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린완 님의 서재입니다.

닉네임 군필여고생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드라마

완결

린완
작품등록일 :
2018.10.19 17:38
최근연재일 :
2023.01.15 06:06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84,892
추천수 :
2,686
글자수 :
473,904

작성
20.04.01 15:49
조회
1,201
추천
45
글자
8쪽

03. 여자친구(4)

DUMMY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하면 되는 거야?”

“안 그래도 그걸 생각하고 있었어.”


아름과 함께 하교하던 이슬은 근심 가득한 얼굴로 대답했다.

꾸미는 걸 도와주기로 하긴 했는데, 네츄럴 그 자체인 이 친구를 어디서부터 손봐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일단. 일단은 네 상태부터 확인하자. 너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뭐부터 하는지 읊어봐.”

“일어나서? 음. 트레이닝복 입고 나가서 집 앞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달리기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하고. 돌아와서 샤워하고 교복 입고 밥 먹고 등교하는데.”


아름의 머릿결이나 피부를 눈으로 훑으며 이야기를 듣던 이슬은 어처구니없어하며 그녀의 팔뚝을 만져본다. 기분 좋을 정도로 말랑말랑했다.


“그래. 운동하는 건 좋은데 그걸 묻는 게 아니잖아. 샤워 할 때 뭐뭐 써? 씻고 나와선 뭐 쓰고?”

“뭘 쓰냐니··· 비누로 세수하고 샴푸로 머리 감지. 나와서 로션 바르고.”

“······.”


갑자기 이슬이 멈춰 선다. 아름도 몇 걸음 걷다가 따라 멈춘다.

왜 그러냐는 듯 순수한 아름의 표정에 이슬은 질겁하며 물었다.


“진심이야? 비누로 세수하고 샴푸로 머리감고 로션 바르고 끝?”

“그게 왜?”

“미친. 우리 아빠도 그렇겐 안 씻어! 너 안 되겠다. 잠깐 우리 집 좀 들렸다 가자.”


이슬은 잔뜩 흥분한 채 아름에게 계속 질문을 퍼부었다. 그리고 아름이 대답을 할수록 더욱 화를 냈고, 더욱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녀의 집은 학교와 가까웠기 때문에 금세 도착할 수 있었다. 이슬은 집 문을 열고 성큼성큼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고, 아름은 어색한 움직임으로 그녀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패션이고 뭐고 그게 중요한 게 아냐. 알겠어? 넌 무슨 여자애가 그렇게 꾸미는데 관심이 없냐? 자기 피부타입도 모르고 무작정 비누로 세수를 하질 않나 네 머리카락 상태도 생각안하고 아무 샴푸나 쓰고, 거기에 뭐? 남성용 로션을 한 번 바르고 끝? 장난해?”

“······.”


아름은 꿀 먹은 벙어리마냥 입을 다물고 있었다. 생전 처음 듣는 소리를 마구 해대니 대답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머리는 어디서 잘라? 설마 집에서 가까운 미용실을 간다고 하진 않겠지? 아니 근데 보통 이런 건 관심이 없어도 너희 어머니가 가르쳐 주지 않아?”

“어머니랑은 따로 살아서··· 돈 때문에 혼자 공장에서 일하셔. 나는 삼촌네 얹혀살거든.”

“······.”


이번엔 이슬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물론 그런 분위기를 원치 않았던 아름이 손을 휘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 신경 쓰지 마. 그런 이야기 완전 아무렇지 않거든. 그것보다 하던 설명 계속 해 줘.”

“어, 음···. 그렇구나. 그럼 혹시 트리트먼트니 린스니 그런 건? 안 써봤구나. 기초화장도 당연히 안 해봤겠네? 그래. 후······.”


이슬은 고개를 푹 떨군 채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잠시 뿐 이었고, 무언가 결의에 찬 표정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그녀는 곧장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랩이라도 하는 것처럼 빠르게 말을 쏟아내며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아름에게 돈 있냐고 묻는다. 묻고 나서 1초 만에 아냐, 필요 없겠다고 자문자답한다. 그럼 좀 있다 보자고 전화 너머의 상대에게 통보를 하고 끊어버렸다.

전화를 끊은 이슬은 이번엔 자신의 화장대 앞으로 걸어가 잠시 고민한다. 그리고 재빠른 손놀림으로 화장품 몇 가지를 집어 든다.

이슬이 빙글 돌아 만족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좋아. 이리 와봐. 진짜 기본 중에 기본으로 하는 화장을 가르쳐 줄게. 내가 쓰던 화장품들 줄 테니까 지금 가르쳐 주는 거 외워뒀다가 앞으로 계속 해 줘. 일단 이것들 쓰고, 다음에 나랑 같이 쇼핑하러 가자.”

“어··· 그래.”

“그리고 우리 엄마가 하는 미용실 예약 잡아놨거든. 같이 가서 스타일 상담 도 좀 받고 할 거야. 머리 관리 하는 법도 배워서 개털처럼 날리지 않게 하고.”

“개털······.”

“최소한의 스킨케어랑 화장, 헤어스타일만 손봐도 지금보다 훨씬 괜찮아 질 거야. 넌 원판은 나쁘지 않으니까. 그러면서 너도 꾸미는 거에 관심이 생기면 그땐 같이 옷도 보러가는 거지. 완전 재밌을 것 같지 않아?”


아름은 고개를 미적지근하게 끄덕인다.


“근데 나 돈이 별로 없는데······.”

“걱정 마. 오늘은 서비스로 해 줄 게. 그리고 쇼핑은 돈으로 하는 게 아니거든.”


이슬은 자신감 넘치는 말과 함께 아름의 앞머리와 옆머리를 바짝 올려 핀으로 고정하고, 기초화장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



다음날.

민성과 동아리 멤버들은 컴퓨터실에 모여 앉아 그들에게 주어진 하드한 숙제에 진절머리를 내고 있었다. 운용 가능한 챔피언의 폭을 넓혀야 하는 현우는 낯선 챔피언들을 손에 익을 때 까지 죽어라 플레이해야 했고, 미니언의 막타를 놓치는 실수가 잦던 민성은 하루 종일 미니언만 상대해야 했다.

수영이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그만큼 너희 둘이 기본이 부족하다는 뜻이잖아. 아름이가 딱 맞는 필요한 과제를 줬는데. 무슨 불평이 그렇게들 많아?”

“누가 불평했다 그래요? 그냥 힘드니까 힘들다고 그런 거지.”

“맞아. 누가 싫댔나? 하지만 힘든 건 힘든 거지. 선배는 그럼 무슨 숙제 받았는데요?”

“나랑 동생은 논타겟팅 스킬 맞추는 게 좀 안 되서 그거 연습했지.”

“형제끼리 스킬 못 맞추는 건 똑같아.”

“그러게 말이다.”


드르륵. 요란한 문소리에 그들의 잡담이 멈춘다. 동아리실에 들어온 건 아름과 이슬이었다. 남자들은 둘을 반겼고, 언제나처럼 곧장 게임이야기를 시작하려 했다.


“어? 아름이 머리 잘랐네?”


눈썰미 좋은 민성이 먼저 아름의 변화를 발견했다. 뒤이어 수영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러네? 게다가 뭔가 얼굴이 환하다?”

“하하. 알아보겠어요? 안 그래도 오늘 반 여자애들이 처음으로 나한테 말 걸어줬거든요. 이게 다 우리 이슬이 덕분이라는거!”

“오올?”

“참이슬이 금손이네? 아름이를 사람으로 만들어 놨잖아?”

“그럼 전엔 사람이 아니었단 거냐?”


현우의 장난스런 말투에 모두가 웃어버린다. 그리고 한쪽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수영의 동생, 우용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사람이 된 게 아니라 진짜 예뻐졌네. 머리 다듬으니 머리도 엄청 작아 보이고.”

“왜? 반했냐?”

“아하하. 내가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호감 있게 볼 걸? 이대로 대회에 나가면 엄청나게 주목받겠구나 싶어서 그래.”


우용의 말에 수영이 가장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본인은 제외한다고 쳐도, 이 동아리 멤버는 흔치않은 미남미녀들이다. 또한 민성은 고등학생으로는 희귀한 플래티넘 등급. 이것만으로도 주목 받을 만 한데, 그 민성을 한참 웃도는 아름의 실력이 드러나기라도 한다면 어떤 파급력을 가져올지 상상이 가질 않았다.

그런 수영의 두근거림에 응답하듯, 아름이 상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맞아. 기껏 주목을 받았는데, 형편없는 실력을 보여줄 순 없겠지? 자. 대회가 코앞이야. 오늘부턴 우리끼리 5인큐로 연습을 시작할거야. 실시간으로 가차 없이 피드백 해 줄 테니까 각오들 하라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닉네임 군필여고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8 06. 아저씨(2) +7 21.01.02 984 27 9쪽
27 06. 아저씨(1) +5 21.01.02 1,000 28 8쪽
26 05. 본선(4) +7 21.01.01 1,025 32 8쪽
25 05. 본선(3) +1 21.01.01 1,030 35 7쪽
24 05. 본선(2) +2 21.01.01 1,021 36 10쪽
23 05. 본선(1) +1 21.01.01 1,060 34 9쪽
22 04. E스포츠 고등학교 챌린지대회(5) +3 21.01.01 1,135 35 8쪽
21 04. E스포츠 고등학교 챌린지대회(4) +7 20.04.09 1,168 41 7쪽
20 04. E스포츠 고등학교 챌린지대회(3) +6 20.04.06 1,173 43 8쪽
19 04. E스포츠 고등학교 챌린지대회(2) +4 20.04.04 1,177 48 7쪽
18 04. E스포츠 고등학교 챌린지대회(1) +5 20.04.02 1,163 42 7쪽
» 03. 여자친구(4) +6 20.04.01 1,202 45 8쪽
16 03. 여자친구(3) +4 20.02.29 1,192 38 7쪽
15 03. 여자친구(2) +5 20.02.28 1,206 44 8쪽
14 03. 여자친구(1) +6 20.02.28 1,230 40 7쪽
13 02. 동아리 결성(4) +3 20.02.28 1,223 41 6쪽
12 02. 동아리 결성(3) +6 20.02.28 1,299 49 8쪽
11 02. 동아리 결성(2) +4 20.02.28 1,315 41 7쪽
10 02. 동아리 결성(1) +6 20.01.18 1,434 46 8쪽
9 01. 한아름(8) +3 20.01.17 1,485 52 10쪽
8 01. 한아름(7) +7 20.01.14 1,526 48 7쪽
7 01. 한아름(6) +5 20.01.11 1,532 46 8쪽
6 01. 한아름(5) +3 20.01.11 1,575 48 8쪽
5 01. 한아름(4) +3 20.01.11 1,621 43 7쪽
4 01. 한아름(3) +4 20.01.07 1,749 45 7쪽
3 01. 한아름(2) +5 20.01.04 1,840 53 9쪽
2 01. 한아름(1) +4 20.01.03 2,319 50 7쪽
1 프롤로그 +5 20.01.03 2,688 48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