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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쌤님의 서재입니다.

어게인 조선에서 힐링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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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쌤
작품등록일 :
2023.10.17 09:41
최근연재일 :
2024.02.05 21:53
연재수 :
9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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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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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83,899

작성
24.01.1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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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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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글자
12쪽

81화 함선

DUMMY

#81







"다들 속도를 올려라!"

완성된 갤리온 옆으로 두 척의 새로운 갤리온들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또 다른 갤리온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흠. 그나저나 함포가 조선의 소총만큼 강력하지 못한데?"

"막히는 것이 있을 때는 형님에게 부탁드리면 됩니다."

"그렇지, 내가 백날 머리를 굴려봐야, 그분이 손안에 있는 것을···."

그리곤 바쁘게 서신을 작성해 나가기 시작했다.

첫 갤리온을 만들었다는 것과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함포가 필요하다는 것이 주요한 내용이었다.


"이것을 최대한 빨리 총사령관님께 전달하도록 하여라."

옆에 있는 연락병이 서신을 받아들고, 바로 말을 타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전 대원들을 지금 즉시 해안가로 집합하라. 첫 출항이 있을 예정이다."


어떤 부분은 기존과는 같지만,

또, 다르게 역사가 흘러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갤리온에 올라탔다.

모두 자못 긴장한 얼굴이 보였다.


"동해의 청룡이시여, 우리를 굽어살피시옵소서."

짧게 기도와 같이 읍소가 퍼져나갔다.

긴장되는 순간, 모두가 이순신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닻을 올려라.!"

드디어 명령이 내려졌다.

촤라라락 명령에 따라 닻이 올라갔다.


"돛을 펴라."

돛이 펴지자, 순풍에 배가 앞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좋구나.'

마치 얼음판 위를 움직이듯.

스르르륵 움직이는 배.


"돛을 전부 펼쳐라. 최고속도로 전진한다."


촤락!

펄럭.

펄럭.


모든 돛을 펴자 순풍에 배가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오호, 무게중심이 낮아 전복위험이 크지 않겠구나."


이런 배를 5대만 갖추어도 인근에서 저항조차 못 하겠군.

이순신이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그리고 이 정도면 대포가 있는 부분은 좀 더 보강해, 속도보다는 방어력을 높이는 것이 좋겠어.

빠르게 갤리온의 단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서 이곳 저것을 돌이켜 보았다.


"이 첨사가 보기엔 어떠한가?"

"정말로 놀랍습니다. 이토록 크면서 빨리 갈 수 있는 배가 있다니요."


무의공 이순신

충무공 이순신의 부관.

본 역사라면, 임진왜란 3달 전에 만나야 했지만,

북진의 영향을 받아 무의공 이순신도 함경도로 향하게 되었다.


같은 부대에 이순신이 또 있다.

흥미를 느낀 이순신이 그를 만났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 생각의 깊이와 조선을 향한 충성이 자신보다 더 뛰어났던 인물.


이후 그와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그리고, 최근 여진족과 후미에서 기마병을 이끈 것이 바로 무의공 이순신.


"자네와 나의 이름이 혼동되니, 첨사직에 있는 자네를 이첨사라고 해도 되겠는가?"

"저야 장군님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그렇게, 역사의 실타래가 두 사람을 다시금 한자리로 모으게 되었다.


두 사람의 눈에는 희열이 보였다.

누구보다 강한 조선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 터.

이런 배라면 정말로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배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점.

현재도 배를 3척 만들었더니, 더 이상 재료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또한 임금도 문제였다.

이후 곡식을 매년 지급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해둔 터.

말 그대로 빚을 져서 배를 건조하였다.

배를 늘릴수록 빚이 커질 것이다.


하지만, 희망도 보았다.

우선은 총사령관이 가져온 벼.

이 전에는 자라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자라고 있었다.


만약 수확에 성공한다면?

북부도 사람들의 이주가 많아질 것.


"정말로 신묘한 분이군."

"누구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총사령관 이야기네."

"아, 저도 잠시만 뵈었지만, 정말로 믿음이 가는 분이시죠."

"그렇지?"

"그분과 함께라면 조선이 세상의 중심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조선이 세상의 중심이라 듣기만 해도 가슴이 떨리는 소리군. 그럴 수 있도록 우리도 준비하세나."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면서 웃었다.


"자, 이제는 되돌아간다."


지금까지는 순풍을 타고 내려온 상황. 이번에는 역풍을 타고 올라가야 했다.


"타를 돌려라. 회향한다."

"돛을 돌려라. 역풍을 탄다."

"네모 돛을 접고, 각도를 조절하라."


병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아직은 살짝 서투른 부분도 보이지만, 첫 출항에 이 정도라는 것은 이순신 장군이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다시금 역풍을 타고도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말로 역풍을 타고 올라가는군."

"신기하네요. 마치 뱀이 나뭇가지를 타고 올라가듯 느리지만, 올라가는 것이 신기합니다."


역사상 첫 항해가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음날, 유례없이 빠를 정도로 총사령관에게 연락이 왔다.


고생이 많았다는 내용과 함께 갤리온 함선의 이름을 지어주었다.


가장 먼저 만든 배의 이름은 충무호.

두 번째 만든 배의 이름은 무의호.


편지를 읽던 이순신이 턱수염을 쓸어내렸다.

"충무라. 멋진 이름이군."

어째서인지 충무란 이름을 듣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첨사 자네가 보기엔 어떤가?

"충무도 멋있지만, 무의란 이름도 참으로 멋진 것 같습니다."


"아닌데, 충무가 더 멋있는데?"

"그. 무의가 더 멋지지 않습니까?"


그깟 이름이 무엇이기에 이리도 기분이 싱숭생숭한지.

사실 충무나, 무의나 그게 뭐가 중요할까?

그런데도 이런 이상한 기분이 드는 것이 참으로 묘했다.

그 이상함을 깨달은 두 사람은 그만 웃음이 터졌다.


"하하하하하"

"크크크크크"


"충무도 멋지지만, 무의도 멋지네."

"무의도 멋지지만, 충무도 그에 못지않습니다."

"그렇지, 두 이름 모두 다 멋지네, 총사령관은 정말로 누구시기에 고작 배 이름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이리도 휘저어 놓는단 말인가!"

"그러게 말입니다. 정말로 대단한 분이십니다."


그리고 먼 훗날, 조선에 충의호와 무의호는 무적함대의 대명사가 된다.


"그리고, 함포도 조만간 보내주신다고 하네. 이번에는 또 나를 얼마나 놀라게 하실지 벌써 기대가 되는군."


이순신 장군이 총사령관이 있는 한양 방향을 바라보곤, 고맙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해전에서 당연히 함포의 위력이 중요했다.

함포의 유효 사격 거리가 짧을 때는 몇 발의 교전 후, 서로 배가 달라 붙게 된다. 그러면 상대의 배로 넘어가서 백병전이 된다. 이런 백병전에서 사망 순위 1등은 놀랍게도 수장이다.

한번 바다에 빠지면 전쟁이 끝나기까지 헤엄을 쳐야 하는 상황인데, 아군이나 적군이나 이게 쉽지 않았을 터.


하지만, 빠른 배와 긴 유효사거리의 배가 있다면?

먼 거리에서 먼저 선제타격하고, 점점 뒤로 도망가거나, 도주하는 적을 따라붙어서 함포로 사격만 하면 된다.

전쟁의 전술이 바뀌는 엄청난 변화인 것이다.


이후 나중에는 백병전이 필요가 없어지게 되면서, 상대보다 더 많은 함포의 수가 중요해진다. 서로서로 바라보면서 함포를 누가 더 정교하면서 빠르게, 많이 발포하는지가 중요한 해전의 시대.


전열함(Ship of the Line) 4층까지 오직 대포만 일직선으로 늘어선. 배들이 등장하게 된다.


"오늘 따라 기분이 묘하군."

"그러게 말입니다."

두 사람은 빠르게 함경도로 돌아갔다.


***


기차 안은 일순간 침묵에 휩싸였다.

"지금 무어라 했소?"

"세자전하의 책봉이라 하였습니다."


이것은 자칫 잘못하면, 역모로까지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건강한 왕을 두고, 세자에 대해 먼저 말을 꺼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할까?


하지만, 이 순간 가장 놀란 것은 아마도 광해군이겠지.

내심 지원해주길 바라는 눈치였지만,

내가 이렇게 '쾅' 하고 터트려 버릴 줄 과연 알았을까?


광해군을 바라보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흥분? 기대? 분노? 당혹감?

다양한 감정이 느껴지는 얼굴.


"왜란이 일어나면 조선에 큰 혼란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혼란은 전하 혼자서는 감당키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사실은 혼자 감당이 어려워서 런을 치지.


"그런 혼란에선 전하만큼 지탱이 되어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게, 세자책봉이라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세자가 되실 만한 분은 한 분뿐이지요. 이 중에 혹시 사람을 이유 없이 죽이고 겁간하는 왕을 모시고 싶으신 분이 있으신지요?"


누가 들어도 첫째 장자를 겨냥한 말.

류성룡과 정철의 등으로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자는 도대체가···.'

사람이라는 동물이 예측할 수 있어야 하는 법.

하지만, 지금 열차 안 사람들 모두 이건우의 발언은 예측의 범주를 아득하게 넘어서고 있었다.


그 후 오랜 침묵이 흘렀다.


뿌우우우웅!

종점을 알리는 소리에 기차가 멈추었다.


"지금 당장 이야기를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준 서찰의 내용을 보시고, 마음의 결정을 내리시면 될 것입니다."

"혹시나, 우리가 자네를 배반하면 어쩔 것인가?"

"배반이라? 그러면 미래가 다시 알려주겠지요. 누가 배신자인지를···."

나는 뱀과 같은 눈으로 류성룡과 정철을 한 번씩 바라보았다.


섬뜩!

상대들이 마치 자기 내면을 들킨 것처럼. 마른침만을 연신 삼키고 있었다.

사실 미래의 일은 나도 모른다.

하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내 글을 믿는다면,

나를 쳐내려고 마음먹는 순간 나도 알게 된다는 뜻.

자신들 스스로 생각을 확장하면서 내 말을 따라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겠지.


마약에라도 그렇지 않다면?

초록 불 형만 믿어야지.

아마 무언가 일어나면 분명 발동할 것이다.


"그럼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조용히 철마에서 내렸다.


대학 교수실로 이동하니, 이순신 장군으로부터 급보가 와있었다.

역사의 흐름이 이토록 크다니.

나는 답신에 함선의 이름을 작성하여 보낸 뒤 깊은 생각에 잠겼다.


'흠. 함포라···.'


역시, 그것밖에 없나?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곤 창밖을 내다보았다.

유난히 맑은 밤하늘에 은하수가 쏟아져 내리듯 보였다.


***



사관에게 요 며칠은 참으로 기이한 날이었다.


밤이 되면 어디선가 사람들이 찾아왔다.

"광해군께서 오늘의 일을 알고자 하십니다."

"사관의 기록은 함부로 볼 수 없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사관의 평가를 보자는 것이 아니라, 큰 사건이 있으면 한두개만 일시와 내용 정도만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어찌할까?'

상대는 미래에 세자가 될 수도 있었다.

거기다 단순히 육하원칙의 보고사항이라면, 자신을 굳이 거치지 않아도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는 일이었다.


'귀찮지만, 어쩔 수 없지.'


마음을 다잡은 사신이 편지에 간략하게 일시와 내용을 기록한 걸 내주었다. 광해군의 호위무사로 보이는 사람이 그것을 받아 돌아갔다.

그리고, 당일 류성룡 대감과 정철 대감도 똑같은 이유로 자신을 찾았다.


사관은 복잡해 지려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고는 다시금 실록에 들어갈 내용을 정리하였다.


한편, 광해군의 호위무사가 사관이 전해준 종이를 건네주었다.


"여기 가지고 왔습니다."

"잠시 밖으로 나가 있어라."

호위무사를 밖으로 내보내고, 다시금 조심스럽게 종이를 꺼내 들었다.


신선도령이 적어준 것과 사관이 전해준 것에 다름이 전혀 없었다.

"어찌 매번 이리도 정확하단 말인가!!!."

자신이 느끼는 당혹감을 다른 두 명도 느끼고 있겠지?

광해군의 머리가 복잡해져 갔다.


"미래를 읽는 사람이라니."

세상에 이처럼 무서운 사람이 있을까?

무슨 수를 쓰더라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 했다.

반대로 다른 누군가에게 간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여야겠지만.

다행히도 상대는 자신을 세자로 만들고 싶어 하고 있었다.


그자가 보는 미래가 도대체 무엇인가?

자신이 세자가 되는 것이 그자에게 어떤 이득이 있단 말인가?

자신이 장기 말이 된 것 같은 기분 나쁜 느낌과 함께,

잘만 이용한다면 그게 무엇이든 자신이 조선의 최고의 왕이 될 수 있다는 설렘이 동시에 일어났다.


어찌해야 할까?

늦은 밤 서신을 받은 세 사람 모두 깊은 심마에 빠져들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고민은 길지 않았다.


"일단은 도와달라고 하는 대로 들어줄 수밖에."

세사람 모두 같은 결정을 내리고 있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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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98화 경인왜란 (정철) 24.02.04 1,029 42 13쪽
97 97화 경인왜란 (두 왕자) +1 24.02.03 1,063 41 14쪽
96 96화 경인왜란 (구초대) +2 24.02.02 1,086 44 13쪽
95 95화 경인왜란 (탄금대) +3 24.02.01 1,193 48 14쪽
94 94화 경인왜란(2) +2 24.01.31 1,229 49 13쪽
93 93화 경인왜란 (1) +3 24.01.30 1,265 45 13쪽
92 92화 세자 책봉 +1 24.01.29 1,265 44 13쪽
91 91화 폭풍전야(5) +2 24.01.28 1,273 45 12쪽
90 90화 폭풍전야(4) +2 24.01.27 1,282 45 12쪽
89 89화 폭풍전야(3) +1 24.01.26 1,332 46 11쪽
88 88화 폭풍전야(2) +2 24.01.25 1,398 47 11쪽
87 87화 폭풍전야 +1 24.01.24 1,472 48 12쪽
86 86화 해전(3) +1 24.01.23 1,470 58 14쪽
85 85화 해전(2) +1 24.01.22 1,464 53 12쪽
84 84호 해전 +2 24.01.21 1,541 47 15쪽
83 83화 화포(2) +2 24.01.20 1,511 52 13쪽
82 82화 화포 +3 24.01.19 1,567 53 13쪽
» 81화 함선 +1 24.01.18 1,643 50 12쪽
80 80화 철마(2) +1 24.01.17 1,611 55 12쪽
79 79화 철마 +4 24.01.16 1,601 54 14쪽
78 78화 미를 보내기 싫은 밤. +1 24.01.15 1,634 47 12쪽
77 77화 연필대란 +3 24.01.14 1,672 53 15쪽
76 76화 공과대학 +2 24.01.13 1,707 55 15쪽
75 75화 신문학 +2 24.01.12 1,766 59 13쪽
74 74화 수학배틀 +2 24.01.11 1,752 57 13쪽
73 73화 명의 사신 +1 24.01.10 1,751 54 13쪽
72 72화 5대 5 +2 24.01.09 1,813 66 14쪽
71 71화 유비와 장비 +2 24.01.08 1,873 5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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