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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완 님의 서재입니다.

닉네임 군필여고생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드라마

완결

린완
작품등록일 :
2018.10.19 17:38
최근연재일 :
2023.01.15 06:06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84,975
추천수 :
2,686
글자수 :
473,904

작성
20.01.17 22:00
조회
1,487
추천
52
글자
10쪽

01. 한아름(8)

DUMMY

자신을 민성이라 소개한 그 남학생은 순식간에 반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분위기가 안 좋을 때 갑자기 난입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180이 넘는 큰 키와 또렷한 이목구비, 듣는 이로 하여금 절로 돌아보게 만드는 부드러운 목소리까지. 그는 어딜 가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타입의 사람이었다.

그는 빈 의자를 끌어와 아름의 뒤쪽에 앉으며 말을 이었다.


“너랑 파티 하던 애가 가르쳐줬거든. 이렇게 잘 하는 애가 우리 학교 학생이라고 들으니까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더라.”

“흐음.”


아저씨는 대충 대답하면서 눈으로는 주변을 살폈다. 시비를 걸던 놈은 꼬리를 내리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고, 반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평상시의 그 분위기로 돌아와 있었다. 몇몇 학생들이 이쪽을 보고 있었는데, 호기심이나 선망의 시선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분명 이 모든 게 민성이란 남학생이 불러 온 것이리라.

무의식적으로 계산을 마친 아저씨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너도 잘 했는데. 듣기로는 플레티넘이라며?”

“응. 맞아. 너는? 전적 검색해 봤는데 부계정이던데. 본 계정은 티어가 어디야?”

“음··· 비밀이야. 하지만 플레티넘을 가르칠 정도는 되지.”

“와······.”

“그러니까 말 해봐. 본론이 뭐야? 그냥 반갑다고 인사하러 온 건 아닐 텐데.”

“저, 저기··· 자리 비켜줄 테니까 여기 앉아서 해.”


태영이 눈치를 살피다 그렇게 말하면서 자리를 내주려 했다.


“무슨 소리야. 같이 이야기 하면 되지. 얘 알아? 얘도 어제 같이 게임하던 애야.”

“아 정말? 캐릭터 뭐였는데?”

“응? 아, 나는 진짜 아무것도 못 했어. 난 실버라··· 아름이가 다 했지.”

“이렇게 이야기 하지 말고 밥 먹으면서 하자. 점심시간 다 지나겠다. 같이 매점이나 갈래?”

“나야 좋지!”


아저씨의 제안에 민성은 반색하며 대답했다. 태영은 조금 부담스러워했지만 아저씨가 억지로 끌고 가는 바람에 결국 같이 매점으로 향하게 되었다.

매점으로 향하는 도중에도 민성은 많은 이들에게 인사를 받았고,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얼마나 주목을 받았는가 하니, 별 말 없이 곁에 있기만 했던 태영조차 근거 없는 자신감이 솟구칠 정도였다.




###




점심시간.

찐따 주제에 알아서 기지는 못할망정, 자신에게 대드는 건방진 아름을 어떻게든 손봐주겠다고 다짐하던 짧은 머리의 남학생.

그 남학생은 갑작스럽게 난입한 민성 때문에 타이밍을 놓쳤고, 흥분한 멧돼지처럼 씩씩대며 분을 삭이고 있었다.


“야. 뭣 좀 물어보고 싶은데.”


그가 짜증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누가 나한테 지금 말을 걸어? 나 열 받은 거 안보이냐?

상대는 어디선가 보던 놈이었다. 그래. 민성과 항상 붙어 다니던 안경잽이잖아.


“뭔데?”

“걔랑 사이가 많이 안 좋은가봐?”

“걔?”

“좀 전에 네가 잡아먹을 것처럼 노려보던 애. 한아름 말야.”


남학생은 한층 더 인상을 구겼다.


“그 시발년이랑 누가 사이가 좋겠냐. 어?!”

“뭐 때문에?”

“뭐 때문은! 입학식 때 오바이트해서 존나 민폐끼친 뒤론 애들 다 싫어하는데. 성격도 찌질해서 짜증나고······.”

“입학식 때 이야긴 벌써 들었어. 근데 나머진 말이 좀 다른데?”


안경잽이, 현우가 뒤를 돌아보자 짧은 머리의 남학생도 같이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뒤쪽에는 네다섯 명의 학생들이 떠들면서 밥을 먹고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을 느낀 그들은 이야기를 멈추었다.


“미안한데, 아까 했던 말 좀 다시 해봐. 아름이란 애가 어떻다고?”

“······.”


짧은 머리의 남학생은 그제야 지금이 무슨 상황인지 이해했다. 이 안경잽이놈이 반 애들한테 그년 이야기를 캐묻고 돌아다니고 있구나. 근데 무엇 때문에?

열심히 눈치를 살피던 학생 중 한명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니, 뭐. 별로 신경 안쓰인다 정도라는 말이었지······.”

“그래. 확인 고맙다. 이거 받아.”


현우는 갑자기 지갑에서 5만원권 한 장을 꺼내 건네었다. 받는 학생도, 같이 밥을 먹던 학생들도, 그 상황을 곁눈질하던 다른 학생들도 모두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준다고? 날? 5만원을?”

“응.”

“왜?”

“아름이란 애한테 관심이 있어서. 정보 값이지 뭐.”


미친놈인가? 밥을 먹던 남학생은 그런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지만, 절대 그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그저 말을 바꾸기 전에 황급히 받은 5만원을 주머니 속으로 찔러 넣을 뿐. 그 광경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던 다른 학생들도 입을 열기 시작했다.


“나, 나도! 나도 아는 거 있어. 걔 원래 하루 종일 한 마디도 안 꺼내던 애였는데, 며칠 전부터 갑자기 사람이 확 바뀌었어. 엄청 친근하게 굴고 시끄럽게 떠들고··· 갑자기 그러니까 좀 깨긴 했지만.”

“좋네. 너도 받아.”

“나도 알아! 걔 요즘 학교 끝나면 태영이랑, 태영이라는 애가 있거든. 걔랑 매일 피시방에 가더라고.”

“음··· 그건 이미 들었는데. 그러면, 걔가 안 씻어서 냄새난다던가, 반에서 계속 민폐 끼치고 다닌다던가 그런 이야긴 사실이야?”

“어··· 그렇지는 않은데······.”

“헛소문이다?”


현우의 손가락이 지갑 속으로 들어간다. 망설이던 학생은 금방 말을 이었다.


“응. 진짜로 냄새가 난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애들이 그렇게 몰아가니까······.”

“고마워. 너도 받아.”


세 번 연속으로 5만원을 받자,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던 학생들도 현우 근처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솔직하게 하나하나 최근의 일들을 이야기하고 돈을 받았다.

최근에 말이 많아진 이후로 여기저기 말을 걸고 다녔는데, 대답을 해 주고 싶었지만 분위기상 무시했다. 옆자리 태영이랑 이야기하는 걸 엿듣다가 무심코 같이 웃을 뻔 했다. 게임 롤 이야기 하는 거 듣고 같이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등등.

이야기가 점점 아름을 감싸고 긍정하고 호감을 표하는 식으로 흘러가자, 그런 황당한 상황을 보다 못한 짧은 머리의 남학생이 책상을 걷어차며 일어났다.


“뭐야? 뭐하는 건데? 너 시비거냐 지금?!”

“그럴 리가. 너도 할래?”

“지랄!”


안 그래도 화가 잔뜩 올라와 있던 짧은 머리의 남학생은 현우를 거세게 밀쳤다. 주춤 거리며 두세 발걸음 물러난 현우 뒤쪽에서, 누군가 중얼거렸다.


“지가 제일 민폐면서.”

“뭐?”


작게 중얼거린 목소리였지만, 그 곳의 모두가 분명이 들을 수 있었다. 짧은 머리의 남학생이 분개하여 누가 말했냐고 외쳤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 대신 현우가 나섰다. 현우는 안경을 벗어 안경닦이로 닦기 시작했다. 그 상태로, 상대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말했다.


“이야기 들어보니 알겠네. 싸움 잘하는 게 최고인줄 아는 양아치새끼가 여태껏 반 분위기를 다 흐리고 있었다는 거 아냐. 괜한 여자애 하나 괴롭히면서.”


마침 안경도 벗었겠다, 짧은 머리의 남학생은 욕설과 함께 힘껏 주먹을 휘둘렀다.

퍽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현우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얼굴을 제대로 맞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짧은 머리의 남학생은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 듯 했다. 욕설에 욕설을 반복해서 토해냈고 주저앉은 현우의 멱살을 붙잡아 일으켜 세우기까지 했다.


그런데 일으켜 세운 현우의 표정이 이상했다. 그는 마치, 바라는 것을 얻어 만족스러운 사람의 표정을 하고 있었다.

현우가 말했다.


“쓰레기 한 놈 전학 보내는 게 이렇게 쉽다니까.”




###




“동아리?”

“응. 롤 동아리. 그걸로 대회에 나갈 생각이야. E스포츠 고등학교 챌린지 대회인데, 같은 학교 학생들로만 멤버를 짜서 나가야 하거든.”


세 명은 매점 앞 벤치에 앉아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민성이 막 본론을 꺼낸 시점이었다. 그는 학교에서 롤을 잘 하면서, 대회에 함께 연습하여 나갈 멤버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그렇게 반가워하며 아름을 만나러 왔는지 이해가 갔다.


“학교에 롤 하는 애들은 많지 않아?”

“많지. 안 그래도 내가 입학하자마자 같이 대회에 나갈 애를 찾아다녔거든. 근데 처음엔 다들 좋다고 했다가도, 함께 연습하다보면 다들 못하겠다고 그러더라.”

“그건 그렇네. 나도 롤 좋아하지만··· 실버가 무슨 대회겠어.”


태영은 어림도 없다는 듯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즐기기 위해서 게임하는 것과 우승하기 위해서 게임하는 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그것을 잘 아는 아저씨는 이해한다며 고개를 끄덕인 뒤 민성에게 질문했다.


“그래서 지금 몇 명 모았는데?”

“아직 두 명 뿐이야. 나랑, 중학교 때 나한테 롤을 가르쳐준 내 친구. 하지만 네가 들어와 주면 진짜 그 다음은 척척 진행 될 걸? 너 정도의 고수가 있다면 누구라도 함께하고 싶어 할 거니까.”


민성은 두 눈을 반짝이며 아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즉답을 주지 않자, 얼른 설명을 덧붙였다.


“아참. 우승하면 상금이 3백이래.”


아저씨는 얼른 대답했다.


“좋아. 얼른 나머지 두 명을 찾아보자고.”


작가의말

중간에 현우가 등장하는 부분의 내용이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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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04. E스포츠 고등학교 챌린지대회(3) +6 20.04.06 1,174 4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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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03. 여자친구(3) +4 20.02.29 1,194 38 7쪽
15 03. 여자친구(2) +5 20.02.28 1,207 44 8쪽
14 03. 여자친구(1) +6 20.02.28 1,232 40 7쪽
13 02. 동아리 결성(4) +3 20.02.28 1,226 41 6쪽
12 02. 동아리 결성(3) +6 20.02.28 1,301 49 8쪽
11 02. 동아리 결성(2) +4 20.02.28 1,317 41 7쪽
10 02. 동아리 결성(1) +6 20.01.18 1,436 46 8쪽
» 01. 한아름(8) +3 20.01.17 1,488 52 10쪽
8 01. 한아름(7) +7 20.01.14 1,527 48 7쪽
7 01. 한아름(6) +5 20.01.11 1,533 46 8쪽
6 01. 한아름(5) +3 20.01.11 1,578 48 8쪽
5 01. 한아름(4) +3 20.01.11 1,621 43 7쪽
4 01. 한아름(3) +4 20.01.07 1,749 45 7쪽
3 01. 한아름(2) +5 20.01.04 1,842 53 9쪽
2 01. 한아름(1) +4 20.01.03 2,320 50 7쪽
1 프롤로그 +5 20.01.03 2,690 48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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