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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꿈은글먹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사냥꾼의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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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꿈은글먹
작품등록일 :
2021.12.15 18:23
최근연재일 :
2022.01.18 10:2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8,541
추천수 :
472
글자수 :
140,787

작성
22.01.17 10:20
조회
231
추천
5
글자
10쪽

26화. 학교의 생존자들 (4)

DUMMY

“이 쪽 골목이에요.”


이태혁이 길을 안내했다. 전도훈과 우성열이 들어갔던 그 골목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며 골목을 내달렸다.


그렇게 달리다가 저멀리 사람의 형상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2명이 아닌 1명이었다.


“저거 전도훈 아니야?”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성열 선생님은 어디에...”


“좀더 가까이 가보자.”


우리는 들키지 않게 몸을 숨기고 앞으로 이동했다. 괜히 모습을 보였다간 골치 아파진다. 갑자기 왜 여기왔냐고 물어보면 대답할 말이 없었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제대로 확일할 수 있을 정도까지 다가갔다. 다가가면서 나는 점점 눈쌀이 찌푸려졌다.


멀리서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가까이 다가가니 보이기 시작했다.


바닥에 누워있는 우성열.

한 손에 야구배트를 쥐고 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전도훈.

그리고 그의 배트에서 뚝뚝 떨어지는 핏물.


그 모습을 본 이태혁이 당장이라도 뛰쳐나가려고 했다. 나는 그런 그를 붙잡았다. 섣불리 뛰쳐나간다고 좋을 게 없다.


지금 일어난 상황을 모두에게 알려야한다. 전도훈이라는 사람의 실체를 알려야한다.


“태혁아. 너는 가서 사람들을 불러와. 전도훈은 내가 붙잡고 있을게.”


이태혁은 충격과 분노가 섞인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내말에 잠시 심호흡을 고는 대답했다.


“알겠어요. 형이라면 혼자서도 가능하겠죠. 사람들을 불러올게요.”


이태혁은 그 말을 남기고 뒤로 달리기 시작했다. 분노 때문인지 상당히 빠른 속도였다. 저 정도라면 얼마가지않아 다른 조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때까지 시간을 벌면된다. 아예 전도훈을 제압해버려도 괜찮고.


이태혁이 사라졌으니 이제 내가 나설 차례였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전도훈에게 다가갔다.


다가오는 기척을 느꼈는지, 전도훈이 내게로 시선을 돌렸다. 믿을 수 없다는 눈동자였다. 그러면서도 목소리는 침착했다.


“너가 왜 거기서 나오냐.”


나는 계속 다가가며 말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와의 거리가 좁혀지고 있다.


“그건 알 필요없고.”


“더 이상 다가오지마라.”


전도훈이 쥐고 있던 배트를 치겨 올렸다. 나를 경계하려는 자세. 다가오면 치겠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하나도 위협적이지 않았다. 나는 계속해서 다가가며, 무기실에서 가지고 왔던 배트를 들어올렸다.


팔을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다가갔다. 먼저 무기를 휘두른 건 전도훈이었다.


휘이익! 탁!


배트로 공격을 방어.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다. 밀고 들어올 줄은 몰랐는지 전도훈이 당황했다.


나는 왼손을 뻗어 그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그 상태로 끌어당긴다. 그러나 쉽게 끌려오지 않았다. 저항이 거세다. 전도훈 또한 나처럼 몸을 단련한 사람이었다.


멱살을 잡은 채로 최대한 끌어당기며 오른팔을 휘두른다. 엘보우가 그의 목을 강타했다.


고통에 찬 신음이 들려옴과 동시에 상대도 내 몸을 붙잡았다. 이제 우리 둘은 배트 따위는 내팽겨치고 맨손으로 싸우고 있었다.


그러나 맨손 격투는 내가 제일 자신있는 싸움 방식이다. 내가 훨씬 유리하다.


멱살을 잡은 왼손은 그대로 고정. 오른손으로 상대의 무릎을 붙들었다. 그 상태로 허리를 튕기듯이 들어올렸다.


후우웅!


순간적으로 전도훈의 몸이 공중에 떴다.


쿠웅!


그대로 맨바닥에 처박아 버렸다.


“크아악!”


전도훈이 미친듯이 두팔을 휘져었다. 내 몸 곳곳을 때리긴 했지만, 별다른 타격은 없었다.


나는 멱살을 잡은채로 주먹으로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 멱살이 잡힌 바람에 전도훈은 머리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주먹이 그의 안면을 강타했다. 그러나 멈추지 않는다. 계속해서 내리쳤다.


전도훈이 욕설을 내뱉었다.


“이 개새끼야아아!”


푸욱!


허리에서 느껴지는 통증. 순간적으로 멱살은 잡은 손에 힘이 풀렸다. 그 틈을 타 전도훈이 나를 발로 밀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개를 숙여 허리를 확인해보니, 옆구리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다시 고개를 들어 전도훈을 바라봤다. 그의 손에 단검이 들려있었다.


“뒤져! 뒤져! 뒤지라고!”


전도훈이 소리를 지르며 계속해서 단검을 휘둘렀다. 나는 간신히 공격을 피했다. 그러나 이대로는 무리였다. 이러다가는 결국엔 단검에 베일 것이다.


나는 특단의 방법을 선택했다. 왼팔을 상대를 향해 내어준다.


푹!


단검이 팔목을 파고들었다. 나는 고통을 참으며 오른손으로 단검을 붙들었다. 단검을 지고있던 전도훈의 오른손이 내 손아귀에 잡혀든다.


그대로 힘을 가하자 섬뜩한 소리가 들려왔다.


우드득!


“으아아악!”


비명을 지르는 전도훈. 오른손을 휘둘러 머리를 강타한다. 주먹에 맞고 휘정거리는 전도훈을 뒤로하고, 팔에 박힌 단검을 빼냈다.


나는 단검 따위 바닥에 던져버리고 전도훈을 향해 돌진했다. 내 돌진을 정면으로 받아낸 전도훈이 저멀리 날아갔다.


건물 벽면에 등을 부딪하고 바닥에 주저앉는다. 나는 그를 향해 다가갔다. 그러자 자신의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하는 전도훈.


‘설마 이새끼 총을?’


나는 재빠르게 그를 향해 몸을 날렸다. 그러나 늦어버렸다. 전도훈은 이미 리볼버를 꺼내들었다.


타앙!


총성이 울리며 살벌한 감각이 등을 훑고 지나갔다. 다행히도 총에 맞지는 않았다. 오른손잡이인 전도훈이 왼손으로 총을 쏜 덕분이었다.


왼손이기에 조준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총에 맞지않았더라도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나는 곧바로 리볼버를 뺏들었다. 그리고 허탈한 웃음을 짓는 전도훈에게 말했다.


“너 때문에 이제 좀비들이 몰려올거야.”


“어치피 너죽고 나죽고야.”


전도훈이 그러면서 이상한 미소를 지었다.


“너 단단히 미쳤구나.”


“내가 미쳤다고? 이 시발, 갑자기 와서 방해한게 누군데. 너만 없었으면 됐어. 너만! 너만 없었으면 순조롭게 진행됐을거라고!”


“진행은 무슨, 멀쩡한 사람 대가리 깐 새끼가.”


우리가 이렇게 싸우는 와중에도 우성열은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뒷통수에서 피가 흘러나올 정도면 매우 심각한 부상이다.


저대로 둔다면 분명 죽을 것이다. 한시라도 빨리 어떻게든 해야한다. 그러나 전도훈이 내 옷깃을 단단히 붙잡고는 놔주지 않았다.


정말 같이 죽으려는 작정인 것 같았다.


그런 그를 향해 주먹을 날리려는 그 순간.


키에에에엑!


저멀리서 좀비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점점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기괴한 울음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온다.


이대로 가다간 고립될 것이다. 어서 빨리 도망쳐야했다.


“신우 형!”


그때 뒤에서 이태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니 사람들이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이태혁이 다른 조를 찾아낸 것이다.


“아무나 성열 씨를 등에 업으세요! 이곳에서 도망쳐야 합니다!”


내 말에 달려오던 사람 중 2명이 우성열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그들은 바닥에 쓰러진 우성열의 상태를 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면서 나를 붙잡고 있는 전도훈을 바라봤다.


“정말 너가 이런거야?”


존댓말이 아닌 반말이었다. 암묵적으로 써오던 존댓말은 이미 집어 던졌다. 사람들은 전도훈에게 분노하고 있었다.


전도훈은 그런 사람들을 보며 이상한 미소를 지었다. 그것만으로도 대답이 됐는지, 사람들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크에에에엑!


“좀비다!”


맞은편 골목에서 좀비들이 우르르 튀어나왔다. 수십 마리가 한꺼번에 나타난 것이다. 이에 사람들이 혼비백산하며 우성열을 등에 업었다.


나는 지체하지 않고 전도훈을 주먹으로 후려갈겼다. 3번 정도 주먹에 맞고 나서야 전도훈은 내 옷깃을 잡은 손에 힘을 풀었다.


내가 그러는 사이, 좀비들이 거의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나는 선택할 시간도 없었다. 곧바로 전도훈을 내팽겨쳐두고 달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미 우성열을 데리고 도망치고 있는 중이었다. 오직 이태혁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달려!”


나는 그렇게 말하며 이태혁과 함께 골목을 내달렸다. 달리는 도중에 뒤에서 분노에 찬 외침이 들려왔다.


“이신우 개새끼야아아아!!”


비명은 좀비들이 살점을 뜯어먹는 소리에 점점 묻혀갔다.


나는 그런 전도훈을 뒤로하고 계속해서 달렸다. 그러면서도 사방에 대고 외쳤다.


“좀비다! 모두 도망치세요!”


아직 골목에 남아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도 어서 빨리 대피해야했다.


우리는 조를 짜고 흩어졌던 골목 입구까지 달려왔다. 입구에 다다르자 우리와 같이 좀비들을 피해 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러나 그 수가 많지는 않다. 아직 골목에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는 소리였다.


나는 달리면서 뒤를 돌아봤다. 좀비들이 매서운 속도로 우리를 바짝 따라오고 있었다. 예전과는 확실하게 달라진 속도였다.


골목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은 곧바로 학교 정문을 향해 달렸다. 그곳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학교 담장은 좀비들이 넘어오지 못할 만큼 높은 편이다. 들어가서 정문만 닫으면 그나마 안전할 것이다.


“뭐야? 다들 갑자기 왜그래?”


정문을 지키고 있던 경비들이 도망쳐온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좀비가 왔어! 어서 문 닫아!”


도망친 사람중 몇명은 어서 문을 닫으라고 경비들을 재촉했다. 그러나 문을 닫을 순 없다. 아직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다.


나와 이태혁은 정문을 통과하는데 성공했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들은 그대로 남겨졌다.


좀비가 워낙 많이 몰려오는 바람에 마지막에 가서는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으아아아아악!”


바깥에 남겨진 사람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쇠상찰로 만들어진 문을 닫는데 성공했다고 해도 아직 안심할 순 없다. 계속해서 몰려오는 좀비들의 숫자로 봤을 때, 문은 얼마버티지 못하고 뚫릴 것이다.


문 너머에서도 좀비를 처리할 수 있을 만한 무기가 필요하다.

나는 총 말고는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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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생존자 보호소 22.01.04 265 13 11쪽
14 14화. 병원으로 (2) 22.01.03 263 13 11쪽
13 13화. 병원으로 (1) 22.01.01 292 14 12쪽
12 12화. 뜻 밖의 소식 21.12.31 299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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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누구도 믿을 수 없다 (1) 21.12.29 312 13 12쪽
9 9화. 밖으로 나가다 21.12.28 315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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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변종의 출현 +4 21.12.25 404 19 12쪽
5 5화. 지하철에서 (3) +1 21.12.24 413 23 12쪽
4 4화. 지하철에서 (2) +1 21.12.23 493 29 11쪽
3 3화. 지하철에서 (1) +7 21.12.22 579 43 14쪽
2 2화. 변종 바이러스 (2) +7 21.12.21 656 49 17쪽
1 1화. 변종 바이러스 (1) +22 21.12.20 829 8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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