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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꿈은글먹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사냥꾼의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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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꿈은글먹
작품등록일 :
2021.12.15 18:23
최근연재일 :
2022.01.18 10:20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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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27
추천수 :
472
글자수 :
140,787

작성
22.01.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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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2화. 광신도 (2)

DUMMY

“모두 일어나세요!”


각 방을 다니며 사람들을 깨웠다. 이제 막 깨어나서 비몽사몽한 사람들은 전투를 준비하라는 말에 곧장 정신을 차렸다.


중사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나에게 말했다.


“무슨 일입니까?”


“무기를 든 사람들이 우리 쪽으로 오고 있어요. 전투에 대비해야 합니다.”


“우리 쪽으로요? 숫자는 몇 명인데요?”


“20명 정도 됩니다. 그 이상일 수도 있고요.”


사람들은 내 말에 따라 각자의 무기를 챙기고 전투를 준비했다. 무장을 끝마친 인원들은 중사의 지시 아래 각자의 자리로 이동한다.


식탁을 뒤집어서 엄폐물로 만들어 그 뒤에 나와 중사가 숨었다. 남은 사람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엄폐했다.


모두의 총구가 현관을 향한다.


잠시후 현관 너머에서 들려오는 발소리. 여려 명에서 계단을 오르는 소리였다.


우리를 공격할 것이라는 내 예상이 적중한 것이다. 그들은 이내 현관문 손잡이를 돌렸다. 그러나 안에서 자물쇠로 잠구는 구조라 열리지 않는다.


쿵쿵쿵.


“안에 누구 없나요?”


노크 소리와 함께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상한 곳 없는 정상적인 목소리였다.


“제가 가보겠습니다.”


일어나려는 중사를 제지하고 대신 내가 나섰다. 문 앞으로 다가가 대답한다.


“무슨 일이시죠?”


“아, 뭐 좀 물어볼 게 있어서 왔는데요. 문 좀 열어주시겠어요?”


“꼭 열어야 합니까?”


물어보게 있어서 왔다면서, 수십 명에서 연장을 챙겨오나?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네, 금방 끝날 거에요.”


나는 현관문에 뚫려있는 유리구멍에 눈을 가져다 댔다. 그러자 문 너머의 풍경이 보인다.


문 앞에 서 있는 여자 한 명. 그녀의 뒤론 아무도 없었다. 여자 또한 딱히 위협적일 만한 행동을 하고 있진 않았다.


고개를 돌려 중사에게 눈짓했다. 그러자 중사가 일단 열어보라는 신호를 보내왔다.


뭐, 여차하면 저들이 곧바로 엄호해줄 것이다.


나는 자물쇠를 풀고 천천히 문을 열었다. 그러자 보이는 여자의 모습.


“안녕하세요?”


내게 인사를 건네오는 여자는 분명 미인이라 불릴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 거지?


“물어볼게 있으시다면서요?”


“아, 혹시 다른 분들은 주무시는 중인가요?”


여자가 고개를 내밀어 집안 곳곳을 둘러본다. 세워져 있는 탁자를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봤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모습을 찾을 순 없었다. 모두 지금 숨어있을 것이다.


나는 일부러 거짓을 답하기로 했다.


“네. 다른 사람들은 피곤하다고 오자마자 잠들어 버렸어요.”


“아... 알겠습니다.”


쉬이익! 퍽!


찰라의 순간이었다. 여자가 품에서 단검을 꺼내 나를 찌르려 했다. 그러나 나는 곧바로 방어하고 칼을 멀리 쳐냈다.


“저주받을 놈!”


여자가 욕설을 퍼부으며 뒤로 물러났다. 단검은 내 쪽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그때, 뒤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사람들이 여자를 향해 총을 조준하고 있었다.


숨어있다가 제때 나타난 것이다. 여자는 그 모습을 보고 기겁한 듯이 중얼거렸다.


“어, 어째서...”


여자는 슬금슬금 뒷걸음치다가 아예 옆으로 사라졌다. 내가 있는 위치에서는 계단을 볼 수 없었다.


슬쩍 고개를 내밀어 계단을 바라본 결과, 잠복해있던 수십 명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곧바로 집안으로 들어와 쓰러진 탁자 뒤에 숨었다. 옆에 있는 중사에게 말한다.


“사람들이 계단에 숨어있었습니다. 모두 무장한 상태입니다.”


“곧 쳐들어오겠군요.”


중사가 총으로 현관문 쪽을 조준했다. 나 또한 바닥에 내려놓은 샷건을 다시 집어 들었다.


키에에엑?


계단 쪽에서 좀비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까까지는 분명 사람들이 있었는데, 갑자기 좀비가 나타났다고?


크에에에엑!


좀비들이 일제히 집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적잖이 당황했지만, 바로 사격을 개시했다.


집안으로 들어온 좀비들이 하나둘씩 쓰러진다. 두개골이 부서지고, 어깨가 날아가고, 몸통에 구멍이 뚫렸다.


숫자는 5마리였는데, 모두 우리를 건들지 못하고 오다가 쓰러졌다.


모든 좀비를 해치우자 계단에서 아까의 그 여자가 나타났다. 바닥에 쓰려져 있는 좀비들을 보는 그녀의 눈이 매우 심하게 흔들렸다.


마치 못 볼 거라도 봤다는 표정이다. 그녀는 몸을 바들바들 떨며 외쳤다.


“시, 심판자들을!”


그러더니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으아, 으아아아아아아아!”


귀가 찢어질 듯한 비명이었다. 그녀의 비명과 함께 계단에서 사람들이 나타나 집안으로 들어왔다.


각자 무기로 무장한 사람들이었다. 민간인에게 총을 쏴도 되겠느냐는 생각이 중사의 손을 붙들었다.


타타타탕!


그러나 상대 쪽에서 먼저 총을 발포했다. K2 소총이 박준현 조종수의 몸을 꿰뚫었다.


동료 군인이 바닥에 주저앉는 것을 보고 나서야 중사가 총을 발사했다.


투타타타타탕!


중사가 총을 쏘기 시작하자,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총을 발사했다. 집안으로 들어온 적들이 무기도 제대로 휘둘러보지 못하고 쓰러졌다.


총을 들고 있는 사람 또한 중사의 총에 맞고 절명했다. 정확한 사격이 그의 심장을 꿰뚫었다.


계단에서 비명을 지르던 여자도 총알에 맞고 사망했다.


무기를 들고 뛰어들어온 20명이 모두 죽은 것이다. 현관문 쪽에 시체들로 산이 이루어졌다.


중사가 그 모습을 보다가 털썩 주저앉았다. 자신이 한 일이 실감이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총으로 사냥감이나 좀비를 잡아 본 적은 있어도, 민간인을 죽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니, 처음이 아닌가?


나는 저번에 마트에서 이미 사람을 죽여본 경험이 있었다. 우리를 위협하던 죄수들. 마지막에 가서는 수류탄으로 모두 죽여버렸다.


그렇다. 나는 이미 손에 피를 묻힌 사람이었다. 이런 걸로 멘탈이 깨지면 안 된다. 이번에도 저들이 먼저 우리를 공격했지 않았는가?


“중사님, 중사님?”


손을 덜덜 떠는 중사. 2번 정도 이름을 부르고 나서야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봤다. 나를 보는 두 눈동자 또한 떨리고 있었다.


“괜찮습니다. 저들이 먼저 공격했지 않습니까.”


공격이라는 단어에 중사가 반응했다. 그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바닥에 쓰러져있는 박준현 쪽으로 달려갔다.


중사의 친우이자 전우였던 군인은 이미 죽은 상태였다. 소총이 연사로 긁고 지나간 자리에서 핏물이 흘러나왔다.


“......”


중사는 한동안 그를 꼬옥 안아주었다.


* * *


한 밤중에 있었던 총격전은 그것으로 끝이 났다. 우리는 일단 1층 마트로 내려왔다. 시체들로 가득한 곳에서 잠을 잘 순 없었다.


중사는 자신의 전우를 등에 업고 내려와, 마트 한편에 고이 눕혀두었다. 시체 위로 이불을 하나 덮어주었다.


남은 사람들은 다시 잠을 청했다. 방금전의 총격전을 애써 잊으려는 듯 얼굴을 찡그린 상태였다. 아마 한동안은 잠에 들지 못할 것이다.


나는 자처해서 불침번을 서려고 마트 밖으로 나왔다. 문 앞에 서서 차가운 밤공기를 들이마셨다.


차가운 공기가 폐 속에 가득 차자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그렇게 밤하늘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사람을 죽인 자신을 탓하거나 하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저 우리를 공격한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었다.


‘저들은 무조건 속죄선교희 사람들일 거야.’


우리를 공격할만한 사람들은 그들 말고는 없었다. 실제로 현관문을 두드리던 여자가 좀비를 보며 심판자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우리를 보며 눈에 불을 켜고 달려오던 사람들. 그것은 일반인이 아닌, 광신도에 가까웠다.


‘갑자기 좀비들이 어디서 나온 거지?’


광신도들이 들어오기 전에 먼저 좀비들이 우리를 공격했다. 그 좀비들이 대체 어디서 생긴 것일까?


나는 한 가지 예측을 할 수 있었다.


‘저들이 끌고 왔던 쇠사슬에 묶인 무언가들.’


분명 그것이 좀비였을 것이다. 몸을 사슬로 묶고 눈은 두건으로 가린 상태였다. 광신도들이 사슬과 눈을 가린 두건을 풀고 집안으로 집어넣었을 것이다.


우리를 공격하던 좀비들 중에 일부는 아직 몸에 사슬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계단을 내려오면서 기다란 나무막대들도 발견했다.


막대의 끝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막대를 이용해 좀비들을 원하는 곳으로 밀어 넣은 것이다.


‘좀비를 이용해 사람을 공격하는 사람이라니.’


참으로 끔찍했다.

이것으로 속죄선교회의 사람들이 미쳐버린 광신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는 두 번 다시 마주치기 싫은 놈들이다.


나는 그렇게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불침번을 계속했다. 그동안 우리를 다시 공격하려는 사람은 없었다.


* * *


아침이 밝아오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잠에서 깨어났다. 가장 먼저 일어난 사람은 중사였다.


그는 아직 자고있는 사람들을 깨웠다.


“또다시 그런 놈들이 올지도 모릅니다. 일단 지금은 계속 이동해야 합니다.”


그 말에 사람들이 잠에서 일어나 이동 준비를 시작했다. 나는 불침번을 서느라 밤을 새운 상태였다. 내가 딱히 준비할 것은 없었다. 그냥 가방만 메면 된다.


나는 중사에게 우리를 공격한 놈들이 속죄선교회 일 것이라 말해주었다.


예전 병원에서 만났던 그 남자부터 시작해서,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설명했다.


중사 또한 내 말을 듣고 우리를 공격한 놈들이 속죄선교회라고 확신했다. 딱히 복수하려는 마음은 없어 보였다.


중사는 전우의 시체를 한동안 바라보다가 마지못해 마트를 나왔다. 그가 사용하던 무기와 가방은 중사가 챙겼다.


마트를 나온 중사는 다시 기운을 차리곤 모두에게 말했다.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갈 것입니다. 병원이 있는 북쪽으로 올라가는 것은 너무 위험합니다.”


“탱크는 어쩌죠?”


내 물음에 중사가 답했다.


“일단 내버려둘 겁니다. 나중에 넣을만한 기름을 구하게 되면 다시 사용해 볼 수도 있겠죠.”


이후로는 도로를 따라 계속 남쪽으로 이동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니 좀비가 한 두 마리씩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제 좀비가 소리를 듣는다는 사실을 알아냈으니, 소음을 내서는 안 됐다. 모두들 최대한 소리를 죽이고, 근접 무기로 좀비를 처리했다.


처리하면서 느낀 것인데, 확실히 좀비는 힘이 강해져 있었다. 내가 휘두르는 무기를 붙드는 힘이 더욱 강해졌다.


어림잡아 성인 남성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앞으로는 제대로 된 도구 없이는 좀비를 처리하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그래도 다행히도 뭉쳐서 다니는 좀비들은 없었다. 우리는 수월하게 계속 도로를 따라 이동했다.


그러다가 한 학교 앞에서 멈춰 섰다.


학교 정문을 경비로 보이는 사람들이 지키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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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화. 변종 바이러스 (1) +22 21.12.20 827 8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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