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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완 님의 서재입니다.

닉네임 군필여고생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드라마

완결

린완
작품등록일 :
2018.10.19 17:38
최근연재일 :
2023.01.15 06:06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84,893
추천수 :
2,686
글자수 :
473,904

작성
20.02.28 18:29
조회
1,230
추천
40
글자
7쪽

03. 여자친구(1)

DUMMY

‘왜 우리 학교 여자애들은 쉬지도 않고 떠들어 대는 걸까?’


고등학생이 되었어도 중학생 때와 다를 게 하나도 없는 여자애들을 보며, 이슬은 속으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성문고등학교 1학년 5반 함이슬. 그녀는 주변 여학생들로부터 선망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인싸 여고생이었다. 날카로운 눈매와 큰 키, 길고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은 샴푸 광고의 모델 뺨치는 수준이었다. 말 수가 적지만 자신의 주장은 확실하게 하고,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만 가볍게 말을 흘리지 않는 것 또한 그녀가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 중 하나였다.


물론 그건 자신이 보고 싶은 면만 보는, 남들에게 비춰진 이상적인 모습이었을 뿐 실체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큰 키는 콤플렉스라 누가 키 이야기만 해도 무섭게 노려봤고, 수준이 낮고 관심도 없는 이야기밖엔 할 줄 모르는 여자애들의 말 따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그녀가 적당한 수준에서 여자들의 말에 맞장구를 쳐 주고 미소 짓는 등, 최소한의 듣는 척을 하는 것은 이 연기가 자신의 학교생활을 편하게 해 주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요즘 식당가는 애들이 늘었다니까?”

“안 그래도 나도 오늘 가 볼까 싶었는데.”

“야야. 가지마. 7반 애들이 단단히 열 받아서 조만간 일 낼 것 같더라. 괜히 피해보지 말고 그냥 얌전히 있어.”

“헐. 진짜?”

“하긴 어쩌다 하루도 아니고 며칠째 계속 그러는데. 내가 생각해도 좀 짜증나긴 해.”

“그러게. 지가 뭐라도 된 줄 알고 나대는 거 아냐.”


이슬의 주변 친구들은 오늘도 시답잖은 이야기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대충 듣는 척만 하고 있었던 지라 자세한 이야기는 모르겠으나, 여자애 하나가 여왕벌 행세를 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아니꼽다는 내용인 듯 했다. 그녀로선 정말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그래도 아깝다. 식당만 가면 가까이서 민성이를 볼 수 있었던 거잖아. 훈훈한 얼굴이랑 달달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밥을 먹을 수 있으면 아! 난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니까.”

“나도! 게다가 민성이랑 같이 다니는 걔. 이름이 뭐더라? 걔도 난 좀 괜찮은 것 같더라.”

“맞아! 걔가 현우야. 신현우. 둘이 같이 있으면 그냥 아주··· 아주 끝내준다니까.”

“이슬이 넌 어때? 너도 중학교 때 같은 학교였잖아.”

“응? 아. 민성이··· 착한애지. 현우도 뭐, 나쁜애는 아니고.”


이슬이 관심을 보이자 그녀들은 더욱 시끄럽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떠들고, 이것저것 질문했다가, 뭐가 그리 좋은지 자기들끼리 깍깍 웃어댄다.

이슬은 그녀들의 이야기에 적당히 반응해주고 있긴 했지만, 머릿속은 매우 혼잡스러워 애들의 이야기 따위는 조금도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민성이가 거기서 왜 나와? 분명 어떤 여자애가 여왕벌 행세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았나? 뭐야? 누가 민성이한테 여왕벌 짓을 하고 있었다는 거야? 어떤 년이?!

이제 와서 물어보자니, 지금까지 이야기를 안 듣고 있었다는 꼴이 되니 묻지도 못 하겠고··· 아 그렇지! 뭔 일을 낼 것 같다고 했었는데, 그 이야길 물어보면 되겠구나!

적당한 변명을 찾은 이슬은 얼른 입을 땠다.


“저기 그런데, 아까 7반 애들 이야기는 뭐야?”

“7반? 아! 이슬이 너도 걱정되나보구나? 민성이가 원래 점심시간에 교실에서 밥 먹었잖아. 근데 걔 때문에 며칠 동안 계속 식당으로 가니까 여자애들이 열 받은 거지. 걔가 자꾸 꼬리치면서 같이 사람 없는 식당에서 밥 먹자고 그러니까.”

“꼬리를 쳤대?”

“아니면 민성이가 왜 갑자기 식당까지 따라갔겠어?”

“무슨 짓을 했는데?”

“그거야 나도 모르지. 근데 분명 뭔가 있다니까? 민성이 뿐 아니라 남자애들 네다섯 명을 매일 거느리고 다닌다잖아.”

“헐. 진짜? 좀 재수 없다.”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이슬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져만 갔다. 자기도 등교하면서 마주치고 인사하는 게 전부인데, 며칠 동안 같이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었다? 남자들을 여럿 대동해서? 근데 여자애가 꼬리친다고 민성이가 따라갈 리가 없는데? 게다가 그 성격 더러운 현우놈도 같이 갔다?

이해가 안 가는 것 투성이었기에, 이슬은 결국 점심시간에 몰래 7반으로 가 보기로 마음먹었다. 발이 넓은 이슬은 7반에도 친구가 여럿 있었기에 간단하게 사정을 엿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점심시간에 7반에 가 보니 사정을 듣고 자시고 할 상황이 아니었다. 자기들끼리 화내고 짜증내고, 질색하거나 엉엉 울고 있는 애까지 있었다. 이미 폭풍이 지나간 뒤인 모양이었다.


결국 그녀들이 조금 진정하고 난 뒤에야 이슬은 그녀들에게 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말이 안 통해 말이!”

“또라이야 또라이. 진짜로 때리려는 기세였다니까.”

“그냥 조금 툭 밀었던 것뿐인데 멱살을 잡혔다고. 흑흑. 나 진짜 무서웠어. 그게 여고생이야? 깡패지?!”

“우리가 뭐라고 해도 눈 하나 깜짝 안하던데. 당장 오늘도 남자애들 데리고 또 식당을 갔어. 기어코. 진짜 미친년 아니야 그거?”

“이슬아. 네가 가서 뭐라고 좀 해 줘! 진짜 그런 애는 혼이 나봐야 정신을 차린다니까?!”


이슬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자기들끼리 우르르 몰려가서 아무것도 못 했는데 내가 가면 뭐가 달라지나?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니 이슬도 그 여자애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그런 애가 우리학교에 있다는 소린 못 들었는데.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민성이에게 꼬리를 쳤다는 말이 혹시라도 사실이라면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녀는 같이 가겠다는 몇몇 여학생들을 뿌리치고 혼자서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최악의 경우 주먹으로 치고받을 각오까지 한 채 식당 문을 두 손으로 힘껏 밀어내며 들어섰다. 그리고 한 식탁에 나란히 앉아있는 네 명의 남학생과 한 명의 여학생을 발견했고, 두 여학생은 순간 눈이 마주쳤다.


이슬은 자기도 모르게, 문제의 여학생을 본 소감을 소리 내어 말하고 말았다.


“못생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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