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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꿈은글먹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사냥꾼의 아포칼립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내꿈은글먹
작품등록일 :
2021.12.15 18:23
최근연재일 :
2022.01.18 10:20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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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26
추천수 :
472
글자수 :
140,787

작성
21.12.3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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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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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2화. 뜻 밖의 소식

DUMMY

퍼어엉!


충격의 여파가 이곳까지 날아왔다. 수류탄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무너져내렸다.


오죽하면 내 옆으로 서 있던 진열대가 쓰러질 정도였다.


냉장고 뒤에 숨었으니 망정이지, 조금이라도 몸이 드러났더라면 그대로 산산조각이 났을 것이다.


충격의 여파가 끝난 후 나는 간신히 고개를 들었다. 아직도 귀가 먹먹했다.


몸을 일으켜서 수류탄이 터진 장소를 바라봤다. 당연하게도 나에게 날아오는 총알은 없었다.


상대측이 모두 전멸한 것이다.


‘이런 미친.’


우리는 냉동식품을 담아두는 냉장고 뒤에 숨어있었다. 냉장고 앞쪽은 완전히 파편으로 뒤덮인 상태였다.


안에 있던 냉동식품들이 텨저서 사방으로 흩날렸다.


그리고 냉장고를 지나 건너편의 모습은...


완전히 피범벅으로 변해 있었다.


“다들 일어나세요. 당장 1층로 갑시다.”


내 말에 사람들이 주섬주섬 일어났다. 그러면서 수류탄이 터진 장소를 바라본다.


백찬의 표정에는 고통이 묻어나 있었다. 뒤늦게 죄책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러나 반대로 우리가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용팔 아저씨의 부상으로 인해 워낙 급박하기도 했고.


죄책감은 나중에 상황이 안정되고 나서 느껴도 충분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백찬 씨 용팔 아저씨를 제 등에 업혀주세요.”


“네..? 아, 알겠습니다!”


내 말에 백찬이 정신을 차리곤 서둘러 행동을 시작했다. 용팔 아저씨를 조심스럽게 들어 올린다.


나는 아저씨를 등에 업고는 그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1분 1초가 중요한 순간이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렸다. 가다가 간간이 보이는 좀비는 무시한 채 전력 질주.


달리면서도 아저씨가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했다.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내려가 내가 도착한 곳은 1층의 의약품 코너.


이런, 빨리 약품을 찾아야 하는데 좀비들이 앞을 가로막아 버렸다. 약품 진열대 앞을 서성거리는 좀비들.


그러다가 나와 눈이 마주친다.


좀비들이 나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아저씨를 내려놓고 싸워야 하나 갈팡질팡하고 있던 그때, 혜린이 나타나 좀비들과 싸우기 시작했다.


야구 배트를 크게 휘두르며 접근을 저지한다.


“신우 씨는 용팔 씨를 바닥에 눕혀주세요! 응급처치는 제가 하겠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 소리였다. 백찬이 의술을 살짝 알고 있는 모양이다.


내가 아저씨를 바닥에 눕히는 동안 백찬은 부리나케 움직여 약품들을 찾아냈다. 좀비들은 이미 혜린이 모두 처리한 뒤였다.


바닥에 누운 아저씨를 살펴보고 있으니, 백찬이 달려와 바로 응급처치를 시작했다.


“먼저 지혈부터 하겠습니다. 용팔 씨가 몸부림치지 못하게 확실하게 붙잡으세요.”


혜린이 아저씨의 발목을 붙잡고, 나는 허벅지를 단단히 고정시켰다.


백찬이 붕대를 꺼내더니 상처 주위를 단단하게 감쌌다.


상처를 직접적으로 감싸진 않고, 피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그 주위만 압박하는 방식이었다.


“이제 총알을 빼낼 겁니다. 아파도 조금만 참으세요.”


아무래도 백찬은 이런 쪽에 평소 관심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능숙하게 대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으윽! 아저씨의 신음소리. 백찬이 핀셋으로 총알을 빼내는 동안 아저씨는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렸다.


상처에 들어갔다 나온 핀셋에는 다행히도 총알이 집혀있었다.


백찬은 핀셋을 바닥에 내려놓고 거즈에 소독약을 묻혔다. 그런 다음 핀셋으로 거즈를 집어 상처 부위에 바르기 시작한다.


이쯤되서 나는 다시 아저씨의 상태를 확인했다. 아까전보다 훨씬 표정이 나아져 있었다.


그러는 동안 응급처치는 마지막 단계에 돌입했다. 상처를 붕대로 감고 나서 압박 붕대로 위를 다시 감고 나서야 응급처치는 끝이 났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제 실력으론 전문적인 치료를 하진 못합니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요?”


백찬의 말은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아저씨가 죽는 말과 똑같이 들렸다.


“실력 있는 의사가 이 자리에 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선 방법이...”


몇 초가 흐른 후, 다시 백찬이 입을 열었다.


“일단은 제가 앞으로 최대한 상처를 살피며 돌보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나는 다시 아저씨의 상태를 확인했다. 응급처치가 고통스러웠는지, 아저씨는 거의 기절하듯이 잠들어 있었다.


지금 당장 위급한 상황은 끝났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정해야 한다.


우리는 일단 아저씨를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1층에 있는 직원 휴게실이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다행히도 좀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불을 켜고 아저씨를 소파에 눕혔다.


그리고 나는 다른 소파에 앉아 깊게 한숨을 내셨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아저씨는 당분간 제대로 걷지도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마트에서 탈출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당분간은 강제적으로 여기서 살아야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장소가 마트인지라, 식량과 각종 생필품이 풍부하다는 것이었다. 이곳에 있는다면 적어도 굶어 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


‘확실하게 정착할만한 거처를 찾아야 해.’


아까 죄수들과 싸우면서 느낀 것이다. 좀비로 뒤덮인 세상에서 선한 사람들을 찾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어쩌면 우리를 일부러 공격하는 사람이 생길지도 모른다. 사방에 득실거리는 좀비도 문제고.


그런 위협 요소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선 정착할 만한 장소가 필요하다.


떠돌이처럼 계속 돌아다닐 바에는 그것이 나을 것 같았다. 적어도 거점을 정한다면, 안전한 보금자리가 생기는 것이니까.


방비를 강화하고 식량을 계속 모으다 보면, 분명 돌아다니는 것보다 훨씬 안전한 장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안전한 장소로 기준을 잡는다면, 대형마트는 일단 탈락이다. 입구도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이라 유사시 방어하기에 불리하다.


거기다가 이곳은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식량을 구하러 굶주린 사람들이 계속 이곳을 찾아오겠지.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상대해가며 살아갈 상황이 아니다.


‘그래도 지금 당장은 이곳을 떠날 방법이 없으니, 당분간은 여기서 살아야겠지.’


나는 일단 그렇게 답을 내렸다. 아저씨의 상처가 어느 정도 낫기 전까지는 여기서 지내기로.


그러기 위해선 우선 식량이 필요하다.


나는 일어났다. 그러자 소파에 앉아있던 백찬과 혜린이 나를 바라봤다.


“백찬 씨. 혹시 가방 챙겨오셨나요?”


그러자 백찬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소파 뒤쪽에서 가방을 가지고 왔다.


“가방이라면 제가 아까 가지고 왔습니다.”


혹시라도 그 장소에 놓고 왔으면 어쩌지하고 걱정했는데, 다행이었다.


“식량도 안에 들어있나요?”


“네.”


“그러면 식량을 꺼내서 이쪽 테이블에 정리해주세요.”


내가 아까 수류탄을 찾느라 일부분을 버리고 오긴 했지만, 그래도 상당량의 식량이 남아 있을 것이다.


백찬이 가방에서 식량을 꺼내는 동안, 나 또한 혜린이 가지고 온 가방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아까 아저씨를 업는다고 가방을 벗었었는데, 그걸 혜린이 알아서 가지고 왔다.


그렇게 식량을 정리해보니, 적어도 2주는 버틸만한 식량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식량은 이걸로 충분했다. 부족해지면 다시 식품 코너로 가서 가지고 오면 된다.


의약품도 아까 백찬이 가지고 온 것이 있으니 그걸 쓰면 되고.


일단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모두 갖췄다.


* * *


우리는 직원 휴게실 안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잠이 든 우리를 깨운 것은 다름 아닌 밖에서 들려오는 괴상한 소리였다.


나는 그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다.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황급하게 주변을 둘러봤다.


백찬과 혜린 또한 밖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잠에서 깬 상태였다.


용팔 아저씨는 미약한 숨을 내쉬며 아직 잠에 빠져있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죠?”


백찬의 물음에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밖에서 들려오는 거라 마트의 두꺼운 벽면에 소리가 좀 왜곡되긴 했지만, 분명 그것은 사람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뭐라 말하는지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나는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확인할 필요를 느꼈다.


“일단 정문 쪽으로 가봅시다. 그러면 소리가 어느 쪽에서 나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우리는 그렇게 곧바로 휴게실을 나와 정문으로 향했다. 내가 말하는 정문이란, 우리가 어제 잠가놓은 유리문을 뜻했다.


유리문 앞에 도착하자 이상하게도 문을 두드리는 좀비가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그저 유리에 손바닥 모양으로 찍힌 핏자국이 남아있을 뿐.


다시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 것은 그때였다.


ㅡ모두 가까운 임시 생존자 보호소로 대피해 주십시오!


그것은 마치 확성기를 통해 말하는 목소리처럼 들렸다.


목소리에 이어 위쪽에서 들려오는 진동 같은 굉음.


‘헬기 소리잖아?’


헬기가 하늘을 날 때 발생하는 특유의 소리가 지금 공중에서 들리고 있었다.


“지금 인터넷 잘 터지는데?”


옆에서 혜린이 놀란 듯이 말했다. 이에 나는 곧장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다.


놀랍게도 포탈사이트는 정상적으로 작동됐다. 원래는 들어가기만 해도 인터넷 연결 문제라면서 접속이 거부됐는데.


나는 포털사이트 상단에 노출된 뉴스의 제목을 확인했다.


ㅡ [긴급] 정부의 바이러스 브리핑.


ㅡ 도심 곳곳에 임시 생존자 보호소 설치. 그 위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인터넷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다니.


거기다가 당장 떠오르는 뉴스만 봐도, 현재 정부가 제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떠오르는 뉴스 중에 ‘임시 생존자 보호소’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제목을 클릭해 보았다.


뉴스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러했다.


우리 국군은 군부대 내 바이러스 정화작업을 실시하고 다시 힘을 되찾는 대에 성공했다.


정부는 곧바로 군대를 파견해서 각 지역 주요 도시마다 임시 생존자 보호소를 설치했다.


도시 내에 있는 사람들을 임시 생존자 보호소로 집결시켰다가, 나중에 한 번에 구출시킨다는 내용이었다.


마지막 문단에는 한 링크가 첨부되어 있었다.


링크로 들어가 보니, 임시 생존자 보호소의 위치가 표시되어있는 지도가 나타났다.


나는 바로 서울을 입력하고 현재 내 주변 보호소의 위치를 확인했다.


가장 가까운 곳은 여기서 서쪽으로 1km 거리에 있는 서울 종합병원 이었다.


현재 그곳에서 군인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생존자들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한다.


‘그래, 바로 여기로 가면 되는 거야!’


용팔 아저씨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당장 이곳으로 가야 했다.


백찬이 아저씨에게 한 것은 응급처치에 불과하다. 당장 임시방편으로 때웠을 뿐이지, 전문적인 치료가 아니란 소리였다.


아저씨는 현재 상처가 악화한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나는 지금 당장 병원으로 향하기로 결심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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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화. 변종 바이러스 (1) +22 21.12.20 827 8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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