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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서재입니다.

왕립도서관의 호구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무슨
작품등록일 :
2021.05.12 11:30
최근연재일 :
2021.06.23 19:50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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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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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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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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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강도!(2)

DUMMY

어린아이니까 굳이 몸수색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글래드가 내게 수정구를 넘겼다. 달래는 척 하며 덩치의 눈치를 살폈다.

덩치는 1관 구경을 하고 있었다. 주머니에 넣어 만져보니 하급 수정구였다. 나도 최대한 작게 말했다.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해, 알았지?”


굳은 얼굴로 글래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마라, 내가 너한테 위험한 걸 시키겠니. 덩치가 철문 너머를 가리켰다.


“돌머리, 저 문은 뭐야?”

“···나 돌머리 아니고, 서가 복도로 가는 문이지.”

“돌머리에 대답했으면 돌머리지.”


덩치는 혼자 킬킬 거렸다. 내가 깨어나서 지금까지 상황을 보아하니 이들은 계획을 세워 습격했다.

계약 성사부터 하루 밖에 없는 시간인데도 중간을 오가는 마차를 탈취한 것도 아니고 신전 앞 경비가 뻔히 있는데 마차 내부에 잠복이라니.

그때 계획을 깨트릴 생각이 떠올랐다.


“뭘 째려봐? 돌머리라고 한 게 그렇게 기분 나쁘냐?”


저 덩치는 묶지도 않은 인질을 두고 돌아다닐 정도로 아둔했다. 도발도 쉽게 당할 거 같다.

계획을 세운 사람이 따로 있고, 저 놈은 그저 따르는 놈이라면 계획에 벗어나면 혼자 생각을 못 하겠지. 그리고 저 녀석은 여기 혼자 있다.


“궁금한 점이 있어서. 왜 1관 책도 비싼데 안 가져가?”

“어엉? 알 필요 없잖아.”

“일반도서도 비싼 거는 마법서 만큼 값나가는데? 너도 모르냐?”


날 노려보며 덩치가 칼을 치켜들어 내 앞에서 휘적거렸다. 역시 위협뿐이다.

저 비싼 마법교란장치를 세 대나 가지고 강도짓을 하러왔다. 저들은 그저 제압만 하고 아무도 안 죽이려고 한다. 좋아. 확인했으니 좀 더 배짱 있게 나갔다.


“무슨 수작 부리려고?”

“마법사들은 원래 궁금한 거 못 참거든. 그래서 왜? 왜?”


덩치가 위협적으로 말했다. 무서워하지 않자 덩치는 이걸 확 패? 말아? 하는 눈으로 쳐다봤다. 그 사이 왜만 한 수십 번 반복해서 말했다. 덩치가 신경질을 냈다.


“시끄러워! 알아, 안다고! 형님께서 시간이 없다고 비싼 것만 챙기랬어!”

“왜 시간이 없어?”


주도자는 형님이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글래드가 불안한지 로브의 끝자락을 붙잡았다. 덩치는 질문세례가 끔찍해 매우 불쾌해보였다.


“닥치고 앉아. 내가 왜 여기에-.”

“우리를 감시하기 위해서잖아? 난 저 장치 때문에 마법도 못쓰고, 얘는 너 때문에 무서워하고.”


이해가 안 되는 것처럼 일부러 과장되게 어깨를 으쓱였다.


“우리를 묶어두고 1관의 도서 훔치면 될 텐데. 비효율적이야.”


내 말에 글래드는 깜짝 놀란 얼굴로 올려다봤다. 덩치가 노려봤다.


“내가 그렇게 멍청한 줄 아나? 그동안 너희가 빠져나갈 거잖아!”

“인질은 한명이라도 있으면 되니까 한명을 데리고 가면 되잖아.”

“한명을 저기 복도로 데려가라고? 누구. 꼬마? 그동안 넌 도망을 가고?”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지 마.”


당당하게 대답하니 덩치는 어이가 없는지 피식 웃었다. 서가 복도 문을 가리켰다.


“날 서가로 데려가면 되지. 내가 비싼 책이 뭔지 알려줄게. 그걸 훔쳐.”


덩치가 눈빛이 변했다. 예리한 척하는 눈이었다.


“원하는 게 뭐지?”

“돈.”

“···형?”


입이 떡 벌어진 글래드의 손에서 옷자락을 뺐다. 의심하는 덩치에게 다가갔다.


“빚이 많은데 박봉이라 말이지. 조금 떼어 준다고 하면 협력해줄게.”

“형님에게 보고해야···.”

“안 돼.”


너무 빠르게 거절했다. 덩치가 수상하게 보자 변명했다.


“···그러면 강도 인원수만큼 나눠야 하잖아. 너무 내 파이가 적어져. 둘이면 금화 5개 정도?”

“책이 금화 10개나 된다고?”


욕심에 흔들리는 덩치의 어깨를 토닥였다.


“한 권이 그런데 두 권이면 2배야. 양 허리춤에 하나씩만 몰래 꽂고 나가면 되잖아.”


애초에 욕망에 져 강도를 자처한 자다. 이내 덩치는 마음을 굳혔다. 난 신경써줬다는 듯이 무심하게 말했다.


“내가 도망갈 거 같으면 저 꼬마를 꽉 묶어두고 가. 내가 도망가도 인질은 한 명 확실하게 남잖아?”


덩치는 내 말에 호응하면서도 완전히 믿지는 못했다. 덩치는 손수 글래드를 묶으면서도 마법교란장치에서 날 떨어뜨렸다.


“나도 데려가면 안돼요? 가만히 있을게요.”


글래드의 애원에도 덩치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밧줄로 글래드를 책상과 단단하게 고정했다. 내가 1관 구석으로 가자 덩치는 칼과 마법교란장치를 들고 내 뒤를 따랐다.

철망 데스크 가장자리의 서가를 밀었다. 데스크와 벽사이의 좁은 틈이 보였다.

마법을 못 쓰는 사람이 데스크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만든 틈이었다.

서가 복도 문 앞에서 글래드에게 손을 가볍게 흔들었다.


“내 말 잘 듣기로 했지? 거기 가만히 있어.”


덩치가 칼로 내 등을 찌르며 보챘다. 글래드가 제발 가만히 있어주길 바라며 문을 열었다.


“그 비싼 책은 어디 있지?”

“도난 위험 있게 이렇게 문 가까이 뒀겠어? 당연히 가장 안쪽에 있지.”

“함정일지 모르니 먼저 앞장서.”

“도서관에 무슨 함정이 있어. 아, 알았어. 겁은 많아서.”


들이대는 칼이 무서운 척 성큼성큼 서가 복도 끝을 향해 걸었다. 거의 복도 끝에 다다라서야 드디어 다른 두 마법교란장치 범위에 벗어났다. 내가 멈추자 덩치가 주변을 살폈다.


“이 근방인가?”


대답하지 않고 빙글 돌아 덩치와 마주봤다. 마법교란장치가 바로 앞에 써도 마나가 문제없이 모이는 게 느껴졌다. 내가 손을 뻗자 덩치가 당황해서 칼을 겨눴다.


“뭐야! 뒤지고 싶어?!”


칼을 쥐었다. 손이 베어 피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책 때문에 마법은 못쓰겠고.”


동시에 내 손 주변이 붉게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덩치 눈에도 붉은 마나가 보일쯤에는 칼이 녹기 시작했다.


“으, 으아아악!”


덩치가 칼을 바로 내던지고 내 얼굴을 갈겼다. 고스란히 맞았지만 덩치의 팔을 꽉 붙잡았다.


“죽일 생각 없다고 해도, 죽을 각오는 했지?”


내 손에 잡힌 부분은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숯처럼 변하고, 그것마저도 붉은 마나에 잡아먹혔다. 남은 손으로 덩치의 어깨를 댔다.


“그러게 욕심 좀 작작 내지.”


덩치의 모든 것이 사라졌다. 바닥에는 녹다 만 칼과 핏방울 떨어진 자국뿐이었다.

옷 가장 안쪽에서 펜던트 형 아티팩트를 꺼냈다. 가볍게 마나를 불어넣자 손의 상처가 깨끗하게 사라졌다.

차가워진 아티팩트를 다시 안쪽에 넣었다.


“이제 다시 ‘봉사 활동’ 시작해도 될 거 같은데. 음, 일단 나중에 다시 생각하자.”


로브가 흔들리자 빨갛게 달아오른 수정구가 툭 떨어졌다.

몇 번 굴러가더니 수정구가 찢어지듯 깨졌다. 황급히 주머니에 손 넣었다.


“헉, 내 로브.”


가까운 마법도구에 마나가 축적되어 로브 주머니를 녹였다. 하는 수 없이 수정구 큰 조각 몇 개만 주워 반대편 주머니에 넣었다.

녹다 만 칼은 창문 너머로 휙 던져버렸다. 대충 뒤처리를 했고, 다시 1관으로 가야지.


“형이에요?”


다시 마법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서 비좁은 틈을 지났다. 글래드가 묶인 밧줄을 풀어내려고 시도했는지 손목이 빨갛게 쓸려있었다.


“가만히 있으라니까, 아팠지?”

“흐헝, 형이 강도가 된 줄 알았어요.”

“내가 왜 그런 일을 하니.”


우는 애도 달래며 낑낑거리며 매듭 풀기위해 힘줬다. 어찌나 꽉 맸는지.


“형. 그냥 잘라요.”


보다 못한 글래드가 말했다. 아까 칼 버리지 말 걸.

다른 날카로운 거를 찾다 깨진 수정구를 꺼냈다. 여러 번 문지르니 밧줄이 썰렸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수정구 하나 사줄게.”

“형 돈 없는 거 뻔히 아는데요, 뭐.”

“이정도 사줄 돈은 되거든. 그리고 도서관이니까 형이 아니라 선생님이라고 불러.”


밧줄에게서 해방되자 글래드가 손목을 매만졌다.


“그럼 밖에서는 형이라고 불러도 돼요?”

“그래라.”

“···근데 이제 어쩌죠?”

“그건 생각을 안했는데.”


둘이 고민하다 로비로 통하는 문을 아주 살짝 열었다. 문 틈사이로 멀리 덩치들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 앞에는 레시아와 리콜 팀장의 모습도 보였다. 덩치 쪽에서 목소리가 나왔다.


“그게 왜 궁금해?”

“어디서 정보가 샜는지가 중요하니까.”

“너희가 알아도 막을 수 있을까. 그리고 굳이 정보교환하지 않아도 다 아는 수가 있거든.”


콧방귀를 뀐 작은 덩치가 손짓했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레시아가 비명을 질렀다.

엥? 저거 맞았다고 비명 지를 애가 아닌데? 글래드가 숨을 들이켰다.


“형-이 아니라 선생님, 어떻게 해요!”


발까지 동동 구르는 글래드를 진정시켰다.

레시아는 마법 아카데미에서 큰 자상을 입었는데도 참다가 심하게 곯은 적이 있었다. 그때도 태연하게 굴다가 열이 심해 걸렸는데. 저거 연기겠지?

매질이 몇 번 더 이어졌다. 고통스런 신음을 흘린 레시아는 정보를 불었다.


“3층, 가장 화려,한 문.”


그거 관장실 아닌가? 관장실에 뭐가 있나? 작은 덩치는 레시아의 대답이 만족스러운 지 웃으며 다른 덩치에게 명령을 내렸다.


“저 콧수염을 데리고 다녀와. 최대한 많이 긁어모아야 한다.”

“네, 형님.”


덩치에게 잡혀 리콜 팀장이 계단으로 끌려갔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사람 여럿 소리가 들렸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가까워졌다.


“레시아 선생님!”


아이리스가 비명처럼 레시아를 불렀다. 아이리스가 들고 있던 책이 우르르 떨어지는 소리가 로비에 울렸다.


“팀장님은 어디에 계시죵?”


크리스틴이었다. 무섭지도 않은지 크리스틴은 날카롭게 작은 덩치를 쏘아대며 다가갔다. 크리스틴의 품에는 마법서가 한가득했다.

2관에서 마법서를 털고 있었나보군. 많이도 뽑았다.


“끄아!”


그때 로비의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천장을 향했다. 덩치가 하늘에서 떨어졌다. 뭐야?

그게 신호가 된 것처럼 크리스틴이 책을 바닥에 내던지고 작은 덩치에게 주먹을 날렸다.


“이, 이게 뭐야!”


작은 덩치가 정신을 못 차리는 동안 레시아는 주변 덩치의 정강이를 차며 일어섰다. 덩치가 창을 휘두르자 레시아는 창 자루를 낚아채 덩치와 힘겨루기를 했다.

크리스틴은 같이 2관에서 나왔던 덩치1에게 작은 덩치의 칼을 던지고, 2관에서 나온 덩치2에게 달려들었다.


“아이리스 선생님! 장치!”


크리스틴의 말에 아이리스는 빠르게 기어가 장치를 껐다. 칼을 피한 덩치1이 아이리스에게서 장치를 뺏으려 뛰었다. 아이리스는 비명 지르며 있는 힘껏 멀리 던졌다.


“이, 망할 놈들!”


작은 덩치가 당황하는 사이 하늘에서 다른 사람이 떨어졌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착지였다. 덥수룩한 수염이 난 아저씨였다.

아저씨는 작은 덩치 쪽을 힐끔 보다가 아이리스가 맞고 있자 그쪽으로 달려갔다. 주먹 한방에 덩치1을 한 방에 기절시켰다.

그 사이에 덩치를 제압하고 창을 뺏은 레시아가 마지막 마법교란장치를 찾아 두리번거렸다.


“형, 이리로 오고 있어요!”


작은 덩치가 마지막 마법교란장치를 소중하게 들고, 1관의 문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내가 문을 꽉 닫고 잠그기 직전, 작은 덩치가 온몸을 던졌다.

쾅!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나며 크게 젖혀졌다. 문에 붙어있던 글래드와 난 튕겨져 나가 바닥을 굴렀다.


“으, 형.”


글래드가 바닥에서 몸을 비틀며 나를 불렀다. 작은 덩치는 충격에 부서진 마법교란장치를 바닥에 내던졌다.


“왜, 인질들만 있어, 왜! 왜! 계획대로 되지 않냐고! 이러면 쉽게 돈 벌수 있다고 했으면서! 왜!”


분노로 눈이 벌게진 작은 덩치는 나이프를 꺼냈다. 작은 덩치는 글래드를 향해 달려갔다.

내가 가까운데, 글래드를 인질로 잡을 생각인 듯했다. 아니, 죽일 생각이었다.


“글래드!”


마나를 모을 겨를도 없이 작은 덩치의 어깨를 잡아챘다. 복면의 끝도 잡혔다. 복면의 일부 찢어지며 작은 덩치 얼굴의 일부가 보였다.

작은 덩치는 그 힘을 이용해 나이프가 내 가슴팍을 갈랐다.


작가의말

언제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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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거대 마수(1) 21.05.27 38 5 13쪽
23 드래곤 21.05.26 51 5 13쪽
22 정찰대(2) 21.05.25 43 6 13쪽
21 정찰대(1) 21.05.24 51 6 12쪽
20 스승님 21.05.23 56 7 13쪽
19 온실 21.05.22 70 7 12쪽
18 감사(2) 21.05.21 74 5 12쪽
17 감사(1) 21.05.21 69 6 12쪽
16 강도!(3) 21.05.20 69 6 13쪽
» 강도!(2) 21.05.20 65 5 12쪽
14 강도!(1) 21.05.19 73 6 12쪽
13 보관계약(2) 21.05.19 66 5 12쪽
12 보관계약(1) 21.05.18 74 5 12쪽
11 도둑? +1 21.05.18 73 5 12쪽
10 연체 도서(4) 21.05.17 76 6 12쪽
9 연체 도서(3) 21.05.17 69 6 13쪽
8 연체 도서(2) +1 21.05.15 91 5 11쪽
7 연체 도서(1) 21.05.15 102 4 11쪽
6 영상저장구 21.05.14 125 5 12쪽
5 결투 +1 21.05.14 149 6 12쪽
4 골렘(3) 21.05.13 204 7 12쪽
3 골렘(2) +1 21.05.13 254 8 12쪽
2 골렘(1) 21.05.12 357 11 11쪽
1 시작 21.05.12 546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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