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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야 님의 서재입니다.

겁쟁이 포수, 야구 신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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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야
작품등록일 :
2024.07.09 01:44
최근연재일 :
2024.08.09 07:45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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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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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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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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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웨어울프(3)

DUMMY

26.


김재춘은 신태수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점수는 웨어울프가 1점 달아나서 7:7.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은데 다른 투수 준비시킬까요?"


수석 코치가 김류진 감독에게 물었다.

규정상 한 이닝엔 한 번만 마운드에 갈 수 있다.

그런데 김성준이 이미 올라간 상황.

이후 또 마운드에 가려면 투수를 교체해야만 한다.


“음.”


김류진 감독은 대답 대신 김재춘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불안해 보이는 저 모습을 보면 정신적으로 크게 흔들린 게 분명했다.


‘무너졌군.’


김류진 감독도 선수 시절 투수였다.

저 상황이 어떤지 겪어봤기에 잘 알고 있었다.


‘교체를 지시해야겠어.’


경기에 이기려면 불가피한 선택이다.

지고 있다면 모를까 비기고 있는데 이대로 둘 수 없다.


‘나도 늙었어. 진작 교체했어야 했는데.’


사실 처음부터 김재춘에게 큰 기대는 없었다.

근데 생각보다 잘해서 지켜보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이다.



첫 1군 데뷔전 아닌가.

그것도 주목하지 않던 그저 그런 2군 선수.


반면, 상대는 웨어울프 핵심 타자 신태수.

1이닝 정도만 큰 실점 없이 던져도 잘한 거로 생각했었다.


이 정도면 김재춘에게 기대했던 것 치곤 대단히 훌륭한 성과다.


‘고생했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을 거다.’


그런대 그때였다.

김성준이 또다시 무언가를 시작했다.




***




초점을 잃어 멍한 눈.

이 자리에서도 정신이 나간 게 훤히 보일 정도다.

그리고 그걸 보는 내 가슴은 덜컥 내려앉았다.


‘좆 됐다!’


당연했다.

개막전에서 홈런을 맞았으니.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진작에 기절했을 것이다.


위태롭긴 해도 쓰러지지 않고 서있는 모습이 대견했다.

하지만 저 상태론 공 못 던진다.

저 꼴을 그대로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

뭐라도 해야 한다.


”야, 김재춘!"

"······"


그래서 일단 불러놓고 봤다.

대답이 없다.

나는 더욱 크게 외쳤다.


”야아! 김! 재! 춘!"


나는 김재춘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봤다.

거리가좀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샘 워커처럼 생기지 않아서 아니라서 다행이군.’


김재춘도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충격 받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이제 어떻게 한다.

문득 김재춘의 과거사가 떠올랐다.


투구 자세 바꾸는 것을 도와주다 보니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김재춘의 과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정신차려! 할머니가 보고 계시잖아!“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 대신 키워주신 할머니.

지금은 몸이 편찮으셔서 평실에 누워 계신다.

그 할머니가 지금 경기를 지켜보고 있을 게 분명했다.



***


"정신차려! 할머니가 보고 계시잖아!“


김성준의 한마디에 김재춘의 모습이 눈에 띄게 안정되고 있었다.

그 모습에 김류진 감독은 생각을 바꿨다.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아직 더 기회를 줘야 한다고.


”교체는 좀 더 두고 보지. 홈런 한번 맞았다고 바로 교체하면 좀 그렇잖아? 맞아보고 사고도 쳐 보면서 해야 성장하는 거지."


교체해야 한다고 말하던 수석코치도 김성준의 말을 들었다.

그리고는 김재춘을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감독님은 성준이가 재춘이를 케어할 줄 알고 계셨던 거죠?“

“...그래.”


김류진 감독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했다.


“역시 감독님...”


수석 코치는 존경스럽다는 눈빛으로 김류진 감독을 쳐다보았다.


‘예상 못했지만, 상관없겠지. 그보단...’


수석 코치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김류진 감독의 눈은 김성준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투수의 상태가 이상함을 한눈에 알아보고 케어하려는 모습이 기특했다.


‘원래는 나나 코치들이 해줬어야 할 일 아닌가?’


대신 너무 과하게 소리를 지른 대가로 김성준은 심판에게 주의를 들어야 했다.




***



이후 경기는 뜬 공으로 외야수가 두 번째 아웃을 잡았다.


그리고 다음 타자.


“볼!"

“볼!"

딱!

“파울!"

딱!

“파울!"

“스트라이크, 아우우웃"


주심의 평범한 삼진 아웃 선언.

사람들은 평소처럼 한 귀로 흘렸다.


‘좀 던지네.’


이렇게 생각하면서.

150~160킬로미터의 압도적인 구속은 없다.

그렇게 특별한 점은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김재춘을 아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프로의 눈이라면 더욱 그랬다.


“아니, 경기 피닉스 간 지 얼마나 됐다고 김재춘이 저렇게 변해?"


하지만 실력이 일취월장했다는 걸 알아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자신들이 아는 피칭이 아니었으니까.

2군에서도 써먹기 힘들던 선수.

126에서 134킬로미터의 낮은 구속.

어정쩡한 제구.

이게 그들이 아는 김재춘이었다.


“스트라이크!"

“볼!"

“파울!"

“볼!"


그런데 김재춘이 달라졌다.

신태수에게 큰 거 한 방 얻어맞아서 정신을 차린 걸까?

집요하다시피 할 정도로 낮은 코스를 던진다.


스트라이크 존 경계선에서 공 반 개를 왔다 갔다 하는 마치 외줄 타기 같은 아슬아슬한 피칭.


상대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곤란스러웠다.

그냥 두고 보면 스트라이크가 될 것 같아, 치려고 하면 브레이킹볼이다.

물론 타자들도 브레이킹볼을 노려 치려 했으나.


따악!

툭.


땅볼이 되고 만다.

초등학생도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는 타구.

결과는 당연히.


“아우웃!"


노리는 공이라고 항상 안타를 만들 수는 없었다.


“아오! 이런 망할!"

“아우웃!"


무실점으로 막아 내자 경기 피닉스를 응원하러 온 사람은 짧게 박수를 쳤다.


“아슬아슬하게 잘 막았네."

“그러게. 뭔가 수비도 보는 재미가 있는 팀이야."


팬들은 팀이 수비하는 걸 보는 것보단 점수 내는 걸 선호한다.

그게 더 재미있으니까.

아무리 응원 팀이라 할지라도, 수비로 돌아서고 나면 화장실을 가거나 음식을 사러 가곤 했으니까.


“오!"

“이번에도 잡았어!"

“그렇지! 수비는 그렇게 하는 거야!"


하지만, 경기 피닉스의 수비는 볼만했다.

그리고 5회.


김재춘은 4회와 비슷한 피칭을 선보이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아우웃!"


사람들은 조금씩 깨달았다.

4회에 실투 한 번에 홈런을 맞았지만, 수준이 다른 제구를 하고 있는 걸.


구속 자체는 느리다.

포심 패스트볼 전력을 다해 던져야 142킬로미터가 겨우 나오니까.

하지만 커브 128킬로미터를 시작으로 커터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서 던진다.


포심인가 하고 배트를 휘두르면 슬라이더, 혹은 체인지업.

슬라이더인가 하고 배트를 치면 커터.


마치 스트라이크 존을 연주하는 듯한 아름다운 피칭.

누가 보더라도 수준 높은 피칭이었다.


물론 타자의 심리를 항상 꿰뚫는 피칭을 할 수는 없었다.

안타를 맞아 출루를 허용하기도 했다.

6회에는 만루 상황까지 벌어졌다.


경기 피닉스 더그아웃에선 투수 교체를 준비하는지 어수선했다.

근데 그 순간 김성준이 일어났다.

이젠 모두가 아는 그 구호.


“우리의 수비는 강하다!"


위기의 순간마다 김성준이 부끄러워하면서도 큰 목소리로 외치니 모를 수가 없다.

마스크에 가려 보이진 않지만,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는 건 모두가 안다.


“우리의 수비는 강하다!"


손발이 오그라들게 하는 말.

하지만 말없이 있던 경기 피닉스 선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따라 외친다.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들도 마찬가지.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저 말을 외치고 나면, 이상하게 집중력이 올라가고 수비가 잘됐으니까.


이어서 팬들도 따라 외치니 어느새 위기 순간마다 하는 응원구가 되어 버렸다.


“아웃! 아웃! 아웃!"


[키야! 이거 기가 막힌 병살인데요?]

[여기가 메이저리그인가요, 한국인가요! 메이저리그에서나 볼법한 수비 장면이 나왔습니다!]

[웨어울프에게는 트라우마로 남겠어요! 빨리 머릿속에서 지워 버리고 다음 이닝 준비에 지장이 없어야 할 텐데요.]

[그게 될까요?]

[음, 쉽진 않죠?]


해설위원도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대형 스크린엔 김류진 감독이 이럴 줄 알았다는 듯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손뼉 치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김재춘이 올라오고 난 뒤 7:7의 균형은 7회까지 이어진다.

이닝이 끝날 때마다 사람들이 보내는 박수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그리고 다시 올라온 신태수는 매우 못 마땅하다는 듯이 김재춘을 쳐다보았다.


“홈런 한 번 더 쳐서 밟아 줘야 지 위치를 아려나?”


가까이 있었기에 그 중얼거림을 들은 나는 살짝 화가 났다. 잘하고 있으니까 칭찬하면 어디가 덧나나.


저렇게 던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데...


순간 나는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전 타석에서 홈런을 맞았는데 또 맞는 거 아니야?

싸가지 심태수를 힐끔 째려보던 나는 시선을 옮겨 김재춘을 살폈다.

겉으로 드러난 표정은 태연했다.


하지만 같이 연습하며 봐온 나는 안다.

깁재춘이 지례겁 먹었다는 것을.


마치 천적을 눈앞에 둔 토끼와 같은 느낌.

그런 김재춘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잠깐. 사실대로 말할 필요는 없잖아?’’


야구에선 작전을 수신호로 전달하지만, 빠른 의사소통을 위해 신호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나는 사인을 내기 전 주먹을 불끈 쥐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이 수신호의 의미는 이렇다.


‘너한테 쫄았다. 자신감 없어.’


그러자 김재춘이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끄덕였다.

3회에 올라 7회까지 단 1점만 내줬다.

자신감의 밑바탕은 기록에서 나온 것이다.


‘날 믿고 던져. 그러면 잡을 수 있어!’


쇄액!

펑!


”스트라이크! 아우우웃!“


김재춘은 웨어울프의 신태수를 삼진으로 잡으며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초반 만들어졌던 7:7의 점수를 지키며.

그 피칭에 사람들은 김재춘의 이름을 머릿속에 기억하게 된다.

공은 느린데 수준이 다른 피칭을 하는 투수라고.

물론, 일그러진 신태수의 얼굴도 두고두고 회자됐다.


-경기 피닉스 생각보다 강하잖아?

-불펜이 좋아.

-권석호 빠지고,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실컷 좋아해라. 내려갈 팀은 결국 내려가니까.

-그러면 우리 경기 피닉스는 올라가겠네?

-밑바닥으로 내려갈 팀이 뭐래.


***


중간계투가 3회에 올라서 7회까지 던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럼에도 김류진 감독이 김재춘보고 던지게 둔 건 잘 던져서였다.

믿고 맡길 다른 불펜 투수도 많지 않았고.


‘솔직히 나도 재춘이가 이렇게 잘해 줄 줄은 몰랐는데······.’


김성준이 어떻게든 재춘이의 멘탈을 다잡으려 하길래, 나름 믿어 주기는 했지만.

조금이라도 불안하면 교체하려 했었다.

특히 만루까지 몰렸을 때.


하지만, 다시금 달아오른 두 사람의 열기를 눈치채고선 최대한 지켜보기로 했다.

그 결과는 상대의 병살.


‘훌륭했어.’


그런데 이젠 한계다.

벌써 112구째.

제구와 브레이킹볼을 주로 사용해서 상대하는 피칭 스타일상 투구 수가 많은 편이다.


마침 김재춘이 더그아웃으로 걸어오고 있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기뻐서 우는 거겠지.’


2군에 있으면서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을까.

4회에 홈런을 허용한 것도 신경 쓰였을 것이고.

김류진 감독은 김재춘의 심리를 한눈에 알아봤다.

그래서 한마디 했다.


“고생 많았다."

“···감사합니다."

“들어가서 쉬어라. 뒤는 동료에게 맡기고."

“예."

“그리고··· 잘했다."


그 말에 후련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는 어딘지 모를 곳을 향해 멍하니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할머니라고 말한 것 같은데··· 무슨 사연이 있는 것 같군.’


사연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없겠는가.

누구나 마음 깊은 곳에 품고 살아갈 뿐.

김류진 감독은 시선을 옮겨 더그아웃으로 걸어가는 김성준을 바라봤다.


‘무슨 짓을 한 거야?’


김재춘을 저렇게 훌륭히 만들어 낸 건 오로지 김성준의 공이었다.


“감독님은 알고 계셨군요."

“?”


갑자기 들어오는 코치의 칭찬.


“김재춘이 이렇게 잘할 거라는 걸요."

“···.”


몰랐는데.

경기가 어려워지겠구나 생각하고 투수 교체는 물론, 김성준이 쉴 수 있게 오연수로 교체해 줄까 하던 참이었다.

다른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도 좀 주고.

그런데 예상과 달리 김재춘과 수비수들이 너무 잘했다.


하지만 감독으로서 위엄과 체면이 있는데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는 법.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불펜에 또 누가 있지······"

“최연수랑 강제일이 있습니다."

“말고."

“···똥손 박훈이요?"

“어. 준비시켜."

“8회인데 조금 이르지 않을까요?"

“똥손 말고 믿을 수 있는 선수 또 있나?”

“훈이 준비하겠습니다."


***


김재춘이 내려가고, 박훈으로 선수 교체를 알리는 내용이 대형 스크린에 뜬 순간.

사람들은 생각했다.


-끝났네.

-최소한 지진 않겠다.

-경기 피닉스 팬으로 완전히 굳혀야겠어! 잘하잖아!


가끔 실수하긴 해도 박훈과 김성준의 두 배터리는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포심 156킬로미터.

슬라이더 150킬로미터.

메이저리그에서도 상당히 빠른 구속.

한국 프로 야구에선 알고도 치기 어려운 공이다.


그렇게 8회 초, 무실점으로 끝나는 순간 이대로 경기 종료라는 생각은 확신이 되었다.


하늘이 내린 재능을 가진 선수가 피칭을 하고 있으니까.

그 누가 박훈의 공을 칠 수 있을까.

압도적인 구속 앞에 웨어울프 선수들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9회 초.


퍼엉!

“스트라이크!"

“볼!"

“볼!"


배트를 휘둘러도 공이 맞질 않으니까.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볼이 되길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포볼!"


그런데 오늘의 박훈은 뭔가 이상하다.

2번째 타자는 스윙을 한 번도 하지 않았고, 풀카운트 채우고 연속 볼넷으로 출루.

박훈도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답답해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한다.


팔도 크게 돌려보며 원래 자신의 피칭을 하려는데 잘 안되는 모습.


피칭 판정을 AI가 내리고 주심한테 전달하는 걸로 바뀐 뒤로 볼 판정이 많아지긴 했다.


물론 판정이 바뀐 게 얼마 되지 않아 쌓인 표본이 적어서 이래저래 말할 수준은 안 된다.


하지만 본래의 박훈은 공격적인 피칭을 즐겨 하던 선수.

볼의 비율이 높은 선수는 아니었다.


“컨디션이 안 좋은가?"

“구속도 느려진 것 같아."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그 말을 김성준은 박훈이 부진한 이유를 뒤늦게 깨달았다.


‘아, 맞다! 영혼의 배터리!’


효과가 작아서 처음 등록했을 땐 잘 몰랐다.

그저 구속이 아주 살짝 빨라지고, 제구가 좀 되는 듯한 느낌.

그런데 삭제하고 나니 영혼의 배터리 효과가 역체감이 된다.


땅에 패대기를 치며 폭투를 하기도 했다.

강력한 구속 때문인지 제구가 어설프다.


9회다 보니 ‘떨지 말고 힘내’, 스킬도 다 사용해서 방법이 없다.


‘어쩔 수 없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하는 수밖에.’


박훈이 온 힘을 다해 던졌다.


“하압!"


공이 손에서 떠나기 직전.

김성준의 눈에 2회 만에 효과 덕분에 날아올 공의 코스가 표시된다.


‘이런 젠장!’


폭투다.

입술을 깨물며 블로킹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공이 튀는 순간 알고 있었다는 듯 몸을 날려 가까스로 막았다.


‘휴우.’


하마터면 뒤로 빠질 뻔했던 공.

코스가 표시되지 않았다면, 놓쳤을 공이었다.


박훈은 모자를 벗어 사과하더니 손뼉을 치고, 엄지를 치며 세우며 따봉을 보냈다.

그 모습에 김성준은 부글부글 끓어 올랐지만.


‘고마워하던지, 칭찬하든지 하나만 해라. 아니 그냥 공 좀 잘 던져라! 최소한 앉아서 받을 수 있게는 해 줘야지!’


물론 김성준에겐 피지컬 괴물 박훈에게 뭐라 할 깡다구는 없었다.


“공은 좋아!"


이렇게 외치며 돌려줄 수밖에.

감동한 표정을 짓던 박훈은 다시 표정 관리를 하며 온 힘을 다해 공을 던졌고.


쇄애애액!

푹.


또 한 번 폭투를 했고, 엉뚱한 곳으로 향하는 공. 김성준은 블로킹을 위해 다시 몸을 날려야 했다.


‘아오! 저 똥손 새끼가!’


속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분노.

입술 끝이 부들부들 떨렸다.

할 수만 있다면 뒤통수를 한 대 후려 갈기고.


‘네가 한번 블로킹 해 봐!’


이렇게 외치고 싶다.

블로킹 실패하면 출루나 마찬가지.

애가 떨어지고, 심장이 멈추고, 살 떨리는 일이 반복되자 든 생각이었다.


“괜찮아, 괜찮아! 신경 쓰지 말고 던져!"

“예!"


최악의 제구에 김성준은 영혼의 배터리 쿨 타임만 돌아오면 바로 박훈으로 바꿔 버려야겠다고 다짐했다.


[김성준의 연속 블로킹!]

[저걸 잡네요.]

[허허, 웨어울프 감독이 뛰라고 소리치고 있었는데 민망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네요.]

[블로킹은 진짜 한국 최고인 것 같습니다.]

[저런 플레이를 하면 투수는 마음 놓고 던질 수 있죠!]


평소보다 구속이 살짝 떨어지고, 제구가 안 된다.

하지만 웨어울프 타자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공은 아니었다.


퍼엉!

“스트라이크 아우웃!"


압도적인 구속으로 피칭을 했고, 어차피 치지 못할 거 포볼이 되길 기도하던 타자는 배트를 던지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야 했다.


작가의말

전편 실수로 잘못 올려 수정했습니다.

죄송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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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웨어울프(4) +2 24.08.06 118 6 13쪽
» 웨어울프(3) +2 24.08.05 131 6 17쪽
25 웨어울프(2, 수정) +3 24.08.04 144 5 14쪽
24 웨어울프(1) +2 24.08.03 161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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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김재춘(2) +3 24.08.01 159 9 12쪽
21 김재춘(1) +4 24.07.31 170 7 12쪽
20 개막전(4) +2 24.07.30 182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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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스프링캠프(3) +1 24.07.17 330 10 12쪽
7 스프링캠프(2) +3 24.07.16 292 12 15쪽
6 스프링캠프(1) +2 24.07.15 311 8 12쪽
5 피닉스(1) +2 24.07.13 314 8 15쪽
4 김류진 감독(2) +2 24.07.12 350 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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