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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완 님의 서재입니다.

닉네임 군필여고생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드라마

완결

린완
작품등록일 :
2018.10.19 17:38
최근연재일 :
2023.01.15 06:06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84,888
추천수 :
2,686
글자수 :
473,904

작성
20.01.11 07:47
조회
1,620
추천
43
글자
7쪽

01. 한아름(4)

DUMMY

방과 후, 아저씨와 옆자리 남학생은 함께 피시방에 도착해 있었다.

아저씨는 흥미로운 눈빛으로 게임을 하는 학생들을 구경했고 남학생은 몹시 지친 표정으로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그는 게임을 켜지도 않은 채 멍하니 앉아 있었고 곧 그의 옆자리에 아저씨가 와서 앉았다.


“뭐해? 게임 안 해?”

“내가 대체 왜 너랑 둘이서 피씨방을 온 거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의문이었다.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친하기는커녕 절대 엮이고 싶지 않은 녀석이었다. 요 며칠간 학교에 나오지 않아줘서 고맙다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어제부터 갑자기 나타나선···


“참나. 뭐 그런 걸 고민하고 있냐? 나 같으면 기왕 왔으니 뭐 하고 놀까 생각하겠다.”

“진짜 뭐에 홀리기라도 했나. 그래도 뭐··· 맞아. 기왕 왔으니 겜이나 해야지.”


묘한, 무언가 기묘한 그 친화력에 끌려서 같이 피시방에 오고 만 남학생은 결국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되었는지를 고민하길 포기하고, 게임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게임 롤을 켜서 자신의 계정으로 접속하고, 현재 접속 중인 친구 목록을 쭉 둘러본다.


“왜? 뭘 봐? 너도 롤 하냐?”

“롤?”


남학생의 모니터를 바라보던 아저씨가 되묻는다. 남학생은 피식 웃으면서 대답했다.


“설마 모르냐? 피시방 가자길래 게임 좀 하나 싶었는데, 롤도 모를 줄이야.”

“······.”

“이게 피시방 점유율 부동의 1위인 갓겜이거든. 리그 오브 로드라고, 영주들끼리 전쟁 대신 용병이나 대리인을 세워서···”

“대리인을 세워서 모의 전쟁을 하는 게임··· 이지. 유저가 한 캐릭터를 플레이하고, 총 10명이서 5:5로, 최종 적의 넥서스를 부수면 이기는.”

“뭐야? 잘 아네?”

“······.”


둘이서 대화를 나누는 사이, 남학생의 게임 화면에 새로운 채팅창이 올라왔다. 친구가 함께 게임 한 판 하자는 메시지였다. 아저씨가 미묘한 표정으로 별 말이 없자, 남학생은 그 메시지로 신경을 돌렸다.


[리바 : ㅎㅇㅎㅇ 겜 한 판 할래?]

[눈안좋음 : 그래 ㄱㄱ]

[눈안좋음 : 초대 줘 당연히 공식이지?]

[리바 : 개소리 ㄴㄴ]

[눈안좋음 : ㅋㅋ 그럼 그렇지;; 일반에서 손 푸는 거 도와달라는 거네]


남학생은 열심히 친구와 채팅을 치면서 하나 둘 게임 세팅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슬쩍 옆을 보니 아직도 아름이 이상한 얼굴을 한 채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뭐? 왜?”

“아냐. 아니, 아닌 건 아닌데. 이거 롤 맞지?”

“롤이지.”

“그렇지. 야, 너 지금 게임 돌릴 거지? 잘 됐다. 구경 좀 해보자.”

“구경하는 거야··· 별로 상관은 없다만.”


남학생은 어깨를 으쓱 하곤 자신을 초대한 친구와 함께 게임을 시작했다. 여러 종류의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한다. 10명의 유저가 모두 선택이 끝나면 넓은 전장으로 이동한다. 두 팀의 진영. 위, 중간, 아래 세 갈래 길의 공격로. 공격로의 중간 중간을 지키는 포탑요새. 풀숲에 숨어 있는 중립 몬스터들.

남학생과 그의 친구는 보이스 채팅으로 실시간 대화를 나누면서 손발을 맞춰 적과 싸웠다. 아저씨는 그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이내 자신의 자리에서도 롤을 실행시켰다. 그러자 웅장한 배경음악과 함께 로그인 화면이 아저씨를 반겼다.


‘기억난다. 확실해. 내가 아는 그 롤이다! 롤이라니. 이게 대체 얼마만이야?’


처음엔 그저 가장 가까운 옆자리의 학생과 친해지고, 그것을 시작으로 하나 둘 친구를 늘려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피씨방에 도착해서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걸 보는 동안에도 가물가물 했는데, 이 남학생이 롤을 켜고 게임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확실하게 떠올랐다. 나는, 이 게임을 아주 잘 알고 있다.

아저씨는 떨리는 손으로 기억을 더듬어가며 자신의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존재하지 않는 계정입니다.]


“······.”


계정이 해킹을 당한 것일까? 아니면 자신이 잘 못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고민해 보아도 답은 나오지 않았기에 결국 아름의 학생증을 꺼내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하고 새로운 가입을 시도했다.


[이미 가입된 주민등록번호입니다.]


“······.”


아름이도 이 게임을 했나? 아니, 그렇다기보다는 주민번호 정보가 새나가서 어디 외국사람이 쓰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다행히도 같은 주민번호로 복수의 계정 가입이 가능했기에 아저씨는 그 방법을 선택하여 게임에 성공적으로 접속하였다.


“근데 상대팀이 너무 대충해서 별 재미도 없었네. 한 판 더 할까? 그렇지? 제대로 된 게임도 아니었으니. 그러게, 손을 풀 틈도 없었겠어.”


아저씨가 게임에 접속하여 이것저것 살펴보면서 생각에 잠겨있는 사이, 남학생이 하던 게임 한 판이 끝난 모양이었다. 그는 슬쩍 아저씨의 화면을 보았다.


“레벨이 1이네?”

“어··· 원래 아이디를 까먹었거든. 너 끝났으면 같이 할까?”

“난 지금 잘하는 애랑 파티중이라 안 돼.”

“흐음. 내가 너 보단 잘 할 텐데.”

“뭐? 너 티어가 어디였는데?”

“티어? 아. 브론즈 실버 골드 그런 거 말이지?”

“그런 거라니··· 응? 아니, 너 말고. 옆에 롤 하는 애가 있어서. 어. 겜방이거든. 같이 하자고? 너 상관없으면 나도 뭐, 상관없지. 야. 내 친구가 같이 하재. 너도 보이스 채팅 들어올래?”

“그래. 그러지 뭐.”


그렇게 세 명은 파티를 맺고 게임을 시작했다. 단순하게 게임을 즐기려는 학생, 본 게임 이전에 가볍게 손을 풀기 위해 게임을 하려는 그의 친구. 그리고 친구를 만들기 위해 피씨방에 따라왔을 뿐이었던 여학생.

이 묘한 파티는 누가 보아도 즐겜 파티였다. 즐겜. 그러니까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닌, 즐기는 것에 목적을 둔 파티였다. 적당히 즐기고, 적당히 손 풀고, 적당히 옛날 기억이나 좀 되짚어 보고.

그 정도로 끝나야 할 평범한 이 게임에, 한 가지 이변이 생겼다.


“아니 뭔데? 실화냐? 상대편에 김민성있네?!”

“그게 누군데?”

“우리 반 친구! 쟤가 우리 학교에서 티어 제일 높아! 플래티넘이라고!”

“미쳤네. 그럼 우리 즐겜하긴 글렀네.”

“기가막히네. 쟤가 대체 우리랑 왜 매칭이 되고 난리냐. 와씨, 나도 재랑 겜하는 건 처음인데.”


남학생과 친구가 잔뜩 흥분하여 이야기를 나눈다. 플래티넘이면 학교에 한 두명 정도 있는 수준의 고수가 아닌가. 신기하기도 하고, 두려움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두 사람은 마우스를 고쳐 잡았다.

그리고 아저씨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했다.


‘플래티넘이 높은 거였던가?’


그렇게 평범했어야 할 게임에, 두 번째 이변이 발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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