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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8086 님의 서재입니다.

인질 공녀는 집에 좀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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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8086
작품등록일 :
2019.01.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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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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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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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57-2

DUMMY

“오늘 저에게 찾아온 용건이 무엇이신지요?”




“아, 네... 공녀님. 갑자기 실례하여 죄송합니다. 지난번 공녀님이 지적하신 해군홀대론에 대해서, 저희 진상규명 위원회는 여러 방면으로 그 문제를 검토하였으나, 타당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였습니다. 아!!! 그렇다고, 저희가 공녀님의 의사를 무시하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저희가 어찌 감히 제국군 총사령관이시자, 공동황제이신 바실레이오스 폐하의 의사자문관이신 공녀님의 뜻을 함부로 하겠습니까?




다만, 해당 진상에 대한 명쾌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 공녀님이 지적하신 당면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 저희가 내린 결론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번에 공녀님이 결국 해군의 홀대에 가장 큰 정점으로 여기신 베니스 육군 기지 건설에 대해서, 해당 계획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해당 계획은 원래 예정이었던 육군이 아닌, 해군 측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진행하도록, 육군 측에서 양보를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육군 3군인 타그마타, 테마, 아욱실리아의 모든 장성들이 만장일치로 합의하였습니다. 그러니, 부디 저희 육군이 해군에 저지른 무례와 홀대에 대해서 노여움을 푸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육군은 결코 지적하신 바와 같이 해군을 무시하거나 홀대하지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저희 해군 측에서도 같은 의견입니다. 아직까지도 저희가 정확하게 무슨 홀대를 당한건지는 명백하지 못한 입장입니다만, 현재 세간의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콘스탄틴노플의 모든 시민들이 저희가 육군에 홀대당하는 것을 걱정하며 우려하는 상황입니다. 자식을 해군에 보낸 부모들이 죄다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죠. 거기다가, 이런 상황으로 인해 벌어진, 육군과 해군의 대립이 대외적으로도 주시하고 있다는 첩보가 들리더군요.




다른 곳도 아닌, 제국의 적성국들이 제국군 내부의 갈등에 대해서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우리가 당한 홀대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공녀님이 그렇다면 그런 것일테니... 저희는 그 점을 인정하고 육군 측에서 보낸 사과를 수용하고, 육군이 양보한 예산을 수령하여 저희 측 시설 공사로 계획을 다시 수립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양측에서 전하는 이번 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듣고 그제서야 마음 속으로 안도의 기분이 들었다. 그래... 이번에는 왠일로 진행하려던 일이 이렇게 순조롭게 잘 풀려나가냐? 처음으로 시녀장님이 시킨 공작이 제대로 먹히는 것 같았다. 나는 마음 속으로 안도하며 그들에게 말했다.




“지금이라도... 어리석은 저의 뜻을 수용하여 양측이 그런 화해를 하고 과실을 고쳐나가신다는 점에 대해 마음 속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아닙니다. 어리석은 저희들에게 갈등의 여지가 될 단서를 미리 알려주신 점, 공녀님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공녀님... 한가지 의견을 구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아, 그것이 무엇인가요?”




“그건, 바로... 방금 말씀드린 대로, 저희 육군 측이 해군에 양보한 예산에 대한 활용 부분입니다. 이게, 좀 곤란한 것이... 원래 계획인 베니스의 군단기지 건설을 취소하고, 그걸 해군 측에 양보하려고 했더니...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공녀님도 아시다시피, 현재 베니스에는 이미 해군 측에서 유럽 그 어느곳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강력한 해군 기지가 있습니다. 바로 아르세오날 디 베니스죠.




지난번 베니스와의 전쟁에서 획득한 가장 강력한 전리품으로 평가받는 해군기지와 대형 조선소를 겸비한 해군의 꿈의 요새입니다. 뭐, 지금 바리의 공포공이 아드리아해에 꼴아박은 배들 덕분에 활용도가 좀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세오날 디 베니스는 더 이상 덧붙일 것이 없는 최고 수준의 해군 기지입니다. 그래서, 해군은 유감스럽게도 이미 베니스에 강력한 해군 기지를 가지고 있어 더 이상 베니스에 추가적인 시설을 만들래도 만들 이유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습니다. 저희 해군 측에서도 그에 대해서 동의하는 바입니다. 이미 최고의 해군 기지가 존재하는 베니스에, 그런 엄청난 예산을 양보받는다고 해도 더 이상 뭘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들어보니, 반드시 소모해야 하는 설비 예산이라고 하는데, 쓸데없이 소모되지 않게 사용할려고 해도 그 용도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 저희 해군 측은 정작 막대한 예산을 양보받아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막막할 지경입니다.”




나는, 이번 공작을 준비하면서, 지금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 어차피, 베니스에 아르세오날 디 베니스가 존재하는 것은 누구보다도 내가 더 잘알고 있다. 그래서, 육군이 예산을 포기하게 되면, 그것이 돌아갈 해군이 신성동맹에 위협적인 것을 더 만들려고 해도, 만들 이유가 없다는 사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러 해군으로 그 예산을 돌리도록 유도한 것이다.




어차피 설비 예산이 중복될 수 밖에 없는 베니스에서 해군은 그 예산을 쓰지 못하고, 그렇다면 그 예산은... 신성동맹의 위협이 되지 않는 다른 지역으로 투입해서, 시녀장님이 우려하시는 제국 국경의 군사역량 향상을 저지할 수 있으니깐. 그래서, 나는 마음 속으로 그들에게 준비해온 말을 꺼냈다.




“꼭, 베니스에만 그 예산을 집착할 필요가 있을까요? 육군은 그 예산을 양보하고, 해군은 그곳에서 꼭 사용할 이유가 없다면, 그 예산을 굳이 베니스가 아닌, 좀더 요긴한 장소에 사용하는 것을 검토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력한 해군 기지가 다른 곳에 생긴다고 해서,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나의 말에 위원회의 사람들은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해군 출신의 위원이 나에게 손을 들고 질문했다.




“그렇다면... 혹시 공녀님께서 따로 염두에 두신 곳이 있으신가요? 혹시 추천하실 곳이 있으시다면 공녀님의 의사를 존중하여 우선 검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응? 지금 뭐라고? 나보고 추천을 하라고? 어라... 막상 그 자금을 신성동맹이 인접한 지역에 군사적 거점을 만들지 못하는 것에만 집중했지... 그걸 다른 곳으로 전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하지만... 그렇게 이야기 했다가는, 또 엄하게 신성동맹 측에 위협이 되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 예산이 투입이 될지도 몰라. 나는 그런 생각이 들자, 어떻게든 그 예산을 가장 신성동맹에 위협이 되지 않는 곳으로 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지도를 살펴보았다. 현재, 마요르카를 제외하면, 제국의 서부 최전방이 되어 신성동맹에 인접하게 된 베니스. 그 베니스를 기준으로 제국의 반대쪽 끝이라면, 아무리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해군기지가 건설된다고는 해도 최소한 신성동맹의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겠지.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지도 상에 위치한 베니스와 가장 대칭점으로 맞은 편 끝에 있는 한 장소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가 좋겠네요.”




“아, 거기는... 네, 일단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공녀님의 뜻을 접수하여 해군 건설회의에서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실례가 많았습니다. 공녀님.”




그렇게... 위원회의 사람들은 내 알현실에서 물러났다. 그들이 나가고 한참 후에서야, 나는 알현실에서 펄쩍펄쩍 뛰면서 생각지도 못한 공작의 성공을 목소리를 죽이고 자축했다. 우와... 이게 왠일이야? 살다보니, 내가 공작을 성공리에 마치는 일도 있구나. 제국에는 조금 안됐지만... 그래도, 그 정도야 제국의 국력을 생각하면 미미한 수준이겠지. 나는, 그렇게 마음 속으로 죄책감을 날려버리며, 정말 오랜만에 성공한 공작을 자축했다.




그리고 얼마 후, 제국군은 공식적으로 베니스의 군단기지 건설에 대한 철회를 발표했고, 그 대신에 해당 예산을 해군에 양보하여 해군 측에서 새로운 해군 기지 건설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육군과 해군은 서로 양측의 갈등에 대해서, 서로 홀대하거나 박대하는 일이 없도록 상호 노력하자는 합의를 완료하고, 그것을 바실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내가 불을 지핀 제국 육군과 해군의 갈등, 일명 해군홀대론은 일단락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시민들은 뭔가 미적지근한 육군과 해군의 화해보다는, 내가 시민들 앞에서 보인 해군 장례식의 퍼포먼스가 더 강렬히 인상에 남았고, 그래서 육군과 해군의 갈등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그것은 적성국에도 전해져서, 적성국의 대외 공작에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포함되었다고 전해진다. 하이고오... 그거, 첩보나 매수에 활용하면 완전 망할텐데. 하지만... 내가 뭐라 말릴 입장은 아니겠지. 일단은 그 일에 더 엮이고 싶지 않다.




그리고, 내가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잠시 잊혀졌던 앙리 콰지모토가 콘스탄틴노플에 도착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상황은 모두 종료된 이후였고, 앙리가 돌아와서 할 수 있었던 일은 이번 예산의 해군 측에 대한 양도 절차를 육군을 대표하여 전하는 것 밖에 없었다. 나는, 마음 속으로 간발의 차로 앙리가 늦게 도착한 것에 안도하며, 가능하면 그와 엮이지 않도록 피해다녔다.




그리고 며칠 후, 해군 측의 대표로 히메리우스 제독이 나오고, 육군 측의 대표로 앙리가 나온 양측 군의 예산 인도 절차가 진행되었다.




“정말이지... 의견을 구하고 싶다고, 사람을 불러놓고선 정작 와보니 모든 상황이 종료되어 있다고 하니... 누굴 동네 똥개로 아는 것도 아니고...”




“그... 그 점에 대해서는 우리 측의 과실이 아니오. 앙리 스트라테고스. 그대가 조금만 더 서둘러 일찍 돌아왔으면 그 논의에 참석할 수 있었을텐데, 약간 지체한 것 아니오.”




“젠장할... 날 빨리 부르고 싶었으면, 마누라는 두고 오라고 했어야지!!! 왜 조지아 테마만 특별히 본국 송환도 부부 동반 송환이야?!!! 빨리 오고 싶은 의욕 확 떨어지게 말이야.”




“앙리 경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소. 하여튼, 이번 일에 대해서 육군 측에서는 어떻게 보시오? 우리 측 계획에 대해서 납득할 수 있으시겠소?”




“훗... 육군으로서는 해군의 제안을 반대한다.”




그 말에 히메리우스 제독은 당황한 모습으로 말했다.




“뭐... 뭐라고요? 그, 그럼 다시 예산의 논의를 원점으로...”




“농담이야. 그냥 왠지 저 대사 한번 해보고 싶었어.”




“앙리 경. 진지한 회의에 그게 무슨...”




“안그럴 수 있겠나? 하도 어이가 없는 일을 크게 벌려놔서, 처음에는 무슨 악질적인 농담이 아닌가 생각했지. 하지만, 오면서 그 일의 발단이 그 공녀라는 말을 듣고 좀 생각을 달리하게 됐어. 대체, 지금 뭐하는 수작일까? 그 속이 시커먼 계집이 전에 나를 두 번이나 물먹인 것도 모자라서, 현재 제국군의 양측을 서로 이간질하면서 얻으려는 것이 대체 무엇일까?




뭔가, 말이지... 되게 말리는 기분이란 말이야. 진지하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 미궁으로 빠지는 듯 느껴지는...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의도에 진지하게 매달려도 답은 없고, 차라리 농담이나 따먹는 것이 속편하다는 생각마저 들더군. 뭔지는 짐작하지 어렵지만, 아마도 히메리우스 자네나 나는 이미 한방 먹고도 모르고 있는 건지도 몰라.“




“으음... 솔직히 말하면, 나도 이번 일에 대해서 공녀님의 진의에 대해서는 감히 짐작하기 어렵소. 내가 저술한 적성국 전술 분석서만 가지고도 나를 파격적인 지상군 작전에 파견하는 공녀님의 재능을 보면, 뭔가 숨은 뜻이 있는 것은 틀림없을텐데... 대체, 그것이 뭔지 가늠하기가 어려운 것이오. 이번 일을 통해서 공녀님은 대체 무엇을 얻을 생각을 한 걸까요?




제국군의 군단 기지 계획 철회, 해군과 육군의 갈등에 대한 여운, 적성국과 시민들에게 그로 인한 부정적인 여론 조성. 그리고, 굳이 현 시점에서 크게 다급하지 않은 해군 기지의 건설이라니... 결과를 따져보면, 그 무엇도 제국에 유리한 일이 없어 보이는 것을... 아무리 생각해도 공녀님의 뜻을 가늠할 수 없어 답답할 따름이오.“




“훗... 뭐, 두고 보면 알겠지. 그 속이 시커먼 년은 항상 자기 손해보는 일은 안하니깐. 틀림없이 그 속내가 곧 드러나리라 생각되는 구만. 응? 잠깐... 이게 뭐야?”




앙리는 문득 테이블에 놓인 지도를 보고 히메리우스에게 물었다. 그러자, 히메리우스는 별거 아니라는 투로 앙리에게 대답하였다.




“아, 공녀님이 추천한 새로운 해군 기지의 건설 장소요. 알다시피 베니스는 이미 아르세오날 디 베니스가 존재하는 관계로 더 이상의 해군 기지 증설을 필요하지 않지 않소. 그래서. 대신 건설할 해군 기지의 장소로 공녀님께서는 이곳을 추천하였소. 바로, 키프로스의 리마솔이요.”




“빌어먹을... 이제야 알았다. 그 년이 지금 뭘 노렸던 건지. 맙소사... 이거였구나. 바로, 이거였어. 망할 계집... 또 한번 판을 자기 의도대로 짰던 거였군. 그것도 어마어마한 의도를 달성하기 위해서 말이야.”




앙리는 마치 절규하듯이 그의 뒤틀린 얼굴에서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 그것을 본 히메리우스가 당황하여 물었다.




“그, 그게 무슨 소리요? 앙리 경. 공녀님이 판을 의도대로 짜다니? 그리고 어마어마한 의도라니? 대체, 그게 무슨 말씀이시오?”




“이봐, 히메리우스. 너무 적성국 전술 분석에만 매달려 넓은 판을 보는 시야를 잃은 것 아닌가? 지금 이 지도를 자세히 봐. 키프로스야. 바로 제국의 동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키프로스라고. 지금, 이곳에 해군 기지와 조선소, 부대를 주둔할 수 있는 강력한 요새가 생긴다고 가정해보자. 그것을 제국 국경의 방어가 아닌, 공격의 거점으로 고려할 경우, 공세가 가능한 지점이 어디지?”




“키프로스에 강력한 해군 기지가 건설되고, 병력을 대거 배치했을 경우, 공세가 가능한 인근의 지점이라고 하면... 레반트와 이집트... 히이이익!!! 서. 설마... 지금 그 말은...?”




“빌어먹을... 우린 이미 낚인 거야. 해군홀대론? 까고 있네. 그딴 것은 존재하지 않아. 그건, 모두 공녀가 지금 이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시야를 가리기 위해 시선을 끌어모은 연막에 불과해. 다들 육군에 홀대당하는 해군이란 뜬금없는 이슈에 관심이 집중된 사이, 그 년은 자연스럽게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여 건설할 제국의 공세지점을 키프로스로 정했어.




바로, 성지 예루살렘과 잃어버린 동로마 제국의 영토를 전부 사정거리에 두고 수복할 수 있는 거점이 될 키프로스로 말이야. 빌어먹을... 이 여자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보다도 훨씬 더 야심이 커. 그리고 이 여자를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황제도... 지금 무시무시한 생각을 하고 있음에 틀림없어.




지금 황제는 과거, 헤라클레이오스가 상실한 동로마의 고토를 자기 치세에 모조리 수복할 생각을 하고 있는 거라고. 그것을 위해, 현재 제국의 1순위 적대 세력인 신성동맹이 아닌, 후방의 무슬림 연합에 공세를 가할 첫걸음을 뗀거야. 사람들이 그런 그의 의도를 전혀 짐작하지 못하게, 내부의 혼란을 보란 듯이 드러내면서 은밀하게 말이야.“




“맙소사... 어떻게 그런 어마어마한 과업을... 그것도 자기 편까지 속여가면서 준비하고 있었던 건지...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군. 이미 수백년전에 상실한 그곳을 아무도 모르게 다시 빼앗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니. 이건, 과거 제국의 중흥을 이뤘던 바실레이오스 1세와 알렉시우스 1세 폐하들도 감히 견줄 수 없는 수준이지 않소? 그런 일이 가능할 수가...”




“젠장할... 이봐,히메리우스... 편안한 노후 따위는 꿈도 꾸지마. 아마도, 우리들은... 황제와 그 년의 손에 죽도록 굴려질 것 같으니 말이야. 아마도, 우리 생에 휴식은 무리일거야. 지독하게 치열하게 싸워야 할 것이고, 틀림없이... 그들이 바라던 것을 이뤄내야 할 것이야. 이 지도에 그려진 모든 영역이 보라색으로 물드는 그 순간까지... 우리는 죽음을 허락받을 수도 없겠지. 큭큭큭... 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 히메리우스. 준비해라. 아마도, 고토 수복의 선봉은 네 녀석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키프로스에서 철저하게 준비해줘야 할 것 같다. 큭큭큭... 크하하하!!!”




히메리우스는 그렇게 광소하는 앙리를 보면서 할말을 잃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 속에서는 이어질 잔혹한 전쟁의 고통보다는 마치 청년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가슴 설레는 야망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자신들마저 속이고, 아무도 모르게 제국의 미래를 한걸음 더 나아간 경외의 존재. 그 존재가 안배한 곳에서 자신이 앞장서게 된다는 사실에 대해 가슴이 뛴다는 사실을 숨길 수 없었다. 그래서, 히메리우스는 멀리서 광소하는 앙리에게 들리지 않게 조용히 혼잣말을 했다.




“황제 폐하 만세. 제국이여 영원하라. 그리고 공녀님의 영광을 위해 제 생을 받치겠나이다.”




그리고 같은 시간...




“어라? 야, 너 정말로 오늘 와인 까주는 거 맞지? 유도 모르게 말이야.”




“어휴, 폐하. 속고만 사셨어요? 오늘은 저도 기분이니 한병 까드릴께요. 같이 건배하시죠.”




“키아아아!!! 좋다. 너 오늘은 왠지 기분 좋아 보인다.”




“아, 네... 폐하. 간만에 일이 좀 잘 풀려서요. 한잔 짠 하시죠. 건배!!!”




“킥킥킥... 그래, 황제나 제국이 무슨 소용이냐. 그냥 이렇게 술이나 한잔 하면 인생이 바랄 것이 없는데. 건배!!!”




왠지 한심한 중년 황제와 가짜 공녀인 나는 아무런 근심없이 흥겨운 건배를 하며 하루를 자축하였다. 아아... 매일매일이 오늘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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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44-2 +11 19.03.23 3,553 107 16쪽
94 44-1 +10 19.03.22 3,570 99 17쪽
93 43-2 +6 19.03.21 3,520 110 13쪽
92 43-1 +13 19.03.20 3,558 116 12쪽
91 42-2 +9 19.03.19 3,661 102 13쪽
90 42-1 +9 19.03.18 3,533 117 14쪽
89 41-2 +10 19.03.17 3,520 100 18쪽
88 41-1 +6 19.03.16 3,497 113 17쪽
87 40-2 +8 19.03.15 3,378 96 12쪽
86 40-1 +9 19.03.14 3,361 97 15쪽
85 39-3 +6 19.03.13 3,237 101 13쪽
84 39-2 +6 19.03.12 3,258 108 12쪽
83 39-1 +7 19.03.11 3,441 105 11쪽
82 38-1/2 +6 19.03.10 3,371 98 18쪽
81 37-2 +9 19.03.08 3,257 111 12쪽
80 37-1 +3 19.03.07 3,369 91 11쪽
79 36-2 +13 19.03.06 3,408 122 17쪽
78 36-1 +4 19.03.06 3,332 112 18쪽
77 35-2 +2 19.03.05 3,218 97 12쪽
76 35-1 +3 19.03.05 3,328 101 11쪽
75 34-2 +2 19.03.04 3,264 94 12쪽
74 34-1 +3 19.03.04 3,433 105 12쪽
73 33-1/2 +8 19.03.03 3,394 109 20쪽
72 32-1/2 +9 19.03.02 3,234 100 16쪽
71 31-1/2 +4 19.03.01 3,253 91 17쪽
70 30-1/2 +3 19.02.28 3,382 110 18쪽
69 29-1/2 +12 19.02.27 3,481 142 20쪽
68 28-2 +8 19.02.26 3,440 118 11쪽
67 28-1 +3 19.02.26 3,637 102 14쪽
66 27-2 +2 19.02.25 3,792 108 17쪽
65 27-1 +6 19.02.25 3,874 122 13쪽
64 26-3 +13 19.02.24 3,754 140 15쪽
63 26-2 +6 19.02.24 3,562 108 11쪽
62 26-1 +8 19.02.24 3,555 105 11쪽
61 25-2 +1 19.02.23 3,527 95 14쪽
60 25-1 +3 19.02.23 3,546 107 14쪽
59 24-2 +3 19.02.22 3,606 121 13쪽
58 24-1 +8 19.02.22 3,624 124 15쪽
57 23-2 +5 19.02.21 3,554 116 16쪽
56 23-1 +10 19.02.21 3,919 130 15쪽
55 22-3 +20 19.02.20 3,872 168 11쪽
54 22-2 +9 19.02.20 3,761 134 11쪽
53 22-1 +10 19.02.20 3,723 126 11쪽
52 21-3 +7 19.02.19 3,689 109 12쪽
51 21-2 +8 19.02.19 3,660 123 12쪽
50 21-1 +8 19.02.19 3,969 141 13쪽
49 20-2 +16 19.02.18 3,864 170 16쪽
48 20-1 +7 19.02.18 3,784 124 12쪽
47 19-3 +8 19.02.17 3,759 120 14쪽
46 19-2 +4 19.02.17 3,723 115 13쪽
45 19-1 +4 19.02.17 4,092 124 13쪽
44 18-3 +20 19.02.16 3,960 173 12쪽
43 18-2 +7 19.02.16 3,921 142 12쪽
42 18-1 +8 19.02.16 3,905 148 11쪽
41 17-2 +10 19.02.15 3,993 128 11쪽
40 17-1 +9 19.02.15 3,989 135 12쪽
39 16-2 +11 19.02.14 4,050 150 14쪽
38 16-1 +20 19.02.14 4,149 156 14쪽
37 15-3 +21 19.02.13 3,998 190 13쪽
36 15-2 +7 19.02.13 3,917 131 11쪽
35 15-1 +10 19.02.13 4,028 147 11쪽
34 14-3 +2 19.02.12 4,015 160 13쪽
33 14-2 +3 19.02.12 4,056 135 12쪽
32 14-1 +7 19.02.12 4,351 150 12쪽
31 13-2 +12 19.02.11 4,238 149 16쪽
30 13-1 +14 19.02.11 4,300 160 16쪽
29 12-2 +7 19.02.10 4,210 152 12쪽
28 12-1 +1 19.02.10 4,387 134 11쪽
27 11-2 +11 19.02.09 4,414 172 16쪽
26 11-1 +8 19.02.09 4,567 140 11쪽
25 10-2 +11 19.02.08 4,747 150 15쪽
24 10-1 +15 19.02.08 4,998 154 15쪽
23 9-2 +23 19.02.07 4,893 181 12쪽
22 9-1 +3 19.02.07 4,888 146 14쪽
21 8-3 +7 19.02.06 4,937 154 11쪽
20 8-2 +11 19.02.06 4,980 175 10쪽
19 8-1 +18 19.02.06 5,068 179 12쪽
18 7-3 +9 19.02.05 5,129 159 11쪽
17 7-2 +10 19.02.05 5,323 163 13쪽
16 7-1 +5 19.02.05 5,414 175 11쪽
15 6-3 +14 19.02.04 5,483 161 13쪽
14 6-2 +4 19.02.04 5,551 163 14쪽
13 6-1 +7 19.02.04 5,834 172 12쪽
12 5-3 +21 19.02.03 5,882 224 10쪽
11 5-2 +14 19.02.03 5,927 195 13쪽
10 5-1 +6 19.02.03 6,071 175 13쪽
9 4-2 +23 19.02.02 6,093 228 11쪽
8 4-1 +8 19.02.02 6,282 149 13쪽
7 3-3 +16 19.02.01 6,497 195 12쪽
6 3-2 +11 19.02.01 6,526 196 11쪽
5 3-1 +13 19.02.01 6,701 179 12쪽
4 2-2 +33 19.01.31 6,908 181 15쪽
3 2-1 +15 19.01.31 7,866 182 22쪽
2 1-2 +9 19.01.30 8,658 199 12쪽
1 1-1 +17 19.01.30 16,884 2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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