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연재수 :
167 회
조회수 :
3,769
추천수 :
573
글자수 :
798,492

작성
23.09.16 20:00
조회
17
추천
3
글자
10쪽

132화

DUMMY

쿵!!




쿠웅!!




... 콰아아앙!!!




북부 대륙 어딘가에 존재하는 언덕 밑 눈과 바위들로 뒤덮인 곳에서 작은 진동음이 들려오더니 이내 바위가 부서지며 공중으로 흩뿌려졌다.




"푸하!!! 밖이다!!!"




그것의 정체는 바로 미궁과도 같은 지하 광산에서 떠돌다 결국 모두가 다시 만나고 출구로 빠져나온 케인 일행.




막혀 있던 출구를 힘으로 부숴버리며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다.




"스으으으읍! 푸흐아아아-!"




밖으로 나온 그들은 오랜만에 느껴지는 신선하고도 차가운 북부의 공기를 한껏 들이쉬며 지금 이 순간을 만끽했다.




"밝아... 맑아... 쾌적해...!!"




하스는 너무나 감격스러운지 눈물까지 글썽이며 주변을 계속해서 두리번 거렸다.




"푸핫!! 케인, 네 얼굴 좀 봐!!"




"너도 똑같아 이 자식아."




그런데 광산에 너무 오래 있었던 탓일까, 그들의 몸과 얼굴은 새카만 먼지로 뒤덮여 있었고 어디서든 빨리 씻어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 일단 마을 부터 가자."




"그러자고..."




그들은 새카매진 몸을 씻어내기 위해, 그리고 끊임 없이 지속된 싸움으로 지친 몸을 회복시키기 위해 마을로 돌아가야만 했다.




비록 콜드빈 왕국이 멸망하며 그들이 지금껏 들려왔던 마을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작은 마을이지만, 적어도 그들의 휴식 공간을 제공할 여관 쯤은 있을 것이다.




플리샤보르를 성공적으로 무찔렀기 때문일까, 어쩐지 그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져 있었고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 보였다.




그들이 전투를 벌인 북부 대륙의 한 지역은 완전히 박살이 나 있지만 말이다.




...




"하스!! 일찍 돌아왔군!! 그런데 다들 몰골이... 라프라우스, 너까지?"




그들이 마을로 돌아오자 밤낮 구분 없이 술을 퍼마시던 롭스가 반겨주었고 숯처럼 까매진 그들을 보며 자신이 취한 것인지 고개를 여러번 휘휘 저어대기도 했다.




"그냥 그런 일이 좀 있었어. 롭스, 우리가 좀 쉴 수 있는 방이 있을까?"




그 이유를 길게 말해줘봐야 좋을 것 하나 없을 것이고 하스는 적당히 둘러댄 뒤 롭스에게 물었다.




그러자 롭스는 약간 찌푸린 얼굴로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잉!? 하스, 내가 무슨 여관 주인장이냐!?"




"..."




예상치 못한 롭스의 반응에 벙쪄버린 하스는 당황한 얼굴로 얼어붙었고, 주변의 다른 선원들도 마시던 술을 내려놓고 그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그것은 다시 친구를 만난 롭스의 작은 장난이었을 뿐이었다.




"푸하하하하!! 농담이야!! 방이야 얼마든지 있지. 그라딘 영감!! 이 친구들에게 방 좀 내줘!!"




얼빠진 하스의 얼굴이 우스꽝스러웠는지 롭스는 호탕하게 웃으며 여관의 주인장을 불러 그들에게 방을 내어주었다.




"쳇, 재수 없는 녀석. 고맙다."




하스는 자신이 속았다는 게 분한 듯 했지만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 북부 대륙에서 롭스가 주는 도움이 컸기 때문에 감사 인사도 잊지는 않았다.




덜컥-




"그럼 다들 조금 있다가 보자고."




북부 대륙에는 여행객이 거의 없어 여관은 웬만하면 항상 방이 비어있었고 그 방들은 대체로 순항선을 타고 오는 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물론 그들이 전부 묵는다 하더라도 케인 일행이 지낼 방은 충분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케인은 자신을 포함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새카매진 동료들에게 손짓을 했고 그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방으로 들어갔다.




시이이이이익-




방에 들어가자 미리 준비되어 있는 뜨거운 물.




북부의 한기가 그것을 전부 식히기 전에 어서 빨리 몸을 담그는 편이 좋을 것이다.




케인은 서둘러 옷을 벗고 더럽혀진 몸을 씻어내기 위해 뜨거운 물이 담겨 있는 통으로 들어갔다.




"앗, 뜨뜨!"




조금은 뜨겁지만 금방 적응이 될 정도의 온도.




그대로 몸을 전부 담그니 온몸에 쌓인 피로가 전부 씻겨나가는 듯했다.




"후우..."




절로 탄식이 터져나오는 이 평화로움에 케인은 눈을 슬며시 감으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하리인 마을에서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길고 험난했던 여정들.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홀로는 결코 감당할 수 없는 일들도 많이 일어났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곁에 있는 동료들의 도움으로 이겨낼 수 있었고 이곳까지 왔다.




회수해야할 남은 고위험군 악몽은 아마도 한 개.




그러나 그 남은 한 개는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력한 존재였다.




"내가 드래곤을 어떻게 잡아..."




아찔함에 육성으로 튀어나오는 한탄.




그 존재는 바로 드래곤이었다.




이제는 누구의 꿈에서 나왔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 그것.




하지만 뭐가 됐든 다시 다잡아야할 그것.




"하아..."




조금 전 몸을 담글 때와는 다른 의미의 한숨이 터져나왔지만 케인은 우선 지금 이 평화를 느끼기로 했다.




'지금 쯤 다른 녀석들도 비슷하겠지...'




자신과 마찬가지로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그며 평화를 즐기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케인.




물론 하스와 한, 그리고 셀리나도 같은 상황일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지하 광산으로 추락하며 셀리나를 끌어안았던 기억이 떠오르는 케인.




"크흠, 흠... 너무 갔나..."




생생히 기억나는 그녀의 체온와 머리칼에서 풍겨오는 향기에 괜시레 얼굴이 붉어지는 케인이다.




한편 케인처럼 느긋함을 즐기고 있는 셀리나, 상황이 우습게도 그녀 또한 케인의 품을 떠올리며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어느샌가 많은 일을 함께 겪어오고 이런저런 말로 설명하기 힘든 순간이 맞아떨어지며 생긴 서로를 향한 감정.




종족, 나이를 불문하고 남녀가 마음이 맞는다면 묘한 감정이 싹트기 마련이지만 그 또한 상황이 알맞게 들어서야 조금 더 수월하게 피어나는 법이다.




지금 그들에게는 그런 여유를 가질 시간이 없었고, 이 짖꿏은 상황이 그들의 감정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듯하다.




두 사람 모두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약간은 슬프게 느껴지는 현실에 다시 지긋이 눈을 감으며 뜨거운 물에 몸을 맡길 뿐이다.




"우오오오오오오옷!!! 마지막까지 화이팅!!!"




그런데 그때 옆방에서 들려오는 하스의 우렁찬 목소리.




그는 일부러 지친 모두가 듣게 하기 위해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푸흣..."




이제는 그런 그의 단순함에 경멸심은 커녕 옅은 미소가 터져나오는 셀리나.




그래, 상황이 가로막고 있다면 그만큼 더욱 노력해 그 상황이라는 최대의 적을 무찌르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이 목소리는 거대하지만, 하스의 작은 응원이 케인과 셀리나 두 사람의 마음에 있는 불씨를 다시 타오르게 만들었다.




...




시간이 지나고 각자의 방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케인 일행.




어느덧 북부의 짧은 해는 반대편을 향해 갔고 이곳에는 꽉찬 달이 떠올라 있다.




가난함에 길거리를 밝힐 횃불 하나 없어 어두컴컴한 이 마을.




그런데 어쩐 일인지 케인과 그의 동료들이 다시 모여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 한, 정말 괜찮겠어?"




한에게 무언가를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케인과 고개를 끄덕이는 한.




"히야~ 이거 아주 좋은 경험이 되겠군."




그리고 뒤에서 여유로움과 기대감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하스.




이들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때는 해가 완전히 지기 전인 약 두 시간 전, 목욕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던 케인은 문득 카츠에 대해 떠올렸다.




우선은 변수를 막기 위해 그를 다시 소환해내지 않았던 케인.




그러나 플리샤보르를 무찌르고 한까지 곁에 있는 지금 또 다른 변수가 발생할 것 같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그와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 내심 찝찝하고 불편했던 그는 한에게 조심스럽게 카츠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한은 의외로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카츠와의 대결을 수락했다.




하지만 힘겹게 북부에 찾아온 평화를 이 둘의 싸움으로 다시 흔들리게 만들 수는 없었고 최대한 소란을 피하기 위해 마을에서 먼 곳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었다.




"흐음... 이쯤이면 되겠지?"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북부 대륙의 어딘가.




주변에는 바위와 잎 떨어진 나무, 그리고 땅을 전부 뒤덮고 있는 눈만 있을 뿐 지켜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녀석을 불러내 줘 케인."




한은 벌써 준비가 되었는지 곧바로 검을 꺼내들었고 케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다시 카츠를 세상 밖으로 꺼내기 시작했다.




슈후아아아아악-!!




꿈 포션에서 서서히 흘러나오는 보랏빛 악몽.




불안정하게 꿀렁거리는 그것은 카츠임이 분명했다.




왠지 조금은 긴장되는 상황 속에서 점차 그들이 알고 있는 카츠의 모습이 만들어져 갔다.




"... 케인?"




"카츠?"




다시 소환된 카츠는 크라켄에게 당하기 전처럼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고 몸에는 여전히 악몽을 상징하는 보랏빛이 맴돌고 있었다.




"크라켄... 녀석은 어떻게 됐지?"




그는 마지막 기억이 크라켄에게 당하는 순간이었고, 갑자기 주변의 배경이 바뀌자 조금은 혼란스러워 하는 듯했다.




"녀석은 죽었..."




"... 잠깐, 이 자는..."




케인이 카츠가 없던 공백 기간 동안에 대해 설명하려던 찰나, 그가 자신의 눈앞에 있는 한을 발견했다.




"사실 너를 다시 불러내도 괜찮은지 망설여졌었어. 하지만 한을 만나게 된 이상 약속은 지켜야 하니까."




길게 돌려 말해봐야 카츠가 눈치채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




케인은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선택했고 의외로 카츠는 그것을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이해한다. 그리고 약속을 지켜줘서 고맙다."




스르르릉-!




카츠는 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며 아무렇지 않게 검을 뽑아들었다.




"한, 더이상의 잡담은 필요 없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




"... 그럼 내게 너의 검을 알려다오."




서로 망설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두 남자.




마침내 다시 마주친 그들은 상대를 향해 검을 겨누었다.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드림 캐스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8 138화 23.09.22 17 3 10쪽
137 137화 23.09.21 15 3 10쪽
136 136화 23.09.20 18 3 10쪽
135 135화 23.09.19 18 3 10쪽
134 134화 23.09.18 17 3 10쪽
133 133화 23.09.17 16 3 10쪽
» 132화 23.09.16 18 3 10쪽
131 131화 23.09.15 18 3 10쪽
130 130화 23.09.14 19 3 10쪽
129 129화 23.09.13 20 3 10쪽
128 128화 23.09.12 21 3 10쪽
127 127화 23.09.11 19 3 10쪽
126 126화 23.09.10 19 3 10쪽
125 125화 23.09.09 20 3 10쪽
124 124화 23.09.08 21 3 10쪽
123 123화 23.09.07 19 3 10쪽
122 122화 23.09.06 21 3 10쪽
121 121화 23.09.05 20 3 10쪽
120 120화 23.09.04 21 3 10쪽
119 119화 23.09.03 21 3 10쪽
118 118화 23.09.02 18 3 10쪽
117 117화 23.09.01 21 3 10쪽
116 116화 23.08.31 19 3 10쪽
115 115화 23.08.30 20 3 10쪽
114 114화 23.08.29 19 3 10쪽
113 113화 23.08.28 22 3 11쪽
112 112화 23.08.27 21 3 10쪽
111 111화 23.08.26 21 3 11쪽
110 110화 23.08.25 19 3 12쪽
109 109화 23.08.24 19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