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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야 님의 서재입니다.

겁쟁이 포수, 야구 신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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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야
작품등록일 :
2024.07.09 01:44
최근연재일 :
2024.08.0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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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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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개막전(1)

DUMMY

17.


어느덧 3월 말.

경기 피닉스는 10번째 시범경기를 마무리 지으며 예상외의 선전을 달렸다.


[경기 피닉스. 시범경기에서 6승 4패 기록. 정규 시즌에선?]

┖생각보다 잘하긴 하는데 시범경기는 아무 의미 없죠.

┖응. 다음 꼴찌.

┖기자 빼고 다 알 듯?

┖오션스, 썬플라워, 경기 피닉스 삼파전인가?

┖ㅋㅋㅋㅋ 새로운 구단이 창단됐는데 여전히 꼴찌 경쟁 중이야.

┖아직 모른다.

┖맞아. 올해는 다르다.

┖너희 빼고 다 앎ㅋㅋㅋㅋ


[경기 피닉스. 나쁘지 않은 출발. 이것이 살아있는 전설 김류진 감독의 힘인가?]


[‘김류진 감독’, 팀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

┖감독님 그냥 은퇴를 하세요ㅠㅠ

┖박수 칠 때 떠나시지ㅠㅠㅠ

┖왜 신생팀을 맡으셔서 ㅠㅠ


“왜 내 이름은 없지?”

“예?”

“음.”


권석호 선배가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중얼거렸다.

인터넷 스포츠 기사를 보는 듯하다.

어떻게 아냐고?

권 선배는 틈만 나면 인터넷에 자기 이름을 검색하거든.


그나저나 권석호 선배가 언급 안 됐다면 혹시 나는?

내가 출전한 5경기에서 4승 1패를 기록하며 승리의 아이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1패는 내가 스킬을 사용해도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점수 차가 벌어졌다.

상대 팀 선수들이 약이라도 빤 것처럼 베트를 휘두르는 족족 안타와 홈런이 터졌다.


내가 아무리 스킬을 사용해도 전 이닝에 영향력을 끼칠 순 없고, 거의 천재지변에 가까운 패배였다.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해 내 이름으로 새롭게 업데이트된 기사가 없나 뒤져봤다.


-검색 결과 : 없음.


당황스럽다.

내 기록은 시범경기에서 5경기 18 타수 안타 4(단타 4번) 볼넷 1, 홈런2를 기록했다.


제법 괜찮은 성적 아닌가.

나름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타율이 약간 낮긴 하지만.


괜히 검색해서 우울해지기만 한다.

내가 뭐 그럼 그렇지.

사실 예상했던 결과다.

내 재능은 별 볼 일 없으니까.


“···.”


잠깐, 생각해 보니 오히려 좋다.

관심이 집중되면, 안 그래도 잘 못하는데 더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한쪽 마음 구석이 여전히 씁쓸하긴 하네.


“!”


뭐지.

옆에 있던 박훈이 어깨를 크게 들썩였다.

뭐 잘못 먹었나.

얼굴을 보니 입꼬리가 춤을 추고 있다.

그러면서 눈매는 처져있다.

억지로 표정 관리를 하려는데 안 되는 모양.


혹시나 하고 박훈 이름으로 기사를 검색했는데.


[경기 피닉스에 KBO 역대급 클로저가 등장했다? 그 이름 괴물 박훈.]

[최고 구속 157km를 기록하며 포효하는 박훈.]

[박훈 시범경기 6경기에서 1승 4세이브 1패 기록.]

┖던지는 거 보니까 대박 마무리 하나 건진 것 같은데.

┖심상치 않아.

┖부럽다. 우리 단장 새끼는 뭐하나.


나도 부럽다.

배도 살살 아파져 오고.

그런데 이건 뭔가 잘못된 것 같다.


물론 박훈이 잘하긴 하는데······.

팀 승리에 크게 이바지한 것도 맞고.

나나 권석호 선배의 이름은 언급조차 안 되는데 박훈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고?

배가 더 아파지려고 한다.


“선배님도 제 기사를 보고 계시는군요.”

“?!”


놀래라!

애 떨어지는 줄!

아, 난 애를 못 가지지.

아무튼 박훈이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어서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다 선배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어?”


박훈이 내게 고개를 푹 숙였다.

부담스럽군.

난 별로 한 게 없다.

그저 공만 잡아 줬을 뿐.


“네가 잘 던져서 기사가 뜬 건데 뭘.”

“헤헤, 선배님이 공 안 잡아 주면 저도 없어요.”


음, 살살 아프던 배가 치유된 느낌.

박훈에게 버프를 걸어 준 보람이 있네.

나는 댓글을 아래로 내렸다.


┖마! 금마 제구 하는 거 못 봤나! 엉망이드만!

┖잘하던데?

┖한 경기는 엉망이긴 했음.

┖아직은 지켜봐야 할 듯?


음. 내가 쉰 경기에 박훈이 등판했다가 엉망으로 던지고 역전당한 적이 한 번 있긴 했다.


“아, 제 어깨가 너무 무거운 것 같습니다.”


갑자기 박훈이 지 어깨를 주무르며 남들 다 들으라는 식으로 크게 말했다.

그러자 라커룸에 있던 선수들의 시선이 박훈을 향했다.


“···?”

“제가 아니면 팀이 이기질 못하는 것 같으니······.”

“···.”

“제 이름으로 기사 났는데 보셨습니까?”

“···.”

“권 선배님, 분발하십시오. 선배로서 이 후배보다 기사가 안 나오면 되겠습니까? 아니면 김성준 선배님처럼 야구를 잘하기라도 하십시오.”


박훈의 말을 듣고 있던 권석호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런데 나는 왜······?

괜히 불똥 튀는 거 아니야?

다행히 권석호의 시선은 박훈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그는 머리를 좌우로 까닥이며 입을 열었다.

목에선 두둑하고 소리가 났다.


“알았다. 성준이가 잘하는 건 인정 하지. 나도 분발할 테니 잠깐 너 좀 이리 와 봐라.”

“?”


내가 잘한다고?

아닌데.

인터넷에 내 이름은 언급조차 안 되고 있는데······.

그저 같은 동지끼리 위로해 주는 걸까.

조금은 위안이 되는 것 같기도.

권석호는 눈을 반짝이며 박훈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박훈은 권석호가 다가오는 거리만큼 뒤로 물러났다.


“···아닙니다.”

“이리 오라니까?”

“거기서 말씀하십시오. 제 몸에서 냄새납니다.”

“괜찮으니까 좋은 말로 할 때 와라.”

“가면 말로 안 할 것 같은데요?”


분노한 권석호와 박훈이 어디론가 뛰어갔다.

나한텐 박훈이 깍듯하게 구는데 다른 선배한테는 능글맞게 군다.


군대처럼 상명하복 군기 문화가 있는 것보단 좋다고 생각한다.

딱딱한 라커룸 분위기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도 같고.

저 둘 콤비 덕분에 다른 선수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으니까.

그래서 권석호 선배도 화를 내기보단 받아 주는 거겠지.

덕분에 나도 위축되지 않고 나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은 분위기였다.

어쨌거나 이제야 좀 조용해졌네.


‘내 스킬창 불러 줘.’


[현재 보유 중인 스킬창이 열립니다.]


- ‘눈에 다 보여’, 4Lv

- ‘떨지 말고 힘내!’, 3Lv

- 네 노림수가 다 보여’, 2Lv

- 우리의 수비는 강하다!’, 3Lv


이능이 생기고, 지금까지 생긴 스킬과 성장한 레벨들이다.


‘갑자기 박훈에게 고마워지는걸?’


박훈이 9회에 올라와 승리를 확정 짓지 못했으면, 없었을 레벨과 스킬이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박훈이 올라오면 얼마나 든든한지.

저렇게 장난을 치는 건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6경기에서 1승 4세이브는 대단한 성적이니까.


***


대구 라이언즈는 과거 왕조 시절의 모습을 아직 되찾지 못하고 있었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치를 먹여 서서히 세대 교체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매년 순위가 조금씩 상승 중이고, 작년 시즌 수비 지표 대부분이 최상위권에 속했다.

특히 실책(Errors)은 전 구단 중 가장 낮은 수를 기록.

어느새 수비가 가장 강한 팀이 되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점이라면 득점 기록이 저조하다는 것.


“쉽지 않겠는데.”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건 개막전 원정 경기에서 상대할 대구 라이언즈의 전력 분석 자료다.

수비가 강한 팀이라 점수를 내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대신 공격이 약한 편.

거포가 없다시피 하고, 타자 몇을 제외하곤 대부분 우타.

장타력도 낮은 편이다.

하지만 이런 팀이 오히려 상대하기 까다롭다.

단 1점을 더 못 내서 패배할 수도 있는 상대.

한순간도 방심하면 안 된다.


‘잘해야 할 텐데.’


김류진 감독님이 나보고 개막전 선발 출전할 거니까 몸 관리 잘하라고 말했다.

실수하지 않도록 집중해야지.


“후우.”


숨을 크게 들이셨다가 뱉길 반복했다.

샘 워커가 알려준 호흡법이다.

긴장할 때 하면 떨림이 조금은 줄여 준다고.


우웅.

-문자 왔어, 문자 왔어.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

확인해보니 아버지에게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


[아버지 : 개막전 상대 팀이 라이언즈라고 들었다.]

[나 : 맞습니다.]

[아버지 : 음. 무승부가 좋겠구나. 네가 홈런 2개쯤 치고, 2실점만 하자. 그러면 2:2 딱 좋다. 경기 피닉스에서 너 말고 다른 타자가 점수를 낼 리는 없으니.]

[나 : ······]


아버지는 대구 라이언즈의 오랜 팬.

내가 생기기도 전부터 팬이다.


그런데 죄송하게도 불효를 하게 생겼다.

개막전에서 경기 피닉스가 라이언즈와 무승부를 거둘 일은 없을 테니까.

이겨야지.


그런데 내가 홈런 2개를 치라고?

1개는 ‘네 노림수가 다 보여’, 스킬 덕분에 가능할지도 모른다.

경기 중 한번은 투수가 던질 구종과 코스, 구속을 알 수 있으니까.

그런데 알고 있다고 무조건 홈런을 칠 수 있는 건 아니다.

내 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타자가 점수를 낼 리는 없다고?


“아버지가 잘못 알고 계시네.”


우리 팀은 신생 구단인 것치곤 강하다.

우선 단장님이 용병들을 기가 막히게 뽑았다.

나는 발끝도 따라갈 수 없는 재능을 가진 괴물들.

다른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

내가 경기 피닉스에 속해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 생각한다.


나도 선발 자리가 간당간당한데 일부로 실점할 수는 없지.

온 힘을 다해야 한다.


전력 분석 자료를 내려놓자 이번엔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났다.


[넥스트 야신이 되는 길. 두 번째 단계가 시작됩니다.]


두 번째 단계?

눈을 깜빡이자 메시지는 사라지고, 다른 메시지 창이 나타났다.


[개막전 기념 특별 이벤트.]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두면 투수 한 명을 영혼의 베터리 목록에 등록할 수 있습니다.]


[영혼의 배터리.]

-영혼의 배터리에 등록된 투수와 배터리를 이루면, 투수 구속이 상승합니다.

-등록된 투수와 배터리를 맞출수록 구속 상승 폭이 더 커집니다.

단, 상승 가능한 최대 구속은 160km까지입니다.

영혼의 배터리에 등록 해제 시에는 효과가 사라집니다.


이거 실화인가.

배터리를 맞출수록 구속이 더 높아져?

눈이 돌아갈 수치다.


구속 1km를 올리려고 뼈를 깎는 노력을 하는 게 투수다.


투수라면 악마에게 영혼도 팔 수 있지 않을까.


만약 박훈을 영혼의 베터리에 등록하면 160까지 던질 수 있다는 소리다.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본인 말론 최대 구속이 157이라고 했으니까.


어쨌거나 반드시 이겨야 할 이유가 한 가지 생겼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이번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겠어요.

그런데 문자를 뭐라 답장하지?

어떻게 해야 기분 상하지 않게 답할 수 있을까.

야구보다 사람 대하는 게 더 어려운 것 같다.


***


대구 라이언즈와의 1차전 원정 경기.

시작 전, 김류진 감독님이 우리를 집합했다.


“감독님, 모두 모였습니다.”

“그래, 알았다.”


며칠 만에 본 감독님은 꽤 야위어 보였다.

개막전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신 모양.

그러나 눈빛은 어느 때보다 날카로웠다.


“여기서 1군 경기 뛰어 본 사람 거수.”


대충 반 정도가 손을 들었다.

나는···.

눈물이 앞을 가리는군.

김류진 감독님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긴장되지?

“···아닙니다.”


선수들이 대답했다.

긴장이 안 된다고?

난 심장이 떨려 죽겠는데.


“긴장할 필요 없다. 저들처럼 너희도 한국 프로야구 1군 선수들이니까.”

“···!”

“저들이 부럽나? 왜 부러워. 너희랑 똑같은 프로 선수들인데. 동경하거나 부러워할 필요가 하나도 없다.”


아, 뭔가 깨달은 듯한 느낌이 온다.

권석호는 역시나 하는 표정으로 감독님을 보고 있다.


“그리고 겁먹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순간 감독님이 나를 바라보는 바람에 움찔했다.

음, 두려워하는 걸 어떻게 알았지.

잘하자, 홈런 치자, 실수하지 말자 이렇게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해도 자꾸만 긴장되고 겁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뜨끔하군.


“우리의 실력은 시범 경기와 일본 연습 경기에서 충분히 확인했다. 이제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주위를 둘러봐라.”


김류진 감독님의 말에 주위를 둘러봤다.

박훈, 잭 톰슨, 샘 워커, 알레한드로 모랄레스.


그렇다.

우리는 강하다!

보기만 해도 듬직한 선수들이다.

시선을 옆으로 더 옮기자 권석호가 눈에 들어왔다.

음, 강한 거 맞겠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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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5위경쟁(2) +2 24.08.08 100 7 12쪽
28 5위 경쟁 +2 24.08.07 110 7 12쪽
27 웨어울프(4) +2 24.08.06 118 6 13쪽
26 웨어울프(3) +2 24.08.05 131 6 17쪽
25 웨어울프(2, 수정) +3 24.08.04 144 5 14쪽
24 웨어울프(1) +2 24.08.03 161 6 12쪽
23 김재춘(3) +2 24.08.02 156 7 12쪽
22 김재춘(2) +3 24.08.01 159 9 12쪽
21 김재춘(1) +4 24.07.31 170 7 12쪽
20 개막전(4) +2 24.07.30 182 7 12쪽
19 개막전(3) +2 24.07.29 186 7 13쪽
18 개막전(2) +2 24.07.28 189 7 12쪽
» 개막전(1) +3 24.07.27 192 6 12쪽
16 시범경기(3) +4 24.07.26 184 8 11쪽
15 시범경기(2) +3 24.07.25 200 7 11쪽
14 시범경기(1) +2 24.07.24 207 6 11쪽
13 계약(2) +2 24.07.23 205 7 11쪽
12 계약(1) +2 24.07.22 221 9 12쪽
11 연습경기(1) +3 24.07.20 241 6 12쪽
10 잭 톰슨(2) +2 24.07.19 242 8 13쪽
9 잭 톰슨(1) +1 24.07.18 256 8 14쪽
8 스프링캠프(3) +1 24.07.17 330 10 12쪽
7 스프링캠프(2) +3 24.07.16 292 12 15쪽
6 스프링캠프(1) +2 24.07.15 311 8 12쪽
5 피닉스(1) +2 24.07.13 314 8 15쪽
4 김류진 감독(2) +2 24.07.12 350 9 15쪽
3 김류진 감독(1) +1 24.07.11 352 8 13쪽
2 김성준(2) +1 24.07.10 400 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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