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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8086 님의 서재입니다.

인질 공녀는 집에 좀 가고 싶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대체역사

K8086
작품등록일 :
2019.01.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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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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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3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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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1

DUMMY

“우와··· 아가씨, 저길 보세요. 전부 다 중갑으로 둘렀어요. 저 사람들이 말로만 듣던 튜턴 기사단일까요?”


나는 창문 밖으로 보이는 장관을 보며 감탄하여 멀리서 수를 놓고 계시는 아가씨에게 말했다. 하지만, 카밀라 아가씨는 그저 미소를 지을 뿐 창밖의 풍경에 대해 큰 관심이 없으신 것 같았다. 그래서, 나의 말을 받은 것은 아가씨의 유모인 나의 엄마였다.


“아그네. 그만 창문을 닫으렴. 아직 쌀쌀한데, 찬 바람이 들어오면 카밀라 아가씨 몸 상하셔.”


“하지만 엄마··· 어쩌면, 바이에른의 카알 공자님도 오늘 이곳으로 오실지도 몰라요. 그럼 아가씨도 멀리서라도 한번 보고 싶어하실지도 모르잖아요?”


나의 말에 엄마는 한숨을 쉬었고, 수를 놓는 일에만 집중하는 듯 하시던 아가씨의 귀가 쫑긋해졌다. 역시··· 아가씨도 관심이 없지는 않으신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말을 이어가는 것은 엄마였다.


“그래도 적당히 하렴. 어차피 오늘 원정을 나가는 대부분의 십자군 지휘관들은 이곳 템즈에 모일 것이고, 조만간 벌어질 환영 파티와출정식에서 싫든 좋든 아가씨는 카알 공자를 보시게 될텐데 뭘··· 계속 그렇게 창문을 열어놓고 있다가 혹시나 감기라도 드시면 오히려 뵙지 못하실지도 몰라. 시녀장님이 오시기 전에 얼른 문을 닫으렴.”


“어, 그런데 저기··· 하늘색과 하얀색이 네모나게 섞인 깃발이 보이는데요? 저거 바이에른의 깃발 아닌가요? 그럼 저 앞에 당당하게 오시는 멋진 분이 설마··· 카알 공자님?”


그런 나의 말에··· 계속 귀를 기울이면서도, 모른 척 하던 아가씨가 결국 헛기침을 하시며 자리에서 일어서셨다.


“으흠··· 뭐, 멀리서 보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유모? 안그랬다가는 아그네가 계속 창문을 열고 닫지 않으려 들지도 몰라.”


그렇게 말한 아가씨는 발걸음을 옮겨 창가로 오셨다. 그리고 멀리서 보이는 그 남자를 바라보셨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유독 빛나는 고귀하고 수려한 남자. 나는 그런 살짝 얼굴이 발그레해진 아름다운 아가씨에게 내가 발견한 것을 알려드렸다.


“저기 보이시죠? 맨 앞에 백마를 탄 금발 청년··· 아마도 저분이 카알 공자님이 맞으실 거예요. 우와··· 반짝이는 갑옷과 푸른 망토가 너무 잘 어울려요. 그리고 소문처럼 여러 전쟁터에서 큰 공을 세우진 기사 중에 기사라는 말도 맞는 것 같아요. 엄청 잘생겼고, 엄청 강해보여요. 정말로··· 아가씨의 정혼자로 너무 잘 어울리셔요.”


나의 말에 그녀는 조금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운 듯 말했다.


“얘는··· 아직 말로만 합의된 일인걸 뭐··· 귀족가의 결혼이란 언제 상황에 따라 바뀔지 식장에 들어가 보기 전까지 알 수 없는 일이잖니. 그러니··· 너무 벌써부터 정혼자니 뭐니 부추기는 건 저분에게도 곤란한 일이란다.”


하지만 나는 조금 한발 빼는 아가씨를 보며 말했다.


“그럴리가 없어요. 제가 보기에 아가씨와 카알 공자님은 주님마저도 축복하실 너무나 잘 어울리시는 한쌍이신걸요? 템즈의 꽃이라 불리며 미모로 명성을 떨치시는 카밀라 아가씨와 바이에른의 용공자라 불리우며 나중에 왕국에 준하는 영지의 주인이 되실 카알 공자님은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 가장 멋진 남녀에요. 그런 두분이 맺어지시지 않는다면 그건 너무나 큰 비극일거예요. 두 분은 반드시 서로 결혼하셔야 해요. 그런 소심한 말씀하지 마세요.”


하지만, 그런 나의 격렬한 주장에도 아가씨는 조금 부끄러운 듯 웃으며 말하실 뿐이었다.


“그래··· 고맙구나, 아그네. 너는 항상 나의 몸종이 아닌 친구였지. 솔직히 나도 저 분이 마음에 든단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어찌되었건, 이번 십자군 전쟁이 끝나고 나서 논할 일이겠지.”


“저는 그것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으리라 생각해요. 최근에 미친 황제가 집권하고, 그의 아들 혈태자 (Blood Prince)가 전쟁터에 나선 이후 비잔틴 제국이 이전처럼 형편없이 약하지는 않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지난 수십년간 발칸 반도에서 계속 뒤로 물러나기만 하고, 한번도 영토를 확장해보지 못한 몰락해가는 제국이에요. 항상 동방의 이교도들의 공세에 십자군에 손벌리지 못해서 안달이다가, 갑자기 왜 먼저 제안한 십자군의 영내 진입을 거부해서 오히려 구원 대상이 아닌 응징 대상이 되었는지 속사정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전쟁은 그리 오래가지 않으리라 생각해요. 지금 모든 유럽의 내노라하는 명장들과 최고의 기사들과 강력한 군대가 다 여기에 집결했는걸요. 반드시 십자군이 주님의 뜻을 받들어 진격해서, 이단을 믿는 비잔틴의 황제와 군대를 응징하고 그대로 성지까지 밀고 들어가서 영광을 이 땅에 가져올 거라 생각해요. 그럼, 아가씨는 그 위대한 업적을 세우고 돌아오는 용공자님을 웃으며 맞이하시고 그대로 최고의 신부가 되서 바이에른으로 같이 돌아가시면 되는거예요.”


나의 장황한 말에··· 아가씨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역시··· 아그네, 너는 항상 사내 아이처럼 정치나 전쟁 같은 것들을 좋아하는 구나.”


그 말을 받은 것은 엄마였다.


“너 또 도서관에 몰래 숨어 들어가서 거기 있는 책들 마음대로 훔쳐본 거니? 내가 그러지 말라고 몇번을 말했는데··· 그러다 공비 마마나 공작님에게 들키면 어쩌려구··· 너는 왜 아가씨처럼 조신하게 수를 놓거나 하지 못하고, 항상 그렇게 사내 애들처럼 구는 거니?”


“에이··· 엄마. 그런 건 아리따우신 아가씨나 어울리지 나 같은 시종이 무슨··· 내가 그런다고 어디 맘에 들어 해서 데려가고 싶은 멋진 기사님이 나타날 것도 아닌데 아무렇게나 다니는 것이 뭐 어때서?”


“네가 오죽 나대야지 말이야. 아가씨한테 글배워서 책을 읽을 줄 아는 건 그렇다 쳐도, 그럼 그걸로 그냥 아가씨 책이나 읽어드리면서 말동무나 하면 되지, 왜 마구간에 말을 훈련시키는 일이며 병사들이랑 활을 쏘는 것까지 끼어들어서 분탕을 치고 다니는 거니?”


나는 그런 엄마의 말에는 조금 쓴웃음을 지었다. 어렸을 때 돌아가신 아버지··· 그게 다 공작님의 사냥터 지기였던 아빠의 딸이라서 그런거라고 하면, 엄마는 또 울겠지? 그리고 한도 끝도 없이 훈계가 이어지는 것도 사절이다. 나는 입을 다물었고, 그때 아가씨가 다시 나를 두둔하셨다.


“괜찮으니 내버려 두세요. 그래도 아그네가 여기저기서 돌아다니면서 듣고 보고 와주는 일 덕분에 이런 규방의 삶이 조금은 덜 지루한걸요. 그리고 유모도 아그네의 일에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아무렴, 우리 착한 아그네에게 좋은 신랑이 없겠어요? 혹시나 그런 일이 생겨도 제가 책임지고 좋은 남자를 찾아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하아··· 아가씨가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어쩔 수 없죠. 하지만··· 어? 아! 오셨습니까? 시녀장님.”


엄마는 문을 열고 들어온 한 중년 여성을 보고선 자리에서 일어서며 몸을 숙였다. 나도, 엄마를 따라 엄마의 옆에 서서 고개를 숙였다. 그런 그녀는 우리 모녀에게는 시선조차 두지 않고 고개를 돌려 아가씨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렇게 창문을 열어두시면 어떻게 하십니까? 정혼자인 카알 공자를 보고 싶으신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러다 템즈의 꽃이 카알 공자가 아닌 비루한 병사들의 시선에도 드러날지도 모릅니다. 몸가짐을 단정하게 하십시오.”


“아아··· 헬레나 시녀장은 항상 신경질만 부리는 군요. 그런 염려는 하지 말고 오신 용건을 말해주세요.”


나는 그녀를 올려다 보았다. 헬레나 시녀장. 엄마랑 비슷한 연배의 중년 여성이지만, 나이가 훨씬 더 들어보이는 엄마와는 달리 상당히 젊어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상당히 고압적인 느낌을 받았다. 무리도 아니다. 우리 모녀 정도의 위치에 여자들이 감히 올려다 볼 상대가 아니다. 우리 같은 농노를 겨우 면한 영민과 공비님의 최측근이면서 성의 대소사를 관리하는 그녀와의 위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저, 단순한 시녀장이라고 해도 그런데··· 그녀는 거기다 단순한 시녀장이 아니었다.


한때 아르파드 왕가의 유력한 왕위 계승 후보였다던 공작님··· 그분이 한창 나라의 왕위 계승 분쟁으로 암투를 벌이던 시기에, 시녀장님은 공작님의 측근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사람을 써서 여기저기 불편한 상대를 치워두는 일종의 배후의 책임자셨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제는 안정화된 시기에도 여전히 그녀는 시녀장이라는 직책 이상으로 우리 템즈 영지에서 높은 지위를 가진 여성이다. 그런 그녀가 한번 화를 내면 우리 모녀 같은 건 아마도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것이라 생각되었다.


항상··· 아가씨의 동무로서 곁에 같이 생활을 하면서, 종종 내가 영민의 딸이 아닌 아가씨처럼 예쁘고 참한 귀족가의 딸이었으면 좋겠다는 망상을 하면서도, 화들짝 정신을 차리게 만드는 것이 바로 시녀장의 존재였다. 나는, 다시 한번 현실에 내 위치를 자각시켜준 그녀의 눈치를 보며 더 고개를 숙였고, 그러는 사이 그녀는 아가씨에게 말했다.


“연회가 오늘 바로 준비될 듯 합니다. 아직 합류하지 못한 부대도 있지만, 대부분 징집된 농민병들이 대부분이고··· 어지간한 십자군의 지휘관들은 이미 이곳에 다 당도하셨습니다. 그래서··· 미룰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신 공작님께서 바로 환영 연회의 준비를 명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연회에, 공녀님도 참석하라 명하셨습니다.”


“응? 나도? 서··· 설마···”


아가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고, 그걸 보며 시녀장은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조금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네, 카알 공자와 만남을 주선하실 생각이십니다. 바이에른 측에서도 템즈의 꽃을 용공자와 만나게 하는 것에 대해 적극 환영하고 있습니다.”


그 말에 아가씨는 환호성을 질렀다.


“맙소사!!! 믿을 수가 없어. 내가 그분과 제대로 만나게 된다니··· 어쩌면 좋아. 드레스는 뭘 입지? 액세서리는? 이렇게 그분을 일찍 만날 줄 알았으면 미리 준비를 좀 해둘 것을···”


아가씨는 평소에 느긋한 모습답지 않게 조급해 하면서도 기뻐했다. 그런 아가씨를 보며 시녀장이 말했다.


“어흠··· 조금 차분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바이에른의 용공자가 그런 천방지축한 모습을 보고도 좋아할 지 의문이니깐요. 아무튼, 공녀님께서도 바라셨던 바이지만, 그 이전에 이번 맞선은 앞으로 우리 템즈와 바이에른의 미래에 중요한 변수가 될 혼약입니다. 그러니··· 의욕은 알겠지만, 부디 결례가 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시면서 최선을 다해 임해주시길, 공작님도 당부하셨습니다. 그걸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응. 알았어. 헬레나 시녀장. 나 최선을 다할께.”


“좋습니다. 유모와 아그네는 어서 아가씨의 파티 참석을 준비하도록. 오늘, 아가씨는 여기 모인 모든 여성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우아한 최고의 레이디셔야 한다. 신경 제대로 써서 준비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나와 엄마의 말을 듣고 시녀장님은 아가씨의 방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녀가 나가자 아가씨는 내 손을 붙들고 소리쳤다.


“꺄아아악!!! 믿어져? 아그네? 그 분을 오늘 파티에서 만날꺼야. 그리고 따로 만날 자리를 주선받게 된데. 멀리서 봐도 수려하고 멋진 분··· 그분을 만나게 된다니 정말 꿈만 같아. 이 두근거리는 마음을 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아가씨··· 저도 너무 기뻐요. 하지만 부디 마음을 진정하세요. 너무 흥분하시다가 그분에게 큰 결례를 저지를지도 몰라요. 이제부터는 엄마와 저에게 맡겨주세요. 오늘, 저희 모녀가 여기서 아가씨를 가장 아름다운 레이디로 만들어 드릴꺼예요. 물론 안그래도 아가씨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임에 틀림없지만··· 그래도 더 그걸 돋보이게 해드리겠어요. 마음을 단단히 먹으세요. 그리고··· 반드시 그분의 마음을 빼앗으세요.”


“응. 그래··· 부탁할께. 그리고··· 반드시 그렇게 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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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18-2 +7 19.02.16 3,921 142 12쪽
42 18-1 +8 19.02.16 3,905 148 11쪽
41 17-2 +10 19.02.15 3,993 128 11쪽
40 17-1 +9 19.02.15 3,989 135 12쪽
39 16-2 +11 19.02.14 4,050 150 14쪽
38 16-1 +20 19.02.14 4,149 156 14쪽
37 15-3 +21 19.02.13 3,998 190 13쪽
36 15-2 +7 19.02.13 3,917 131 11쪽
35 15-1 +10 19.02.13 4,028 147 11쪽
34 14-3 +2 19.02.12 4,015 160 13쪽
33 14-2 +3 19.02.12 4,056 135 12쪽
32 14-1 +7 19.02.12 4,351 150 12쪽
31 13-2 +12 19.02.11 4,238 149 16쪽
30 13-1 +14 19.02.11 4,300 160 16쪽
29 12-2 +7 19.02.10 4,210 152 12쪽
28 12-1 +1 19.02.10 4,387 134 11쪽
27 11-2 +11 19.02.09 4,414 172 16쪽
26 11-1 +8 19.02.09 4,567 140 11쪽
25 10-2 +11 19.02.08 4,747 150 15쪽
24 10-1 +15 19.02.08 4,997 154 15쪽
23 9-2 +23 19.02.07 4,893 181 12쪽
22 9-1 +3 19.02.07 4,888 146 14쪽
21 8-3 +7 19.02.06 4,937 154 11쪽
20 8-2 +11 19.02.06 4,980 175 10쪽
19 8-1 +18 19.02.06 5,068 179 12쪽
18 7-3 +9 19.02.05 5,129 159 11쪽
17 7-2 +10 19.02.05 5,323 163 13쪽
16 7-1 +5 19.02.05 5,414 175 11쪽
15 6-3 +14 19.02.04 5,483 161 13쪽
14 6-2 +4 19.02.04 5,551 163 14쪽
13 6-1 +7 19.02.04 5,834 172 12쪽
12 5-3 +21 19.02.03 5,882 224 10쪽
11 5-2 +14 19.02.03 5,927 195 13쪽
10 5-1 +6 19.02.03 6,071 175 13쪽
9 4-2 +23 19.02.02 6,093 228 11쪽
8 4-1 +8 19.02.02 6,282 149 13쪽
7 3-3 +16 19.02.01 6,497 195 12쪽
6 3-2 +11 19.02.01 6,526 196 11쪽
5 3-1 +13 19.02.01 6,701 179 12쪽
4 2-2 +33 19.01.31 6,908 181 15쪽
3 2-1 +15 19.01.31 7,865 182 22쪽
2 1-2 +9 19.01.30 8,658 199 12쪽
» 1-1 +17 19.01.30 16,884 2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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