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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연재수 :
167 회
조회수 :
3,718
추천수 :
573
글자수 :
798,492

작성
23.08.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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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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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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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13화

DUMMY

쿠구구구궁-




심하게 울리며 케인 일행이 땅속으로 빠져들어가기 시작했다.




"키에에에에엑!!!"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서는 또 한 번 땅이 울리게 하는 존재의 정체의 비명과도 같은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이건...!?"




밑으로 빨려 들어가며 그 존재를 눈치챈듯한 케인.




그것은 바로 설원 안트리온이었다.




안트리온은 모래나 눈 따위에서 몸을 숨기고 함정을 판 뒤 그 함정에 걸려드는 동물이나 몬스터들을 잡아먹어치우는 녀석이다.




그리고 그 함정의 기반이 모래냐 눈이냐에 따라 사막 안트리온, 혹은 설원 안트리온이라는 명칭이 붙었고 그중에서 설원 안트리온이 지금 케인 일행에게 나타난 것이었다.




"이 녀석은 좀 귀찮겠는 걸...!!"




안트리온이라는 몬스터가 그 자체로만 보면 사실 엄청나게 위협적인 녀석은 아니었다.




하지만 함정을 파놓고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는 어딘가에서 몸을 숨긴 채 먹이를 기다리는 녀석은 여간 까다로운 상대가 아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녀석의 위치만 알고 있다면 케인이나 하스, 셀리나가 어떻게든 대처를 할 것이다.




그러나 함정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이 상황.




그러니까 몸을 움직이기도 버거운 지금 상황에서 끝도 없이 파묻힌 안트리온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조금 전 바실리스크들을 상대할 만큼의 대규모 광역 마법을 사용한다면 어떻게든 놈을 처리할 수도 있겠지만 얼음 정령을 상대해야 하는 케인으로써는 상당히 불쾌한 일이었다.




이 끊임없이 아래로 빨려 들어가는 함정은 케인 일행의 몸을 움직이지도 못하게 했을뿐더러 몸의 힘을 빼내 축 늘어지게 만들어가는 것 같기도 했다.




"흐으으윽..."




왠지 이상한 소리를 내며 꼼짝도 하지 못한 채 빨려 들어가는 함정에 몸을 맡긴 하스.




"쳇...!"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있기에는 이 안트리온의 함정은 너무 위험했고 결국 보다 못한 케인은 이곳을 빠져나가기 위한 작은 마법을 시전 하려 했다.




슈하아아악-




케인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아까운 마나소모.




하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는 일이었고 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번쩍-




그런데 그때, 온몸이 꽁꽁 묶인 케인의 시야에 무언가 반짝거리는 것이 스쳐 지나갔다.




"... !?"




그리고 그것을 정확히 인지하기도 전에 케인은 털이 곤두설 정도로 소름 끼치는 기운을 느꼈다.




씨잉-




서걱!!




그와 동시에 그 반짝거림은 시원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주며 케인 일행이 빨려 들어가는 함정 한가운데를 매우 빠른 속도로 베어버렸다.




"검...?"




검을 주로 다루는 자이기 때문인 걸까, 이들 중에서 그게 무엇인지 느낀 사람은 하스뿐이었다.




그는 조금 전의 반짝임이 하나의 검기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고, 그의 생각대로 함정을 스쳐 지나간 것은 누군가가 날려 보낸 검기였다.




그리고 이 검기는, 이내 엄청난 위력을 선보이며 케인 일행을 죽음으로 몰고 가던 함정을 완전히 붕괴시키고 말았다.




콰콰콰콰콰콰콰콰!!!!!!




"미친... 이 힘은 대체...!?"




하스는 그 말도 안 되는 힘의 검기를 보고는 이 공격의 주인이 카츠 이상의 실력자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대체 이 멸망에 가까운 북부 대륙에서 그 정도의 실력을 가진 이가 누가 있단 말인가.




이런 생각들은 하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으나 이내 하스는 그것이 아무 의미 없는 고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쿠구구구궁-




"키에에에에엑!!!"




정체 모를 검기로 인해 완전히 그 효력을 잃어버린 안트리온의 함정.




그 때문에 녀석은 화가 났는지 이전보다 더욱 시끄러운 괴성을 질러댔다.




그 소리가 얼마나 큰지 아직 함정의 늪에 빠져있는 케인 일행은 귀가 당장에라도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아우 시끄러!!!!!!!"




안트리온이 내는 엄청난 소음에 무척이나 고통스러워하는 하스.




하지만 잠시 후 조금 전 검기의 주인은 이러한 그의 고통도 덜어주었다.




후우우우우웅-!!!!




조금 전의 깔끔하고도 날카롭던 검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




이번에는 묵직하면서도 파괴력 있는 예리한 검기가 눈에 보일 정도의 형상을 만들어내 땅속을 향해 날아갔다.




아마도 그것은 땅속 어딘가에 숨어 있는 안트리온을 향한 공격일 것이다.




촤아아아악!!!!!




그리고 그 예상답게, 밑으로 향한 검기는 완벽하게 숨어 먹이를 기다리던 안트리온을 완전히 반으로 갈라버렸다.




"키에에에엣!!"




어째서 몬스터들은 다들 비슷한 소리를 내는 것일까.




그건 몬스터 학자들도 아직 풀어내지 못한 미스터리이기도 하다.




어찌 됐든 그 소리는 녀석이 죽음을 맞이했다는 게 확실하단 의미였고, 더 이상 땅을 울리는 진동도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후우...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뻔했네..."




가까스로 살아남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하스.




물론 케인이 최후의 방법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결코 죽을 일은 아니긴 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번엔 케인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도움으로 이들이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이었다.




안트리온이 죽으며 세 사람의 몸을 꽁꽁 묶어두고 있던 함정이 완전히 풀렸고, 그들은 겨우 다시 지상으로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주르르륵-




"으아아악!!"




이따금씩 미끄러운 눈에 하스가 다시 저 아래까지 떨어져 버리고 말았지만 말이다.




"후우... 눈은 아름답지만 여정에 있어서는 쉽지 않은 걸림돌이군..."




마찬가지로 조금 힘겹게 올라온 셀리나가 자신의 옷에 묻은 눈들을 손으로 쳐내 털어버리며 말했다.




하지만 지금 그 눈보다 중요한 게 있었다.




"... 언젠간 익숙해지겠지. 그보다 우릴 도와준 사람은 대체 누구지...?"




당장은 케인 일행을 돕긴 했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낯선 이는 언제든지 적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케인은 함정 속에서 올라오자마자 가장 먼저 그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 어...!?"




그런데 그의 앞에 서 있는, 그러니까 케인 일행을 도운 자의 정체는 완전히 뜻밖의 남자였다.




"어떤 바보 셋이 콜드비리아를 겁도 없이 유랑하고 있다더니, 그게 너일 줄이야... 케인."




어째선지 케인을 알고 있는 듯한 남자.




"잉? 누구야? 케인, 아는 녀석이냐?"




뒤늦게 올라온 하스가 조금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




그러나 경계심 가득한 하스와는 다르게 케인은 무척이나 환해진 얼굴로 그 남자를 보며 인사를 건넸다.




"너 이 자식... 여기 있었냐... 한...!!?"




"한? 한이라면... 네 그 친구...?"




케인의 말에 다시 그 남자의 인상착의를 위아래로 훑어보기 시작하는 하스.




듬직한 체격에 짧고 검은 머리칼, 검사라는 게 너무나도 잘 어울릴 정도로 시원한 외모.




무엇보다 하스 자신처럼 무겁고 거대한 검을 들고 있는 그는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케인으로부터 들어온 '한'이라는 남자의 모습과 매우 유사했다.




그렇다.




지금 이들 앞에 나타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케인의 오랜 친구이자 카츠의 목표와도 같았던 한이었다.




"... 어떻게 된 거야? 네가 왜 여깄어?"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반갑기는 하지만 그가 왜 여기 있는지는 조금 혼란스러운 케인이 물었다.




"알다시피 나야 뭐 여기저기 잘 다니잖아. 이런 곳에 있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지."




"그렇긴... 하지...?"




"그보다 케인 너와..."




사람 좋은 얼굴로 싱긋 웃으며 능글맞게 대답한 한은 케인 곁에 있는 하스와 셀리나를 살피며 말을 이어나갔다.




"동료들이 이곳에 있는 이유를 더 알고 싶은데?"




하기야 한은 평소에도 세계 이곳저곳을 누비며 생활했기에 그가 어디에 있든 크게 이상하진 않겠지만,




반대로 그에게 있어서 매일 같이 변방의 작은 마을에서, 그것도 마을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숲에서 홀로 포션 상점을 운영하던 케인이 이곳에 있다는 건 상당히 어색하고 의외인 일이었다.




한은 다른 사람과 달리 케인의 가장 오랜 친구이자 친한 친구였고, 케인은 그에게 지금까지 자신이 겪어왔던 일들과 그 여정을 떠난 이유에 대해 숨길 필요가 없었다.




...




타닥- 타다닥- 타타탁-




너무 오랜 시간만에 다시 재회하게 된 케인과 한은 추운 콜드비리아의 안전한 어딘가에서 불을 피워 놓은 채 이야기보따리에 가득 담겨 있던 회포를 한참이나 풀어냈다.




그리고 조금은 당연하게도 세상에 풀려난 악몽들과 특히 카츠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한의 표정은 어두워진 듯했다.




"... 미안, 상황이 급박해서 그런 약속을 할 수밖에 없었어. 네가 거절한다면 굳이 녀석을 소환해 낼 일은 없을 거야."




한에게 어떤 말도 전하지 않고 카츠와 대결을 한다는 약속을 대뜸 해버렸던 케인은 그게 미안했는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사과했다.




"흐음... 네 입장은 이해해 케인. 중요한 건 그보다 이 북부 대륙 어딘가에 그 얼음 정령이 또 나타났다는 거지."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한은 카츠의 존재보다 또다시 북부를 위협할 얼음 정령의 등장을 더욱 염려하는 듯했고 심각해진 그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했다.




"안 되겠군. 적어도 놈을 처리할 때까지는 내가 함께 해야겠어."




"쿨럭!!"




"프헥!!"




"... 뭐라고...?"




케인의 이야기를 듣고는 대뜸 여정에 합류하겠다는 한의 말에 셀리나와 하스, 그리고 케인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케인, 네가 강해졌다고는 하지만 정령은 그렇게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냐. 그건 네 동료 셀리나가 더 잘 알고 있겠지."




"... 맞는 말이다. 정령은 홀로 싸우지 않으니까."




얼음 정령과의 싸움을 걱정스러워하는 한의 말에 셀리나가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두 사람의 말대로 정령은 싸움이 일어나면 주변의 동료 정령들의 도움을 받아 힘의 차이로 적을 압도한다.




특히나 정령들 중에서도 최상위급에 속하는 이 얼음 정령이라면 녀석을 따르는 다른 정령들도 수도 없이 많을 것이고 그만큼 속성을 통해 공격하기도 힘든 상대였다.




"내가 필요할 거다 케인."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한은 다시 한번 진지한 얼굴로 케인에게 말했고, 마침 카츠의 빈자리로 전력이 부실해졌던 케인 일행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가 없었다.




때문에 케인은 이 일과 전혀 관련이 없는 한이 피해를 입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음에도 고개를 끄덕여야만 했다.




"좋아. 그럼 놈이 어디 있는지 찾아보자고."




그렇게 한이 합류하게 된 케인 일행은, 다시 콜드빈 왕국의 얼음 정령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기 시작했다.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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