 할머니처럼 남자 손만

닿으면 임신하는 줄 아는 쑥맥인 거 아냐?... 탁자 위에 올린 아야코의 핏줄이 선 가녀린 손을 손가락으로 살금 쓰다듬었다. 그러는 나를 신기한 듯 그 큰 눈을 뜨고 쳐다봤다. 살금 올린 입꼬리를 보며 미소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아주 옛날에는 이 정도의 스킨십에도 임신이 된다고, 그래서 남녀칠세부동석이라 했던가? 킥, 킥...


- 추억인데, 우리 삼총사끼리 자는 게 맞지 않을까?


유리나가 아야코의 엉뚱한 질문을 서둘러 봉합했다.

아야코의 엉뚱한 질문은 연이어 나왔다.


- 그래, 그러자, 근데 옷 다 벗고 잘 거지?

- 그럼, 나는 예쁜 레이스가 달린 잠옷 입고 잘 거야.


유리나는 아야코의 질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 내 말은 벌거벗고 잘 거냐고? 미나미 너도 벌거벗을 거야?


분명 야한 소린데 아야코는 아무렇지 않았다. 아니 야한 소린지를 몰랐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이다. 대신 내 얼굴이 화끈거렸다. 유리나는 아야코의 말뜻을 빨리 캐치 못 한 것에 계면쩍어했다. 쥰페이와 다이히토는 당황했지만, 무덤덤한 척했다. 대신 내 시선은 받지 않았다.


- 응, 추억인데, 뭐, 그럴까?...


미나미가 한술 더 떴다. 아니 이것들 봐라, 이 이상한 대화는 뭐냐고, 비상식적인 대화가 아무렇지 않은 이유는 뭐냐고? 이 무리 속에는 비상식이 상식이 되는 마법의 힘을 누가 가지고 있나? 그들의 반응에 빈정이 확 상했다. 대한의 건아를 어떻게 보고 자꾸 놀리냐? 나는 그때 친구들이 나를 놀리는 줄 알았다. 내가 견딜 수 있는 수위가 어디까지인지 시험하는 줄 알았다.


- 잘됐네, 그럼, 문 잠그지 말고 자, 이불도 덮지 말고, 문 열어보게, 됐냐?! 나는 간다!


이 정도 수위로 끝낸 게 천만다행이었다. 그래, 누굴 덮칠까?! 이건 천박(淺薄)이었다.

타락한 인간의 모습을 보는 거 같았다, 욕망에 찌든 한 인간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았다, 이런 소리는 안 들어야지, 고작 열여덟 살인데, 지금은 속세에 찌들어 이런 상황이 닥치면 그런 말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 자리서 뛰쳐나와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2층 내 방 침대에 벌렁 누워 씩씩거렸다. 이것도 일종의 왕따냐? 날 바보로 만든 거야? 그럴 리가 없어, 문화 차이일 거야, 강하게 머리를 도리질했다. 칸나와 미츠토시가 같이 놀자고 해서 피곤하니 조금 있다가 같이 놀자고 했다. 나는 알 만큼 아는데 걔들이 알 만큼 모르는 거 아닐까? 나의 고정관념(固定觀念)? 선입견(先入見)? 아야코의 순진무구를 맞춰 준 걸까? 그러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코가 간질간질해서 잠이 깼다. 내 옆에 누워서 쥰페이가 연필 뒤에 붙은 강아지풀 같은 털로 내 코를 간지럽혔다. 1층에서는 웃음소리가 났다.


- 에이치, 왜에?~


내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쥰페이가 내 옆에 바짝 붙어 누워서 내 옆구리를 간지럽혔다.


- 킥킥, 하지마 간지러워, 섀캬~

- 이상해?

- 아니, 뭐가?

- 나도 이상하지 않아, 니 몸에서 쿰쿰한 땀 냄새만 나.

- 무슨 소리야, 임마, 로즈마리 향이지, 니 놈에게 나는 쿰쿰한 냄새야, 새꺄~


내가 쥰페이 옆구리를 간지럽혔다.


- 내가 뽀뽀를 하고 귀를 물어뜯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

- 이 자슥 이거, 뽀뽀도 하고 귀도 물어뜯고 했잖아, 니 이빨 독 때문에 상처가 나서

연고를 발랐어, 새삼스럽게 오늘따라 왜 그래?

-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도 있어, 임마, 내려와 애들도 같이 왔어...


쥰페이가 이상한 말을 던지고 부리나케 1층으로 내려갔다.

쥰페이가 내게 뭔가 던진 건데 뭘까? 분명 요상한 말인 거 같은데... 에이 설마...

그때는 잠깐 쥰페이가 나에게 애정(愛情) 같은 거 느끼나 했다. 정말 찰나(刹那)로...

나는 머리를 갸우뚱하다가 더 있으면 진짜 삐치는 것처럼 보일 거 같아

1층으로 내려갔다.

미녀 삼총사와 다이히토도 와서 동생들과 놀고 있었다. 숙모는 갑자기 닥친 친구들 때문에 저녁 차린다고 정신이 없었다.

쥰페이는 숙모 집을 자기 집 들락날락거리 듯했고, 유리나는 쥰페이 따라 수시로 왔고, 미나미는 유리나 따라 가끔 온 적이 있었다. 다이히토도 미나미 올 때 따라왔기에 가끔이었다. 아야코는 오늘 처음이었다. 우리가 본격적으로 사귄 지가 한 달이 채 안 되었을 때라 그렇다. 아야코가 긴장했다. 내가 거주하는 작은아버지 집이기에 그랬다. 오자마자 숙모에게 붙어서 조수 역할을 찰지게 했다. 숙모가 요리를 만들면서

레시피가 우리 엄마의 비법이라고 하자 레시피 대로 하지 못할까 노심초사했다.

요리는 처음 하는 거라 천하의 아야코도 버거워했다.

미나미가 새우와 양파튀김을 탁자에 놓으며 내 배를 주먹으로 툭 쳤다.


- 밴댕이 소갈머리...

- 너희 둘이 다정하게 보이는 건 내가 질투한다는 거다.


각종 꼬치가 든 삿뽀르식 나베 전골 그릇을 들고 아야코가 입가를 실룩이며 일부러 미나미와 나 사이를 샘냈다.


- 나무 판자때기한테도 질투를 느끼는 너는 정녕 팜므파탈이냐? 으하하하~

- 나무 판자때기도 짜면 기름이 나와.


아야코가 전골 그릇을 탁자에 놓으며 욱하고 달아난 나 때문에 전체 분위기가 어색해질까 봐 체질에 맞지 않는 농담까지 했다.


- 아야코 넌 올라가.

- 어디로?


내 저의(底意)를 몰라 아야코가 궁금해했다.


- 올림퍼스 신전, 넌 이 세계가 어울리지 않아.

- 뭐라구?


이런 대사를 치는 나도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근데 아야코에게는 망가가 아니라 오히려 어울리는 건 뭐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할까...

내가 불쑥 아야코를 어깨를 당겨 내 몸에 붙였다. 아야코는 살짝 떨었다. 설레임도 있었지만 이렇게 수동적 입장이 돼 보기는 처음이기 때문이었다. 언제나 나와 아야코사이는 아야코가 주도했다. 나는 따라가고 맞춰주는 쪽으로 내 입장을 정리했는데,

이번엔 나도 모르게 내가 주도하게 되었다.


- 이게 뭔지 알아?

- 접신(接神).


10살 난 동생 카나가 인터셉터 식 끼어들기를 했다.

모두 어리둥절했다.


- 몽 오빠가 아야코 언니를 신으로 받든다, 이런 뜻이겠지, 완전 러버 이즈 블란드(love is blind)네.

- 정말?


아야코는 카나의 꿈보다 해몽으로 나를 포옹하지 않고 대신 카나를 안고 뽀뽀 세례를 퍼부었다. 이럴 땐 눈치가 빠르네, 둘만 있었으면 모르지만...

쥰페이가 아야코 대신 아주 찐하게 내 뺨에 뽀뽀했다.


- 아, 싫어, 임마.

- 대신해주는 거야, 짜샤, 헤...

- 둘이 애인이야?


미츠토시가 쥰페이 행동을 보고 놀라 토끼 눈으로 물었다.


- 응, 죽고 못 사는 사이야, 헤...


쥰페이가 대답했다.


- 형, 남자끼리 애인하는 거 나쁜 거야!

- 아냐, 우리 둘은 괜찮아, 히

- 어째서?

- 서로 사랑하니까, 헤


쥰페이가 5살 난 미츠토시의 정신세계를 혼란에 빠트렸다.


- 내가 왜 너를 사랑해, 임마. 나는 미츠토시를 사랑하는데.

- 형, 나 어린애 아니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0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9.27 39 1 9쪽
109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9.25 31 1 9쪽
108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9.23 31 1 9쪽
107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9.21 33 1 9쪽
106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9.19 30 1 9쪽
105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9.17 28 1 9쪽
104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9.15 27 1 9쪽
103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9.13 28 1 9쪽
102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9.11 31 1 9쪽
101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9.08 32 1 9쪽
100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9.06 32 1 9쪽
99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9.04 46 1 9쪽
98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9.02 36 1 9쪽
97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31 28 1 9쪽
96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29 29 1 9쪽
95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26 31 1 9쪽
94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24 31 1 9쪽
93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22 31 1 9쪽
92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20 34 1 9쪽
»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18 34 1 9쪽
90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16 36 1 9쪽
89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15 35 1 9쪽
88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12 30 1 9쪽
87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11 53 1 9쪽
86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10 37 1 9쪽
85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09 33 1 9쪽
84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07 31 1 9쪽
83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05 32 1 9쪽
82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04 32 1 9쪽
81 시리즈1 킹덤 : 전쟁 22.08.02 32 1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