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린완 님의 서재입니다.

닉네임 군필여고생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드라마

완결

린완
작품등록일 :
2018.10.19 17:38
최근연재일 :
2023.01.15 06:06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84,890
추천수 :
2,686
글자수 :
473,904

작성
20.02.28 02:17
조회
1,314
추천
41
글자
7쪽

02. 동아리 결성(2)

DUMMY

방과 후.

아저씨는 민성의 안내에 따라 2층 컴퓨터실에 도착했다. 컴퓨터실에는 이미 두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한 명은 현우였고 한 명은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처음 보는 남자였다.

민성은 두 사람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처음 만난 아름과 뿔테 안경을 소개시켜 주려 했다.


“아니. 소개는 필요 없어.”


그러나 뿔테 안경이 민성을 저지하며 일어났다. 자신이 앉아있던 의자를 뒤로 빼고 손을 들어 아름에게 까닥까닥 손짓한다. 와서 앉으라는 의미인 듯 했다.

뿔테 안경이 계속 이야기했다.


“소개니 인사니 하는 건, 내가 동아리에 들어가기로 결정한 다음에 하면 돼. 먼저 네 플레이를 보자고.”


아저씨가 떨떠름한 얼굴로 자리에 앉자 옆 자리에 있던 현우가 얼른 설명을 덧붙였다.


“안녕. 내가 아는 선배인데, 너 게임 하는 걸 보고 나서 동아리에 들지 말지 정하겠다고 했거든. 좀 이상한 사람이긴 해도 롤은 잘해서 꼭 좀 영입하고 싶은데. 간단하게 게임 한 두판 정도 보여줄 수 있어?”

“그거야 상관없지. 근데 컴퓨터실을 이렇게 마음대로 써도 되는 거야?”

“응. 이미 허락 받았어.”


그렇다면야. 아저씨는 자신의 계정으로 접속하여 곧장 개인 랭크 게임의 매칭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화면을 뒤에서 지켜보던 뿔테 안경이 중얼대기 시작했다.


“골드인가. 분명 높은 등급이지. 하지만 평범하게 높은 등급, 평범하게 잘하는 실력이면 난 돌아갈 거다. 어디 플레티넘 등급인 민성을 가지고 놀았다는 말이 사실인지, 현우가 말 했던 것처럼 비상한 실력의 소유자인지, 프로게이머 수준이라는 그 말이 정말인지 보도록 하지.”

“······.”

“롤은 심오한 게임이야. 바둑이나 체스처럼 전략적인 수를 잘 둬야 하지만, 동시에 축구나 농구처럼 순간순간의 상황 판단과 동체시력 등이 요구되지. 그 뿐인가. 팀 게임이니 만큼 아군과의 소통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야. 온라인에서 랜덤으로 맺어진 동료들과 어떻게 손발을 맞춰 나가느냐. 어떻게 해야 최대한 트러블을 발생시키지 않을 수 있는가.”


시끄러운 사람이고만.

앉아서 매칭을 기다리던 아저씨는 아무 말 없이 주머니에서 이어폰을 꺼내 컴퓨터에 연결하고 귀에 꽂았다. 뿔테 안경이 미소 짓는다.


“시끄러운가? 집중이 안 되는가? 고작 이 정도의 소음에 집중력을 잃는다면 그것 또한 네 실력을 반증하는 것이지. 아, 매칭이 잡혔군. 어디 보자고. 캐릭터는 어떤 걸 고를 거지? 어떤 캐릭터를 밴 할 것인가? 어떤 생각으로? 네가 진짜 고수라면 밴픽에서부터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할 거다.”


아저씨는 조심스럽게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상대가 선배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최대한 점잖게 말했다.


“제 게임을 평가하실 거면요. 조용히 집중해서 보셔야 할 걸요.”

“푸하하하. 나는 전략게임의 수읽기에서라면 자신 있는 편이니, 내 걱정은 말고 집중이나 하는 게 좋을 거다.”


본인이 그렇다는데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 아저씨는 결국 뒤에서 떠들든 말든 게임에 집중하기로 했다. 혼자 떠들기 시작한 뿔테 안경의 좌우에 자리를 잡고 앉은 현우와 민성은 그를 말리기는커녕 한마디씩 거들기 시작했다.


“잘 봐요 선배. 제가 과장을 하는 게 아니라니까요.”

“흥. 프로급이다 말이야 쉽게 붙이지. 진짜 프로 레벨을 이해하지도 못하는 놈들이.”

“제가 프로 대회 영상을 얼마나 보는데요?”

“그거 누가 시켰는데?”

“그거야··· 선배죠.”

“그래. 너는 머리가 좋으니 게임의 이해도를 높이려면 대회영상을 반복해서 보라고 했던 거다. 하지만 대회영상을 보는 것이 프로들의 레벨을 이해하는 방법은 아냐.”

“프로의 경기를 보는 게 프로의 레벨을 아는 길이 아니라고요?”

“그래. 프로 바둑기사의 한 수를 옆에서 지켜본다고 그 한 수에 담긴 생각에 깊이를 알 수 있겠나? 불가능하지. 같은 이야기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민성이 너는 모를 수밖에 없겠지. 아무튼 이 애가 하는 꼴을 봐라. 저 캐릭터를 대체 왜 밴했지? 고른 캐릭터도 아군과의 조합도 전혀 생각하지 않는 픽이야. 저런 사소한 것에서부터 프로와 어중이떠중이의 수준차이가 나는 거다.”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자, 뿔테안경은 팔짱을 끼고 유심히 지켜보기 시작했다. 물론 입은 전혀 쉬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장면이 보일 때 마다 지적을 해 댄다.

왜 저 스킬을 먼저 찍는가. 왜 정글러를 돕다 마는가. 왜 거기서 평타를 한 대 더 치지 않았는가. 왜 아래쪽 무빙을 치는가. 왜, 왜, 왜!


그는 거의 불평불만을 토하기 위해 온 사람처럼 아름의 플레이 하나하나를 전부 꼬집었다. 게임이 시작된 지 10분도 지나지 않을 시점이었다.

민성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지금 그렇게 문제가 많아요? 제가 볼 땐 모르겠는데.”

“문제투성이지. 일반인이라면 몰라도, 현우가 주장했던 대로 프로의 레벨이라면 말이다.”

“그럼 선배는 프로 레벨이라는 말이에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프로가 얼마나 대단한 수준인지 어렴풋이 알고 있는 정도 밖에는 안 돼. 이런 내가 봤을 때 문제투성이면 말 다 한 것 아니겠나?”

“그렇지만 이제 막 십분 지났는데······.”

“하나만 봐도 열을 알 수 있는 거다. 현우 네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하기에 내심 기대했는데, 이런 여자애가 프로급은 무슨. 저것 봐. 저건 무슨 판단이야?”


아름의 캐릭터가 적 포탑 근처까지 깊게 들어간 순간, 위쪽에서 적의 정글러가 덮쳐왔다. 순간적으로 2:1의 상황이 된데다 위치마저 좋지 않다. 당연히 죽었다고 생각한 뿔테안경이 혀를 찬다.

그러나 곧 펼쳐진 상황은 그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어졌다. 두 명의 적이 돌진하고, 무기를 휘두르고, 마법을 쏟아 붓는데 그 모든 공격이 한 끗 차이로 빗나갔다.

뿔테안경이 눈을 크게 뜨고 상황을 다시 살핀다. 아름의 손놀림이 급격히 빨라지거나 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필요한 버튼만 부드럽고 가볍게 딱딱 누를 뿐인데 적군 한 명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다른 한 명의 적이 복수라도 하려는 듯 끝까지 아름의 캐릭터를 물고 늘어졌지만 그 역시 곧 제물이 되고 말았다.

그 뒤론 게임 전체가 아름의 흐름대로 흘러갔다. 뿔테안경이 보기엔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적이 보일 때 마다 싸우는, 단순하고 멍청한 플레이로 보였으나 매번 싸울 때 마다 아무렇지도 않게 대승을 거두니 말이 많던 그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닉네임 군필여고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8 06. 아저씨(2) +7 21.01.02 984 27 9쪽
27 06. 아저씨(1) +5 21.01.02 1,000 28 8쪽
26 05. 본선(4) +7 21.01.01 1,025 32 8쪽
25 05. 본선(3) +1 21.01.01 1,030 35 7쪽
24 05. 본선(2) +2 21.01.01 1,021 36 10쪽
23 05. 본선(1) +1 21.01.01 1,060 34 9쪽
22 04. E스포츠 고등학교 챌린지대회(5) +3 21.01.01 1,135 35 8쪽
21 04. E스포츠 고등학교 챌린지대회(4) +7 20.04.09 1,168 41 7쪽
20 04. E스포츠 고등학교 챌린지대회(3) +6 20.04.06 1,173 43 8쪽
19 04. E스포츠 고등학교 챌린지대회(2) +4 20.04.04 1,176 48 7쪽
18 04. E스포츠 고등학교 챌린지대회(1) +5 20.04.02 1,163 42 7쪽
17 03. 여자친구(4) +6 20.04.01 1,201 45 8쪽
16 03. 여자친구(3) +4 20.02.29 1,192 38 7쪽
15 03. 여자친구(2) +5 20.02.28 1,206 44 8쪽
14 03. 여자친구(1) +6 20.02.28 1,230 40 7쪽
13 02. 동아리 결성(4) +3 20.02.28 1,223 41 6쪽
12 02. 동아리 결성(3) +6 20.02.28 1,299 49 8쪽
» 02. 동아리 결성(2) +4 20.02.28 1,315 41 7쪽
10 02. 동아리 결성(1) +6 20.01.18 1,434 46 8쪽
9 01. 한아름(8) +3 20.01.17 1,485 52 10쪽
8 01. 한아름(7) +7 20.01.14 1,526 48 7쪽
7 01. 한아름(6) +5 20.01.11 1,532 46 8쪽
6 01. 한아름(5) +3 20.01.11 1,575 48 8쪽
5 01. 한아름(4) +3 20.01.11 1,621 43 7쪽
4 01. 한아름(3) +4 20.01.07 1,749 45 7쪽
3 01. 한아름(2) +5 20.01.04 1,840 53 9쪽
2 01. 한아름(1) +4 20.01.03 2,319 50 7쪽
1 프롤로그 +5 20.01.03 2,688 48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