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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쌤님의 서재입니다.

어게인 조선에서 힐링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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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쌤
작품등록일 :
2023.10.17 09:41
최근연재일 :
2024.02.0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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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1.2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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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8화 폭풍전야(2)

DUMMY

#88








***


"이러하여, 총사령관직에서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충격적인 말에 진상 3인방은 순간 할 말을 잊은 듯 입만 뻐금거렸다.


"어···.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입니까?"

무강이가 가장 먼저 앞으로 나섰다.


"뭐, 내가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이지."

"치명적인 약점 아니구요?"

기분을 풀어주기 위한 농담.


"이 녀석아, 그나마 이게 잘 풀린 거야."

"아니, 총사령관에 잘린 게 뭐가 잘 풀린 것입니까!"

나도 모르게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렸다.


너 처남이라며?

이번 일로 너도, 나도 모가지 댕강할 뻔했어!


런조의 차가운 눈빛을 떠올리자 온몸에 소름이 다시금 돋았다.

역사학자인 내 말을 믿고 따랐다면, 세종대왕 버금가는 황금기를 누렸을 터인데.


다행인 건 아쉬울 것이 별로 없었다.

그동안 너무 열심히 앞으로 달리기만 했었다.


'당분간은 아카데미 수업에 매진해야겠어.'

사실 대학교수였던 나에게 이쪽이 더 관심이 가는 것이 사실.


"일단, 그동안 만든 화포와 총기류를 드릴 터이니, 함경도에서 힘을 더 키우십시오. 조만간 그 힘이 필요한 날이 올 겁니다."

"총사령관님 이건 정말로 말도 안 됩니다."

"그렇습니다. 이대로 물러나면 안 됩니다."

"저를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저는 고작 문관입니다. 사실 그동안 전쟁터에서 아주 힘들었습니다."

실재로도 많이 힘들어서 한 말.

하지만, 신립 장군은 전혀 그렇지 않은 모양.


"고작 문운관? 문운관이라요?"

"네, 문관? 그게 뭐 이상한가요?"

"그런 분이 저에게 그렇게 무자비하게 총을 쏴대셨습니까?"

"흠. 지금까지 그것을 마음에 담아두셨던 것입니까?"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에는 전하가 잘못 생각하신 듯합니다."

"어허, 이 사람이 큰일이 날 소리를···."

주변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다행히 우리의 이야기를 신경 쓰는 사람은 주변에 없었다.


"저도 좀 쉴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마 조만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장군, 제가 저번에 드린 말씀이 있지요?"

"아···.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응, 무슨 말인데?

갑자기 궁금해지는데.


"형님은 그냥 믿으면 됩니다. 믿습니다."

"믿도"

이순신 장군이 경건한 느낌으로 손을 모았다.


오래간만에 듣는 소리.

하지만, 이렇게라도 믿어주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오히려 좋았다.


"필시, 조만간 만날 것입니다. 나중에 함경도 부대가 약해졌다는 소문이 나면 그때는 각오하셔야 할 겁니다."

"하하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누굽니까?"

신립장군이 자기 가슴을 치면서 물었다.


"여진족 분쇄기?"

"아니, 그건···. 어떤 놈이 그런 막말을?"


나도 모르게 옆으로 눈이 돌아갔다.

일단은 살고 봐야 할 것 같은 강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


"아니, 형님. 비밀은 지켜주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와 동시에 줄행랑을 치는 무강이었지만,

상대는 신립장군.

얼마 안 가. 헤드록에 걸린 무강이 신립장군의 팔을 열심히 쳤다.

"항복! 항복!"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진상 3인방과 멀어지는 것이 벌이 아닌 포상이 아닐까?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면서 앞으로 걸어 나갔다.


***

[일본]


"신녀님이 오셨습니다."

"어서 모셔오너라."

멀리서 다급한 모습의 신녀가 다가왔다.


"그동안 강녕하셨습니까?"

"신녀님, 제가 잘못을 했습니다."


궁으로 오는 동안 대마도에서 일어난 일을 전해 들었던 터.

'그토록 조심하고 자중하라고 일렀거늘.'

자신이 100일 기도를 하는 동안 절대로 일을 키우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면서 기도에 들어갔던 신녀였다.


아직, 기도도 다 하지 못한 상황에 위급한 일이 있다고 하여 버선발로 뛰어왔다.


"대마도주가 배신하였다는 겁니까?"

"그렇소. 그래서 내가 대마도주를 제거하려다가. 그만."

"오히려 당하셨군요."

신녀의 말에 풍신수길이 당황해하면서 물었다.

"신녀님. 이 일을 어찌하면 좋단 말입니까?"


'이것이었구나.'

그동안 신녀를 짓누르던 찝찝한 기분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니.

갑자기 신녀 앞에 모습들이 흐릿하게 사라져갔다.


이것은 계시!

얼마 전까지 명확하게 보이던 임진년의 전투 장면이 흐려졌다. 그러다가 세상이 점점 검은색으로 변해갔다.


칠흑 같은 어둠 안에서 한 남자가 자신에게 걸어오고 있었다.

하얀 모시옷을 입은 동안의 청년이 자신을 보고 무어라 말을 하고 있었다.

일본어가 아닌 이국의 언어.

뭐라고 설명하지만 신녀의 귀에 들리는 말은 하나였다.


'거누?'

그 말에 청년의 입꼬리가 비틀려 올라갔다.

흠칫!

놀랐지만 어째서인지 비명조차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


'저···. 저자를 죽여라.'

놀란 마음에 주변에 명령을 내리자, 일본군이 움직였다.


그와 동시에,

그자가 손을 들었다.

그러자 하늘이 요동쳤고, 손을 내리자 지진이 일어났다.


'아···. 안돼!!!'

달려가던 일본의 사병이 잿더미처럼 검은색으로 변해서 무너져 내렸다.

단, 10척의 조선배에게 불타오르고 있는 100여 척의 일본선.

불을 뿜어대는 조선의 무기에 처참하게 당하는 장수들의 모습이 선했다.

그리곤 다시 세상이 까맣게 암전되어갔다.



"..녀..님.."

"!!!"


퍼뜩,

집중이 깨지자, 다시금 주변의 사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신녀님. 괜찮으십니까?"

놀란 풍신수길이 어느새 자기 옆으로 와 있었다.



"시간을 끌면, 위험합니다."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신녀가 말을 이었다.


"무엇이 말입니까?"

신녀의 백지장처럼 하얀 얼굴을 보면서, 침을 삼킨 풍신수길이 물었다.


"지금 조선은 그 기세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작은 불씨지만, 그 위로 거대한 장작이 쌓여있습니다."

"거대한 장작?"

"그 장작···. 한번 타오르면 절대로 꺼트릴 수 없습니다!!!"

격양된 신녀의 목소리.

신녀가 이처럼 날카로운 목소리를 낸 적이 있었던가?

위기감을 느낀 풍신수길이 다시금 물었다.


"꺼트릴 수 없다. 불이 타오르고 시간이 지나면 꺼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그렇지요. 불이 타오르면 주변을 다 태워 먹어 더 이상 탈 것이 없으면 꺼지겠지요."

"주변을 다 태워 먹는다는 말은?"

"그렇습니다. 자칫 일본까지 그 불길이 올 수도 있습니다."

"!!!"

지금까지 신녀가 했던 업적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놀랄 수밖에 없었다.

최근 자주 점괘가 빗나가긴 했어도, 여전히 대부분은 신녀의 말 그대로 모두 실현되었다.

무엇보다 풍신수길 자신이 어려서부터 신녀를 보아오지 않았던가.

자신이 어려서부터 신녀의 결정을 따라왔다. 그 결과 지금 일본의 일인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


풍신수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조생진이···. 감히···. 대 일본을 불태운다니."

"진정하시옵소서. 아직 작은 불씨입니다. 무리해서라도 서둘러 불씨를 꺼트려야 합니다."

"그 말은?"

"네, 임진년(1592년)이 아닌 경인년(1590년)에 거사를 치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없으니 바로 한성으로 가셔야 합니다. 불씨가 커지기 전에."

"경인년이라니, 너무 빠른 것 같습니다. 정녕, 그것밖에 길이 없는 것입니까."

침울한 얼굴을 하는 신녀가 입을 열었다.

"지금도 불씨는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어허. 이것 참···. 어허···."


갑작스러운 조선과의 전쟁이라니.

수많은 전쟁에 단련된 풍신수길조차 부담이 되는 상황.

하지만, 신녀가 이렇게 말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


"최근, 여진족 안에 멧돼지의 기운이 자라고 있습니다."

"멧돼지?"

"작은 불씨라도 맨손으로 잡으면 화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숲에 불이 나는 것을 무서워하는 멧돼지라면 분명 힘을 보태 줄 것입니다."

"멧돼지라···. 알겠소, 여진족에 사신을 보내고, 경인년을 목표로 전쟁을 준비하도록 하리다."

"감사합니다."

"오히려 매번 도와주시는 신녀님께 감사를 드리오."

"태양이여 영원하라."

고개를 숙인 신녀가 그대로 돌아갔다.


풍신수길이 주변 신하들에게 알렸다.

"경인년! 조선을 치고, 명으로 향할 것이다. 모두 그리 알고 전쟁을 준비하라."


경인왜란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비록 총사령관에서 물러났지만,

어느 정도 신무기에 대해 준비는 해놓은 상태

이 상태에서 무기만 잘 조달해준다면 아마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무기 자체가 시대를 넘어선 사기템인데, 그거 가지고도 질 정도면 빠른 멸망이 답이었다.


임시로 사용하고 있던 학당 뒤로,

3층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아카데미를 위해서 원래 설계해두었던 신식건물은 이미 완성되었고, 내부 마감만이 조금 남은 상황.


원래라면, 이 역사적인 건축물 맨 앞에 선조 동상을 세워줄려고 했었는데···.


아쉬움?

아니, 오히려 속이 후련한 느낌이었다.

원래도 그냥 선조 우쭈쭈 용으로 만들려 했던 것.


'런조가 자기 발로 차버렸으니 어쩔 수 없지.'


동상은 광해군 차례로 넘어갔다.

광해군이 아직 어리고 하니, 어떤 면에서 선조보다 제격.

오히려 잘 된 것인가?

선조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고,

아카데미로 들어섰다.


입구는 고딕 스타일로 만든 아치형 구조물.

그 위로 왕립의 ㅇㄹ 모양을 겹쳐놓은 로고를 만들었다.


입구부터 강의실까지는 당연히 콘크리트 길로 길게 이어져 있었다.

길옆으로는 잔디를 심어 놓고, 그 사이에 정원수로 치장이 된 것이 마치 현대로 온 것 같은 느낌.


그렇게 중앙으로 가면 총장실, 그 양옆으로 의과대, 공과대, 그리고 인문계 3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아직은 규모가 작지만, 조만간 종합대학으로까지 키울 수 있겠지.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

지금이 딱 그랬다.


공과대에는 어느새 이사를 마친 장인들이 기존 장비와 증기기관을 연결하고 있었다. 그중에 일부는 증기기관을 활용하여 이것저것 해보는 연구를 자율적으로 시도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딱 내가 바라던 대로.

흠. 조만간 지식재산권도 만들어야겠군.

지금까지는 이렇다 할 실적이 없지만, 새로운 물건에 대한 보상이 있다면 다들 더 열심히 현대화에 매진할 터.


다음으로는 의과대학으로 향했다.

허준에게는 이미 말을 해둔 참.

허준을 초대 교수로 하여, 몇몇 학생들이 있었다.

지금까지 의학 카르텔이 없어서 그런가 생각보다는 훨씬 쉽게 의학을 알려주고 있는 모습.

조만간 전쟁이 본격화되면, 아마도 신의학에 충격을 받을 것.


마지막으로, 인문학대학.

"오래간만에 수업이나 하러 가볼까."

기지개를 켜고, 힘차게 인문대학으로 향했다.


그리고, 며칠 후

캠퍼스에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조선에서는 볼 수 없는 신식건물과 조경을 구경하러 사람들이 몰려온 것.

일부는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음식을 먹기까지 했다.


한복만 아니었으면, 조선인지 현대인지 헷갈릴 정도.

문제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빌런들도 나타났다는 정도?


특히, 사람들이 아무곳에나 용번을 보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어느새 켐퍼스 안에서 대변과 소변으로 지린내가 날 정도로 그 피해가 커지고야 말았다.


"외부인 출입금지"

특단의 조치를 내렸지만, 오히려 막으면 막을수록 더 하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들의 심리.


그렇게 캠퍼스에서는 연일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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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97화 경인왜란 (두 왕자) +1 24.02.03 1,064 41 14쪽
96 96화 경인왜란 (구초대) +2 24.02.02 1,087 44 13쪽
95 95화 경인왜란 (탄금대) +3 24.02.01 1,193 48 14쪽
94 94화 경인왜란(2) +2 24.01.31 1,229 49 13쪽
93 93화 경인왜란 (1) +3 24.01.30 1,265 45 13쪽
92 92화 세자 책봉 +1 24.01.29 1,265 44 13쪽
91 91화 폭풍전야(5) +2 24.01.28 1,273 45 12쪽
90 90화 폭풍전야(4) +2 24.01.27 1,282 45 12쪽
89 89화 폭풍전야(3) +1 24.01.26 1,332 46 11쪽
» 88화 폭풍전야(2) +2 24.01.25 1,399 47 11쪽
87 87화 폭풍전야 +1 24.01.24 1,472 48 12쪽
86 86화 해전(3) +1 24.01.23 1,470 5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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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84호 해전 +2 24.01.21 1,541 47 15쪽
83 83화 화포(2) +2 24.01.20 1,511 52 13쪽
82 82화 화포 +3 24.01.19 1,567 53 13쪽
81 81화 함선 +1 24.01.18 1,643 50 12쪽
80 80화 철마(2) +1 24.01.17 1,612 55 12쪽
79 79화 철마 +4 24.01.16 1,602 54 14쪽
78 78화 미를 보내기 싫은 밤. +1 24.01.15 1,634 47 12쪽
77 77화 연필대란 +3 24.01.14 1,672 53 15쪽
76 76화 공과대학 +2 24.01.13 1,707 55 15쪽
75 75화 신문학 +2 24.01.12 1,766 59 13쪽
74 74화 수학배틀 +2 24.01.11 1,752 57 13쪽
73 73화 명의 사신 +1 24.01.10 1,751 54 13쪽
72 72화 5대 5 +2 24.01.09 1,813 6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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