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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꿈은글먹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사냥꾼의 아포칼립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내꿈은글먹
작품등록일 :
2021.12.15 18:23
최근연재일 :
2022.01.18 10:2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8,524
추천수 :
472
글자수 :
140,787

작성
21.12.26 10:23
조회
371
추천
16
글자
10쪽

7화. 또 다시 고립 (1)

DUMMY

확인할 수 있는 모든 방향에서 좀비들이 다가온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바로 패닉에 빠질 수 있는 상황.


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행동했다.


일단 옆에 있는 두 사람의 얼굴을 확인한다. 둘 모두 좀비 무리의 접근을 확인한 듯 보였다.


얼굴에 공포심이 슬금슬금 피어오른다. 그러나 패닉에 빠지거나 비명을 지르진 않았다.


그들 또한 나처럼 이런 상황에 침착하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나는 가장 가까이 보이는 안전한 건물로 그들을 안내하기로 했다.


“모두 저쪽으로 갑시다. 입구도 좁고 가장 안전해 보여요.”


내 말에 두 명의 시선이 쏠린다. 내가 가리킨 곳은 이곳으로부터 얼마 걸리지 않는 위치에 있는 한 건물.


4층짜리의 건물로 입구가 단 한 곳 뿐이었다.


물론 반대편에 더 있을 수도 있지만, 지금 눈으로 보이는 곳은 한 곳뿐이다.


각 층마다 유리창이 둘러져 있어 1층은 위험해 보였다. 그러나 2층부터는 안전하다.


들어가서 입구만 막으면 된다.

우리는 곧바로 행동을 개시했다.


내가 선두로 먼저 달리고 둘은 내 뒤를 따라왔다.


그러므로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선두를 달리고 있는 나였다.


아직 좀비 무리가 도착하지는 않았지만, 기존에 있던 좀비들이 내게 달려든 것이다.


콰아아아악! ㅡ타앙!


왼쪽에서 달려오는 놈의 면상에 산탄을 갈겨준다. 두개골이 터지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덕분에 나 또한 피를 뒤집어 쓰게 됐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좀비의 피가 감염을 일으키는 것만은 제발 아니기를 빌어야겠지.


키에에엑!


이번에는 오른쪽. 입을 잔뜩 벌리며 달려오는 녀석.


‘총알을 아끼는 편이 좋겠지.’


예상해 보건데 이제 남은 총알은 20발을 넘지 못한다. 아껴서 써야 했다.


총을 쏘는 대신 개머리판을 힘차게 휘둘렀다. 달려오던 놈의 속도와 맞물려 엄청난 충격이 손끝을 타고 전해졌다.


결과는 즉사. 좀비는 목이 뒤로 꺾인 채 절명했다.


“이제 얼마 안 남았어요! 이쪽으로!”


좀비와 싸우는 중에도 간간이 입을 열어 안내한다.


우리가 달리는 동안 좀비 무리는 더욱 가까워졌다. 무리에서 조금 더 발이 빠른 몇몇이 먼저 도착해 우리를 덮쳤다.


내 뒤쪽 상황이야 뭐 나보다는 괜찮겠지만, 영 좋은 편도 아니다.


“신우 씨! 저기 앞에!”


김백찬의 외침에 고개를 그쪽으로 돌렸다. 그곳에는 수십 마리는 되어 보이는 좀비들이 있었다.


저런 수와 맞닥뜨린다면 아무리 나라도 위험해진다.


총알을 아껴야 하기도 했고.


나는 어쩔 수 없이 회피를 결정했다.

안전해 보이는 건물과의 직선상의 경로에 좀비 무리가 끼어든 것이라, 빙 돌아서 가야 했다.


뒤에 두 명은 내가 진로를 틀어도 군말 없이 따라와 주었다.


그러나 언제나 위기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다가온다.


추돌 사고로 인해 정지되어 있는 거대한 트럭.


트럭의 옆을 돌아서 나왔을 때, 내 눈앞에는 수십 마리의 좀비 무리가 있었다.


트럭에 가려져 미처 확인하지 못한 무리였다.


좀비들의 시선이 서서히 우리를 향한다.


그때였다.


“야 이 새끼들아!”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외침. 그와 함께 돌멩이 같은 것들이 날아왔다.


날아간 돌멩이는 좀비 무리에 정확히 적중한다. 그것은 그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다.


키에에엑?

크아아아악!


좀비 무리가 반으로 갈라져 돌멩이를 던진 장본인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나는 돌을 던진 사람을 확인했다.

여기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차량 위에 서 있는 한 여자였다.


연한 갈색빛의 머리카락과 운동복 위에 입은 파란색 자켓.


내가 역에서 도망치면서 구해준 그 여자였다.


침울했던 기색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지금은 좀비를 피해 달아나는 중이다.


그녀 덕분에 우리는 수월하게 남은 좀비를 소탕할 수 있었다.


‘어째서 우리를?’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좀비들의 이목을 끄는 일은 자신의 목숨을 거는 것과 마찬가지다.


“......”


지금으로선 내가 어찌할 방법이 없다. 일단 지금 당장은 안전한 건물로 대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우리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고, 얼마 가지 않아 건물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건물은 좁은 입구로 들어가면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 구조였다.


나는 입구 부근에서 발을 멈췄다. 그러자 두 명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일단 먼저 들어가 있으세요.”


“너는 어떡하려고?”


용팔 아저씨의 물음에 나는 바로 답해주었다.


“여기서 우리를 도와준 사람을 기다릴 겁니다.”


다시 한번 용팔 아저씨의 입이 열렸다. 그러나 말은 하지 않는다.


내 확고한 눈동자를 읽은 아저씨는 군말하지 않고 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김백찬 또한 잠시 후에 그를 따라갔다.


나는 그들을 등지고 입구 앞에 섰다.


철컥. 다 쓴 탄피를 버리고 새로운 산탄을 장전.


그러나 조준은 하지 않는다. 장전된 샷건을 둥애 매고 이번에는 가방을 열었다.


그리고 가방에서 수렵용 나이프를 꺼냈다.


날의 길이가 15cm에 달하는 칼이었다. 칼날이 긴 만큼 살상력도 높아진다.


나는 칼집을 벨트에 고정하고 칼을 빼 들었다. 자세를 잡아 달려오는 좀비에 대비했다.


눈으로는 주변 곳곳을 살펴봤다. 혹시라도 그 여자가 보이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었다.


내 직감이 말하건데 그녀는 무조건 이곳을 찾아올 것이다.


캬아아악!


앞에서 달려 나오는 3마리. 놈들 간의 격차를 보아 차례대로 나를 덮칠 것 같다.


그 말은 내가 한 마리씩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1대1 싸움이라면 나는 절대로 밀리지 않는다.


더군다나 수렵용 나이프를 쥔 상태라면 내 전투력은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선두로 달려오는 놈과의 거리가 점점 좁혀진다.


오른쪽에서 날아오는 한쪽 팔과 그 뒤를 따르는 크게 벌려진 입.


나는 즉각 칼을 휘둘렀다. 아래에서 위쪽으로 휘둘러진 칼이 좀비의 손을 가르고 지나갔다.


왼손을 앞으로 뻗어 놈의 목을 붙잡는다. 좀비가 당장이라도 나를 물려고 이빨을 사납게 딱딱거렸다.


휘두른 나이프를 회수해 이번에는 놈의 이마를 찍어준다.

푸욱!


단단한 칼날이 내 괴력과 맞물려 좀비의 두개골을 관통했다.


결과는 즉사.


털썩. 처리한 녀석을 내팽개치고 곧바로 다음 전투를 위한 자세를 잡았다.


남은 두 마리 또한 칼을 이용해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좀비를 모두 처리한 나는 다시 주변을 둘러봤다. 이제 좀비 무리가 코앞까지 다가온 상황이라, 주변은 혼란 그 자체였다.


좀비에게 쫓기는 사람이 대다수. 이미 잡아 먹히고 있는 사람도 보인다.


내가 정작 찾고 있는 사람은...


‘저기다!’


드디어 발견했다.

아까 내가 지나온 트럭 위를 그 여자가 달리고 있었다.


“이쪽이에요! 이쪽!”


나는 소리를 지르며 그녀를 내쪽으로 인도했다. 내 목소리를 들은 그녀와 나의 시선이 마주친다.


그녀는 지금 나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밑에서는 좀비들이 사정없이 트레일러를 긁어댔다.


밑으로 뛰어내리지 않는 이상 탈출이 불가능해 보인다.


트레일러의 높이는 4M.


추락하기 직전의 순간, 그녀는 도약했다.


‘저 높이에서 점프를 한다고?’


잘못 떨어지면 발목을 다칠 수도 있는 높이.


그녀는 한순간 허공을 날았다가, 앞에 있는 차량 위에 착지했다.


쿵!


차량이 찌그러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그녀는 완벽한 낙법으로 착지하고 가볍게 차량을 뛰어 내려왔다.


그리고 다시 나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뒤에서는 좀비들이 쫓아왔지만, 단 한 마리도 그녀를 따라잡지 못했다.


나는 등에 맨 샷건을 꺼내 들어 그녀를 쫓아오는 좀비 무리를 조준했다.


그녀는 나를 지나쳐 곧바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뭉쳐있는 좀비들을 향해 격발했다.


타앙!


산탄이 좀비들을 휩쓸어 잠깐동안 달리는 속도를 늦추었다. 나는 그사이에 뒤돌아서 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2층에 있는 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그녀는 문 뒤에서 나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얼른 올라와요!”


그 말에 나는 더욱 속도를 높였다. 계단을 3개씩 오르며 2층에 도착.


나는 활짝 열려있는 문을 향해 뛰어들었다.


내가 잠깐 몸을 구르는 사이, 뒤에서는 곧바로 문을 닫았다.


쾅! 쾅쾅쾅!


좀비들이 거칠게 문을 두드렸다. 다행히도 문은 철로 만들어져서 쉽게 부서질 것 같진 않았다.


나는 몸을 일으켜서 내가 들어온 공간을 둘러보았다.


천장에 달린 여러 개의 샌드백과 두꺼운 밧줄. 그리고 여러 운동기구와 구석에 있는 작은 옥타곤.


아무래도 종합 격투기 도장인 것 같았다.


“신우야! 너도 도와라!”


용팔 아저씨의 외침에 나는 곧장 그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는 덤벨이 놓인 거치대를 붙잡고 있었다.


나 또한 거치대 한쪽을 붙잡았다.


“둘 하면 드는 거다! 하나... 둘!”


여러 무게의 덤벨이 놓인 거치대는 수백 킬로에 육박했지만, 사냥꾼 아저씨와 내 힘으로 거치대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문 쪽으로 가는 도중에 김백찬과 여자도 합류해서 거치대를 옮기는 것을 도왔다.


우리는 거치대로 완벽하게 문 앞을 막아버렸다.


단단한 철문과 덤벨 거치대의 조합이라면 한동안은 한시름 놓고 살 수 있겠다.


“휴우...”


위급한 상황을 어찌저찌 잘 해결하자 곧바로 한숨이 밀려왔다.


주변 사람들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모두 이때까지 참아온 숨을 고르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우리는 잠깐동안 시간을 보냈다.


숨을 고르며 정신을 어느 정도 차리고 나서야 사람들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이름이 김백찬이라고 했던가? 아까 총으로 괴물 갈겨버리는 거 보고 속이 뻥 뚫리더라. 덕분에 살았다.”


용팔 아저씨의 말에 김백찬이 고개를 살살 흔들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허허, 아주 맘에 드는 친구야.”


아무래도 아저씨는 김백찬이 영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덕분에 죽다가 살아 돌아왔는데, 그럴 만도 했다.


둘이 대화하게 놔두고 나는 홀로 앉아있는 여자에게 향했다. 그녀는 아까부터 구석에 등을 붙이고 혼자 앉아있었다.


자, 이제 그녀에 대한 내 궁금증을 풀 시간이었다. 도와줘서 고맙다는 감사 인사도 해야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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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화. 지하철에서 (1) +7 21.12.22 579 43 14쪽
2 2화. 변종 바이러스 (2) +7 21.12.21 654 49 17쪽
1 1화. 변종 바이러스 (1) +22 21.12.20 827 8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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