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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쌤님의 서재입니다.

어게인 조선에서 힐링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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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쌤
작품등록일 :
2023.10.17 09:41
최근연재일 :
2024.02.0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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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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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3,899

작성
24.01.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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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0화 철마(2)

DUMMY

#80






사람들을 5명만 태우는 이유?

물론 더 많은 사람들이 탈 수도 있지만,

그러면 기대감이 없잖아.


명품전략에서 중요한 것이 뭐다?

바로, 희소성.


다 가질 수 있고,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건, 명품이 아니지.


모두가 타고 싶어서 난리가 난 이때,

조선의 관리들 몇 명만 태워주면 어떻게 될까?


그 사람들이 스스로 광고를 해주겠지.


니들이 기차 맛을 알아?

이러면서 온갖 자랑질과 허풍이 늘어날 것이다.


허풍과 자랑인 과대포장도 할 것이고.

그렇게 일주일, 충분한 여론이 형성된다면?

본격적으로 기차를 가동할 예정.


기차로 내가 노리고 있는 것은

첫 번째, 국영사업의 요금은 모두 화폐로 받을 예정이다. 그렇게 한다면 자연스럽게 쌀이나 물품에서 자본으로 경제가 바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정부 수익의 증대다.

앞으로 당분간은 도로나 철도, 항만 등을 개발하면서 엄청난 돈이 풀려나갈 것이다. 그때를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

담배, 술, 기차 등에서 얻는 수익은 전액 국가로 보낼 예정이다.


세 번째, 정부가 돈이 많아진다면? 조선왕이 더 이상 조정 관료들의 눈치를 안 봐도 될 터이니.


이게 경제도 발전시키고, 국가 정치 강화하고,

일거양득의 효과였다.


박호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자, 얼마 안 남았습니다. 줄을 서시오. 줄을"


사방에서 서로를 먼저 타보겠다고 밀치고 있는 관료들의 모습이라니.

지금, 이 순간만큼은 체면을 버린 양반의 모습을 볼 일이 또 있으려나?



그때 무리 중 한 곳에서 초록색 불이 빛나고 있었다.


'뭐지?'

집중해서 바라본 곳에는 제법 고급스러워 보이는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얼굴은 부채로 가려져 알아보기 어려웠지만, 옆으로 호위무사 같은 사람들이 딱 붙어있었다.


'누구지?'

다시금 집중해서 살펴보자, 부채 위의 눈을 보였다.

무엇이 그리도 재미있는지 반달 모양의 눈에서는 광채가 일어났다.

어? 저 눈, 어디서 본 눈인데?

그것도 최근에...


'이런, 광해군이었군.'


광해군이 기차를 보러 나왔다.

오호 이거 생각보다 재미있겠는데?


박호에게 눈빛을 주었다.

"도련님 무슨 일이십니까?"

"일단 선착순 5명은 일반 객실에 태우거라."

"네? 일반 객실에요?"

"특별 초대 손님이 있어서."

"갑자기 초대 손님이라니요?"

"기다리고 있으면, 조만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웃으면서, 사람들에게 외쳤다.

"아직은 시험 운전 중입니다. 조만간 요금을 내고 열차를 탈 수 있으니 그때 많은 이용 부탁드립니다."


웅성웅성

소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줄 앞에선 5명은 놀이 열차를 타듯 신나게 올라섰고, 그때를 이용해 나는 몰래 인파들 사이로 들어갔다.


곧장, 광해군을 향해 다가갔다.

자신을 알아본 것에 놀란 듯 눈썹 한쪽이 올라갔다.

점점 다가가자, 호위무사로 보이는 사람들이 내 앞을 막아섰다.


"괜찮다. 비켜주어라."

호위무사 뒤로 광해군의 장난기가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긴 어떻게 나오신 겁니까?"

"조선에 길이 남을 역사적 장면인데, 왕가의 자식이라면 응당 관심을 가져야겠지."

"그렇다면 다른 분들은 왕가가 아닌가 봅니다?"

"크흠. 그쪽 이야기는 하지 말게. 자네도 알지 않은가."


같은 혈육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경쟁자.

그나마 경쟁자라면 더 좋았을 수도 있었다.

미친 사이코패스가 경쟁자라니,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플 것이다.


상상해보자.

집에서 엄마랑 김치찌개를 먹는데, 갑자기 경찰이 집으로 왔다.

"00 어머니 되시죠? 아드님이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되었습니다. 같이 서로 가시지요?"

라는 장면을 생각해 봤다.


어우야. 고구마 300개는 입 안에 넣은 것 같네.

광해군은 이런 모습을 어려서부터 수십 년 보아왔을 터,

정신과 병원도 없는 조선에서 이 정도면 잘 자란 거겠지.


"특별 손님으로 철마에 초대하겠습니다."

"내가 그래도 되나? 다른 사람들의 불만이 많을 텐데?"

"그거야, 상대가 누구인지 모를 때나 그런 것이지요."

나는 두 손을 내밀어 열차 쪽으로 안내를 했다.


부채를 얼굴을 가린 채, 당찬 풍모로 열차에 오른 광해군.

그 뒤를 따라 같이 올라섰다.


"박호야, 너는 얼른 가서 류성룡 대감과 정철 대감을 모시고 오너라."

"갑자기요?"

"내가 급하게 보자고 한다면, 아마도 나올 것이다."

내 말을 알아들은 박호가 고개를 끄덕인 후 급하게 밖으로 뛰어나갔다.


왕실의 객차 안

아직은 10대인 광해군이 신기하다는 듯 주변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참으로 정성스럽게 만들었구나. 잘해주었어."

"감사합니다."

"이 가장 앞에 한자리는 아바마마의 것인가?"

"그렇습니다. 이 철마 안에서 오직 그 자리만은 다른 사람들이 앉을 수 없습니다."

내 말에 수긍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자네 왜 나를 불렀는가?"

"그건 제가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어찌하여 저를 보고자 이곳까지 몰래 행차하셨습니까?"

"커흠···. 그런 것 아니네. 그냥 철마를 보고 싶은 어린 마음에 왔을 뿐이야."


아니, 그런 사람이 방금 내 말에 왜 주먹은 꽉 쥐는데?

아직은 여러모로 어린 티가 나는 것이, 귀여운 모습까지 살짝 보였다.


그때 밖에서 박호가 나를 불렀다.


"교수님, 류성룡 대감과 정철 대감을 모셔왔습니다."

"앉아서 잠시 기다리시라고 하게."

그리곤, 광해군을 보았다.


"어찌, 저와 같이 나가보시겠습니까?"

갑작스러운 동인과 서인의 대표주자들이 모인 자리로 변한 상황.

복잡한 표정을 하던 광해군이 입을 열었다.


"어렵게 오셨을 텐데, 만나보는 것이 예의겠지요?"

"당연히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왕실 전용 객실 칸을 나와 조정 관료 객실 칸으로 이동했다.


먼저 들어서자. 기차 안을 재미있게 구경하던, 류성룡과 정철이 나를 보았다.


"갑자기 이렇게 나를 불러들이다니 무슨 일이 있는 것이요?"

"급하다고 해서 왔더니, 이건 또 뭐 하는 무슨 짓인가?"

류성룡 대감과 한 객실에 타고 있는 것이 불편한 듯 정철이 화를 내었다.


"죄송합니다. 어쩌다 보니 급하게 만남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이쪽 분은 다들 아실 거로 생각합니다."


내 안내에 따라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서는 사람.

부채로 가려져진 얼굴 때문에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누구신지요?"

"이건 또 무슨 짓인지. 쯧.! 당신 누구요?"


그 말에 다소 의기소침한 광해군이 부채를 내렸다.

"대감님들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허헉!"

"광해군께서 어쩐 일로···."

놀란 사람들을 뒤로하고, 일단 운전석 쪽으로 향했다.


"출발 경적을 울리고, 다시 되돌아간다."

"출발하라고 하신다."

"석탄을 넣어라."

"출발 경적!"

"뿌우우웅"

힘참 경적과 함께, 하얀 연기가 솟아올랐다.


다시금 객실로 이동하니, 여전히 어색한 듯 3명은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이분들 미래의 주역들이 좀 친하게 지내시지.'


"자, 모두 모였으니 제1회 철마회담을 시작하기로 하겠습니다."

"철마회담?"

"그것이 무엇인가?"

"말 그대로, 철마 안에서 조선의 발전을 위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지요. 밖은 소란스럽고, 기차 소리로 안에서 이야기를 아무도 들을 수 없습니다. 사관도 없고, 다른 당파에서 방해하는 사람도 없지요.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훌륭하지 않습니까?"


이 정도면 알아들었겠지.

사방을 둘러보자, 3명 모두 고개만을 끄덕이고 있었다.


"자네의 방식은 마음에 안 들지만, 재미있기는 하군."

"기차 시간이 길지 않으니,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가?"


"조만간 조선에 큰 전쟁이 일어날 것입니다."

"전쟁이야 이미 북진으로 일어난 것 아닌가?"


"그것이 아니라, 조만간 일본에서 조선을 침공해 올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 일본의 수신사 파견을 요청하였는데, 그런 나라에서 전쟁한다? 그 말을 믿으라는 것인가?"

"수신사는 말 그대로 전쟁을 위한 빌미일 뿐입니다. 그곳에 가면 입조를 명분으로 조선을 압박할 것입니다."


쾅!


"지금 무어라 했는가?"

광해군이 흥분하여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긴 아직 세자도 아니니 본격적인 세외 변화상에는 둔감할 것.


"말 그대로 일본이 조만간 움직일 것입니다."

"아무리 자네가 하늘의 뜻을 읽는다고 하지만, 그 말을 어찌 믿는단 말인가?"


믿을 수 있는 증거가 필요하단 말씀.

미리 준비해 두었던 봉투를 3개를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지금 한번 펴 보시지요."

사람들이 봉투 안에 있는 종이를 꺼냈다.


선조실록의 내용 중 며칠 이내에 일어날 일들을 옮겨 적은 글.

년, 월, 일시와 그때 일어날 일이 적혀 있는 글.

그것을 전해주었다.


"믿고 안 믿고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

기묘한 상황에 사람들이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만약, 마음이 움직이신다면 전쟁에 관련된 내용은 당쟁과 상관없이 최대한 지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고개를 숙여 부탁하듯 읊조리자, 깊은 침음성이 흘렀다.


기차 안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기차 밖 한양은 축제 같은 분위기가 한동안 유지되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는 또 다른 폭탄 같은 발언을 이어나갔다.


"조선의 세자책봉 건을 도와주십시오."

"세!"

"자!"

"책!"

"봉?"

류성룡, 정철, 박호 그리고 당사자인 광해군이 한목소리로 소리쳤다.


***


함경도 바닷가.


"하하하, 역시 신선 도령이군."

"형님에게 무슨 일이 있습니까?"

이순신 장군 옆에 있던 무강과 천무가 물었다.


"철마를 만들었다구만."

"철마요?"

"신선도령 동생이라면서 그런 것도 몰랐나?"

"형님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 그분이 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지. 그리고 나를 이곳에 불러들인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고···."

그리면서 바다 위에 서 있는 거대한 함선을 보고 있었다.


조선의 판암선과는 사뭇 다른 모습.

이순신은 신선도령이 준 책을 처음 읽을 때를 떠올렸다.


'어찌, 이런 책이 존재한단 말인가?'

거기다 바람이 역풍으로 불어도 배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었다.

조선에서 만드는 방법과는 전혀 궤를 달리하는 배의 구조.

단순히 연해가 아닌 목표한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배.


이순신이 조선 최초의 갤리온(Galleon)을 건조하는 순간이었다.

거대한 크기와 삼각형과 사각형의 돛이 이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이순신은 얼마 전 총사령관과 단둘이 있었을 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저는 조만간 한성으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곳에서 철로 된 말을 만들고자 합니다."

"철로 된 말이요?"

"네, 철마가 있어야 비로소 다른 것들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철로 된 말로만 해도 엄청난 것인데, 그것이 단지 시작이라니요?"

"철마 다음엔 철선, 철선 다음은 철로 만든 비행기, 비행기 다음엔 우주까지 나가봐야겠지요."

"하하하. 총사령관님도 한성에 가서 노력할 터이니, 저도 이곳에서 농땡이 피지 말라는 말씀이군요. 아무리 그래도 우주까지 나가신다는 농담은 너무 하십니다."


그 말을 들은 총사령관이 화가 난 듯 미간이 깊게 파여 들어갔었다.

농담인 줄 알았는데···. 쩝.


이곳에서 총사령관이 알려준 대로 새로운 배를 만들고 있자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마구 떠올랐다.


철마, 철선, 철 비행기를 들었을 때,

처음에는 웃었다.

철로 만들면 단단하기야 하겠지.


'가만? 단단하다?!!'

번개 같은 깨달음이 밀려왔다.


"종이를 가져와라."

쓱쓱 쓱

촤차작

번개 같은 아이디어가 사라지기 전에 기록하려고 하는 듯.

빠른 손놀림으로 무언가를 그려 나갔다.


판암선 위로 철판을 두려고 했으나, 앞에 있는 신형군함을 기반으로 다시금 그림을 그려 나갔다. 선미에 거북 모양의 머리까지.


거북선

종이 안에는 거북 모양의 배가 그려져 있었다.


"총사령관님 너무 빨리 앞서나가지 마십시오. 저도 빨리 따라가도록 할 테니까요!"

야릇한 웃음이 이순신 얼굴 위로 번져 나갔다.




작가의말

늦어서 정말로 죄송합니다. 최근 이사관계로 바빠서 글이 늦었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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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97화 경인왜란 (두 왕자) +1 24.02.03 1,064 41 14쪽
96 96화 경인왜란 (구초대) +2 24.02.02 1,087 44 13쪽
95 95화 경인왜란 (탄금대) +3 24.02.01 1,193 48 14쪽
94 94화 경인왜란(2) +2 24.01.31 1,229 49 13쪽
93 93화 경인왜란 (1) +3 24.01.30 1,265 45 13쪽
92 92화 세자 책봉 +1 24.01.29 1,265 44 13쪽
91 91화 폭풍전야(5) +2 24.01.28 1,273 45 12쪽
90 90화 폭풍전야(4) +2 24.01.27 1,282 45 12쪽
89 89화 폭풍전야(3) +1 24.01.26 1,332 46 11쪽
88 88화 폭풍전야(2) +2 24.01.25 1,398 47 11쪽
87 87화 폭풍전야 +1 24.01.24 1,472 48 12쪽
86 86화 해전(3) +1 24.01.23 1,470 58 14쪽
85 85화 해전(2) +1 24.01.22 1,464 53 12쪽
84 84호 해전 +2 24.01.21 1,541 47 15쪽
83 83화 화포(2) +2 24.01.20 1,511 52 13쪽
82 82화 화포 +3 24.01.19 1,567 53 13쪽
81 81화 함선 +1 24.01.18 1,643 50 12쪽
» 80화 철마(2) +1 24.01.17 1,612 55 12쪽
79 79화 철마 +4 24.01.16 1,602 54 14쪽
78 78화 미를 보내기 싫은 밤. +1 24.01.15 1,634 47 12쪽
77 77화 연필대란 +3 24.01.14 1,672 53 15쪽
76 76화 공과대학 +2 24.01.13 1,707 55 15쪽
75 75화 신문학 +2 24.01.12 1,766 59 13쪽
74 74화 수학배틀 +2 24.01.11 1,752 57 13쪽
73 73화 명의 사신 +1 24.01.10 1,751 54 13쪽
72 72화 5대 5 +2 24.01.09 1,813 66 14쪽
71 71화 유비와 장비 +2 24.01.08 1,873 5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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