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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완 님의 서재입니다.

닉네임 군필여고생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드라마

완결

린완
작품등록일 :
2018.10.19 17:38
최근연재일 :
2023.01.15 06:06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84,898
추천수 :
2,686
글자수 :
473,904

작성
20.02.28 06:02
조회
1,223
추천
41
글자
6쪽

02. 동아리 결성(4)

DUMMY

“아름이는 두말할 것도 없이 가능하지.”

“그렇죠.”

“나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배도 잘 하시니까요.”

“민성이도 그렇죠. 플레티넘인데.”

“그래. 피지컬이 정말 좋으니까. 판단력이 좀 부족하지만, 그건 팀 플레이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럼 뭐가 문제겠냐?”

“아직 한 명이 부족하다는 거요?”

“현우 네가 문제라는 거다.”

“헐.”


아저씨는 숟가락을 들어 미역국의 맛을 본다. 깊으면서 은은한 바다의 맛. 급식의 퀄리티 치고는 나쁘지 않다.


“전국 대회라며? 전국의 고등학교에서 난다긴다는 놈들은 죄다 몰릴 텐데, 현우 네가 그런 놈들이랑 게임해서 숨이나 쉴 수 있을 것 같나?”

“저도 제 수준은 알아요. 그래서 계속 연습하고 있잖아요.”

“하루에 얼마나 하는데? 너 학원도 다니고, 과외도 받잖아?”

“그렇긴 한데······.”

“설마 대회 참가에 의의를 둔다거나 하는 헛소리를 하진 않겠지? 그런 거라면 난 절대 안 나갈 거니까 그렇게 알도록.”


밥의 반을 떠서 국에 말아버린다. 국밥을 크게 한 술 떠서 입에 가져다 넣으니 입꼬리가 절로 올라간다. 국밥 한 술에 김치 하나. 맨 밥에 소세지 하나.


“당연히 우승해야죠!”

“당연히 우승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봐서 우리가 우승할 짬이 아니란 소리다. 롤은 팀 게임이야. 아름이 한 명이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우리가 그걸 받쳐주지 못하면 우승은커녕 개망신만 당하고 돌아오게 될 거라는 말이다.”

“그래도 고등학생 수준인데, 아름이랑 저희 정도면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요?”

“민성이 너도 자만할 때가 아냐. 보통 이런 대회에는, 진심으로 프로를 노리는 괴물 같은 놈들이 한 둘 섞여든다고.”

“아름이 너도 뭐라고 말 좀 해봐. 너는 진짜 고수들이랑 많이 해 봤을 거 아냐?”


현우가 부르자 아저씨는 입에 있던 밥을 꼭꼭 씹어서 넘긴 뒤 말했다.


“식당 밥 맛있네.”

“······.”

“아니, 애들이 죄다 매점 가거나 도시락 싸와서 먹으니까 식당 밥이 별로인줄 알았거든. 근데 맛있고 가격도 엄청 싸잖아. 이럴 줄 알았으면 매점에서 빵으로 때우지 말 걸 그랬어.”

“이게 맛있는 건가?”


식당은 장소가 좁기도 하고 집에서 먹는 밥이랑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인지 학생들 사이에선 별로 인기가 없었다. 당장 지금만 해도 여섯, 일곱 개의 식탁이 텅텅 비어있었다.


“거의 전세내고 식당을 빌린 것 같네. 우리 네 명밖에 없고.”

“아냐. 저기 두 명 있고 저 쪽엔 세 명 있어.”

“아 그러네. 근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아름이 너 우리 이야기 듣고는 있었어?”

“응. 대회 이야기 중이었잖아.”

“그래. 듣고는 있었군. 그래서 너의 생각은 어떤데?”

“일단 다섯 명은 되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에요. 아까 선배가 말 한 것처럼 롤은 팀 게임이니까. 팀이 모여야 그 다음에 뭘 이야기하든 말든 하지 않을까요.”


의견을 밝힌 뒤 다시 숟가락을 들고 국밥을 한 술 뜬다. 아름이 워낙 맛있게 먹자 민성이 슬쩍 일어나 자신도 돈을 내고 식판을 받아온다. 눈치를 살피던 뿔테안경, 수영 선배도 헛기침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급식을 받아 온 수영은 아름이 했던 것처럼 밥을 미역국에 넣으며 말했다.


“나도 아름이 말에 동의한다. 너희가 아직 마지막 한 명을 못 구했다면 내 동생을 데려와도 좋겠다 싶어.”

“엥? 선배 동생도 있었어요?”

“그래. 성격이 좀 더럽긴 하지만 아무튼 우리 학교고, 롤은 잘하니까.”

“저기, 성격이 더럽다는 게 설마······.”

“아. 현우 네가 양아치 같은 놈들 싫어하는 건 안다. 더럽다는 건 음습하고 칙칙하다는 뜻이니까 걱정하지 마. 그 놈 오타쿠거든.”


현우는 수영도 충분히 오타쿠 같다고 생각했지만 굳이 입 밖으로 내진 않았다.


“선배가 실력을 보증한다면 걱정 없겠네요.”

“그래. 그러면 남은 문제는 너 하나구나.”

“또 그 소리에요?”

“그럼 농담이라도 한 줄 알았냐? 못하는 게 죄는 아니지만 못하면서 연습도 제일 안하는 건 죄야. 할 거면 확실하게 하고, 아니라면 때려 치워.”

“아니 그럼 학원을 그만두기라도 하란 거예요?”

“솔직히 학원을 왜 다니냐? 안 다녀도 점수 잘만 받을 놈이. 집에서 가라니까 그냥 가는 거 아냐?”

“나도 선배 말이 맞는 것 같은데. 게임 연습할 시간이 부족해서 답답하다고 네가 말하기도 했잖아.”

“그렇긴 하지만······.”


탁.

밥을 다 먹은 아저씨가 숟가락을 내려놓는다. 그게 무슨 신호라도 된 듯 모두가 아름을 바라보았다.


“아무튼 그럼 다섯 명은 다 모인 셈이죠? 우리 다섯이서 대회 나가기로 하는 거 맞죠?”

“그런데?”

“확실하게 하자는 말에 저도 찬성이거든요. 다섯 명이서 게임 해 보면 사이즈가 나오니까, 그걸 기반으로 제가 선배랑, 너희를 가르쳐주는 방식으로 가죠. 짧은 시간 안에 다섯 명의 실력을 최대한 끌어낼 테니까.”

“그런 게 가능해?”

“그럼요. 대신 저를 믿고 따라주셔야죠. 나중에 가서 딴소리 하지 말고, 지금 확실하게 정했으면 좋겠네요. 우승을 목표로 대회 나갈 거예요? 나갈 거야?”


수영도, 현우도, 민성도 모두 인형처럼 세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수영은 자신의 동생도 자기와 똑같은 생각일 거라고 덧붙였다.


“좋아요. 그럼 오늘부로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는 롤 동아리가 결성된 겁니다. 못 돌아가요. 말 바꾸기 없습니다.”


아름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식판을 들고 일어났다.


우승하면 상금이 3백.

민성에게 들었던 이후 단 한순간도 잊지 않았던 그 단어.

그 3백이란 상금이 아저씨에게 얼마나 절실한지, 얼마나 사람을 무섭게 만드는지 아직 그들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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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03. 여자친구(1) +6 20.02.28 1,231 4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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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02. 동아리 결성(2) +4 20.02.28 1,315 4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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