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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완 님의 서재입니다.

닉네임 군필여고생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드라마

완결

린완
작품등록일 :
2018.10.19 17:38
최근연재일 :
2023.01.15 06:06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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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73,904

작성
21.01.0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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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05. 본선(2)

DUMMY

문성진 해설의 우승팀 선언과 함께, 첫 본선 경기가 시작되었다.


다른 해설자와 캐스터는 웃으면서 ‘그 정도로 강하다는 뜻이군요’, ‘주목해야 할 신인이 늘었다’ 같은 말로 풀어내긴 했지만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을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아니 무슨 해설자가 스포일러를 하냐?]

[ㅋㅋㅋ 관리자 뭐하냐 스포충 쳐내]

[근데 저놈은 뭔데 우승을 하냐마냐 지가 정함?]

[ㄹㅇㅋㅋ]

[ㅂㅅ 그만큼 존나 잘한다는 뜻이겠지 말귀를 못알아 먹나]

[님들 근데 그거 암? 저 사람 존나 유명한 감독임;;]

[찐인데 저거. 요즘 애들은 문성진 감독도 모르나보네]

[그뭔씹]

[리얼;; 문성진 감독이 한국 프로게이머 다 키운 대부같은 존재인데 이걸 못알아보네]

[그건 좀 오바고]

[아니 그럼 진짜로 무명팀인 성문고가 우승 가는거임? 이거 뒤에서 토토하던 애들 난리났겠네 ㅋㅋㅋ]


잔뜩 달아오른 채팅창은 고속도로를 지나는 자동차들처럼 순식간에 지나갔다.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을 갖고 찾아온 시청자는 점점 늘어만 갔고 그럴 때 마다 문성진 감독과 그의 발언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멈춘 것은, 게임이 시작된 지 2분이 지난 시점에서였다.


“어? 뭐죠 지금?”

“이야! 이거 설마?”


미드 라인에 선 군필여고생을 맞이한 것은, 상대 팀의 미드 라이너와 정글러, 그리고 서포터였다. 기존의 암묵적인 룰을 무시한 채 3명이 아름을 집중 마크하는 모습.

문성진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상대팀이 전략을 잘 가지고 왔네요. 자존심 때문에라도 하기 힘든 전략인데, 정글과 바텀을 포기하더라도 군필여고생만 막아내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인 것 같군요.”

“아하! 그렇네요. 아무리 잘 하는 사람이라도, 1, 2 레벨 때엔 캐릭터도 약하고 스킬 쿨타임도 길어서 뭘 하기 힘들거든요! 머릿수 많은 쪽이 무조건적으로 유리하죠!”

“미니언 하나 먹는 것도 허락 받고나서 먹어야 할 지경인데요?”

“미니언을 어떻게 먹겠습니까? 경험치도 먹을까 말까 할 것 같은데요?”


해설진들도, 시청자들도 과감한 전략에 탄복했다. 특히 채팅창이 다시금 뜨거워졌다. 저런 전략은 처음 본다는 둥, 이런 재미로 아마추어 대회를 본다는 둥, 나라면 저기서 어떻게 하겠다는 둥 별별 의견과 감상이 끊이질 않았다.

적의 전략에 당황한 것은 성문고 팀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야 쟤네 미드에 다 모여 있는데?”

“정글은 정글 돌 생각이 없는 것 같고, 서포터도 계속 미드에 살 생각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하지? 내가 올라갈까?”

“나도 정글 동선을 바꿔야 할 것 같은데··· 어쩌지?”

“어떻게 해야 해? 난 그냥 라인 지키면 돼?”


연습 때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상대팀의 움직임 때문에 우왕좌왕대면서, 어쩔 줄을 몰라 한다. 마이크도 서로의 말이 겹치면서 혼란이 가증된다.

그리고 생각 중이던 아름이 입을 열었다.


“닥쳐봐 좀!”

“······.”

“아니 그래도 상대가······.”

“쉿!”

“······.”


아름의 일갈에 모두가 입을 다물고, 몇 초간의 정적이 지나자 그녀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우용인 평소처럼 정글 돌고, 탑에 적극적으로 갱 가줘. 서폿··· 현우도 바텀 버리고 탑에 올라가. 적이 무리하면 받아먹고, 아니면 포탑만 깨. 민성이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성장만 해. 견제도 하지 말고 라인 무조건 당겨 먹어.”

“어? 으, 응.”

“알겠어.”

“그런데 정말 괜찮겠어? 미드에서 혼자 세 명을 상대하는 건 아무래도 힘들지 않아?”

“상관없어요. 그리고 쓸데없는 말은 자제해 주세요. 집중해야 하니까.”

“······.”


팀원들은 상대팀의 기이한 전략에도 당황하지 않고 순식간에 오더를 내리는 아름에게 혀를 내둘렀다. 왜 그래야 하고, 무슨 노림수가 있는 건지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 그만큼 아름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안전하게 라인만 챙기면 되는 민성은 상대적으로 할 일이 없었기에 틈틈이 미드 라인을 살펴보았다. ‘집중해야 하니까’라는 아름의 말 때문이었다.

남을 가르치면서 게임하고, 떠들면서 게임하고, 먹고 마시면서 느긋하게 게임해도 그렇게 압도적인 경기를 보여줬던 그녀가 진지한 얼굴로 집중해야 한다고 말을 했다. 대체 어떤 미친 경기력을 보여줄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미드라인을 집중해서 보고 있는 것은 해설진들도 마찬가지였다.


“라인을 안정적으로 챙기면서, 군필여고생 선수에겐 손도 못 대게 하고있군요. 저 위협적인 움직임 좀 보세요!”

“군필여고생 선수가 미니언 맛 좀 볼까? 하고 앞으로 조금만 걸어와도 3명한테 두들겨 맞을 거예요.”

“그러니까요. 애초에 그런 의도로 가지고 온 전략이고, 픽이니까 당연하긴 한데··· 이건 너무 가혹하네요.”

“문성진 해설님께서 말씀하셨던 그림은 아무래도 나오기 힘들어 보이죠?”


캐스터가 장난스러운 말투로 그렇게 물었다. 그러나 게임에 집중하고 있던 문성진 해설은 세상 진지한 목소리로 칼같이 대답했다.


“아뇨. 저러면 안 됐어요. 오히려 더 지독하게, 죽일 거면 확실하게 죽였어야 했는데. 세 명이 모여서 압박을 하고 있는데, 보시면 군필여고생 선수도 엄연히 경험치도 다 챙기고, 한 번씩 라인이 밀려서 미니언도 조금씩 챙기고 있고요.”

“그렇게 말씀 하신다는건······.”

“예. 조급해지는 것은 대신고등학교라는 거죠. 세 명이 모여 있는 만큼 정글이나 경험치 등등 기회비용적인 면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어, 그러니까 다른 곳에서 원래 할 일을 했으면 얻었을 이득을, 군필여고생 선수 압박하느라 얻지 못했다는 말씀이시군요?”

“바로 그렇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나마 선택한 군필여고생선수의 압박이라는 이득조차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아마 지금, 조금 있으면 3레벨을 찍을 텐데 그 때부터 주의해서 봐야 할 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마치 문성진 감독이 말을 듣고 있기라도 한 듯, 군필여고생이 3레벨을 찍자마자 공격적인 움직임을 취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런 꼴을 가만히 두고 볼 리 없는 적군은 재빠르게 맞대응에 나선다.

서포터가 먼저 적을 끌어당기는 그랩을 발사하지만 가볍게 회피한다. 그리고 그 틈을 노리고 정글러가 적을 추격하는 음파를 발사하여 맞추는데 성공, 3:1인데다 견제만 하느라 답답하던 그는 거침없이 추격하여 들어갔다.

그러나 그것이 오산이었다. 추격하여 들어간 정글러가 가장 먼저 사망하고, 그를 도와주기 위해서 쫓아온 미드라이너가 나란히 사망. 혼자 남은 서포터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에 자신의 기지 쪽으로 줄행랑을 친다.


해설진이 어리둥절해 하며 입을 열었다.


“방금 제가 뭘 본거죠?”

“뭐가 파바밧 하고 지나가긴 했는데······.”


온라인 방송의 실시간 채팅창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물음표만 도배하고 있었고, 어처구니없는 웃음을 터뜨리는 사람이 간혹 있을 뿐이었다.

문성진 해설이 대답했다.


“초반은 캐릭터가 약할 수밖에 없으니, 머릿수가 많은 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하셨죠.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머릿수 보다 중요한 게 있는데, 바로 초반 포탑의 공격은 치명적이라는 점이죠.”

“그건 저희도 아는데······.”

“맞습니다. 군필여고생 선수가 방금 보여준 게 그거에요. 따지고 보면 특별할 것도 없는 플레이죠. 포탑 쪽으로 끌어들여서 수적 우위를 무효화 한 겁니다. 다만 놀라운 게 있다면, 초 단위의 마이크로 컨트롤이죠. 아, 방금 전투의 리플레이 영상이 나오는 군요. 보면서 설명 드리죠.”


영상은 0.5배속 정도로 느린 화면으로 조금 전 한타를 보여주었다. 아름이 적의 공격 사정거리 내로 발을 들이밀자 곧 적의 공격이 날아든다. 한 끗 차이로 공격을 피해내고, 두 번째 공격에 맞는다.

공격의 추가타로 상대에게 돌진하는 적 정글러. 그러나 상대를 타겟팅하여 돌진하는 공격이 아름이에게 닿기 직전에 점멸로 포탑 안 쪽으로 이동, 때마침 진입한 아군 미니언들과 포탑, 그리고 아름의 합공으로 적 정글러는 녹아버렸고 동시에 적을 끌어당기는 매혹 기술을 날려 도와주러 왔던 적 미드라이너 까지 포탑의 범위 내로 끌어당겨 점화와 평타딜로 마무리하는데 성공한다.


“상대도 뒤늦게 도망가려고 점멸을 사용했지만 포탑에게 이미 타겟팅 된 이후라 소용이 없었죠. 아마 적에게 공격당한 것부터 아군 미니언의 위치, 적 미니언의 위치와 숫자, 포탑의 공격력, 적의 체력과 스킬 쿨타임 등등 모든 걸 계산한 후의 전투였던 것 같네요.”

“어··· 잘은 모르겠지만 굉장하다는 건 알겠군요. 그렇지만 이제 한 번 싸워봤을 뿐이죠. 게임 시간 아직 10분도 안 됐거든요. 대신고도 지금부터 열심히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겁니다!”

“아뇨.”


진행 멘트를 이어나가려던 캐스터의 말을 문성진 해설이 끊어버린다. 그리고 여전히 진지한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방금 한타로 게임은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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