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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꿈은글먹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사냥꾼의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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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꿈은글먹
작품등록일 :
2021.12.15 18:23
최근연재일 :
2022.01.18 10:20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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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5
추천수 :
472
글자수 :
140,787

작성
22.01.0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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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6화. 식량 수급 작전 (1)

DUMMY

병원에서의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나는 오랜만에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먹었다. 병원에서는 하루 2번 있는 식사 시간마다, 간단한 국 종류 함께 두 가지 종류의 반찬과 쌀밥을 배급했다.


반찬으로는 나물 반찬 한 가지와 스팸이나 참치캔 같은 통조림이 한 개씩 나왔다. 유통기한이 긴 통조림을 주로 보급받는가 보다.


나는 엄청 오랜만에 샤워도 할 수 있었다. 남은 물을 아껴야 하기에 짧은 시간이 주어지긴 했어도, 그래도 몸을 씻을 수 있기에 만족했다.


용팔 아저씨는 역시 매우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 가끔 병실에 들릴 때마다 한결 나아진 모습으로 우릴 반겼다.


백찬은 하루 내내 경비 병력으로 일하다가, 밤이 되면 다시 우리가 있는 방으로 돌아와서 같이 잠을 잤다.


더 이상 좀비 때문에 주변을 신경 쓸 필요도 없어져서 대체적으로 시간이 빨리 흐르는 기분이었다.


일주일이란 시간은 매우 빠르게 흘러갔다.


* * *


“야, 일어나봐.”


누군가 내 몸을 흔드는 느낌에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뜨니 혜린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일인데?”


“군인들이 찾아왔어. 할 말이 있다는데?”


군인? 나는 바로 허리를 일으켰다.


사람으로 가득 찬 넓은 방 안. 군인들이 문을 열고 들어와 문 앞에 서 있었다. 그중 한 명이 앞으로 나와 입을 열었다.


“모두 주목해주십시오.”


그는 모든 사람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현재 보호소 내 식량이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말에 누군가가 손을 들었다. 군인이 그를 지목하자 그가 질문했다.


“정부에서 매주마다 식량을 보급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혹시 보급이 끊기기라도 한 겁니까?”


질문이 끝나자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군인은 곧바로 소란을 잠재웠다.


“보급이 끊긴 것은 아닙니다. 다만, 보급량이 매우 줄어들었습니다. 정부는 현재 각지에 있는 생존자 보호소에 식량을 보급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식량 확보량도 적은 마당에, 보호소로 오는 사람의 수가 갈수록 늘어나서 보급할 식량이 부족해지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정부는 적은 식량 확보량으로 많은 사람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나는 군인이 이제 본론을 꺼낼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래서 우리 군인들이 밖으로 나서서 식량을 구해올 생각입니다. 그러나 보호소를 지켜야 할 병력을 제외하니, 남는 병력이 얼마 없습니다.

이 수로는 밖으로 나가봐야 위험하기만 위험하지, 별다른 수확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


아무래도 정부에서 각 보호소마다 꼭 필요한 병력만 배치한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우리 국군은 5분의 1 정도로 매우 감축된 상황이었다.


좀비 사태로 인해 지금까지 매우 많은 군인이 죽어 나간 것이다. 그리고 이 상황은 다른 나라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예전에 인터넷으로 확인했었는데, 그나마 버티고 있는 나라가 기존 리스테리 바이러스의 감염자 수가 적은 나라들이었다.


미국은 본래 군사력이 매우 강한 나라였다. 그러나 기존 감염자가 워낙 많았던지라, 국가 붕괴를 피할 순 없었다. 지금은 극히 일부의 주만이 살아남았다고 한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었다.


군인은 말을 이어 나갔다.


“그래서 생존자들 중에서 지원자를 뽑으려고 합니다. 절대 강제가 아니니 안심하십시오.”


다시 일어나려는 소란을 군인이 재빨리 잠재웠다.


“총기와 기본 장비는 저희가 지급할 겁니다. 지원자분들은 그저 군인들의 지시에 따라 행동해 주시면 됩니다.

위험한 장소로 가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주변 일대를 탐색하며 식량을 구할 것입니다.”


나는 군인의 제안에 강한 끌림을 느꼈다.


총기와 기본 장비도 지급해주니 그다지 위험한 일도 아니었다. 거기다가 지원자들에게는 상당한 특혜가 주어질 것이다.


아무 보상도 없이 보호소 밖으로 내보내지는 않는다. 분명 지원자들에게 무언가 돌아오는 것이 있을 것이다.


설령 직접적인 보상이 없더라도, 군인들의 신임을 얻게 되는 것이니 무조건 남는 장사였다.


앞으로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군인들의 신임을 얻을 필요가 있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군인들과 함께 밖으로 나가 식량을 구할 사람 없습니까? 지원자는 손을 들어주십시오!”


사람들이 저마다 대화하며 술렁이긴 했지만, 섣불리 손을 드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옆에 앉아있는 백찬과 혜린에게 말했다.


“저는 지원하고 싶습니다. 분명 저희에게 돌아오는 것이 있을 거예요.”


그러자 잠깐 고민하는 기색이 느껴진다. 이내 혜린이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나도 따라갈게.”


솔직히 말해 예상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혜린이 보여준 그녀의 성격대로라면, 분명 나를 따라갈 것이라 믿고 있었다.


“저는 경비 병력이니 어쩔 수 없이 여기 남아야 합니다. 용팔 씨는 제가 보살필 테니 마음 놓고 다녀오세요.”


백찬 또한 군인들을 도와줌으로써 얻는 보상을 생각한 것 같았다.


“탱크로 변종 하나는 우습게 날려버리는 군인들인데, 그들이 함께한다면 딱히 위험하진 않을 거라 봅니다.”


이것으로 대화는 끝났다. 나와 혜린은 곧바로 손을 들었다. 그러자 군인이 우리를 바라봤다.


잠시 후 사람들이 시선 또한 우리를 향한다. 표정에 놀란 기색이 스쳤다.


군인은 지원자들의 등장에 기분이 좋아 보였다.


“지원을 원하시는 분은 이쪽으로 나와주십시오. 따로 챙기실 건 없습니다. 저희가 필요한 물품을 지급해 드릴 겁니다.”


이에 우리는 앞으로 나갔다. 사람들이 알아서 길을 비켜주었다.


“다른 지원하실 분 없습니까?”


시간이 지나도 다른 지원자는 나오지 않았다.


“없다면 이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우리는 군인들을 따라 다른 방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아까 맨 앞에서 설명한 군인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옆에 계신 분께도 감사드립니다.

다른 방에서는 지원자가 거의 나오지 않았는데, 두 명이 동시에 지원하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당장 식량이 부족한 상황인데 저희도 구하러 가야죠.”


나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어느 정도 진심이 들어간 말이었다.


식량이 부족하다면 당연히 구하러 가야 한다. 죽치고 앉아서 밥만 얻어먹다가는 모두 굶어 죽고 말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가져온 식량 중 일부분을 병원에 전달했었다. 마트에서 가져온 식량들 말이다.


비상식량은 충분히 남겨놓았으니 딱히 문제 될 것은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동안 우리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넓은 공간이 나왔다. 앞에 세워진 칠판을 중심으로 의자가 나란히 정렬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여기서 간단한 브리핑을 할 예정인가 보다. 나와 혜린은 아무 자리나 잡아서 앉았다.


우리의 옆으로 지원자로 보이는 사람이 네 명 정도 앉아있었다. 곧바로 브리핑이 시작되었기에 대화할 시간은 없었다.


칠판 앞에 군인 한 명이 나와 설명을 시작했다.


“우선, 6명씩 조를 나누어 주변 일대를 탐색할 겁니다. 일반 음식점들은 음식이 상했을 것이 분명하니, 편의점이나 마트 위주로 공략할 것입니다.”


그러더니 군인은 칠판에 붙어있는 대형 지도를 가리켰다. 병원 주변 일대가 그려져 있었다.


“지금 지도에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된 곳들이 목표 지점입니다.

북쪽에서부터 시작해서 남쪽으로 내려가며 탐색할 것입니다.”


지도에 표시된 빨간 동그라미들이 보인다. 꽤나 많은 수가 표시되어 있었다.


모두 가보려면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식량은 충분하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설명은 이것으로 끝입니다. 여러분은 각 조마다 있는 군인들의 지시를 따르시면 됩니다.”


군인은 그러면서 우리의 뒤쪽에 서 있는 군인들에게 손짓했다.


“그럼 지금부터 장비를 지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장비는 이미 모두 준비된 상태였다. 군인들이 차례대로 나와 지원자들에게 장비를 건네주었다.


K2 소총과 30발들이 탄창 3개.

군용 나이프 한 자루와 무전기.


그리고 식량을 담을 수 있는 더플백과 방탄복이 지급되었다.


나는 모든 장비를 착용했다. 방탄복에 탄창 주머니가 있어 그곳에 탄창을 꽂아놓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더플백까지 어깨에 걸침으로써 모든 준비가 끝났다.


“모두 준비가 끝나셨다면, 이제 이동하겠습니다.”


우리는 군인들을 따라 북쪽 입구로 이동했다. 대문 앞을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다.


모래주머니를 쌓아 올려 위에 기관총까지 설치해놨다. 충분한 탄약 박스와 수류탄들도 보인다.


적어도 좀비들에게 어이없이 뚫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여기서 먼저 조를 짜고 이동할 겁니다.”


나와 혜린은 아까 우리 방에 와서 설명하던 군인이 조장인 2조에 편입되었다.


우리를 제외한 4명이 군인이었다. 남은 지원자들 또한 적절하게 분배됐다.


“건투를 빕니다.”


대문을 지키던 군인이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문을 열었다.


나는 우리와 함께 밖으로 나가는 군인의 수를 세보았다. 대략 30명 정도였다. 남은 6명은 나를 포함한 지원자들이다.


탱크나 장갑차 같은 것은 없었다. 걸어서 이동할 생각인가 보다.


탱크나 장갑차 같은 것들은 이곳 병원까지 운송하기가 매우 힘들 것이다. 그래서 병원에 배치된 수 또한 매우 적었다.


군인들은 식량을 구하러 나가는 일에 그런 전차를 쓸만한 형편이 되지 못했다.


걸어서 어느 정도 이동해 도롯가로 나오자 조마다 흩어져서 행동을 시작했다.


우리 조의 조장은 우리 방에 와서 설명해주던 그 군인이었다. 꽤 계급이 놓은 사람이었나보다.


그는 자신을 김대훈 중사라고 소개했다. 나와 혜린 또한 이름을 밝혔다.


“우리 조의 목표는 이 주변의 마트를 수색하는 것입니다.”


중사 정도면 우리 같은 일반인들에게 반말을 해도 상관없을 정도의 계급이다. 그래도 김대훈 중사는 끝까지 존대를 고집했다.


도롯가로 나왔지만 좀비가 보이지 않았다. 군인들이 병원 주변 일대를 정리해 놓았나 보다.


그래도 도로에만 없는 것이지, 건물에 들어가면 분명 좀비가 있을 것이다. 아직 남아있는 좀비도 고려해서 나는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군인들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마트가 나타났다.


“처음은 이곳입니다. 들어가서 더플백에 식량을 채우면 됩니다.”


김대훈 중사를 선두로 모두 마트에 진입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좀비는 중사가 총으로 처리했다.


좀비의 미간에 구멍이 뚫린다. 정확한 단발 사격이었다.


이후로는 식량을 수색하는 일의 연속이었다. 진열대를 둘러보고 먹을 수 있는 식량은 닥치는 대로 쓸어 담았다.


진열대는 거의 텅 빈 상태였다. 좀비 사태 초반에 사람들이 와서 이미 털어간 것이다.


더플백을 어느 정도 채우고 마트를 나와 바로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선두는 여전히 김대훈 중사였다.


앞으로 가던 도중 중사가 오른손을 들었다. 멈추라는 신호였다. 멈추고 나서 앞을 바라보니 좀비 10마리 정도가 도로를 배회하고 있었다.


군인들이 병원 일대를 소탕하는 와중에 처리하지 못한 놈들일 것이다.


“지원자분들은 대기하십시오.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군인들이 앞서나가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사격을 시작한다.


타앙ㅡ 탕!


단발 사격이 좀비들의 머리를 깨부쉈다. 최대한 총알을 아끼기 위한 사격 방식이었다.


“자, 그럼 다시 이동합시다.”


좀비 소탕을 끝내고 김대훈 중사가 다시 선두로 앞서나갔다.


그가 커브를 돌아 오른쪽 도로를 맞이한 순간.


“변종이다!”


타타탕!

휘리리릭!


외침과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 사격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손이 중사를 붙잡아버린다.


나는 누구보다 빠르게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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