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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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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연재수 :
167 회
조회수 :
3,764
추천수 :
573
글자수 :
798,492

작성
23.08.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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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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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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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14화

DUMMY

후우우웅-!!




"크읏...!!"




한과 함께 얼음 정령을 찾아 나선 케인 일행.




그들은 갑자기 불어닥치는 눈보라에 휩싸이고 말았다.




"으아아아악!!! 우린 왜 맨날 이러는 거야!!!"




판타나 인근 숲의 폭우와 크라켄의 폭풍에 이어 또다시 눈보라라는 자연재해에 휘말리자 하스가 분한 듯 소리쳤다.




케인과 셀리나도 묵묵히 걸어 나가고는 있었지만 자신들에게 매번 닥쳐오는 이 시련에 어금니를 꽉 깨물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 유일하게 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묵묵하게 나아가는 사내가 한 명 있었으니.




"이쪽에서 쉬어가면 좋겠군."




숨 쉬는 것조차 버거운 이 매서운 눈보라 속에서도 강인하게 뚫고 나가던 한은 조금 움푹 파여 있는 공간을 발견했다.




비록 바닥까지 차가운 눈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이곳이라면 불을 피우진 못해도 이 살갗을 찢는 것 같은 바람을 피할 수는 있을 것이다.




"흐으으으드드드!!"




좁은 입구를 한이 손으로 눈을 걷어내 틈을 만들어내자 콧물까지 얼어 고드름을 대롱대롱 달고 있는 하스가 후다닥 들어가 버렸다.




"어서 들어와...!! 여긴 좀... 낫다... 흐드득!"




먼저 들어간 하스는 나머지 일행이 들어올 수 있도록 안쪽에서 눈을 더 파내 공간을 만들어냈고, 케인은 셀리나를 먼저 들여보내 주었다.




그리고 하스와 셀리나 두 사람은 당장에라도 온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은 이 상황 속에서도 케인과 한이마저 들어올 수 있도록 눈을 파내기 시작했다.




파파팍팍!!




한기에 손이 빨갛게 부어오를 정도로 눈을 파낸 하스와 셀리나 덕에 나머지 두 사람도 눈보라를 피할 수 있는 작은 공간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




"휘유...! 이래 가지고는 정령을 찾기 전에 우리가 먼저 죽겠는데...?"




한이 발견해 낸 공간 덕에 겨우 한숨을 돌린 하스가 말하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우리가 북부 대륙을 너무 얕본 걸까... 출몰하는 몬스터들 보다도 날씨가 더 고생시키는군..."




케인은 갑자기 난폭하게 뒤바뀌어버린 날씨에 곤란한지 바깥을 살피며 말했다.




"이곳은 우리가 살던 남부 대륙과는 차원이 다를 거야."




한은 이미 이런 기후가 익숙한지 별 달리 추워하는 것 같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담담하게 이 눈보라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휘오오오오오-




그러나 눈보라는 이들의 여정을 더욱 힘들게 만들려는 듯이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흐으으... 불이라도 피우면 안 될까...?"




바람을 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 한들 뼈 마디 사이까지 스며들어오는 한기를 이겨내는 건 쉽지 않은 일.




하스의 부탁에 셀리나는 마법을 이용해 작은 불꽃을 피워냈다.




"조금만 더..."




"안 돼 하스. 이 이상 불을 키우면 눈이 전부 녹아버릴 거야."




셀리나의 불꽃으로 이 한기를 이겨내기에는 어려웠지만 케인의 말대로 더 큰 불을 만들어냈다간 눈보라를 막아주는 주변의 눈들이 전부 녹아내려 없어질 것이었다.




온기가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어쩔 수 없이 이 정도에 만족해 버텨내야 했다.




꼬르르륵-




추위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니 배고픔이 밀려오기 시작했고, 하스를 시작으로 일행들의 뱃속에서 그 신호음이 들려왔다.




케인은 가방에서 출발 전 마을에서 챙겼던 식량을 꺼내 들어 동료들에게 하나씩 나눠주었다.




"오오옷...?"




그것은 빵 사이에 야채와 고기를 두툼하게 썰어 넣은 곤칠라라는 북부인들의 전통 음식이었는데, 마법으로 코팅된 용기 덕에 이 추위 속에서도 여전히 김이 모락모락 나며 따뜻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으흐으으음-"




하스는 곤칠라에서 나는 좋은 냄새를 맡으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고, 이는 다른 일행들도 잠시나마 추위를 잊게 해 주었다.




쩌억-




하스가 크게 한 입 벌려 먹자 곤칠라는 꽤 큼지막한 크기를 하고 있음에도 단숨에 절반이나 사라지고 말았다.




"푸핫!!"




그 모습을 지켜보던 셀리나가 웃음을 터뜨렸고, 케인과 한도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뼈가 얼어붙을 것만 같은 추위, 그에 더해 살을 찢는 칼바람.




하지만 이들이 함께 하고 있는 이상 북부의 매서운 눈보라도 크게 두렵지 않을 것이다.




...




그렇게 눈보라를 피해 좁은 공간으로 들어간 케인 일행.




어느덧 그들의 여정을 힘겹게 만들던 눈보라는 말끔하게 그쳐버렸고, 주변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고요해졌다.




스으으윽- 툭!




주변 나무에 쌓여 있던 눈이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해 땅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그 소리는, 이제 밖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리는 일종의 신호이기도 했다.




"눈보라가 완전히 그친 것 같군. 밖이 조용해."




어느새 이 아늑한 공간이 익숙해지고 배가 부르니 잠이 솔솔 오려던 그때, 한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모두를 깨웠다.




"으음... 쨥짭... 버, 벌써...?"




"벌써라니 이 자식아. 한 시라도 빨리 가야지. 녀석이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왠지 이곳을 벗어나고 싶지 않아 하는 듯한 하스에게 케인이 꾸짖듯 말하며 그를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케인,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그런데 먼저 한과 밖으로 나선 셀리나가 무언가를 느꼈는지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고, 한도 같은 것을 느낀 듯 고개를 끄덕여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곳에 온 뒤로 정령들이 나와 소통을 하려 들지 않는다. 마치... 우리를 적대시하는 것처럼 말이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말은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기온이 낮은 북부 대륙에서는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기도 했으니.




하지만 이어진 셀리나의 말은 케인을 포함해 모두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본디 엘프라는 종족과 친밀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는 정령들.




그런데도 셀리나를 적대적으로 대하고 있다는 건 심상치 않은 일이고, 이들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그것이 얼음 정령과 관련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놈이 우리의 존재를 눈치챈 모양이야."




케인은 조금 전의 갑작스러운 눈보라도 자신을 위협하려는 케인 일행의 존재를 알아챈 얼음 정령의 훼방이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젠장... 이거 계속 갈 수는 있는 거야? 마주하기도 전에 눈보라에 죽겠어!"




"어쩔 수 없지. 전부 이겨내고 놈을 회수하는 수 밖에는..."




하스가 난처해진 상황에 걱정스러운 듯 말하기는 했지만, 이들 모두 케인의 말대로 결국 그 고난을 모두 헤쳐나가야 한다는 게 현실이라는 건 잘 알고 있었다.




"... 셀리나, 혹시 에아리아가 그 정령들과 대화를 한다면 우리 편으로 회유할 수 있을까?"




정령이 이들의 존재를 알게 된 시점부터는 앞으로의 일이 너무 위험했고,




녀석의 수족과도 같은 부하 정령들은 계속해서 케인 일행의 동태를 살펴 보고할 것이기에 그는 바람 정령인 에아리아를 통해 다른 정령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바꿔볼 계획을 떠올렸다.




"흐음... 아무리 우리 곁에 있다 한들 같은 정령인 에아리아까지 적대시하진 않을 것 같다.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군."




그의 질문을 들은 셀리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어쩌면 정말 그 계획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럼..."




슈하아아악-




가능성이 없지 않은 계획.




그렇다면 망설일 이유 또한 없었다.




케인은 곧장 마법을 시전 했고, 잠시 후에 그의 포션에 담겨 있던 에아리아가 빛으로 새어 나와 만들어졌다.




"뺘뺘 빠리-뽀!!"




상황이 심각한 줄도 모르고 그저 케인을 다시 마주했다는 것만으로 기뻐하는 에아리아.




녀석은 한참 동안 그들 주위를 빙빙 돈 이후에야 조금 진정이 된 듯했다.




"뺘뺘잇? 뽀?"




차분해진 에아리아는 왠지 심각해 보이는 표정의 케인 일행을 보고는 걱정스러운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에아리아, 네가 해줄 일이 있어."




케인은 에아리아에게 얼음 정령과 지금 상황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했고, 이제는 엘프인 셀리나가 아니어도 인간의 말을 어느 정도 알아듣는 녀석은 고개를 끊임없이 끄덕거렸다.




"뺘!뺘!뺘!뺘!뺘!"




"... 알겠지?"




격하게 끄덕이는 에아리아의 모습에 케인은 녀석이 잘 알아듣긴 한 건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셀리나도 대화를 거절당하는 마당에 에아리아가 아니면 그 누구도 정령들과 대화를 할 수 없으니 말이다.




"뺘라라~ 뽀뽀~!"




에아리아는 걱정스러운 케인의 마음을 알긴 하는 건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향해 날아갔다.




"... 저 녀석, 저번보다 더 커진 것 같지 않냐?"




어쩐지 이전에 봤을 때 보다 조금 몸집이 불어난 것 같은 바람 정령 에아리아를 보며 말하는 하스다.




"어? 저거 정령인 것 같은데?"




그런데 그때 어디론가 날아간 녀석 앞에 북부 대륙의 정령이 나타났다.




그 모습으로 보아 조금 크기가 작은 얼음 정령인 것 같았는데, 케인의 예상대로 그 녀석은 에아리아와는 대화를 나누려 하는 것처럼 보였다.




"성공인가...?"




"조용히 해 봐 하스. 정령들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잘 들리지 않는다."




셀리나는 최대한 귀를 기울여 에아리아와 얼음 정령 간의 대화를 엿들었다.




희미하게 들려오는 정령들이 대화하는 소리.




조금 더 집중해서 듣자 북부 대륙의 칼바람 소리 사이로 정확하게 들려왔다.




"뺘뺘리삐- 뽀!! 뿌야 뽀!"




"미이잉- 삐뺘 미리냥뇨!!"




"... 우리가 대군주 플리샤보르를 화나게 했다는 군."




"플리샤보르?"




"우리가 찾는 얼음 정령의 이름인 듯하다."




"뺘뺫 뽀로 뿌! 빠- 야야뾰!"




"밍그루먕묭!? 미미먀묘!!"




"... 음...?"




그런데 정령들의 대화를 들으며 나머지 동료들에게 통역을 해주던 셀리나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에아리아의 말을 듣고 말았다.




"왜 그래? 뭐라는데?"




하스가 답답한 듯 물었으나 셀리나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피식 웃을 뿐이었다.




"뺘뺘-"




그리고 대화가 끝났는지 케인 일행에게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날아오는 에아리아.




녀석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애매모호한 지금, 뜻밖의 상황이 펼쳐지고 말았다.




쿠구구구구궁-!!




"히이익!!! 저, 저게 뭐야아아아아!!!"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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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126화 23.09.10 19 3 10쪽
125 125화 23.09.09 20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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