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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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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연재수 :
1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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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98,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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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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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11화

DUMMY

뽀드드득-




"히야~"




"... 이게 눈이라는 건가..."




롭스와는 한 달 뒤에 만나기로 하고 타락한 얼음 정령을 회수하기 위해 콜드비리아로 향한 케인 일행.




그들은 남부 대륙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눈을 신기해하며 이리저리 밟아 보고 있는 중이었다.




그중에서도 일 년 내내 따뜻한 엘프 숲에서만 자라왔던 셀리나는 아예 눈이라는 것이 생소할 따름이었다.




"흐드드듯... 근데 너무 추운 거 아냐...?"




하지만 눈에 대한 신기함은 잠시.




북부 대륙을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과 한기는 사람을 골라 피해 가지 않았고, 케인 일행 또한 그것을 고스란히 느껴야만 했다.




"과거엔 이렇게까지 춥지 않았을 거야. 사람들도 많았고, 무엇보다 얼음 정령이 한기를 막아주고 있었으니까."




케인은 어느덧 황폐해져 버린 콜드비리아의 주변을 살피며 조금은 씁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확실히 그의 말대로 이곳에 남아 있는 것이라곤 무너진 건물의 잔해와 땅을 새 하얗게 뒤덮은 눈뿐이었다.




생명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을 정도로 척박한 땅.




하지만 인간의 손길이 끊긴 이곳에는 그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알 수 없었고 그들은 그 위험을 헤쳐나가며 얼음 정령을 마주하러 가야 했다.




"후... 그러나 저러나 카츠는 그대로 죽은 건가...?"




판타나에서의 싸움을 토대로 더 이상 지체할 시간 따위는 없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은 케인 일행.




때문에 그들은 지금까지 쉬지 않고 계속해서 달려왔기에 심신이 지쳐 있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이들의 머릿속에는 잠깐이나마 함께 했던 카츠의 존재감이 지워지지 않았고, 바다처럼 드넓게 펼쳐진 새 하얀 눈을 보고 있자니 왠지 마음이 아련해진 하스가 먼저 그를 언급했다.




그리고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케인만이 풀어줄 수 있을 것이었다.




"... 엄밀히 따지면, 죽은 건 아냐."




"뭐? 그게 정말이냐!?"




케인의 대답에 하스가 놀라며 되물었다.




사실 하스는 카츠가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검술을 가르쳐주지는 않았지만 그의 싸움을 지켜보며 그 이상의 것을 배웠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은근히 많은 것을 함께 해왔다는 사실에 본인도 모르게 정이 들어 있었다.




그렇기에 카츠가 죽은 게 아니라는 케인의 말은 그를 무척이나 놀라게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케인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아 보였다.




"뭐야, 죽진 않았다며. 뭐가 문제야?"




그의 표정을 읽은 하스가 묻자 케인은 약간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는지 옅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카츠는 죽은 게 아니라 그전에 자연스럽게 내 포션으로 회수됐어. 녀석은 원래 회수해야 할 악몽이었으니까. 시간이 지나면 에아리아처럼 회복도 되고 얼마든지 다시 나타날 수 있겠지."




"그래서? 그럼 소환해 내면 되는 거 아냐?"




"... 하스, 생각보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냐. 카츠는 애초에 현실 속의 사람이 아니라고. 게다가 저번처럼 또 위협이라도 한다면..."




케인이 걱정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카츠의 존재 의미에 있었다.




물론 그가 이들 곁에 있다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큰 전력이 될 것이다.




하지만 케인의 친구 한과 맞붙기 위한 목표를 두고 함께하는 이상, 그것을 반대로 말하면 이들에게 큰 위험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하기도 했다.




만일 카츠가 마음이 변해 한과 대결을 펼친 이후에도 케인의 포션으로 돌아가지 않으려 한다면 그것대로 상당히 난감한 일이 될 것이다.




즉, 카츠가 지금 크라켄에 의해 포션에 들어가 있는 이 상황을 굳이 리스크 있는 선택지로 끌고 가고 싶지 않은 케인이었다.




"네 말도 맞네..."




케인이 망설이는 이유를 들은 하스는 이번만큼은 막무가내로 고집을 부릴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인정했다.




그만큼 케인과 자신에게 이 악몽을 회수하는 위험한 여정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 것인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케인도 그를 소환하는 것을 극구 반대하는 건 아니었다.




지금까지 카츠와 함께 해오며 적어도 그가 이 가설만큼 불명예스러운 사람도 아니고, 무엇보다 하스가 느꼈던 것처럼 케인 본인 또한 그에게 동료애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고민되는 결정.




두 사람이 깊은 생각에 빠진 사이 셀리나가 잠시 이 상황을 연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은 기다려보는 게 어떤가 케인. 그에게는 미안하지만 확실히 네 말대로 아직은 위험성이 너무 큰 존재다. 그렇다면 그를 제압할 수 있는 수단이 생겼을 때, 그때 불러내면 되는 것 아닌가."




케인과 하스 또한 생각해 둔 부분이었으나 입 밖으로 나온 셀리나의 말에 이들은 더욱 확신을 하게 되었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도 약속이니 한 녀석을 만났을 때는 불러내봐야지."




케인은 그녀의 말대로 조금 때를 기다려보기로 했고, 이 아리송한 고민은 잠시 넣어둔 채로 다시 목표지점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뽀드득-




이들의 발이 눈에 닿으며 그것이 뭉쳐져 부서지는 소리.




조금 전과 같은 소리였지만 이번에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세 사람은 추위 때문이 아닌 카츠에 대한 묘한 불편함에 침묵을 지키며 얼음 정령을 찾기 위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




한편 이곳은 북부 대륙의 어딘가.




케인 일행이 도달했던 척박한 땅 콜드비리아와는 다르게 숲이 무성한 곳.




그곳에 체격도 듬직하고 상남자스러운 시원시원한 얼굴을 가진 한 남자가 서 있다.




"후우! 바람 한 번 시원하군!"




북부 대륙의 차가운 한기를 시원하게 느껴버리는 이 남자.




그의 앞에는 북부 대륙에서 자주 출몰하는 서리 바실리스크의 사체가 놓여 있었다.




녀석에게서 흐르는 뜨거운 피가 새 하얀 눈을 붉게 물들였고, 이 사내는 놈의 가죽을 잘라 자신의 가방에 챙겨 넣었다.




그리고는 옆에 작게 피워진 불에 바실리스크의 고기를 천천히 익히기 시작했다.




"후후후, 맛있겠는 걸."




아니, 그렇진 않을 것이다.




독성이 있고 질기기만 한 바실리스크를 먹는 사람은 없으니.




하지만 이 사내는 이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바실리스크 고기를 보며 상당히 흡족해하고 있는 듯해 보였다.




"삐이이익-"




그런데 그때, 이 남자에게 북부에 뒤덮인 눈만큼이나 새하얀 전서구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음? 갈린인가."




전서구를 통해 새 소식을 전달받는 것이 익숙한듯한 그는 전서구의 발에 돌돌 말려 묶인 편지를 꺼내 읽었다.




'라프라우스, 콜드비리아로 향하는 무모한 녀석들이 있네. 롭스의 부탁이니 그들이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게 잠시 부탁하네.'




그 편지에는 갈린이 전한 케인 일행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 있었고, 아무래도 이 남자는 조금 전 롭스와 갈린이 말했던 라프라우스란 안내원인 것 같았다.




"흐음, 누군가를 데리고 다니는 건 영 내키진 않지만··· 갈린의 부탁이니 뭐 어쩔 수 없겠군."




왠지 그 드워프에게 작은 빚이 있어 보이는 그는 아직 덜 익은 바실리스크 고기를 뜯어먹으며 편지의 다음 내용을 읽었다.




'그리고 혹시나 서로가 알아보지 못할까 말해두는 건데, 그들의 이름은 하스 벨렘미르, 셀리나, 그리고...'




그것은 만에 하나 벌어질 충돌 사태에 대비한 갈린의 걱정이 담긴 케인 일행의 상세 정보였다.




"... 오호...?"




그런데 라프라우스는 그것에 적힌 이름들을 보며 무척이나 의외라는 듯이 놀란 표정과 함께 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




그렇게 다시 케인 일행의 상황.




그들은 언제 올지도 모르는 안내원 라프라우스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기에,




자신들이 알고 들은 정보로 얼음 정령을 찾아 떠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걷고 걸어도 주변에는 무너진 폐허와 하얀 눈만 있을 뿐 별 다른 진전이 없어 보이는 듯했다.




쿠구구구궁-!




그런데 그때, 눈 덮인 땅속에서 무언가 진동이 느껴져 왔다.




"뭐, 뭐지...!? 얼음 정령인가!?"




놀란 하스가 다급하게 자리를 피하며 소리쳤다.




"아니, 그러기엔 규모가 작다. 이 정도의 떨림이라면..."




그런데 훨씬 감각이 섬세한 셀리나는 고개를 저으며 무언가를 느낀 듯했다.




콰콰콰콰쾅!!!




케인 일행을 덮치듯 눈 속에서 튀어 올라온 위협적인 생명체.




"키에에에에에엑!!"




"바실리스크...!?"




이들 앞에 나타난 그것은 바로 북부 대륙의 서리 바실리스크였다.




다만 그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던 케인 일행은 바실리스크의 등장에 당황해 있을 뿐이었다.




"근데 뭔가 조금... 다르게 생겼는데?"




이전에 판타나에서 소환했던 바실리스크와 흡사하게 생긴 녀석.




하지만 그때 그 녀석과 달리 지금 눈앞에 있는 바실리스크는 하늘빛 피부와 고드름처럼 솟아난 뿔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한들 본질은 바실리스크.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생명체에 대한 적대심은 이들이 판타나에서 마주했던 녀석과 다를 바가 없었다.




"크아아아아악!!"




흥분한 녀석이 케인 일행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고, 그들은 갑작스레 벌어진 전투를 마주해야 했다.




태애애앵!!




놈의 묵직하고 강한 앞발이 하스를 향해 날아들었고, 그는 곧장 검을 꺼내 들어 공격을 막아냈다.




"흐음, 생각보다 괜찮은데?"




크라켄을 무찌르고 나서 쉬지도 않고 곧장 달려온 하스.




그럼에도 성장한 하스에게 이 정도의 공격은 큰 무리 없이 막아낼 수 있을 정도였다.




놈의 공격을 막아냈다는 건 하스가 반격을 하기에도 큰 무리가 없다는 것.




자신감이 생긴 그는 자신의 검에 닿은 더러운 바실리스크의 앞발을 흘려 쳐내며 공격을 이어나갔다.




"아쵸!!!"




촤아아아악!!




"... 저건 뭔 소리래..."




당황하긴 했지만 이제는 이들에게 별다른 긴장감을 주지 못 하는 바실리스크는 하스의 검에 목이 잘려나가며 죽음을 맞이했다.




“후후후, 나날이 성장하는 나란 남자. 내가 봐도 반할 수밖에 없군.”




성장한 자신의 모습에 잔뜩 심취한 하스가 음흉한 웃음을 지어 보이던 그때.




쿠구구구구구구구궁!!!!!




조금 전보다 훨씬 더 강렬한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뭐야!? 더 있는 건가? 후후후!! 얼마든지 와라!! 이 하스 벨렘미르 님이..."




또다시 등장하는 바실리스크에 하스가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놈들을 도발하려 했다.




이들 앞에 나타난 빼곡할 정도로 엄청난 수의 바실리스크를 마주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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