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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꿈은글먹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사냥꾼의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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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꿈은글먹
작품등록일 :
2021.12.15 18:23
최근연재일 :
2022.01.18 10:2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8,538
추천수 :
472
글자수 :
140,787

작성
21.12.2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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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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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12쪽

10화. 누구도 믿을 수 없다 (1)

DUMMY

우리는 최대한 차량에 몸을 숨겨가며 이동했다.


어쩔 수 없이 마주치는 놈들은 1차적으로 용팔 아저씨가 총으로 처리하고, 그렇지 못한 놈들은 근접 무기로 처리할 계획이었다.


8차선 도로인 만큼 갈 길이 꽤 멀었다.

그래도 저번처럼 수십 마리를 한꺼번에 만나지 않는 이상, 별 어려움 없이 도로를 건널 수 있을 것이다.


좀비들은 시각에 전적으로 의지하니까, 몸을 보이지만 않으면 된다.


나는 먼저 달려가 차량에 몸을 붙였다. 그대로 고개만 쏙 빼서 앞을 살펴본다.


위험이 없음을 확인하고 수신호를 보내자, 뒤에서 사람들이 나를 따라왔다. 몸은 최대한 낮춘 상태였다.


“여기서 기다리세요.”


나는 그렇게 말해놓고는 먼저 그다음 차량으로 달려갔다. 좀비가 있는지 확인하려고 고개를 내민 그 순간.


케에에엑?


한 좀비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쉬익!


나를 바라보는 좀비의 이마에 구멍이 뚫린다. 놈은 곧 힘없이 쓰러졌다.


뒤를 돌아보니 용팔 아저씨가 내 쪽으로 총을 조준하고 있었다.


그것을 확인한 나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굿. 앞에 있는 나머지 놈들도 처리해주세요.”


이에 용팔 아저씨가 나머지 놈들도 처리하기 시작했다. 돌아다니는 4마리를 처리하는 데 걸린 시간은 5초 남짓.


용팔 아저씨 또한 사격에 있어서는 상당한 실력자였다.


내가 다시 신호를 보내자 사람들이 내 쪽으로 다가온다.


바로 다음 차량으로 넘어가려는 나를 혜린이 붙잡았다.


“신우야,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는데.”


나는 나가려던 몸을 멈춰 세웠다.


“뭔데?”


“저기 앞에 트럭 보이지?”


혜린이 손가락으로 가까운 곳에 있는 트럭을 가리켰다.


분명 그녀가 트레일러 위를 달리다가 점프해서 아찔한 광경을 만들었던 그 트럭이었다.


“지금 우리 앞에 좀비가 얼마나 있는지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잖아. 높은 곳에 가서 미리 확인하고 진로를 짜는 게 좋지 않을까?”


확실히 좋은 방법이었다. 위험 요소를 미리 파악할 수만 있다면, 굳이 마주치지 않고 피해 갈 수 있었다.


“그것도 나쁘지 않네.”


“맞지? 트럭은 다른 차들보다 높이도 좀 있는 편이니까.”


“그럼 일단 저 트럭으로 가야겠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트럭 쪽으로 이동 방향을 바꿨다.


우리는 차 3대 정도를 지나쳐 트럭 앞에 도착했다.


트럭 앞에는 좀비가 수십 마리 정도 몰려 있었다.

용팔 아저씨가 총으로 몇 마리를 미리 정리하고 남은 사람이 돌격하니,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좀비는 생각보다 힘이 약한 편이다. 사지 멀쩡한 사람이라면 힘에서는 좀비에게 밀리지 않는다.


단지 한 번 물리는 것만으로도 감염되니 그것이 무서울 뿐이지.


‘그럼 확인하러 가볼까.’


트럭 위로 올라가려는 나를 이번에도 혜린이 불러세웠다.


“몸을 숨기는 건 내가 너보다 더 잘해. 이때까지 고생했으니 지금은 좀 쉬어둬. 내가 올라가서 확인하고 올게.”


확실히 혜린이라면 좀비들에게 들키지 않고 앞을 정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곧바로 트럭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트레일러에 붙어있는 사다리를 잡고 올라가더니, 몸을 낮게 숙이고 주변을 둘러본다.


혜린은 1분 정도가 지나서야 트레일러에서 내려왔다.


그런 그녀가 나를 보며 하는 말.


“젠장. 이 앞은 우리가 지나온 길보다 훨씬 많아. 아무래도 숨어서 가는 건 불가능할 것 같은데.”


“그 정도로 많아?”


“응. 빈틈이 없던데.”


이러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나는 이동 방법을 바꿀 필요성을 느꼈다.


몸을 숨겨서 돌파하지 못할 정도로 좀비가 많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때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생각.

나는 모두에게 말했다.


“여러분, 지금부터는 몸을 숨기지 않고 행동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내 말에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냥 정면 돌파 하자는 얘깁니다. 최대한 차량 위를 달리면서 전력 질주하면 마트까지는 금방 도착합니다.”


사실이었다. 8차선 도로를 지나 조금만 가면 대형마트가 나온다.


그리고 이미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먼 길을 와버렸다. 여기서는 그냥 정면 돌파가 답이라고 느꼈다.


전력 질주로 좀비들을 피해 달리다가 마트 안으로 들어가서 아무 데나 숨으면 된다.


좀비는 기억력이 좋지 않으니, 몸을 숨기고 조금만 지나면 금방 우리를 까먹을 것이다.


나는 모두에게 이런 얘기를 해줬다.


좀비가 기억력이 좋지 않다는 것에 대한 합당한 근거를 말해주자 모두 내 말에 수긍했다.


잠시 후, 모두가 내 정면 돌파 방법에 찬성한다.


그들로서도 지금은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느꼈을 것이다.


정면 돌파. 실현 가능성은 충분하다. 좀비는 우리가 가볍게 뛰는 속도로 밖에 달리지 못한다.


실수해서 포위당하지만 않으면 된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발이 빠른 편이었다.


“혜린아. 지금은 우리끼리 무기 좀 바꾸자.”


“내 야구 배트를? 왜?”


“달려가면서 길을 막는 것들을 잡아야지. 그런 면에선 내 칼 보다 야구 배트가 훨씬 좋아.”


야구 배트는 칼에 비해 리치가 긴 편이다. 계속 달리면서 앞을 가로막는 놈들의 뚝배기를 깨버릴 수 있다.


나는 혜린과 무기를 바꿨다. 방망이를 허공에 한 번 휘두르자 묵직함이 느껴졌다. 칼로는 느낄 수 없는 그런 느낌이었다.


“이번에도 제가 선두로 달리겠습니다. 제 뒤를 일직선으로 따라서 와주세요. 절대 옆으로 엇나가면 안 됩니다.”


기껏 내가 앞에서 좀비를 정리해줬는데, 뒷사람이 옆으로 빠져나가면 곤란해진다.


“주목표는 좀비를 피해서 달리는 겁니다. 괜히 싸우려고 하지 마세요.”


그 말을 끝으로 나는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트럭의 옆으로 빠져나오자 내 앞을 가로막는 수많은 좀비가 보였다.


확실히 몸을 숨기기는 불가능할 정도의 양. 나는 방망이를 잡는 손에 더욱 힘을 가했다.


앞을 막는 좀비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달렸다.


뚜욱!


정 안 되겠다 싶은 놈들은 그대로 뚝배기를 날려버렸다. 묵직한 한 방에 좀비들을 그대로 나가떨어졌다.


차량이 보이면 그대로 뛰어넘었다.

그러다가 차량이 줄지어서 있으면, 차량 사이를 점프해서 달리며 최대한 좀비를 피했다.


달리다가 가끔 뒤를 돌아봤다. 역시나 낙오되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들 제 한몫은 충실하게 해낼 정도로 단련된 사람들이었다. 고작 이 정도로 못 따라오진 않는다.


“아저씨! 바로 앞에 두 놈!”


내 말에 용팔 아저씨가 바로 달리면서 총을 발사했다.


쉬익! 쉬익!


앞을 막는 네 마리중 두 마리는 아저씨가 처지. 남은 두 마리는 내 방망이로 날려버린다.


내 바로 뒤에 아저씨가 달리고 있는 상황이라, 말만 해주면 바로 사격 할 수 있었다.


크에에엑?! 캬아아아아!


차량 사이를 뛰어넘으며 달리는 와중, 바로 아래에서 우리를 향해 손을 뻗는 놈들이 보인다.


그러나 우리를 붙잡지는 못했다. 그림의 떡을 보듯이 우릴 바라보는 좀비들이 점점 멀어져갔다.


“이제 얼마 안 남았어요! 도로를 빠져나오면 계속해서 앞으로 달립니다!”


우리는 누구 하나 다치는 일 없이 무사히 도로를 빠져나왔다.


좀비들을 피하느라 생각보다 오래 걸렸지만, 다친 사람이 없으니 다행이다.


확실히 인도에는 도로보다 좀비가 적은 편이었다. 역에서 탈출한 사람들을 보고 거의 다 도로로 몰린 것 같다.


덕분에 가다가 막히는 일 없이 마트까지 직행할 수 있었다.


마트 앞에 있는 주차장. 좀비들이 한두 마리씩 돌아다니고 있다.


그것들을 무시하고 마트로 들어가는 유리문을 향해 달렸다.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2개의 유리문을 지나야 했다. 첫 번째 문은 자동문이었다.


아직 전기가 끊기지 않아서 우리를 인식한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그 다음 문은 수동.


혹시 잠겨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그렇진 않은 모양이었다. 문을 끝까지 밀어서 안으로 들어온 뒤에, 사람들이 들어올 때까지 대기.


모두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문을 닫았다.


크아아악!


마트 안에서 우리를 보고 달려오는 놈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 수가 적은 편이다.


“이쪽은 용팔 아저씨와 제가 정리할 테니, 뒤에서는 문 좀 잠가주세요!”


유리문은 이쪽에서 잠글 수 있는 방식이었다. 아저씨와 내가 좀비들을 처리하는 동안, 남은 사람이 문을 잠근다.


키에엑! 퉁! 퉁! 퉁!


우리를 쫓아온 좀비들이 하염없이 유리문을 두들겼다.


다행히도 우릴 끝까지 쫓아온 놈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좀비는 힘이 약한 편이니, 고작 저 정도로 문이 뚫리진 않는다.


‘나중에 돌아갈 때는 다른 길을 찾아보면 되겠지’


이 대형마트는 규모가 있는 편이라, 정문을 나와 바로 오른쪽에 작은 카페가 하나 있었다.


우리는 좀비들이 우릴 보지 못하도록 그쪽으로 몸을 피했다.


모두 카페에 들어오고 나서야 드디어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허억, 허억, 다들 무사하죠?”


그러자 각기 다른 대답이 돌아온다.


사람들이 숨을 고르는 동안 나는 내 계획을 설명했다.


이 대형마트는 총 5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식품 코너가 있는 곳은 2층.


예전에 가끔 이곳에 들린 적이 있어서 구조를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다.


“일단 1층은 지나치고 바로 식품 코너가 있는 2층으로 올라갈 겁니다.”


식량 말고 다른 일상 용품 같은 것도 구할 예정이다. 그것들은 1층에 있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식량이니 식량부터 구하는 것이다.


나는 다시 혜린과 무기를 바꿨다. 지금부터는 수렵용 나이프로도 충분하다.


자칫 총을 써야 될 상황이 왔을 때도, 바로 칼집에 칼을 집어넣고 총을 꺼낼 수 있으니까.


우리는 2층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계산대를 지나자, 이리저리 어지럽게 흩어져있는 카트들이 눈에 들어왔다.


속은 거의 텅 빈 상태였다. 아무래도 우리가 오기 이전에 다른 사람들이 와서 한번 털고 간 모양이었다.


‘그래도 2층에는 식량이 남아있을 거야.’


그렇게 많은 양이 있었는데, 당연히 좀비 사태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남아 있을 것이다.


2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는 작동이 멈춘 상태였다. 그러고 보니, 현재 마트 안에 있는 전등은 거의 반 정도가 꺼진 상태였다.


아무래도 전기 공급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 그래도 앞은 볼 수 있으니 그걸로 만족하자.


우리는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서 올라갔다. 길을 막는 좀비는 칼로 간단하게 처리. 그렇게 2층에 도착했다.


“두 명으로 나누어져서 식량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다 같이 한곳에서 찾는 것 보다는, 흩어지는 것이 효율이 좋다.


나는 용팔 아저씨에게 말했다.


“저는 혜린이랑 같이 갈게요. 용팔 아저씨는 백찬 씨와 같이 가주세요.”


내가 혜린을 고른 것에 딱히 이유는 없었다.


어차피 마트 내에 좀비가 많은 것도 아니고, 좀비랑 싸우러 가는 것도 아니다. 그냥 서로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을 고른 것이다.


대화는 그걸로 끝이었다. 용팔 아저씨와 백찬이 왼쪽으로 가는 것을 보며, 나와 혜린은 오른쪽으로 향했다.


도착한 곳은 각종 통조림이 진열되어 있는 코너였다. 우리는 그곳에서 통조림을 가방에 담기 시작했다.


최대한 열량이 높고 무게가 덜 나가는 것만을 골라 내가 매고 있는 가방에 넣었다.


‘이쪽은 이제 끝인가.’


우리는 통조림 코너에서 나와 다음 코너로 넘어갔다.


바스락. 바스락.


‘무슨 소리지?’


나는 천천히 다가가서 진열대 옆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그런 내가 마주한 것은, 진열대를 뒤지고 있는 두 명의 남자였다.

바닥에 놓인 장바구니 안에 닥치는 대로 식량을 쓸어 담는다.


나는 그중 한 명과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친 남자가 자신의 일행에게 눈치를 준다. 그러자 남은 일행도 나를 발견했다.


‘둘 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뭐 하는 사람들이지?’


왠지 모를 긴장감이 날카롭게 신경을 찌르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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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화. 지하철에서 (3) +1 21.12.24 413 23 12쪽
4 4화. 지하철에서 (2) +1 21.12.23 493 29 11쪽
3 3화. 지하철에서 (1) +7 21.12.22 579 43 14쪽
2 2화. 변종 바이러스 (2) +7 21.12.21 656 49 17쪽
1 1화. 변종 바이러스 (1) +22 21.12.20 829 8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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