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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립도서관의 호구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무슨
작품등록일 :
2021.05.12 11:30
최근연재일 :
2021.06.23 19:50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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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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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글자수 :
291,890

작성
21.05.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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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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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2쪽

골렘(2)

DUMMY

바닥에 나뒹굴어 고통을 표현할 새 없었다.

골렘이 파편을 마구 던지기 시작했다. 아이가 뒤쪽에 있으니 피하는 것보다 실드가 낫다.

실드를 펼치려 마법도구를, 어라 수정구가 어디 갔지? 날아오는 파편을 피하며 주머니와 주변을 둘러봤다.

아까 의자에 부딪치면서 반 토막 난 수정구가 있었다. 반쯤 울먹이는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괘, 괜찮아! 쪼개져도 마법도구에는 마석이 함유되어있으니 아직 마법 쓸 수 있어!”

“히잉.”


지금까지 쓴 마법보다 규모가 작아지고, 하급 도구의 반쪽으로 각각 1회용밖에 안 되지만 아이를 안심시키지 위해 말하지 않았다.

각 손에 반쪽씩 들었다.

오른 손에 쥔 반 토막 난 수정구에 마나를 아슬아슬 할 때까지 채우고 실드를 펼쳤다.


“이 반쪽 구슬에 마나를 담았어. 다 떨어질 때까지 실드가 살아있을 거야. 거기서 기다려. 알았지?”

“···네.”


울지 않으려는 듯 아이는 턱에 힘을 주고 끄덕였다. 다른 수정구 조각에 마나를 주입하면서 레인을 불렀다.


“레인, 아니 브라이트 선생! 골렘을 촉촉하게 만드는 거 말고. 뭔가 의견이 있으면 지금 말해주세요.”

“바람이나 땅의 속성마법?”

“구슬이 반 토막 나서 주로 쓰는 마법 외엔 못쓰니까 패스할게요. 아님 브라이트 선생이 하던가.”


사람마다 다르지만 다른 속성의 마법을 쓰려면 마나의 배 이상을 사용해야한다.

그 마나를 운용을 돕는 게 도구인데 지금 내 유일한 도구가 이 꼴이라.

나와 레인 둘의 주로 쓰는 속성이 불이라 더 쓸모가 없었다. 내 마법 실력을 믿는다!


“적당히 구워놓을게! 구슬이 이래서 위력이 반도 안날거야.”

“야!”

“뒷처리를 부탁한다!”


나에게 삿대질하며 항의하는 레인에 반응해 골렘의 반쯤 돌아갔다.

골렘에게 뛰어드는 내 쪽으로 급하게 몸을 틀어 골렘 몸에서 나무 부러진 소리가 들렸다.

바닥과 여전히 붙어있는 골렘 오른 하단으로 파고 들었다.

골렘이 내 머리 위로 자신의 일부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려찍었다.

이동마법을 쓸 수 있으면 편하지만, 그것도 속성의 마법이라 지금은 쓰기 어려웠다.

서가와 의자, 책상이 얽히고설킨 골렘 내부로 엉금기어 들어갔다. 벌레 쫒듯 골렘은 더 격하게 몸을 틀며 반항했다.


“야, 가만히 좀 있어.”


골렘이 내 말을 들어줄리 없었다.

내가 있는 부위를 긁다못해 골렘이 몸통을 들썩였다. 골렘 몸통이 붙어있는 바닥도 들썩거렸다.

골렘의 반항이 심해서 결국 골렘의 핵인 마법서를 직접 뽑아오는 것을 포기했다.

핵만 없으면 될 거 아니냐. 최대한 핵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

반 쪼가리 수정구에 마나를 넘칠 정도로 쑤셔 넣었다.

불 속성으로 가득 채운 내 마나를 버티지 못한 수정구 반은 불티처럼 흩어졌다.


“불태우지 마! 아니, 안에 있는 마법서라도 빼내!”

“네네.”


손에 닿는 몇 권을 수거했다.

불티가 나무로 된 서가와 책상, 의자 등에 닿자 집어 삼킬 듯 불길이 커졌다.

내 쪽으로도 불이 번지자 멋없이 다시 뒷걸음질로 기어 나왔다.

밖까지 무사히 나오자 골렘은 활활 불타고 있었다. 말끔하게 골렘만 태우는 내 실력이 쓸 만해 만족했다.

황망한 표정의 레인이 보였다. 내 품 안의 책을 레인에게 몽땅 넘겼다.


“뭐 하세요, 브라이트 선생. 제가 태웠으니까 선생이 불 끄세요. 아님 마법도구도 없는 내가 끄리?”

“너, 미쳤구나.”


레인은 다시 그 물방울을 하나하나 만들어 골렘에 던졌다. 김이 안개처럼 퍼졌다.

이제 애를 데리고 로비로 나가야지.

이제 대부분 불이 꺼져 골렘이 아닌 타버린 축축한 나무 무덤이 되었다.

그걸 구속할 마나가 없어 나무더미가 내 쪽으로 천천히 쓰러졌다. 난 괜찮은데.

애가 있던 자리를 고개를 돌렸다. 애가 보이지 않았다.


“아, 아가!”


아이는 나를 향해 전속력으로 뛰어와 부딪쳤다.


“형!”

“너 가만히 있으라니까!”


덮치는 나무더미에 하는 수 없이 감싸듯 아이를 안았다. 꽤 아프겠지.

쿠루릉.

아프지는 않고 무너진 소리만 들렸다.

헤헤. 아이가 품속에서 아직 실드 마법이 건재한 수정구 조각을 들고 있었다.

이미 마법 시간이 끝난 줄 알았는데.


“너 혹시 수정구에 마나를-.”


중년의 남성이 갑자기 2관 문 앞으로 나타났다. 주변을 살피고 온몸으로 고함을 질렀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콧수염이 꿈틀거리며 분노를 토한 남자는 불타고 젖은 나무더미를 보고 비명을 질렀다.

타버린 몇몇 책도 보고 또 비명을 질렀다.

시끄러운 와중에 품에서 아이가 꼼지락 거렸다.


“···여기.”


작게 속삭인 아이는 효용을 다해 쓸 수 없는 수정구 반 토막을 내게 주었다.

주변눈치를 보며 품에서 슬금슬금 빠져나갔다.

그런데 저 사람, 도서관에서 높은 사람인가. 잘 보여야겠다.

첫인상은 망했지만 조금이라도 괜찮게 보이기 위해 로브에 붙은 재를 털어냈다.

레인이 성큼성큼 다가와 몰래 빠져나가던 아이의 뒷덜미를 잡아챘다.

콧수염 남자가 홱 돌아봤다.


“글래드, 또 너냐!”

“아니, 아니에요. 책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갑자기 뭐? 아무렇지도 않은 책이 혼자 폭주해 또 골렘이 만들어졌다는 거냐!”

“진짜에요!”


콧수염 남자의 일갈에 글래드는 레인 손에서 시무룩해졌다.

아이의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곧 울음을 터트릴 것 같았는데도 아무도 달래주는 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글래드를 노려보던 남자의 시선에 슬쩍 끼어들었다.

움찔거리는 콧수염을 모르는 체 남자 앞에서 태연하게 말했다.


“진정하세요. 마법서에 마나가 자연적으로 축적되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마법서가 폭주 할 수 도 있죠.”


콧수염 남자는 레인에게 내가 누군지 눈짓으로 묻는 게 보였다.

왜 걔한테 물어. 레인이 대답하기 전 나서서 자기소개를 했다.


“오늘부터 일하게 된 로소라고 합니다.”


눈을 가늘게 뜨며 위아래로 재보는 게 느껴졌다.


“자네가 그레이스 선생이 말하던 그 사람이로군?”

“맞습니다.”


저 멀리서 나 대신 레시아 그레이스가 대답했다.

조심스레 닫힌 2관의 문에서 긴 다리로 몇 번 걸어 나무더미 근처로 왔다.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미소로 레시아는 남자에게 날 소개했다.


“제가 도서관에 추천한 로소 선생님입니다. 관내 모든 이용자들을 내보냈습니다. 크리스틴 선생님이 현관에서 통제중이죠. 로소 선생님, 이쪽은 리콜 팀장님이셔. 도서관내 자료실을 총괄 하고 계시지.”


옷에 티클 없이 멀끔한 사람들 사이에 서있으니 재투성이 로브가 더 허름해 보였다.

소리 없이 울던 글래드의 코 먹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이 사태가 이 아이의 잘못이 아닐 수 도 있다는 겁니다. 그걸 조사해야하죠.”

“그렇다면 마법서가 관내 대출 나갈 때 미리 마법서의 마나를 덜어내지도 찾지도 못한 브라이트 선생님과 자네에게 책임이 있다는 거군?”


레인 쪽으로 뒤돌아보자 눈을 부라리는 레인과 눈 맞았다. 자길 끌어들이지 말라고 욕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레인이 바로 리콜 팀장에게 보고했다.


“데스크에서 확인 후 대출 했습니다. 오늘 대출 나간 도서 중 폭주 할 만큼의 마나가 쌓은 마법서는 없었습니다.”


레인은 오늘 관내 대출도서 목록을 흔들었다.


“자연적으로 마법서가 폭주 할 확률은 현저히 적습니다. 고의적인 마나 주입으로 인한 폭주입니다. 무엇보다 오늘 골렘 관련 서적은 그 녀석이 빌려간 것 외엔 없습니다.”

“이 책인가요?”


언제 나무 더미에 올라갔는지 레시아가 반쯤 재가 된 책을 꺼냈다. 골렘의 핵으로 기동했던 책이었다.

불타고 젖은 책등의 제목이 희미하게 남아있었다. <초보자를 위한 골렘 제작 입문서>.

여전히 레인의 손에 붙잡혀 있는 글래드에게 물었다.


“너 혹시 불법··· 비공식 마법사니?”

“비공식으로도 마법사 될 수 있어요? 평민이라도 가능해요?”


음, 마나 요동은 없으니 거짓은 아니네. 글래드가 밝은 목소리로 물어봤다.


“아니.”


레인이 칼 같이 잘라냈다.


“마법 아카데미에서 졸업하거나 마탑에 정식 마법사 허가를 받아야 해. 너희 같은 평민들은 아주아주 되기 어렵지.”

“맞아. 그 말은 불가능이 아니라는 거지.”


이번엔 내가 레인의 말을 바로 부정하자 레인이 노려봤다.


“나는 가능했으니까.”


글래드의 눈은 희망으로 반짝였다.

글래드가 나무더미를 더 뒤지다 핵으로 쓰였던 골렘 제작 입문서를 리콜 팀장에게 줬다.

리콜 팀장은 페이지를 천천히 넘기며 인상을 썼다.

책에 성한 페이지 하나 없어 내가 눈치가 보였다.


“글래드, 이번에는 배상을 해야 할 거다.”


리콜 팀장의 말에 글래드가 깜짝 놀라 소리쳤다.


“제발 봐주세요! 아니, 제가 변상할 테니까 말씀 하지 말아주세요!”

“네가 어떻게 이 거액을 변상한다는 거지? 도서관 허가서를 내놔라.”


파르르 떨던 글래드의 눈은 이내 질끈 감겼다. 소중하게 리본까지 묶인 양피지를 꺼냈다. 레시아가 건네받아 돌돌 열어 확인했다.


“도서관 입장 허가서 맞습니다.”

“그럼 보증해주신 분께 연락을 드리도록 해. 그 전에.”


리콜 팀장은 글래드를 대했을 때와 생판 다르게 레인에게 아주 공손한 태도로 물었다.


“브라이트 선생님, 도서관에서 불 마법은 최대한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했습니다. 물론 피치 못할 사정이셨겠지만 변상문제에 대해서 조금 상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예의 차리다 못해 리콜 팀장은 거의 굽신거렸다. 미래의 상사의 아부는 볼거리가 되지 못했다.

한편 레인은 리콜 팀장의 이런 태도를 익숙하게 받아드렸다.

글래드를 레시아에게 인계했다. 레인은 나를 보며 조소했다.


“애석하게도, 제가 아니라 저쪽의 선생의 작품입니다.”


레인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돌리던 리콜 팀장은 나와 눈이 마주쳤다.

리콜 팀장의 눈썹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았다. 콧수염도 같이.

화를 억누르듯 나에게 천천히 말했다.


“로소 선생도 도서관 입장 허가서를 보여주시죠.”


망할 놈의 도서관은 뭘 또 달래. 제발 미리 말해줘.


“그냥 들어와서 없는데요.”

“그레이스 선생?”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손상된 책들을 주워 살피던 레시아는 리콜 팀장에게 말했다.


“로소 선생님의 신원은 제가 확인하였고, 제가 보증도 합니다.”

“네가?”

“네가 없는 사이 전쟁에서 공로 인정받아 나 남작되었거든? 벌써 2년 전이야.”


많은 일이 있었네. 잠깐, 이거 도서관에서 탈출 할 수 있는 기회 아닌가?

냉큼 손을 들었다.


“저! 그만 두겠습니다! 오늘 하루 동안이지만 감사했습니다!”


도망가기위해 마법을··· 수정구 깨졌지.

레시아가 뛰어 나가려던 내 로브 모자를 잡아 당겼다.

휘청거리는 내 몸을 돌려 다시 팀장을 보도록 했다. 레시아는 신나 보였다.


“로소선생님~. 제가 보증을 한다고 해도 이렇게 거액의 변상금을 달아놓고 가면 안 되지요.”

“이런 억지가 어디에 있어!”

“여기저기 도서관에 붙어있는 공지에요~.”


그걸 미리 말해달라고. 어쩐지 저 썩을 레인 놈이 지 주특기 불 마법도 안 쓰고!

쬐간한 물방울이나 만들며 장난치고 있더라니! 그냥 나 쫒아내 줘!


“이런 게 어디 있어!!!”

“여기 있다. 팀장님, 배상도 바로 받으면 좋지만 저희는 항상 인력이 부족하잖아요? 마침 굴러- 일하러 온 마법사가 있잖습니까?”


레시아가 약장수처럼 날 소개하기 시작했다.


“신원 파악! 보증인까지 완벽! 브라이트 선생과 마법 실력은 호각! 그리고 무엇보다 최근에 집까지 사서 빈털터리입니다! 도망도 못갑니다. 이보다 최적의 조건의 일꾼을 찾기 힘듭니다.”


그 말을 듣고 난 리콜 팀장도 다시 나를 보는 눈이 어째 흐뭇했다.


“큼! 어쩔 수 없지. 월급 삭감으로 변상하기로 하고-.”


쾅!

2관의 문이 거칠게 열렸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좋은 저녁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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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립도서관의 호구가 되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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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거대 마수(1) 21.05.27 39 5 13쪽
23 드래곤 21.05.26 52 5 13쪽
22 정찰대(2) 21.05.25 43 6 13쪽
21 정찰대(1) 21.05.24 52 6 12쪽
20 스승님 21.05.23 56 7 13쪽
19 온실 21.05.22 70 7 12쪽
18 감사(2) 21.05.21 75 5 12쪽
17 감사(1) 21.05.21 70 6 12쪽
16 강도!(3) 21.05.20 70 6 13쪽
15 강도!(2) 21.05.20 66 5 12쪽
14 강도!(1) 21.05.19 73 6 12쪽
13 보관계약(2) 21.05.19 67 5 12쪽
12 보관계약(1) 21.05.18 75 5 12쪽
11 도둑? +1 21.05.18 74 5 12쪽
10 연체 도서(4) 21.05.17 77 6 12쪽
9 연체 도서(3) 21.05.17 70 6 13쪽
8 연체 도서(2) +1 21.05.15 92 5 11쪽
7 연체 도서(1) 21.05.15 103 4 11쪽
6 영상저장구 21.05.14 125 5 12쪽
5 결투 +1 21.05.14 150 6 12쪽
4 골렘(3) 21.05.13 204 7 12쪽
» 골렘(2) +1 21.05.13 255 8 12쪽
2 골렘(1) 21.05.12 358 11 11쪽
1 시작 21.05.12 548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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