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연재수 :
167 회
조회수 :
3,760
추천수 :
573
글자수 :
798,492

작성
23.09.01 20:00
조회
20
추천
3
글자
10쪽

117화

DUMMY

쩌저적- 쩍-




갑자기 전장의 모두에게 엄습해 오는 불길함과 발밑에서 들려오는 소리.




쿠구구궁- 쿵!!




땅에 균열이 가는 것일까.




아니, 그것은 대지가 움직이는 소리였다.




대지가 흔들리자 모두가 중심을 잃으며 쓰러졌고 그저 흔들리기만 할 줄 알았던 대지는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게 뭐야!!?"




당황은 케인 일행의 몫.




이내 그들은 자신이 밟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 눈치채게 되었다.




"프, 플리샤보르...!?"




이제야 알기에는 너무 늦긴 했지만 말이다.




그들이 밟고 싸우던 전장은 평범한 땅이 아니었다.




바로 지금까지 케인과 그의 동료들이 찾아오던 타락한 얼음 정령, 플리샤보르의 몸체였던 것이다.




녀석은 숨어 있는 것 또한 아니었다.




오히려 모습을 대놓고 보이고 있었다고 하는 편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콰가가가가강!!!




점차 떠오르는 대지.




놈의 몸체가 얼마나 큰 것인지 빠져나가려 해도 올라오는 대지의 크기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콰지직! 콰직 콱!!




그리고 케인 일행이 밟고 있는 지면, 그러니까 플리샤보르의 몸체 위에서 고드름처럼 날카로운 얼음들이 솟구쳐 올라왔다.




퍼억!!




챙강!!




"먀먀악!!"




퍼억!!




그리고 이 고드름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케인과 하스가 아군에게 씌운 보호막을 단숨에 파괴시키며 강해진 정령들조차도 처참하게 죽여버렸다.




"다들 발밑을 조심해!!!"




퍼억!! 퍼억!! 퍼억!!




끊임없이 올라오는 고드름에 케인에 편에 섰던 정령들은 무자비하게 죽어나갔고, 케인 일행은 가까스로 공격을 쳐내고 피하며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다.




정령들도 맞으면 한순간에 죽음에 이르는 이 살벌한 공격을 인간인 그들이 맞는다면 정말이지 끔찍할 것이다.




"케인!! 저쪽에 뭔가 있다!!"




그런데 그때 재빠른 몸놀림으로 공격을 전부 피하던 셀리나가 무언가를 발견해 소리쳤다.




그녀가 가리킨 곳을 보니 저 멀리에 있는 여러 개의 얼음 기둥들이 케인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리고 케인은 얼음 기둥들이 반짝일 때마다 바닥에서 이 무시무시한 공격이 튀어나온다는 것을 눈치챘다.




"저 기둥을 부서야 해!!"




그 얼음 기둥을 부순다면 계속해서 일행을 위협하는 플리샤보르의 고드름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케인이 모두에게 소리쳤고,




외침을 들은 일행들은 각자 눈앞에 있는 얼음 기둥을 향해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




퍼억!! 퍼억!! 퍼억!! 퍼억!!




하스의 발밑에서 계속해서 고드름이 솟아올라왔고, 멈출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그는 꿋꿋이 달려 나가 얼음 기둥에 도착했다.




"후르야압!!"




후웅-!




달리는 속도를 주체할 수 없었던 하스는 그대로 공중으로 뛰어올라 그 힘으로 얼음 기둥을 향해 벨레미르를 휘둘렀다.




꽈앙!!!




베었다기보다는 무게로 내려친듯하긴 했지만, 어쨌거나 하스가 하나의 얼음 기둥을 부쉈다.




그리고 케인의 추측을 입증하듯 쉴 새 없이 공격해 오던 고드름은 약간이나마 줄어든 듯했다.




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얼음 기둥이 무수히 많았고, 이것들을 전부 무너뜨리지 않으면 아군은 계속해서 죽어나갈 것이다.




피잉-!!




파바바박!!




콰앙!!




셀리나는 날카로운 화살, 그보다 예리한 사격 솜씨로 멀리 있는 얼음 기둥을 향해 활을 쏴 부쉈다.




얼음 기둥이 아무리 단단할지언정 약한 부위에 꽂히는 여러 발의 화살을 예리함을 견뎌낼 순 없었다.




"후으읍!!"




후웅-!!




한은 제자리에서 묵직한 검을 휘둘러 강렬한 검기를 만들어내 멀리 있는 여러 개의 얼음 기둥을 한 번에 부서뜨려버렸다.




대략 여섯 개 정도의 얼음 기둥이 무너지자 이제는 플리샤보르의 고드름이 현저히 줄어들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쿠구구궁-!!




하지만 그렇다고 녀석의 공격이 멈춘 것은 아니었다.




아니,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그어어어어엉!!!"




어디선가 들려오는 괴성.




케인과 하스, 그리고 셀리나는 그 괴성의 정체를 몰랐지만 북부 대륙에서 꽤나 오랜 생활을 해온 한은 그게 무엇인지 단 번에 알아차렸다.




"다들 조심해!! 예티다!!!"




쿵!! 쿠웅!!




예티.




설원 지역, 그중에서도 북부 대륙에서 가장 많이 출몰된다는 괴수.




눈처럼 새하얀 털을 가진 녀석들은 동부 대륙에서는 설인이라고도 불리며 포악한 성격으로 종족을 불문하고 보이는 게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다고 한다.




사람을 후려치면 그대로 찢겨나간다고 하는 곰의 괴력을 훨씬 능가하는 힘, 트롤만큼 거대한 몸집에도 무시하지 못할 속도.




지성만 갖추고 있다면 완벽에 가까울 정도의 체급을 가지고 있는 예티는 그야말로 설원의 재앙과도 같았다.




그런데 지금 그런 예티가 한 마리도 아닌 수십 마리가 달려오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치이이익-!!




쿠구구구궁!!




케인 일행이 북부 대륙에서 가장 처음 만났던 서리 바실리스크, 서리 안트리온까지 등장하며 이들을 위협해 왔다.




“으아아악!! 무슨 몬스터 파티야!?”




쉴 새 없이 공격해 오던 고드름에 이어 쉴 새 없이 몰려드는 갖가지의 몬스터들.




이 극한의 재앙과도 같은 상황을 마주한 케인 일행은 어떤 수든 떠올려야만 했다.




퍼억!!




하지만 멍하니 생각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아직 남아있는 얼음 기둥은 계속해서 고드름을 만들어내 그들을 위협하고 있었다.




"일단 싸워어어!!!!!"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은 하스는 무작정 검을 치켜올려 세우며 다가오는 괴수들을 향해 돌격했다.




"저 무식한...!!"




"저게 하스의 스타일이지. 나도 간다!!"




그런데 녀석을 지켜보던 셀리나까지 갑자기 검을 뽑아들며 놈들에게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너까지 왜 그래!?"




그러나 케인은 달려가는 셀리나의 화살통에 남은 화살이 없음을 발견했고, 그 두 사람이 자신에게 상황을 이겨낼 방법을 생각할 시간을 주려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자식들이..."




터엉!!!




그 사이 하스가 먼저 괴수들 앞에 도착했고, 그는 주변에 남은 케인의 메테오 마법을 흡수해 사용했다.




"눈덩이 자식들에게는!! 뜨거운 불이 답이제에에!!!"




화르르르륵!!




콰콰콰쾅!!!




하스의 벨레미르에서 엄청난 양의 불타는 돌덩이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 모습은 마치 하나의 화산이 터지는 것만 같았다.




괴수들을 쓸어버리는 강한 위력.




하지만 그만큼 벨레미르의 내구도와 하스의 체력을 갉아먹는 기술이었다.




촤아악!! 촤악!! 촥!!




반면 셀리나는 재빠른 몸놀림을 이용해 예티나 안트리온 같이 몸집이 큰 녀석들을 위주로 암살을 해갔다.




그녀의 날카로운 반달검은 놈들의 목을 베기 딱 좋은 무기였고, 그녀가 공중제비를 돌며 전장을 휩쓰는 모습은 경이로울 정도였다.




그리고 이 둘을 한참이나 능가하는 사내.




한도 그 전장에 합류해 밀려오는 괴수들을 막아내기 시작했다.




후우우우웅-!!!




겉보기에도 흠잡을 곳 없어 보이는 깔끔한 동작, 그리고 발목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회전력을 이용한 힘.




그는 그 단순하면서도 기초적인 동작만으로도 엄청난 바람을 일으켜 놈들을 향해 강한 검기를 날렸다.




화아아아악!!




쐐기 같은 속도로 날아간 그 검기는 바실리스크, 안트리온, 예티 할 것 없이 종류를 불문하고 아주 깔끔하게 베어 넘겨버렸다.




콰아앙!!




"으아악!!"




그때, 광역 공격으로 바실리스크들을 처리하던 하스가 예티에게 공격을 당하고 말았다.




다행히 직접적으로 맞은 것은 아니었으나, 그 충격만으로 하스는 높게 튀어 올랐고 무방비 상태인 공중에서 이어지는 예티의 다음 공격을 피할 수는 없어 보였다.




후우우웅!!




예티의 주먹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하스를 향해 날아갔고, 공중에 뜬 그가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는 벨레미르를 이용해 막아내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그 짧은 찰나의 순간 하스는 깊은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벨레미르까지... 부서지면 어떡하지...?'




누군가 그의 머릿속 생각을 엿들었다면 한심하다고 비난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만큼 그에게 있어서 과거 부서졌던 검은 큰 충격이었고, 벨레미르는 다시는 부서져서는 안 되는 소중한 검이었다.




롭스에게 바실리 호가 있었던 것처럼 하스에게는 벨레미르가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그 벨레미르를 이용해 예티의 공격을 막아냈다가 검이 부러진다면 지금까지 성장했던 자신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만 같았다.




'젠장... 케인도 저렇게나 강해졌는데 난 이런 검을 들고도 고작 예티 따위에게...!!'




또, 그 걱정과 함께 벨레미르라는 명검과 지금껏 성장해 온 것에 비해 별 활약을 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들었다.




왜 나는 옆에 있는 한처럼, 판타나에서의 카츠처럼, 강하지 못한 걸까.




이게 나의 한계인 것일까.




그렇다면 난, 이들에게 쓸모 있는 존재인 걸까.




목숨이 걸려있는 중요한 순간에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는 한참이나 미련한 생각.




하나, 이 미련한 생각은 그 순간 하스에게 오랜 시간 동안 말을 걸지 않았던 벨레미르의 목소리가 들려오게 만들었다.




'나를 믿어라 하스.'




그와 동시에 하스는 자신의 심장을 울리는 듯한 묘한 떨림과 혈관에 흐르는 피의 순환, 온몸의 근육의 이완과 수축, 마지막으로 머리가 청량해지는 듯한 시원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느낀 이 모든 것들이 무엇인지 누군가에게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 스틸하트...!'




번쩍-!!




갑자기 전장에 퍼지는 눈부신 섬광.




괴수들도, 그에 맞서 싸우던 케인과 동료들도 모든 행동을 멈추고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크읏...! 갑자기 무슨...!?"




"... 스틸하트...!?"




그 엄청난 섬광 속에서 빛의 정체를 알아챈 것은 오직 한 뿐이었다.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드림 캐스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8 138화 23.09.22 17 3 10쪽
137 137화 23.09.21 15 3 10쪽
136 136화 23.09.20 18 3 10쪽
135 135화 23.09.19 17 3 10쪽
134 134화 23.09.18 16 3 10쪽
133 133화 23.09.17 16 3 10쪽
132 132화 23.09.16 17 3 10쪽
131 131화 23.09.15 18 3 10쪽
130 130화 23.09.14 19 3 10쪽
129 129화 23.09.13 20 3 10쪽
128 128화 23.09.12 20 3 10쪽
127 127화 23.09.11 18 3 10쪽
126 126화 23.09.10 19 3 10쪽
125 125화 23.09.09 20 3 10쪽
124 124화 23.09.08 21 3 10쪽
123 123화 23.09.07 19 3 10쪽
122 122화 23.09.06 20 3 10쪽
121 121화 23.09.05 20 3 10쪽
120 120화 23.09.04 20 3 10쪽
119 119화 23.09.03 21 3 10쪽
118 118화 23.09.02 18 3 10쪽
» 117화 23.09.01 21 3 10쪽
116 116화 23.08.31 19 3 10쪽
115 115화 23.08.30 20 3 10쪽
114 114화 23.08.29 18 3 10쪽
113 113화 23.08.28 22 3 11쪽
112 112화 23.08.27 21 3 10쪽
111 111화 23.08.26 21 3 11쪽
110 110화 23.08.25 19 3 12쪽
109 109화 23.08.24 18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