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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꿈은글먹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사냥꾼의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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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꿈은글먹
작품등록일 :
2021.12.15 18:23
최근연재일 :
2022.01.18 10:20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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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25
추천수 :
472
글자수 :
140,787

작성
22.01.0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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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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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9화. 진화하는 좀비들 (2)

DUMMY

침대 사이로 삐져나온 손들이 바둥거렸다.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는 사납기 그지없었다. 어떻게든 상대를 물어뜯겠다는 눈동자.


이대로 놔뒀다간 침대가 밀리고 좀비들이 들어올 것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샷건을 발사했다.


타앙!


침대를 밀던 좀비 3마리가 동시에 주저앉는다. 산탄의 탄퍼짐을 계산하고 쏜 것이다. 조준점은 머리. 좀비들은 모두 이마에 구멍이 뚫렸다.


키에에엑!


무언가 복도를 달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다시 좀비가 나타났다. 침대를 밀려는 좀비의 뒤로 계속 놈들이 달려온다. 어느새 수십 마리가 모였다.


나는 침대가 밀리지 않도록 온몸으로 버텼다.


‘내 모습을 보지도 못했으면서, 어떻게 찾아온 거지?’


문 바로 앞에 서 있지 않는 이상 놈들은 나를 보지 못한다. 그러나 놈들은 나를 발견했다. 그것도 수십 마리가.


내가 힘으로 버티는 동안, 혜린이 권총을 조준했다.


“안 돼, 일단 쏘지 마.”


그러자 내려가는 총구.


“이놈들 아무래도 소리에 반응하는 것 같아.”


“뭐? 원래는 소리도 못 듣는 놈들이?”


“내가 총 쏘니까 수십 마리가 몰려왔잖아. 그전에도 네가 권총을 쏴서 3마리가 온 거고. 분명해. 이놈들은 이제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좀비들이 우리의 대화 소리에 반응했다. 더욱 거칠게 손을 휘젓기 시작한다. 침대 시트가 아예 피로 물들어 버렸다.


혜린은 그 모습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


“확실히 그런 것 같네. 그럼 이제 어떡하지? 총도 못 쓰면 얘네를 처리할 방법이 없는데.”


“혹시 소음기 없어?”


“소음기는 못 받았어.”


중사가 총을 지급해주며 소음기는 주지 않은 모양이다. 그리고 그건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내가 쓰는 샷건에 달 수 있는 소음기가 존재하는지도 불분명하다.


이런 상황에 총을 쓸 수 없다면, 남은 건 근접무기뿐이다.


“저번에 가져온 야구 배트 있지? 일단 그거라도 들어. 아저씨한테도 하나 드리고.”


다행히도 야구 배트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혜린이 가방에서 2개를 꺼냈다.


우리가 그러는 와중에도 좀비들은 계속해서 침대를 밀어댔다. 나라서 버틴 거지, 일반인이었다면 진작에 뚫릴 힘이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정해야 한다. 좀비가 더욱 몰려온다면 나라도 버티기 힘들어진다.


그냥 좀비가 들어오도록 놔두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왠지 그랬다가는 이기지 못할 것 같았다.


옛날의 좀비였다면 우리가 이겼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좀비들은 분명히 무언가 달라져 있었다.


이럴 때 아저씨의 공기총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공기총이라면 소음이 적어서 좀비들에게 들키지 않을 것이다.


바로 앞이라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멀리 있는 놈들이 우리를 발견할 일은 없어진다.


쿵! 쿵! 쿵! 키에에에엑!


“크흡...”


젠장. 수가 늘어났는지, 미는 힘이 세졌다. 점점 버티기 힘들어진다.


“혜린아, 너도 와서 일단 버텨봐.”


내 말에 혜린이 바로 달려와서 침대를 붙들었다.


그녀의 힘이 더해지자 막는 것이 한결 수월해졌다. 그러나 얼마 버티진 못할 것이다.


“신우 씨, 들리십니까? 들린다면 대답하세요.”


내 방탄복에 꽂아놓은 무전기에서 김대훈 중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곧바로 응답했다.


“네, 잘 들립니다.”


“휴... 살아계신다니 다행이군요. 지금 위치가 어딥니까?”


“3층에 있는 4번 방입니다.”


“상황은 어떻습니까?”


“임시로 문을 막아놓긴 했는데, 좀비들이 몰려와서 밀어붙이는 중입니다. 곧 뚫릴 것 같아요. 그쪽은 상황이 어떤가요?”


그러자 절망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저희도 갇혀버렸습니다. 좀비들이 워낙 많이 몰려오는지라...”


김대훈 중사면 분명 다른 군인들과 같이 행동했을 것이다. 그런 인원이 좀비를 이기지 못할 정도라니. 좀비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느낄 수 있었다.


“탈출은 불가능한가요?”


“가능은 합니다만, 아무래도 좀비들이 소리에 반응하는 것 같아서 총을 제대로 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시 좀비가 소리를 듣는 것이 맞았군요... 그러면 총을 쓰면 탈출할 수 있다는 뜻인가요?”


“네. 화력으로 밀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탈출해서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하지 못했습니다.

총소리를 듣고 다른 층에 있는 좀비들까지 몰려올 것이기 때문에, 일단 탈출을 시작하면 지체할 시간이 없어집니다. 미리 계획을 짜야 합니다.”


“급선무는 일단 이 병원을 빠져나는 것인데, 떠오르는 방법이라도 있나요?”


기껏 총을 쏴서 방에서 탈출하는 것은 성공한다고 쳐도, 병원을 빠져나가지 못하면 의미가 없어진다.


“사실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합니다만, 성공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다면 일단 해봐야 합니다. 저희 쪽은 더 이상은 못 버팁니다. 총을 쏠 거면 빨리 쏴야 합니다.”


무전기로 대화하는 중에도 좀비들은 계속해서 침대를 밀어붙였다. 수가 계속 불어나는 것 같다. 더 이상 지체한다면 탈출할 기회 자체가 없어질 것이다.


“그럼 일단 만나기로 합시다. 만나서 설명하도록 하죠. 총으로 좀비들을 처리하고 3층으로 내려가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저희도 그쪽으로 올라갈게요.”


무전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나는 곧바로 침대에서 떨어지고 샷건을 꺼냈다. 혜린 또한 내 옆으로 와 권총을 꺼내 든다.


막는 힘이 사라지니 침대가 순식간에 밀리기 시작했다. 놈들이 침대를 미느라 우리를 공격하지 못하는 지금. 바로 지금이 기회다.


타앙! 타앙!


침대 사이로 삐져나오는 놈들에게 총알을 먹여줬다. 이마가 깨져 뇌수가 흘러나온다.


철컥. 곧바로 장전. 그리고 격발. 침대에 붙어 있는 놈들이 하나둘씩 쓰러졌다.


아무리 힘이 세졌다 한들, 총알을 당해내지는 못한다. 샷건을 발사할 때마다 여러 마리가 동시에 죽어나갔다.


이제 더이상 눈앞에 보이는 좀비는 없다. 그러나 혹시 모른다.


“내가 침대를 밀 테니까, 너는 혹시라도 오는 놈들을 잡아줘.”


그렇게 말해놓고는 침대를 치우기 시작했다. 3겹으로 쌓은 침대가 내 괴력에 바로 옆으로 밀려났다.


“너가 아저씨를 부축해줘. 내가 길을 뚫을게.”


권총보다는 샷건의 화력이 훨씬 세다. 길을 뚫기에는 샷건만큼 적절한 총이 없었다.


혜린이 용팔 아저씨를 부축하는 동안 나는 가방을 챙겼다. 총알과 다른 필요한 것들이 들어있는 가방이라 꼭 챙겨야 했다.


“그럼 이제 나간다. 내가 앞장설게.”


밖으로 나오니 피로 범벅이 된 복도의 모습이 보였다.


돌아다니는 좀비는 없었다. 있었다면 총소리를 듣고 진작에 내게로 달려왔을 것이다.


내가 앞장서고 내 뒤를 혜린과 용팔 아저씨가 따라왔다. 나는 앞으로 가면서 옆에 보이는 방들을 둘러봤다.


생존자는 없었다. 있었더라도 진작에 좀비로 변했을 것이다. 보이는 시체들은 모두 좀비였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까지 오니, 위에서 총성이 들려왔다. 나는 계단을 올랐다. 계단에도 좀비들이 쓰러져있었다.


4층에 도착하니 한쪽 복도에 몰려있는 좀비들이 보였다. 그쪽에서 총성이 들리는 중이다.


좀비들은 서로의 몸을 밀며 안쪽으로 꾸역꾸역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놈들의 뒤통수에 샷건을 발사했다.


허물어져 내리는 좀비들. 갈수록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좀비들을 모두 소탕한 끝에 김대훈 중사를 만날 수 있었다.


“무사히 올라오셨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그에게 계획이 뭐냐고 물어보려는 찰라,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우 씨?”


김대훈 중사는 그를 포함해 4명과 함께였는데, 그중 반가운 얼굴이 하나 있었다.


“백찬 씨! 살아계셨군요!”


그곳에는 백찬이 총을 들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반가운 표정으로 나를 반긴다.


백찬은 생존자들을 옥상으로 대피시키기다, 군인들을 만났다고 했다. 좀비가 몰려와서 놈들을 피하다 보니 방에 갇히게 되었다.


“생존자들은 어떻게 됐나요?”


그러자 백찬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좀비들 때문에 제대로 대피시키지 못했습니다.”


백찬은 쉽사리 다음 말을 하지 못했다. 이에 김대훈 중사가 대신 답했다.


“현재 다른 군인들과의 무전이 모두 끊긴 상태입니다. 그것은 옥상에 있는 군인들도 마찬가지였어요.”


그 말인즉슨, 옥상이 좀비들에게 뚫렸다는 소리였다. 이후의 상황은 설명이 필요 없었다. 나는 백찬에게 말했다.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일단 지금은 이곳에서 빠져나갈 계획부터 세워야 합니다.”


다음으로 김대훈 중사에게 묻는다.


“그 방법이란 게 뭔가요?”


이에 중사가 자신의 뒤에 있는 사람을 가리켰다.


“이 군인은 전차 조종수입니다. 바로 밑에 있는 전차를 몰 줄 압니다. 유사시에 쓰려고 방치해놓은 탱크가 한 대 있는데, 그걸 타고 빠져나가려고 합니다.”


확실히 성공하기가 어려운 방법이었다. 밑으로 내려가면 사방에 좀비가 있을 것이다. 그런 좀비들을 뚫고 탱크에 탑승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방법이 그것뿐이라면 어렵더라도 일단 해봐야 한다. 이대로 있다가는 탈출도 못하고 모두 죽고 말 것이다.


타탕!


그때 뒤에서 총성이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군인 한 명이 계단 앞에 서서 좀비들을 쏘고 있었다.


총성을 들은 좀비들이 몰려오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중사에게 말했다.


“일단 해봅시다. 계획은 짜놓으셨나요?”


“네. 일단 무기실에 들려서 탄약을 충분히 챙길 겁니다.”


탄약은 앞으로도 필요할 테니 꼭 해야 하는 작업이었다.


중사가 창문을 가리켰다.


“그리고 밑으로 내려갈 수 있을만한 줄을 만들어서 저 창문으로 던질 겁니다. 1층에는 변종들도 있는 상황이라, 계단으로 내려가진 못합니다.”


현재 우리의 화력으론 변종을 처리하지 못한다. 줄을 타고 내려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인 것 같다. 나는 잠자코 중사의 계획을 들었다.


“그 줄을 타고 내려가셔 탱크를 타면 됩니다. 탱크는 저쪽 창문 아래에 있습니다.

일단 탱크에 타고나면 조종수가 알아서 해줄 겁니다. 어디로 향할지는 그때 정하도록 하죠. 시간이 촉박합니다.”


중사가 따라오라며 손짓했다.


“무기실은 바로 이 층에 있습니다. 따라오세요.”


나는 그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무기실에서 탄약을 챙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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