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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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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연재수 :
167 회
조회수 :
3,749
추천수 :
573
글자수 :
798,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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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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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110화

DUMMY

촤아아아-




"헉... 헉..."




"육지는... 아직이냐...?"




"... 앗, 저기...!?"




침몰되던 바실리 호를 이끌고 어떻게든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던 롭스와 선원들.




크라켄에 의해 길을 잃은 채 망망대해를 떠돌던 그들은 힘겹게 앞으로 나아가던 찰나, 저 먼 곳에 보이는 어떤 대륙을 발견하는 데에 성공했다.




"와하하핫!! 성공이다!!!"




"육지다!!!"




선원들 뿐만 아닌 케인 일행도 모두가 기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우선 안정적인 장소에 도착하면 케인 또한 소모한 마나를 회복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이 기쁜 순간 이들을 당황케 하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아쥴 항구가... 아닌데...?"




육지가 반가운 것은 사실이나 그곳은 바실리 호의 선원들이 바라던 곳이 아니었다.




눈이 가득 쌓여 새하얀 육지.




"서, 설마...?"




그러던 도중 한 선원이 그곳이 어디인지 떠오른 듯했다.




익숙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낯설지도 않은 곳.




"북, 북부 대륙이다!!!"




선원들이 힘들게 배에 차오르는 물을 퍼내고 남은 판자들로 겨우겨우 수리해 가며 도착한 이곳은 다름 아닌 북부 대륙이었다.




"맙소사... 북부라니..."




원하던 목적지가 아니라는 사실에 다소 실망하는 선원들.




해가 떠 있는 상태라면 방향을 찾는 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오랜 시간을 바다 위에 떠 있었고, 그 사이 바다만큼이나 변덕스러운 하늘은 이들을 도와주지 않았다.




몇 날 며칠 동안 우중충한 하늘은 이들의 방향감을 상실하게 했으며 결국 이곳까지 도달하게 만든 것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상황이 절망적인 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기적에 가까울 것이다.




이 마저도 아니었다면 이들은 망망대해를 떠돌다 결국에는 침몰해 가는 배와 함께 뱃사람의 죽음을 맞이했을 테니.




그래도 이들 중에서 북부 대륙에 도착했다는 것에 대해 만족스러워하는 이들이 있었다.




씰룩씰룩-




"하스, 표정 관리 좀 해."




바로 케인 일행.




원래 목적지가 북부 대륙이었던 그들은 이곳에 도착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좋은 상황인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기원하던 롭스와 선원들 앞에서 하스처럼 대놓고 입을 씰룩거리는 건 조금 무례한 행동임이 분명하다.




"아니다 케인, 그럴 것 없어."




그런데 그때 바실리 호의 선장 롭스가 이들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너희를 북부로 데려다주는 게 원래 약속이었으니까. 그리고 어디든 간에 배를 수리할 수 있는 육지에 도착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기적과도 같다."




"하하하하!!! 그럼 마음껏 웃어도 되겠군!!"




"... 끄응... 하스 제발 좀..."




눈치 없는 하스의 웃음소리는 너무나도 터무니없어 보여 내심 실망해 있던 선원들도 미소 짓게 만들었다.




케인은 여전히 그들의 눈치를 보고 있었지만 말이다.




쿠구구궁-




그 사이 바실리 호는 술에 취한 사람이 비틀거리며 집으로 돌아오듯, 힘겹게 물살을 가르며 북부 대륙의 항구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아직 이곳에 사는 사람이 있긴 한가 보군?"




멀리서부터 보이는 항구의 모습.




얼음 정령과 북부 대륙에 관한 이야기만으로는 그곳이 완전히 멸망해 버렸을 것이라 생각했던 하스는 의외의 광경에 흥미로운 듯이 말했다.




"아무리 얼음 정령이 타락했다고는 하지만 콜드빈 왕국과 관계없는 사람들까지도 무자비하게 죽여나간 건 아니니까. 그리고..."




"남부 대륙에서 그들의 이민을 받아주지 않는 것도 한몫했지."




아직 북부 대륙에 사람이 사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던 케인의 말을 롭스가 이어받아 그 어두운 내면을 말해주었다.




"받아주지 않는다고? 왜?"




"그들에게 얼음 정령의 타락한 기운이 스며들어 있다고 생각해서."




"뭐? 겨우 그딴 이유 때문에?"




호기심 가득한 하스의 질문에 롭스가 내놓은 대답은 그를 납득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강한 의문점을 남기게 만들었다.




"... 까지가 세간에 알려진 표면상의 이유고, 사실은 정치적인 면이 크다 애송이. 멸망했다고는 하지만 강성했던 북부인들이 행여나 남부 대륙에서 다시 그 세력을 키울까 염려되는 거다."




"하지만 이런 황폐한 대륙에서 살아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예전만큼의 힘은 되찾지 못할게 분명하기도 하고."




다시 롭스의 설명을 케인이 이어받았고 하스는 이해는 가지만 상당히 불편하다는 듯이 언짢은 표정을 한 채 생각에 잠긴 듯했다.




"안타까운 일이지. 하지만 더 안타까운 건 남부 대륙이 그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도 북부인 들은 우리를 미워하기는커녕 이 상황을 만든 자신의 선조들의 몫까지 자신들이 반성하고 있다는 거야."




"못 된 놈들이군."




하스는 괜히 자신이 남부 대륙을 대신해 그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정도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쿠구구구구궁-




"닻을 내려라!!!"




그러던 중 항구 앞까지 도착한 바실리 호는 부관 이샤라크의 명령에 의해 정박할 준비를 했다.




"사람들이 꽤 많이 있는데?"




그런데 또 한 번 호기심 대장 하스를 놀라게 만든 광경이 벌어졌다.




항구 앞에서 바실리 호를 손꼽아 기다리듯 모여 있는 사람들.




그 부분에 대해선 롭스가 다시 설명을 해주었다.




"북부와 남부를 잇는 건 우리 순항선이 전부였으니까."




"흐음...? 근데 아예 받아주지 않으면 이 사람들은 남부로는 못 가는 거 아냐? 설마 밀항이라도 하는 건가?"




"쿨럭!!"




그런데 그저 호기심에 물은 하스의 질문에 롭스가 상당히 당황한 듯 헛기침을 해대기 시작했다.




"크흠, 흠... 절~대! 그런 일은 없ㅈ..."




"롭스!!!"




당황한 롭스가 이런저런 변명을 하기도 전에, 항구에서 그의 이름을 부르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음? 누가 널 부르는 것 같은데?"




왠지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는 듯한 상황에 하스가 먼저 그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했고, 그는 나이가 조금 들어 보이는 듯한 키가 아주 작은 드워프였다.




"... 오랜만이군 갈린..."




갈린이라 불리는 그 드워프가 조금 좋지 않은 상황에 롭스를 부른 것일까, 롭스는 불편한 사실을 들킨 사람처럼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애써 그를 반겨주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예정된 날짜보다 늦지를 않나, 배는 또 왜 이렇고?"




갈린이 물은 것은 전혀 수상할 것 없는 당연한 질문이었으나 눈치 빠른 하스의 눈에는 그가 단순히 롭스의 안부만을 묻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갈린을 기준으로 그의 옆에 모인 여러 명의 사람들.




그런데 그들은 아쥴 항구 사람들과 비슷한 옷차림을 하거나, 마치 한 배의 선원과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짜악!!




"으하하하하핫!! 짜식!! 이런 좋은 일을 하면 한다고 그냥 말을 하면 되지!!"




롭스가 북부인들의 밀항을 돕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하스가 그의 등짝을 세게 후리며 호탕하게 웃어댔다.




"크흠... 널리 알린다고 좋을 건 없으니까..."




이미 하스가 눈치챘다는 것을 깨달은 롭스는 뒤늦게 변명해 봐야 구차해질 뿐 큰 의미가 없음을 잘 알고 있었고 사실을 말했다.




하지만 하스를 포함해 케인과 셀리나가 어떤 인물들인가.




갤리타스로부터 알 수 있다시피 범죄라 하더라도 그 의도가 선한 의도라면 얼마든지 눈감아주고 되려 친구가 되는 이들이다.




하스는 그런 롭스의 행동에 아주 바람직하다는 듯이 칭찬하며 좋은 친구가 생겼음에 속으로 충분히 기뻐했다.




여하튼 롭스는 안부를 묻는 드워프 갈린에게 크라켄에 대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설명해 주었다.




"크, 크라켄이 다시 나타났단 말인가!!!"




"아 것참, 이젠 죽었다니까 그러네."




롭스의 이야기에 꼭 하스처럼 호들갑을 떨며 반응하는 갈린.




"그렇군... 그래서 이번 배는... 언제쯤... 흠흠..."




무척이나 놀란 듯했지만 그보다는 더 중요한 부분이 있어 보이는 갈린의 물음에 롭스가 한숨을 퍽 내쉬며 바실리 호를 가리켰다.




"배가 저 꼴이니... 여기서 한 달 정도는 수리하고 출항 준비를 해야 할 듯싶은데."




"한 달이나!!!!!!!!!!!"




너무 긴 대기 시간에 갈린은 그 끔찍한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지 크게 소리를 지르며 제자리에서 빙빙 돌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잖아. 저래가지고는 반도 못 갈 거라고."




"휴우... 알겠네... 사람들에게는 내가 따로 전달해 두도록 하지..."




하지만 롭스의 말대로 이곳에서 충분히 정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만 했고, 갈린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듯했다.




"그보다 너희는 계속 이곳에 있을 건가?"




그러다 문득 케인 일행이 겪을 앞으로의 일정이 궁금해진 롭스의 질문에 케인이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아, 아니!? 일만 마무리 짓고 다시 돌아갈 셈이야."




"흠, 그 일은 얼마나 걸리지? 너무 오래 걸리지만 않는다면 돌아가는 배에 다시 태워줄 수도 있는데."




예상치 못한 롭스의 제안에 케인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했다.




"호오 그래? 그럼 우리야 좋지. 한 달 안에는 올 수 있도록 해볼게."




돌아가는 배편까지 준비되어 있다면 악몽을 회수하는 일정이 훨씬 더 단축될 것이었고 이는 케인 일행에게 아주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대체 어디서 뭘 하려는 건데?"




"음... 잘못된 일을 바로 잡는다고만 해두지. 지역은 콜드비리아 쪽이고."




"... 뭐? 콜드비리아...?"




케인의 대답에 조금 당황한 듯한 롭스.




그도 그럴 것이 케인 일행이 가려는 콜드비리아라는 곳은 이름에서 얼추 눈치챌 수 있듯 오래전 콜드빈 왕국의 수도가 위치했던 곳이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곳은 여전히 타락한 얼음 정령의 손길이 닿고 있는 곳이었고 그만큼 위험한 지역임을 의미했다.




평소라면 누군가 콜드비리아를 가지도 않겠지만, 간다고 한다면 어떤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 한들 뜯어말렸을 터.




하지만 크라켄과의 전투에서 강함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케인이었기에, 자신은 헤아릴 수 없는 어떤 할 일이 있으리라 믿은 롭스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이내 드워프 갈린을 불러 세웠다.




"이봐 갈린! 저번에 그 녀석... 누구였더라, 대뜸 북부 대륙에 와서는 여기저기 모험한다고 설치던 녀석 있잖아!"




갈린으로부터 누군가를 찾으려는 듯한 롭스.




그의 물음에 갈린 또한 누군가 떠올랐는지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아!! 그 녀석!! 에... 그게... 그... 이름이... 아! 그래, 아마 라프라우스라고 했던가?"




"아아 그래 맞아 라프라우스!!"




"... 롭스, 그게 대체 누군데?"




케인의 물음에 롭스가 피식 웃으며 라프라우스란 이름의 남자의 이야기가 나온 이유에 대해 말해주었다.




"우리도 잘은 몰라! 하지만 우리에게 빚진 게 있기도 하고, 부탁하면 너희가 그 지역을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안내해 줄 거야."




"... 라프라우스...?"




"그래, 먼저 콜드비리아에 가 있으면 우리가 녀석에게 전달해서 너희 편으로 보내도록 하지."




갑작스레 롭스로부터 북부 대륙의 안내원이 생기게 된 케인.




딱히 마다할 이유는 없었지만 뭐가 대체 우스운지 그 라프라우스란 남자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낄낄거리는 롭스와 갈린의 모습에 왠지 모를 불안감이 생기는 듯하다...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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